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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출 님의 서재입니다.

해결사, 검황이 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초출
작품등록일 :
2019.08.15 21:31
최근연재일 :
2019.09.30 23:22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7,808
추천수 :
116
글자수 :
110,215

작성
19.08.20 21:45
조회
778
추천
6
글자
16쪽

1. 검황의 탄생

초출, 인사드립니다.




DUMMY

형체 없는 혈무(血舞)가 어지러이 피어올랐다. 냇가에 먹을 풀어 놓은 것 마냥 허공을 떠다니는 붉은 운무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람들을 덮어 씌었다. 이내 쓰러진 사람의 피를 흡수해 더욱 짙은 비린내를 진동케 했다. 열장 밖으로 뻗어가던 혈무가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하고 주춤거릴세라 서문용의 검에서 번쩍거리며 섬전이 일었다.

휘~잉!

바람이 거칠게 휘몰아치더니, 곧이어 설산 위에 발을 디디고 있던 혈무의 본신 전진악의 입가가 잔인하게 비틀어졌다. 동귀어진! 죽음을 감지한 전진악은 본문의 제자를 한명, 한명 혈무에 가뒀다.


“크아악!”


휘이익! 휙! 비명소리가 공중에 흩뿌려졌다.


부웅~ 퍼버벅! 퍽!


마교의 근본, 전진악의 신체가 허공에 붕! 떠오르면서 몸이 부풀었다. 더 이상 부풀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몸이 바람 든 돼지 오줌보마냥 둥근 모양새를 갖추었다. 푸지직 소리와 함께 이내 그가 흡혈한 사람들의 피가 피부 밖으로 새어 나오며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한순간에 천산천지 무저갱으로 인영(人影)이 사라졌다.


‘으하하하. 나를 이겼다고 생각마라. 후세에는 기필코 중원이 아닌 이 모든 땅에 혈우를 뿌리리라. 서문용. 네 후손은 특별히 한 방울의 피마져도 남김없이 마셔줄테니. 네 씨는 노소를 막론하고 150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다. 크하하하하!’


전진악이 천지로 사라지며 서문용에게 남긴 마지막 전음이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듣지 못한 말. 150년 후의 예언이었다.


혈전은 무림의 중심, 숭산(嵩山)에서부터 시작되어 마교의 근원인 천산산맥의 설산에서 끝이 났다. 솜처럼 하얀 눈 위에 마지막 한 명이 끝내 검붉은 혈을 사방으로 뿌려대며 길고 긴 혈투가 막이 내렸다. 숨 막히는 여름과 매서운 겨울을 세 차례 보낸 후에야 종착된 지루하고 긴 싸움이었다. 설산(雪山)의 눈물이 모여 호수가 된 천산천지를 바라보는 서문용의 눈은 시원함 보다는 착잡함이었다. 어지러이 흩뿌려져 있는 사체들은 그 형태를 가지각색으로 달리하였고 서문용을 바라보고 있는 구파일방의 살아남은 자들의 모습 또한 온전한 이가 없었다.


“거사님. 이제 어디로 가십니까?”


넝마가 되어 간신이 승복의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노승이 서문용에게 다가왔다.


“글쎄요. 처음의 그곳으로 가야겠지요.”

“연이 닿길 바랍니다. 그때는 부디 숭산에 들리시어 현문을 찾아주시지요.”

“네. 연이 닿는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소림의 방장 현문과 인사를 끝으로 서문용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가 어디서 온줄 모르기에 어디로 갔는지 또한 모르는 그들은 역사의 한 줄과 야사에서만 전해질 뿐이었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그의 이름 ‘서문용’ 과 그 누구도 현신을 볼 수 없었다는 그의 검 ‘풍뢰천검’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 지 150년이 지났다.


