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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출 님의 서재입니다.

해결사, 검황이 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초출
작품등록일 :
2019.08.15 21:31
최근연재일 :
2019.09.30 23:22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7,812
추천수 :
116
글자수 :
110,215

작성
19.09.21 22:07
조회
184
추천
4
글자
7쪽

20. 신비문주의 초대

초출, 인사드립니다.




DUMMY

갈색으로 빛이 바란 침엽수가 끝나가는 곳, 절벽과 맞닥뜨렸다. 땅 위로 누런색의 거대한 절벽이 솟아있어 칼로 두부를 자르듯 정확하게 쪼개져 있었다. 흑의인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섰다. 목염선이라 소개한 붉은 귀신에게 눈짓을 하니 흑의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땅을 박차고 뛰어 올랐다. 절벽 위를 일정하게 밟으며 성큼성큼 올라서더니 어느새 꼭대기에 다 닿았다. 잠시 뒤, 쩌억! 소리와 함께 거대한 절벽의 틈이 벌어지더니 이내 세 사람이 들어설 만큼의 입구가 드러났다.


“드시지요,”


목염선의 뒤를 따라 나섰다. 몇 걸음을 걸었을 까? 뒤에서 다시 쩌억! 소리가 나더니 틈이 닫치고 앞으로 밝은 빛이 한줄기 떨어졌다. 빛을 따라가자 작은 새소리가 점차 크고 여러 방향에서 들리더니 그 끝에 거대한 산채가 펼쳐졌다.


-이러니 내가 그 입구를 수십 번 왔어도 못 찾았지.

‘수십 번이나 왔었는데도 못 찾았던 거예요?’

-이 녀석아, 입구 따로 기진문 따로 인 곳을 무슨 수로 찾아. 기억도 온전치 안은데. 이번에는 정신을 놓지 말아야 한다.

‘전 여기 처음인데, 할아버지, 혼잣말 하신 거죠, 정신 줄 놓지 말자고?’

-네 놈이 정신 줄 놓으면 나도 놓이니 하는 말이다. 전에는 속절없이 당했으니 이번엔 제대로 붙어봐야지.

‘당한 것 인정하시네. 아, 그런데요. 기억 안 난다고 하지 않았어요? 깨어나니 단애금이 옆에 있다 라면서요.’

-그렇긴 한데, 문득문득 스쳐 지나가는 것은 있어. 희미하긴 한데, 특유의 냄새, 분위기. 아무튼 뭐, 그런 거지.

“여기가 신비문입니다.”

“네, 굉장하네요. 절벽 뒤 이런 곳이라니. 정말 꽁꽁 숨었네. 그런데 오고 나갈 때마다 저렇게 절벽이 움직이고 하면 사람들이 알 텐데 용케 안 걸렸네요?”

“다른 것은 제가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뭐, 그렇다면야. 신비문주에게는 물어봐도 돼는 겁니까?”


청이 문주에게 하대하는 듯 말하자 잠시 몸이 멈칫 했다가 다시 움직였다.


“그렇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청은 일부러 목염선이 들으라는 듯 조그만 소리로 중얼거리며 좀 더 거들먹거리며 걸었다. 산채는 보면 볼수록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나무와 나무사이에 정교하게 지어진 나무 집. 그 아래로 뻘겋게 물들인 죽창과 냇가가 흘렀다. 집과 집 사이의 대나무로 길게 이어진 다리는 한번이라도 헛짚었다가는 그대로 추락해 냇가에 빠지거나 죽창에 찔리게 만들었다.


-독한 것.

‘그러게요. 다리 건너다 죽창으로 떨어지면 딱 찔려 죽기 좋게 만들었네요. 냇가엔 저 괴상한 물고기는 또 처음 보는데요?’


청은 목염선을 뒤 쫒다 걸음을 멈추어 섰다. 피식 웃더니 엎드려 두꺼비 한 마리를 잡아챘다.


“뭐하시는 겁니까?”

“아니, 뭐. 그냥 두꺼비가 보이 길래 나도 모르게.”


목염선 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 청을 못마땅하게 바라보았으나 그에 굴하지 않고, 두꺼비를 힘껏 바닥에 내팽겨 쳤다.

꾸엑!

단발마를 내뱉은 두꺼비가 기절을 하자 청은 다시 스윽 집어 냇가로 던졌다. 첨벙! 소리와 함께 괴상한 물고기 한 마리가 튀어 올랐다. 두꺼비를 한 입에 꿀꺽하려 입을 쫘악 벌리자 날카로운 이빨이 물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역시 식인 물고기야. 저 나무집은 작다 싶었는데 감옥이로군. 요사스러워. 암. 요사스럽고말고.

‘이것으로 이곳의 문주의 성정을 알겠네요.’

“따라오시지요,”


여태까지 감추었던 목염선의 날이 선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아, 아. 가지요. 그나저나 문주님이 나를 왜 보자 했을까?”


혼잣말 치고는 큰 목소리로 말해도 목염선은 코웃음만 칠뿐 대꾸하지 않았다.


“나도 저 물고기 밥으로 던져주려 하는 것은 아니겠죠?”


대놓고 묻자 목염선이 우뚝 섰다.


