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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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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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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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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편 새로운 임무

DUMMY

“ 더구나 만일 사막족이 전 병력인 30만이 공격하여 일선 방어진이 떨어진 후 황도로 공격하여 온다고 가정하면 실제 이들을 막을 병력은 지방군 약간과 팔영군의 16만 병력, 수도의 청군과 백군이 있을 뿐입니다.”


【※팔영군이란 황군의 중앙군으로 국경과 뢍도 사이에 황도주위로 8 개의 군단이 주둔하고 있다. 방위에 따라 동쪽엔 동영군 시계 반대방향으로 동북군.. 북군..서북군 그런식의 명칭으로 된 군단이 배치되여 있으며 이들은 1개 영군이 보병 1만5천과 기병 5천으로 구성되여 있어 총 8영군으로 16만 병력이다.】


나는 다시 말을 끊는다. 생각할 틈을 주고 내 열변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사막족이 통일되여 쳐들어 온다면 실제 대비는 우리군이 25 사막족이 30입니다. 더구나 우리군은 보병위주이고 사막족은 기병이니...”


승상은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황후는 그렇지 않았는지 침통한 표정이다. 평소 제국 우월감을 잔뜩 가지고 있었다면 저럴 것이다.

이젠 살짝 띄우다가 다시 떨어쳐야 한다.


“우리에게 다행인 것은 적들은 기병위주로 공성병기를 제작하는 기술이 없어서 쉼게 국경의 진과 관을 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각성마다 수확 철에 거둔 곡식을 길어야 1년 조금 넘게 먹을 수 있는 양만 저장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만약 수확 철에 공격해 와서 성을 포위하여 고립무원으로 만든다면 몇 개월이나 버틸까요?”


이때 박수소리가 들린다.

아니 황제가 박수를 치다니?

모두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 이처럼 깊은 혜안을 가진 경이 도와주고 계시니 짐은 걱정이 없을 듯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어머니! 외할아버지!”

나는 놀란 표정으로 태후와 승상을 바라본다.

옆에서 흑치 영치도 마찬가지다.


일곱 살 짜리의 발언치고는 정말 그럴 듯하다.

저게 자의에서 나온 말인지 방송국의 대본처럼 태후나 승상이라는 작가가 알려준 것인지 알 길이 없지만,,


“ 그렇군요. 견고한 성도 식량이 없으면 ,,” 태후가 말끝을 흐린다.


“ 맞습니다. 특히 북방 기마족들은 말의 젖과 말고기를 주식으로 하는지라 병사 한명이 말을 두 마리 이상 끌고 다니며 교대로 말을 타고 행군하여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겨울 외에는 치중대(輜重隊)가 따로 필요 없다고 합니다.”

흑치 영치가 거들고 나선다.


“ 겨울에는 왜 그렇지?” 태후가 묻는다.

“ 여름이나 수확철에는 지천에 널린 생풀, 볏짚등 먹을 것이 있지만 겨울철에는 건초나 담근먹이(엔실리지)를 치중대가 이를 운반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그럼 겨울철에는 초원족도 힘들다는 거 아닌가? 초원에 발달된 도로가 있을 것도 아니고..”

흑치 영치의 설명에 황후가 다시 질문을 한다.


흑치 영치가 언뜻 대답을 못한다. 이생에서도 전투가 없었던 데다가 전생에서도 직업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 분야에는 순발력이 떨어지나 보다.

아때는 내가 나선다.


“ 에를들어 서진에 수확철 전인 9월에 사막기병이 들어왔다 합시다.”

“ 오 그래..”

태후가 맞장구 치며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관심을 보인다. 꽤나 학구적이고 실용적인 황후의 자세이다.


“서진 주위의 농토가 저들의 수중에 들어가고 수확을 하면 곡식은 물론 볏짚과 옥수수대등 부산물까지 모두 저들의 손에 들어갑니다. 이것들은 모두 말의 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모자라면 논두렁과 이랑의 풀은 물론 선야초도 베어서 건초나 담근먹이를 만들면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치중대가 필요 없는 현지 조달 방식이지요.”


“그렇다면 우리 성내 병사들은 지난해에 수확한 식량이 바닥나면 굶어 죽기 전에 항복해야 하겠네?”


잠시 침묵이 흐른다.

“오리온군은 양주나 카시오주에 비하면 열악할 텐데? ...” 태후가 걱정스런 말투로 묻는다.