「······ 이런 즉, 풍뢰천문의 개문사조 서문용으로서 애통하다 이를 수 없도다. 그리하여 풍뢰천문의 후손은 들으라. 제 3 마교 혈전이 있을 그날을 대비하라. 예측컨대 그 때는 중원의 뿌리부터 뒤 흔들릴 지니. 무릇 상시 대비하고 무공을 익히기에 게을리······」


“니미 제기럴, 웃기고 있네.”


서문용이 남긴 내공의 묘수가 담겨있다는 ‘심어형공’의 서문을 읽다가 방구석으로 내 팽개치며 책상을 물리는 청이었다. 서문학이 자리를 비운지 일각도 되지 않아 청은 방문을 박차고 나와 바닷가로 향했다. 쓸모도 없는 무공비급 따위에 시간 낭비를 할 바에 바다에서 고기나 잡겠다는 것이 없는 살림에 보탬이 될 것이라 여기는 터였다.


“청이, 이놈! 감히 아비의 말도 무시하려 들어? 내가 널 그리 가르쳤느냐.”


해질녘 바다가 누런빛으로 변해갈 쯤 출타해서 돌아온 서문학이 방 한구석에 구겨진 채 처박혀 있는 가전무공을 들고 부들부들 떨며 청이를 찾아 포구로 나왔다. 청은 서문학의 호통에도 웃옷을 벗어 재낀 채 살림망에 고기 수 마리를 어깨에 짊어지고 여유롭게 걸어 나왔다.


“네 이놈. 지금 네가 고기나 낚고 있을 때이더냐? 네가 고기 따위 잡아 오지 않아도 살수 있다는데 어찌 이리 미련한고. 넌 고기를 낚을 것이 아니라 우리 사문을 지키고 이어나가야 한다고 몇 번을 말하더냐.”


서문학의 분노가 뻗어 올라 얼굴이 시뻘게졌다. 살림망을 어깨에서 내려놓자 물고기들이 파닥파닥 거리며 망 위로 튕겨 오른다. 청은 분노하는 서문학을 향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다가섰다.


“언제까지 그 쓸모도 없는 가전무공을 익히라는 겁니까. 근 15년을 익혔습니다. 그러나 내 몸 어디에도 무공을 익힌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내공의 씨알머리조차 쌓이지 않을 뿐더러 외공 또한 조악하기 그지없습니다. 심지어 복건성의 왈짜 한두 명조차도 이기지 못하는 데 뭘, 더 익히라 하시는 겁니까. 아버지께서도 45년을 넘게 익히셨지만 어디 무공을 단 일절이라도, 일초수라도 제대로 출수하실 수 있습니까? 차라리 고기를 낚아 살림에 보탬이 되게 하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

“네, 네. 이 녀석이.”


청이의 구구절절 옳은 말에 서문학은 혈의 역류로 기어이 넘어갔다. 하얀 백면서생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순식간에 흑색을 띄자 놀란 청은 제 아비를 업고 집으로 뛰었다. 옷을 벗기고 혈자리를 따라 그를 문질렀다. 내외공은 미진하다고 해서 그 지식 또한 미진한 것은 아니기에 간단한 타혈은 가능한 서문청이었다. 한 시진 만에 서문학이 깨어나자 청이 아비의 손을 맞잡고 귀를 가까이 했다.


“아버지.”

“청아, 네가 우리 서문가문에 불신이 많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부족 한 거지 개문사조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참시 침묵이 흘렀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좋은 말로 할 때 제대로 익혀라. 헛짓거리 더 해 대다간 나 혼자 사조님 뵈러 가기 민망하니 너를 인질 삼아 데리고 갈 터이니, 어디 또 다시 비급서 집어 던져 버려 봐라. 그날이 바로 사조님을 뵈러 가는 날이 될 것이다. 알았느냐?”


힘도 없는 양반이 형형한 눈빛으로 협박해 대자 청은 속으로는 욕지거리가 터져 나왔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피곤하구나. 좀 자야겠으니 넌 옆에서 심어형공 요결을 외우도록 해.”