“아이쿠. 갑자기 서면 어떡합니까. 가득이나 길도 좁은데 냇가에 빠지기라도 하면. 아이고, 후들거려.”


절벽을 빠져나와 좁은 땅위 길에 냇가를 따라 올라가던 터였다. 목염선과 부딪혀 휘청거리며 붉은 장의를 잡으려 손을 뻗자 하얗고 가는 팔이 스치며 청의 팔목을 내려쳤다.


“아이쿠.”

“뭣하는 것입니까?”

“아니, 그게 몸이 휘청거려서 좀 잡으려 한 것인데 매정하시기는. 여기는 손님을 이리 푸대접하라고 문주가 시켰습니까?”

“손님이면 손님답게. 행동하여 주십시오, 나에게서 품위 있는 대접을 받고자 하면 품위를 지키세요. 안 그러면.”

“안 그러면 저 나무집 위로 보내겠다. 이겠군요.”

“조심하여주십시오.”


청은 비릿한 웃음을 지었고 목염선은 날카로운 조소를 지었다.


‘얼음덩어리보다 더 찹니다.’

-음기가 가득하니, 한빙옥(寒氷玉)을 익히는 모양이다. 손을 보았느냐.

‘네, 사람의 손이 아닌 것 같아요.’

-잘못 수련하면 손을 잃을 수도 있겠구나.

‘손을 잃어요?’

-한빙옥수, 손이 옥과 같이 변하지, 제대로 수련하지 못하면 조만간 깨져버릴 것이야. 양기가 필요 할 듯한데.

‘안 보이는 군요. 저 둘, 흑의인 외에는.’

-어딘가에 더 있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으로 보면 확실히 음기만이 가득하군.

‘소하와 다른 것 같아요. 분위기가.’

-소하는 환경의 음기지. 나무와 달과 물이 만난 자연의 음기라면 여긴 정순한 음기. 생명의 음기를 띈다. 인위적으로 양기를 소멸시키고 최소한의 선만 유지하는 것이지.

‘요망스럽네요. 갑자기 호기심이 훅, 당기는데요?’

-단애금을 왜 거리 두려 하는지 아느냐?


뜬금없는 말에 청의 왼쪽 눈썹이 힐긋 올라갔다 제 자리를 찾았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 환경에 따라 가는 거지.


한참을 둘만의 대화에 빠져 있을 때 목염선이 갑자기 자리를 비켜섰다.


“이곳부터는 차기문주님이 안내해 주실 겁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조심스러운 언행을 부탁드립니다.”

“그 말에 어폐가 있는 듯합니다.”

“어폐라니요. 단지 저희 신비문의 문주님을 뵙는 자리이니 최소한의 예의를 ···”


목염선의 염려가 길어지자 문이 열렸다.


“선아, 손님께 무례를 범하는구나.”

“조희님.”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목염선과 그녀의 일행이었으나 청은 살짝 고개만을 숙였다. 이에 조희는 가슴께를 한 손으로 가리고 청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다.


“조희라고 합니다. 제 사질의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아닙니다. 저 또한 언행이 단정치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염려되어 그랬을 것입니다.”


조희는 정중하게 인사하는 청을 한번 보고는 목염선을 책망하듯 살짝 흘겨보았다. 청의 뒤에서 목염선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조희의 시선은 청으로 향했다.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 것 아니었습니다. 그만하시지요.”

“감사합니다. 저희 문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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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2. 수상한 자매 +1 19.09.24 139 3 7쪽
22 21. 신비문주의 초대(2) +1 19.09.23 143 3 7쪽
» 20. 신비문주의 초대 +1 19.09.21 185 4 7쪽
20 19. 신비문(2) +1 19.09.20 199 3 7쪽
19 18.신비문(1) +1 19.09.19 158 3 7쪽
18 17. 귀신 잡으러 가다.(2) +1 19.09.18 169 3 8쪽
17 16. 題 二 章 신비문 (神緋門), 붉은 귀신 굴로 들어가다. 1.귀신잡으러 가다. +1 19.09.17 204 4 7쪽
16 15. 드디어 열린 금호 표국 +1 19.09.16 192 4 15쪽
15 14.단애금의 진가(眞價)(2) +1 19.09.12 201 5 8쪽
14 13. 단애금의 진가(眞價) +1 19.09.11 198 5 7쪽
13 12.재회하다(2) +1 19.09.10 213 5 9쪽
12 11. 재회하다. +1 19.09.09 231 5 8쪽
11 10.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3) +1 19.09.07 246 3 9쪽
10 9.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2) +1 19.09.06 237 4 7쪽
9 8.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1) +1 19.09.05 258 4 7쪽
8 7.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3) +1 19.09.04 273 5 8쪽
7 6.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2) +1 19.09.03 300 5 7쪽
6 5.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1) +1 19.09.02 328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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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 송월객잔(1) +1 19.08.27 498 5 15쪽
3 2. 내가 미쳤어! 아닌가? +1 19.08.22 514 4 14쪽
2 1. 검황의 탄생 +1 19.08.20 779 6 16쪽
1 序章. 해결사 검황과 그의 은밀한 조력자 조희 +2 19.08.15 1,077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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