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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최근연재일 :
2024.06.14 06:00
연재수 :
1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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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0
추천수 :
71
글자수 :
550,831

작성
23.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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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61편 환영

DUMMY

나의 말에 흑치 영치가 빙글 빙글 웃는다.

“너야. 아롱신 덕분에 이 세상에 태어나고 이번에 황제에게 가짜 영웅검을 바쳐서 목숨도 건졌으니 당연히 지지해야지..우하하!”


북촌의 북앙산에서 3일 정도 걸어가면 오리온군의 경계에 이른다.

나는 무지개 산성에 양위 크리스가 있다는 것이 못내 불안하여 마차를 쉬지 않고 달리게 한다.


한낮의 태양은 뜨겁게 내려쪼인다. 바람도 없다.

청풍 유랑상단이라는 깃발도 측 쳐져서 글씨도 보이지 않는다.


마차를 모는 상단원도 모두 땀에 젖어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있다.

선두에서 걸어가는 마리는 혼자 상단의 호위무사라도 되는 것 마냥 창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옷은 검은색 상의에 긴 드레스를 입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다.


걸어가는 그에게서는 땀도 보이지 않는다.


몸이 로봇이니 땀이 나지 않는 게 당연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이상하게 보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마차를 빨리 몰아서 마리옆으로 다가간다.

“ 마리님 급한가 봐요?”

마리가 옆을 바라본다.


“ 불안한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무지개 산성에 묘지를 파헤친 사람도 갇혀 있고 그들을 구하려 오기도 할 거고 연이도 있고 하여서..”


그래 맞다. 산성에 댄의 묘를 파헤친 사랍들 네 명이 갇혀있고 또 멧돼지에게 물려서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산성에서 묶고 있는 나부 보삼도 있고 양위 크리스도 있고 수상한 사람들이 많다.


“ 그렇다고 하여도 그렇게 빨리 가면 뒤 따르는 말들이 견디지 못합니다.”

그제야 발걸음을 천천히 한다.

“ 미쳐 생각지 못하였네요. 내가 아무리 빨리 걸어도 지치지 않으니 ..”


“ 사람이 그렇게 달리고도 땀이 나지 않으니 이상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마차에 타세요.”


마리가 마차에 타고 가다 우리는 마을이 보이자 말도 쉴 겸 마을입구에서 마차를 멈춘다.

이 마을을 지나면 오리온 군이다.


말들에게 건초를 먹이고 우리는 식사를 한다.

딱딱한 빵과 물을 먹는 게 식사의 전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마을로 들어선다.

마을 중앙공터에서 상단으로 위장한 그들은 자신들의 임무를 한다.


이제 이 마을만 지나면 오리온군 이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어서 그런지 마리도 더 이상 재촉하며 앞으로 나서지 않고 나도 평안하게 구경을 한다.


사람의 마음이란 미세한 감정으로 불안과 평안이 널뛰듯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거 같다.


공터에 공중 곡에를 할 줄을 설치하고 악사들이 흥을 돋운다.

작은 마을에 이런 곡예단이 오는 일이 없었는지 겨우 300여 호가 될까 말까한 마을에 사람들이 모두 나온 듯 천여 명의 사람들이 공터를 메꾼다.


두 명의 곡예사가 파라솔을 들고 줄을 타며 악사들의 반주에 맞추어 오르락내리락 하는 곡예를 마치고 약을 팔 무렵 사람들이 한두 명씩 자리를 떠난다.


“ 이상하네. 사람들이 자꾸 떠나네?”

흑치 영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영치와 나는 사람들이 떠나는 방향으로 따라나선다.

마리도 호위병마냥 내 뒤를 따라 나선다.


사람의 종아리 정도 물이 흐르는 징검다리 하천을 뒤로 하고 공터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사람들이 모인 앞에는 땅에 대나무 말뚝이 박혀있다.

세로로 큰 대나무가 박혀 있고 가로로 작은 대나무가 얼기설기 매어져 있다.


말뚝의 한쪽 끝자락에는 넝쿨이 뒤덮고 있다.

거기에는 오이가 달려 있다

몇 명의 사람들 손에도 오이가 들려 있다.