인상이 잔득 어그러져 있음에도 자신으로 인해 쓰러진 아비의 명령을 모른 척할 정도로 싸가지가 없는 아들은 아니라 할 수 없이 이미 일천 번도 더 읽은 요결을 일부러 소리 내어 읽어간다. 자신에게 하등의 도움도 되지 않은 요결을 읽다가 서문학이 잠이 들은 것을 확인 후 서책을 조용히 덮고 나와 툇마루에 앉아 한 숨을 쉬었다.


“백전백패 무 쓸모 무공을 외우느니 차라리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는 것이 낫지”


라며 중얼거리다 가슴이 턱턱 막혀 머리를 서까래에 머리를 쿵쿵 박아 댔다. 가전비급을 집어 던진 사건 후 서문학의 눈에는 도(刀) 한 자루가 서렸다. 그에 옴짝도 못하고 내공을 익히는 청이다. 어차피 내공이나 외공이나 발전이 없기는 매일반이라 이왕이면 티도 안 나는 내공을 반복해서 읽는 채 하며 제 아비의 행동을 슬쩍슬쩍 눈치 보며 요령을 피우는 터였다.


‘아. 날씨도 좋다. 오늘쯤이면 청어가 입질이 날 때 일 텐데.’


열린 문 사이로 바람이 솔솔 불고 따가운 햇볕이 들이치자 서문청의 눈꺼풀 위에 바위덩어리가 척 하니 올라가 있는 것 마냥 무겁게 내려앉았다.


-탁


낡은 책상에 책을 일부러 큰소리 내며 내리치자 눈이 번쩍 떠졌다. 고개를 드니 자신을 노려보는 제 아비와 눈이 딱 마주쳤다.


눈이 가늘어 지며 아들을 향해 헛기침을 하더니 이내 아내를 불렀다. 부엌에서 보따리를 들고 나오는 연홍의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미안해요. 사과 한 알과 밀주 한 병 밖에 준비하지 못했네요.”


연신 미안해하는 연홍의 손을 잡아끌며 제 손을 덮는 서문학이었다.


“정성이면 되는 것이지. 우리 형편에 밀주라도 준비 했으니 고맙소.”


멀뚱히 서서 두 사람의 눈치를 슬슬 보는 청이었다. 꽃다운 처녀 연홍을 능력도 없이 데리고 와서 내내 고생만 시킨 터였다. 그럼에도 무에 그렇게 좋은지 제 남편을 하늘 모시듯 하는 연홍이다.


“뭣하고 있느냐. 어서 일어나지 못하고.”

“어디 가시는 겁니까?”

“그래. 네 놈 하는 짓이 하도 어이없고 답답하여 조상님을 뵙고자 하니 어서 앞장서거라.”


서문학의 말에 혹시 전에 조상님 면전을 뵐 수 없어 자신을 앞세워 가겠다는 말이 떠올라 흠칫 몸서리가 쳐졌다.


“급히 서두르다 일치십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청아. 아버님이 근자에 몸이 많이 허하시다. 그러니 네가 잘 뫼시고 다녀 오거라.”


연홍의 말에 급 안심을 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청이다. 연홍이 건넨 보따리를 두 손으로 받아 들고, 이미 문을 나서는 아비의 뒤를 따랐다.


“주단골에 가시는 겁니까?”


무언은 긍정. 제 아비의 뒤에서 딱 한 걸음을 물러서서 걷는 청이다.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얼마 가지 못해 땀이 맺히다 못해 옷깃이 젖어들었다.


“아버지, 좀 쉬었다 갈까요?”


바위로 이뤄진 험한 협곡을 반이나 오르자 서문학의 숨이 거칠어 꼴깍 넘어가게 생겼다.


“왜, 아비가 가전무공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못난이라 이정도 산도 못 오를 거라 생각하는 게냐? 아니면 네가 힘이 들어 못 따라오겠으니 그러는 것이냐?”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 했다가는 다시 한 번 아비가 쓰러져 넘어 갈 것이기에 청은 한 숨을 내 쉰 다음 대답했다.


