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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출 님의 서재입니다.

해결사, 검황이 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초출
작품등록일 :
2019.08.15 21:31
최근연재일 :
2019.09.30 23:22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7,793
추천수 :
116
글자수 :
110,215

작성
19.09.20 20:04
조회
198
추천
3
글자
7쪽

19. 신비문(2)

초출, 인사드립니다.




DUMMY

-사람들 속에 섞여 사라졌다 나타는 것이, 일부러 흔적을 지우려 한 것은 아닌 모양인데?

‘그런 것 같아요. 제법 인원도 되는 것 같고요.’

-그렇군, 일부러 흔적을 지우지 않아도 은신처를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건가?

‘어제 이야기를 들어 보니 그들은 자신의 존재를 숨기려 하는 것 같지도 않았는데요 뭐. 아니, 일부러 들어내 놓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더러 찾아오라는 것 같지?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데 뭐?

‘신비문 말이에요. 이상해요.’

-이상한 집단인거야 말 하지 않아도 알지.

‘그거야 그렇지만.’

-뭐가 이상한데?

‘그들의 흔적에 한결같이 향이 남아있어요. 독특하고 알싸한 향?’

-그게 뭐가 이상해. 제를 올리는 향이겠지

‘아니요. 좀 달짝지근한 것이 분내가 나서.’

-분내가 나는 붉은 귀신들이라. 처녀귀신들인가?


청은 그들의 흔적, 분내를 따라 산의 입구에 들어섰다. 복건이나 낙양의 잎이 넓고 커다랗게 뻗은 나무와 달리 비쩍 마르고 높이만 높은 침엽수가 대부분이었다. 한 여름임에도 계곡의 물은 얼음기가 담아있으며 멀리 시선을 들면 설산으로부터 반사되는 빛이 눈이 부셨다.


‘여긴 음기가 가득한 오싹함이 아니라 정말 오싹하네요.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포달랍궁의 설산이 인근이니까.

‘분내가 분명 이곳에서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데. 기문진이 설치되어 있나 봐요.’


청이 한 나무 사이를 돌며 주변을 살폈다. 스윽, 깊은 숨을 들이 마시자 청량한 기운과 더불어 분내가 더욱 강하게 맡아졌다.


‘그들을 불러낼 좋은 수가 없을 까요?’

-없긴, 있지.

‘있어요? 진작 좀 말해주지.’

-있기만 했겠느냐, 널 한순간에 납치하게 만들 수도 있었지.

‘그럼, 일부러 힘들게 찾으라고 한 겁니까?’

-녀석아, 그들이 납치한다면 좋을 법 하냐. 그랬다면 넌 이미 그 속에서 기절한 채 끌려 왔을 것이다.

‘치, 할아버지가 당했으니 나도 당할 것이다. 이거지요?’

-당하지는 않겠지, 내가 있으니까. 다만 혹시 모를 힘을 아낀 것이지.

‘핑계는! 그래서 그들을 불러낼 방법이 뭔데요?’

-뭣이? 핑계라니!

‘아, 정말 말씨름 그만하고요. 방법이.’


청은 서문용과 서서 입씨름하다 나무 밑에 앉으며 허리춤에서 단애금을 풀었다.


‘아. 이것!’

-미련한 놈, 그걸 이제야 알다니. 그 놈들이 노리는 것도 애초에 그 물건 때문이 아니더냐.


서문용의 질책에 본인도 아차! 싶었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니. 스스로 자책하며 머리를 나무에 쿵쿵 박았다.


-가득이나 나쁜 머리 더 돌 머리 된다.


서문용에 왼쪽 눈썹이 스윽 올라갔다 제자리를 찾았다. 천을 풀자 반짝이며 몸통을 부르르 떠는 단애금이다.


-잠깐.

‘왜요?’

-혹시 단애가 나중에 들어가려 하지 않으면 불쏘시개로 던져 버린다고 해.

‘불쏘시개요?’


붕~붕!

제멋대로 떨어대는 단애금을 한숨을 내쉬며 몸통을 바로 세웠다. 해가 산에 걸리자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활대의 눈부신 말총이 살엄을을 머금은 바람결에 제멋대로 나부꼈다. 청은 얼후가 이끄는 대로 현을 누르고 활을 치켜 올렸다.

지이잉~ 징, 휘이잉~휭.

잔잔한 음이 나무와 나무, 돌과 흙 사이로, 하늘과 물을 진동하며 구석구석 퍼져나갔다. 낮고 느리게 시작된 음은 애잔하며 담담했다. 그것은 이별 아픔과 회환이 닮긴 슬픔이었다. 단애의 구슬픈 부름이 천지를 흔들어대자 곧이어 그들이 청의 앞에 나타났다. 손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빠르게 스치는 활, 힘 있게 눌리는 현. 반가운 이가 나타난 듯, 음은 경쾌하다 못해 점차 격렬해졌다. 현의 울음에 새들이 하늘로 파닥거리며 소란스레 날아올랐다. 요란한 움직임이 멈추고 이내 고요함이 찾아오자 현의 움직임이 잦아들다 드디어 손의 작은 떨림까지도 멈추었다.

휴우~

숨을 몰아쉬던 청은 지그시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며 단애금을 바라보았다. 정적이 흘렀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청은 고개를 들었다.


“저희 문주님이 뵙기를 청합니다.”


실로 핏물이 떨어진다. 붉은 개두건을 뒤집어 쓴 채 뽀얀 속살이 비치는 적삼을 입은 세 명의 여인과 흑의인 두 명.