“ 물론 병력이나 성곽은 양주나 오리온주의 진에 비교할 바는 못 되지만 서평관과 동평관은 성의 방어력은 약하지만 포위가 쉽지 않습니다. 서평관을 보면 서쪽엔 험한 버블산맥이 뻗어 있고 요즘엔 특히 산맥의 끝자락 무지개산에 산성을 구축하여서 저들의 기병이 성을 우회하여 넘어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동쪽은 병풍산맥을 가로지르고 넘어온 평평강이 동평관 앞을 지나 서평관의 동쪽을 면하고 흘러갑니다. 초원족들은 물을 두려워 합니다, 그러니 서평관 북쪽의 농토만 저들에게 내어주는 것이 되지요. 하지만 제국에 내응자가 있어서 오리온 성을 차지하고 남에서 동시에 몰려온다면 오히려 취약합니다.”

나는 지도를 손끝으로 가리키며 열심히 설명한다.


“ 내 다른 무관들에게 국경의 문제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심려 놓으라거나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거나 북방 야만인들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거나 호기롭게 말할 뿐 자세한 말을 듣지 못하였는데 약관인 경들을 만나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을 들으니 눈앞이 안개가 걷힌 듯이 시원 하구려.” 태후가 말끝에 한숨을 내뱉는다.

“ 그렇게나 말입니다. 폐하와 태후마마의 홍복인가 합니다.”

승상은 이렇게 폐하와 태후에게 예를 표하고는 잠깐 뜸을 들인 다음 질문을 한다.


“ 그렇다면 판위성주 어떻게 대비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은가?”

이럴 때 아랫사람으로서 대답을 잘해야 한다.

너무 나대는 것도 건방지게 보일 테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 것도 무능하고 실망스럽게 보일 것이다.


“변방의 백부장인 제가 아는 게 있겠습니까? 더구나 경험도 일천하니 조정의 지시를 잘 따를 뿐입니다.”


“하하하! ” 갑자기 승상이 크게 웃다가 웃음을 멈춘다.

“ 아이고! 폐하! 황송합니다. 저기 판위성주의 말을 듣다 보니 모처럼 인재를 만난 듯하여 그렇습니다.”


태후가 의아 한 듯이 바라본다.

“ 아버님! 인재인 줄은 알지만.. 갑자기 좋아하시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 아! 판위성주의 나이 이제 겨우 열세 살입니다. 비록 서평관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친아들도 아니고 아무 공도 없는 그를 백부장으로 임명하고 그 산하에 3백의 병사를 두어 산성의 책임자로 임명하였으니 평범한 인재는 아닐 터 대부분의 천재들은 자신의 재주를 뽐내고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며 다른 의견을 무시하여 동료의 질시와 윗사람들의 눈 밖에 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태후는 승상의 말을 듣고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주목한다.

“ 그렇네요! 저 나이에 국경지역의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있고 더구나 폐하에게 영웅검을 안기고도 이렇게 겸양의 말을 하다니 마치 인생을 반백년은 산 것 같은 노회한 태도입니다.”


“ 자 판위성주! 너무 겸양을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세 판단은 폐하와 태후가 할 것이니 지체 없이 의견을 말해보게나.” 승상이 말한다.


“ 아둔한 저의 의견으로는 군사적인 일은 군부에서 잘 하실 것 이고 황궁에선 외교동맹에 역점을 두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승상이 고개를 끄덕인다.

“ 그럼 어느 나라와 동맹을 맺으면 좋겠는가?”

“ 제 생각에 어느 북방민족이던지 국경을 넘어 올 때는 단독으로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들도 승산이 적은 전쟁을 하지는 않을 터이니까요. 예를 들어 사막족이 월경을 한다면 초원족과 동맹을 맺고 양동작전 이거나 성동격서의 작전일 테지요. 그뿐만 아니라 제국의 내부자도 포섭하려 할 겁니다.”


승상이 벌떡 일어난다.

“ 정확히 보았네.. 한데 북방족이 주범이 아니라 내부의 적이 주범일 수도 있네. 그럼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나?”


“승상께서는 이미 생각해 둔 바가 있는 듯합니다. 유리왕와 향기 공주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닙니까?”


“ 맞네. 정말 대단하네. 한데 문제는 누구를 보내느냐 인데?!”

승상이 눈을 가늘게 뜨고 판위와 흑치를 번갈아 보며 말한다..