‘아버지 숨넘어가시게 생겼어요,’


“제가, 힘들어서 그럽니다. 쉬었다 가시지요.”

“그래, 네가 그렇게 말하면 쉴 줄 알았더냐? 가자.”


청을 스윽! 하고 보고는 다시 산을 타는 서문학이다.


“아이고, 아버지. 좀 쉬었다 가요. 저 힘들어서 못가요.”


일부러 청이 바위에 주저앉아 죽는 소리를 하니 그제야 슬쩍 앉아 훈계를 한다.


“것 봐라.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네 몸은 고작 그것 산 좀 올랐다고 죽는 소리냐. 날 봐라. 내공을 열심히 수련하면 어쨌든 도움이 된다니까. 그럼 아주 잠시만 쉬었다 가자.”


정작 뻘건 얼굴로 숨넘어가게 생긴 이는 제가 아니라 아버지인데 저리 허풍을 치는 것을 보고 피식 웃는 청이었다.


“네, 네.”


만연한 웃음을 짓는 서문학과 실소를 짓는 청이었다. 내공은 없어도 어느 정도 바다 일을 하며 쌓은 체력이라 약간의 호흡이 흐트러진 채지만 일부러 아고고! 소리를 내며 제 아비에게 쉴 시간을 주는 청이다. 겨울의 찬 기운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계곡의 물을 떠서 마신 후 연홍이 점심으로 싸준 소금 주먹밥 덩이를 꺼냈다.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 협곡을 좀 더 오르자 목적지 인근에 다다랐다. 뻣뻣한 청미래 덩굴이 붉은색의 절벽을 모두 가리어 타고 올라 절벽 본연의 색을 알지 못하게 하였다. 새빨간 열매가 그나마 덩굴 사이로 보이는 그 틈까지도 숨겨 그 안의 비밀을 아는 자 풍뢰천문가의 가주(家主)와 차기 가주 외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서문학은 소매 안에서 준비 해온 주머니 하나를 꺼내 청미래 열매와 연한 잎사귀, 뿌리를 따고, 캐어 모았다. 망개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열매는 식량으로 쓰이고 잎사귀는 모시 잎과 같이 음식을 싸거나 나물로 먹는다. 뿌리는 약재로 사용되는데 특히 주단골의 망개 뿌리는 쇳 맛이 강한 것으로 기혈(氣血)의 치료에 귀한 약재로 취급하여 서문가가 살아가는데 은근한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그 양을 소량으로만 채취하여야 주단골의 비밀을 지킬 수 있기에 서문학은 주변을 살펴가며 조심히 채취했다.


‘니미, 저것만 다 캐서 내다 팔아도 복건성 땅 반은 사고도 남을 텐데.’

“불온한 생각일랑 애초에 하지 말거라.”


청의 생각을 읽은 것 마냥 서문학의 얼음장 같은 음성이 귓가를 파고들었다. 서문학이 주머니를 아물고 절벽의 맨 밑에 있는 바위를 더듬더듬 살피더니 청에게 호통 쳤다.


“게서 뭘 그리 넋 놓고 있어. 내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여기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몇 번이고 말했건만 네 귀에는 그저 쇠귀에 경 읽기더냐.”


연이은 호통에 비죽거리며 서문학의 뒤에서 그의 허리춤을 잡았다. 몇 번을 따라왔던 터라 그가 하는 행동을 예측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서문학은 손으로 더듬었던 바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셋이다. 셋에 뛰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자 허리춤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꼭 잡았다.


“하나, 둘, 셋!”