“누구신지 모르는 데 제가 어찌 따라 나서리까?”


청의 물음에 흑의인의 표정은 굳어 검을 고쳐 잡았다. 여차하면 납치가 빠르리라 생각 한 것일 까? 세 귀신 또한 비릿한 미소를 지었으나 이내 흔적을 지우는 것을 놓치지 않는 청이었다.


“나서지 마라. 귀한 손님이시다.”


귀신 중 한명이 흑의인의 무례를 나무랬다.


“알고 오신 줄 알았습니다.”

-계속 모르는 채 해라.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 줘봐. 뭘 숨기고 있는지 봐야겠다.

‘저도 궁금하던 터였습니다.’

“알고 오다니요. 뭘 말씀입니까?”

“이곳이 어디인지 모르신다는 말씀입니까?”

“제가 알아야 하는 곳이었나 봅니다. 저도 모르게 사유지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까?”

“아니, 그것은 아닙니다.”


청이 정말로 모른다는 얼굴로 갸웃 거리며 단애금을 천으로 둘러쌓다.


‘들어가요. 조만간 바로 꺼내 줄게요.’

=싫어. 나도 여기 있을래.

-단애, 우리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그래. 바로 꺼내 준 대잖아.

=싫어. 여기 있을 거야.

-쓸데없는 고집 말고.

=보고 싶다고. 나도 여기 오랜만에 와서 보고 싶단 말이야. 우리애기들이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지냈는지.

‘그렇다면 협조해 줘요. 안 그러면“

=안 그러면?

‘불쏘시개로 던져 버릴 겁니다.’

=어디서 협박이야? 내가 불에 탈것 같아?

‘탈지 안 탈지 시험해볼까요?’

=나쁜 놈, 지 할애비랑 똑같은 놈. 꼭 꺼줘야 한다. 약속을 어기면 거시기가 떨어지는 거 알지?


단애금은 마지막 말을 남기며 얼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단애금이 불에 탈지 안 탈지 모르겠는데, 지도 나무로 만들어 졌다고 불은 싫어하더라고.


서문용의 말을 떠 올리고는 피식 웃는 청이었다.


“소협.”


천을 둘러싼 단애금을 등허리에 메고 인사를 하며 발걸음을 떼자 귀신이 불러 세우자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청이었다.


“저희 문주님이 뵙기를 청하십니다.”

“저는 뵐 일이 없을 것 같은데요. 저는 신분이 확실하지 않은 사람들을 따라 가지 않습니다. 실례하오.”


청이 다시 등을 돌리자 귀신 한명이 재빠르게 앞을 가로 막고 섰다.


“죄송합니다. 저희가 경솔하였습니다.”


허리를 숙였다 일어나자 적삼 사이로 뽀얀 살결이 도드라지며 유혹했다.


“저는 신비문(神緋門 귀신 신, 붉은빛 비)의 귀곡당주 목염선입니다.”

‘정말로 귀신들 집단이었네.’


청의 한쪽 눈썹이 싱긋 올라갔다 제 자리를 찾았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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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7. 단애 얼후금의 주인(2) +1 19.09.30 154 2 9쪽
27 26. 단애얼후공의 주인(1) +1 19.09.28 95 3 8쪽
26 25.사무혼(似無魂) 조희(2) +1 19.09.27 118 4 7쪽
25 24.사무혼(似無魂) 조희(1) +1 19.09.26 117 3 7쪽
24 23. 수상한 자매(2) +1 19.09.25 124 3 7쪽
23 22. 수상한 자매 +1 19.09.24 139 3 7쪽
22 21. 신비문주의 초대(2) +1 19.09.23 143 3 7쪽
21 20. 신비문주의 초대 +1 19.09.21 184 4 7쪽
» 19. 신비문(2) +1 19.09.20 199 3 7쪽
19 18.신비문(1) +1 19.09.19 157 3 7쪽
18 17. 귀신 잡으러 가다.(2) +1 19.09.18 169 3 8쪽
17 16. 題 二 章 신비문 (神緋門), 붉은 귀신 굴로 들어가다. 1.귀신잡으러 가다. +1 19.09.17 204 4 7쪽
16 15. 드디어 열린 금호 표국 +1 19.09.16 191 4 15쪽
15 14.단애금의 진가(眞價)(2) +1 19.09.12 200 5 8쪽
14 13. 단애금의 진가(眞價) +1 19.09.11 198 5 7쪽
13 12.재회하다(2) +1 19.09.10 213 5 9쪽
12 11. 재회하다. +1 19.09.09 230 5 8쪽
11 10.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3) +1 19.09.07 245 3 9쪽
10 9.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2) +1 19.09.06 237 4 7쪽
9 8.금호표국과 황하의 끝 짜락 소하(小蝦)(1) +1 19.09.05 258 4 7쪽
8 7.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3) +1 19.09.04 272 5 8쪽
7 6.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2) +1 19.09.03 299 5 7쪽
6 5. 금호표국으로 모여드는 인파(人波)(1) +1 19.09.02 328 5 8쪽
5 4.송월객잔(2) +2 19.08.30 457 6 14쪽
4 3. 송월객잔(1) +1 19.08.27 497 5 15쪽
3 2. 내가 미쳤어! 아닌가? +1 19.08.22 513 4 14쪽
2 1. 검황의 탄생 +1 19.08.20 778 6 16쪽
1 序章. 해결사 검황과 그의 은밀한 조력자 조희 +2 19.08.15 1,075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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