“유리왕에게는 승상이 책임자이고 향기공주에게는 내가 적임자 이지만 지금 상황이 자리를 비울 때가 아니지 않는가? 일을 할 만한 문무대신들에게 이처럼 넌저시 말을 띠웠더니 하나같이 금칠만 하더군. 뭐 전 황제폐하의 은덕으로 태평성세 라고 하면서 단제국의 위엄이 어떻고 하던데 그나마 그것은 양반이네. 어떤 작자는 폐하의 위엄으로 주변 오랑캐가 숨도 쉬지 못한다고 하면서 초원의 패자인 우르 칸 에게 왕의 봉호를 내리면 감격해 하여 신하의 예를 다 할 것이라고 하더군. 그래서 그대가 사신으로 갈 것이냐 하였더니 그때는 모두 자신은 적임자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다른 이를 추천하였다네. 현 상황을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람을 보낼 생각도 없지만..휴!”


태후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내젓는다.

나는 모골이 송연하여져서 저절로 고개를 숙인다.

태후와 승상은 이마 나와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서 나를 시험한 것이다.


전 황제가 승하하기 전부터 이미 태후와 승상은 이런 사태를 대비하여 유리와 초원에 특사로 갈 인재를 물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더니...그럼 나를 특사로 ?


생각하니 아득하다. 앞으로 있을 전란에 대비하는 가장 큰 계획이라면 유리 왕국과 동맹을 맺어 사막족을 견제하고 비록 지금 북으로 쫒겨가 있는 고트족이지만 초원족이 내려온다면 배후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고트족의 네오 청친 태칭을 만나는 일이다.


향기공주는 폐하의 고모이다. 그가 고트족 태칭의 어머니이니 주요 인물이다.


내가 보는데서 승상이 폐하와 태후에게 고개를 숙이며 신호를 보낸다.

미리 약속이 되어 있었던 듯하다.


“ 어마마마와 승상이 지금까지 적임자가 될 인재를 찾고 있었지만 경들 외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소. 짐이 어린나이로 황제가 되어 어마마마와 외할아버지의 근심이 마를 날이 없는 것 같소이다. 부디 두 분 경은 소임을 맡아 짐의 근심을 덜어주기 바라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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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8 풍보각의 북 24.01.29 15 1 8쪽
88 87 풍선도인 24.01.26 24 0 9쪽
87 86 풍촌 가는 길 24.01.24 17 1 8쪽
86 85 레모 항기스의 유골 24.01.22 22 0 8쪽
85 84 첫 번째 탈출 캡슐을 찾다. 24.01.19 19 1 8쪽
84 83 병풍산맥 24.01.17 19 1 8쪽
83 82 향기공주 2 24.01.15 19 1 9쪽
82 81 향기공주 1 24.01.12 20 1 9쪽
81 80 소금산 24.01.10 19 1 8쪽
80 79 마갈족2 24.01.08 18 1 8쪽
79 78 마갈족1 24.01.05 21 1 8쪽
78 77 판 고에니 현령 24.01.03 21 1 8쪽
77 76 양왕의 편지 24.01.01 16 1 8쪽
76 75 논공행상 23.12.29 20 1 9쪽
75 74 두 개의 달이 먹히다 5 23.12.27 20 1 9쪽
74 73 두 개의 달이 먹히다 4 23.12.25 20 1 8쪽
73 72 두 개의 달이 먹히다 3 23.12.22 20 1 8쪽
72 71 두 개의 달이 먹히다 2 23.12.20 22 1 9쪽
71 70편 두 개의 달이 먹히다 1 23.12.18 24 1 9쪽
70 69편 초원족의 침입 23.12.15 25 0 9쪽
69 68편 오리온 태수가 오다. 23.12.13 23 0 8쪽
68 67편 신왕의 귀환 23.12.11 21 0 9쪽
67 66편 노루국의 왕과 공주 23.12.08 19 0 9쪽
66 65편 노루국의 왕 23.12.06 19 0 8쪽
65 64편 마리의 정체 23.12.04 19 0 9쪽
64 63편 수박도사와 일당 23.12.01 22 0 8쪽
63 62편 수박도사 23.11.29 24 0 9쪽
62 61편 환영 23.11.27 27 0 8쪽
61 60편 북깨비 23.11.24 27 0 10쪽
60 59편 아픈 추억 23.11.22 3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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