셋의 소리에 맞춰 동시에 바위 위에 올라서자 절벽의 틈이 기이한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을 집어 삼켰다. 칠흑 같은 어둠이 눈에 익자 서문학은 천천히 걸음을 옮겼고 그 뒤를 조용히 뒤 따르는 청이었다. 세 갈래의 동굴이 나타나자 서문학은 가운데에 서서 좌로 두 보(步), 뒤로 다섯 보, 다시 좌로 한보를 걸으니 세 갈래의 동굴 외 또 하나의 동굴이 나타났다. 그 동굴의 끝에 빛이 새어들며 공간이 하나 나타나자 서문학은 멈춰 서서 인사를 고했다.


“개문조사님, 후배 서문학과 서문청 인사드립니다.”


평평한 청운석을 향해 절을 하며 고했다. 서문용의 유언에 따라 제를 간단히 올리고 한 숨을 돌리며 잠시 쉬었다. 기운을 차린 서문학은 맞은편 작고 탄탄한 청운석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자리를 배치했다. 매해 반복해도 풀리지 않은 비밀. 서문학은 애초에 무공보다 잡기에 더욱 관심이 있었으며 서문용이 남긴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매 그가 남긴 기관, 기문, 진법에 매진했다. 또 해가 질 때까지 서문학은 돌을 가지고 씨름을 할 테고, 그에 청은 벽에 가까운 반반한 청운석을 골라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고개가 앞뒤로 흔들리다 순식간에 훅, 밀리더니 벽의 튀어나온 부분에 부딪혔다.

헉, 커억!

그 동안 가는 침으로 되어 눈에 보이지 않다 청이 조는 바람에 정확히 옥침혈(玉枕穴)을 가격한 것이다. 가느다란 봉침이 서서히 서문청의 뇌로 흡수 되고 이내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하악! 하아악!

숨이 가빠지고 얼굴이 붉어지며 토기가 올랐다. 무쇠로 머리를 짓누르는 것이 곧 죽을 같았으나 제 아비는 자신은 안중에 없이 여전히 돌들을 움직이느냐 정신이 빠져있었다.


“아, 하, 하, 아,버지. 하, 하”


겨우 목소리를 쥐어 짜내 서문학을 불렀다. 몇 번이고 숨이 가빠 오르는 것을 주먹으로 쳐댔다.


“아버지!”


큰소리로 서문학을 부르고 이내 까무러치며 쓰러졌다. 청의 부름에 돌아 봤을 때는 이미 흑색이 된 얼굴에 정신을 잃은 아들을 발견했다. 서문학은 이에 놀라 생각할 겨를 없이 제를 올리던 것을 쓸어버리고 넓은 청운석에 아들을 눕혔다. 옷을 벗기고 아들의 혈을 주무르기 위해 손을 대었을 때 서문학은 놀라 뒤로 자빠졌다.


“헉, 허.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럴 수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청의 흑색 몸이 자색으로 다시 청색으로, 그리고 백색으로 변화하면서 청운석의 색이 동일하게 바뀌어 가다 끝내 흰색이 되어 빛을 잃었다. 그리고 그 빛을 모두 흡수한 것인지 서문청의 몸은 점차 혈색이 돌며 은근한 빛 또한 머물렀다. 선천적으로 절맥 상태인 서문청의 몸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생각지 못한 청운석의 기운이 몸에 담긴 것이다.


‘내 후세가 염려되어 150년 후, 마교의 현신을 막고 세상을 구할 이를 안배해 놓았으니, 그를 검황으로 만들리라.’


심어형공의 마지막장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으허허허하하하. 청이가, 청이가 세상을 구할 자라니. 으하하하하, 청이가 검황이라니.”


서문학은 잠들어 있는 청을 보며 실성한 듯 웃었으며 그 소리가 주단골에 울려 퍼졌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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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단애금의 진가(眞價)(2) +1 19.09.12 201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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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 재회하다. +1 19.09.09 231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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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8.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1) +1 19.09.05 258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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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내가 미쳤어! 아닌가? +1 19.08.22 513 4 14쪽
» 1. 검황의 탄생 +1 19.08.20 779 6 16쪽
1 序章. 해결사 검황과 그의 은밀한 조력자 조희 +2 19.08.15 1,077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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