넝쿨 앞에는 노인이 하얀 옷을 입고 있다.

머리도 수염도 하얗다. 머리에는 삿갓을 쓰고 있다.

눈은 붉은색이다. 나는 마리와 그 노인을 번갈아 바라본다.


마리는 경게의 표정으로 노인을 바라본다.


“ 자 이번에는 박씨를 심어 보겠습니다.”

말하며 대나무가 박혀있는 아래 땅에 박씨를 심고 흙을 덮는다.

그리고 조롱으로 물을 준다.


그 노인은 이번에는 줄부채로 씨를 심은 땅에 부친다.

“ 대지의 지력과 물 그리고 따뜻한 태양과 바람이 있으면 식물은 자랍니다. 자 이곳에만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시간을 천배로 빨리 돌립니다. 그럼 열매가 맺는 충분한 시간이 됩니다.”


씨를 심은 곳에서 새싹이 나온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여린 새싹이 자라나서 대나무를 타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연한 새싹이 어느덧 자라서 짙은 녹색으로 바뀌며 꽃이 봉우리를 터트린다.

갑자기 벌이 날라든다. 벌이 윙윙거리며 나르고 나비도 나른다.


흑치 영치를 바라보니 그도 놀란 듯이 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탄성을 지른다.


이어서 잡간 사이에 조롱박이 열리고 박을 따서 사람들에게 던져준다.

사람들은 박을 받아서 정말 박인지 확인하며 왁자지껄 시끄럽다.


곡예단의 밴드가 구성지게 울려 퍼지지만 그쪽에는 사람이 없다.

시들하여진 유랑상단원들도 이곳으로 걸어온다.


“ 자 마지막으로 수박씨를 심어 보겠습니다.”


노인이 씨를심고 물을 주고 부채로 부치고 있다.

“ 영치! 저기 수박이 정말 될까?”

“ 어떻게 될 수가 있겠어. 저건 환상이야.” 흑치 영치가 머리를 흔들며 대답한다.


“ 맞습니다. 허허!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도 환상이지요. 꿈속에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꿈은 우리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꿈을 꾸듯이 믿음이 마음을 열면 이 세상에서는 못 할 일이 없습니다.”


그 노인이 말하는 사이에 수박이 열리고 있다.

수박덩굴이 땅위를 덮고 커다란 수박이 풍선이 불어나듯이 커지고 있다.

노인이 단도를 들고 수박을 따서 그 자리에서 여러 갈래로 가른다.


잘 익은 빨간 수박을 나누어서 사람들에게 준다.

사람들이 즐겁게 떠들며 수박을 먹는다.


노인은 다시 수박 하나를 들고서 우리 앞으로 걸어온다.

노인은 수박을 세 덩이로 갈라 나와 흑치 영치, 마리에게 준다.


나는 수박의 맛을 보려한다.

옆에서 흑치 영치가 나를 뒤에서 손으로 쿡 찌른다.

마리는 큰 수박 덩어리를 소리 나게 씹어서 먹는다.

수박을 왜 먹을까? 그녀의 몸은 기계로 되어 있는데..


“ 수박덩이가 커서 더 조그맣게 썰어야겠네.”

흑치 영치가 나의 손에 들린 수박까지 뺏어서 들고 마차로 들어간다.


마차로 들어가려니 노인이 다급한 듯이 쟁반을 들고 따라 오지만 흑치 영치는 이미 마차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뒤따라 마차안으로 들어간다.

마리도 뒤따라 들어온다.

“ 아니 그렇게 빨리 먹는 이유가?” 마리를 보며 내가 묻는다.

“ 수박을 넣으라는 문구가 화면에 자꾸 떠서...”


“ 그래요?..왜?”

“ 성분을 분석한답니다.”

“ 아! 수박을 넣으면 안에서 성분을 분석한다...나왔어요?”


“녜.. 뭐 섬유질이 어떻고 비타민이 어떻고 하는데 토끼풀로 만들어 졌다네요. 그리고 근육마비를 일으키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하네요.. 건강한 사람이면 지금 먹은 수박의 양으로는 2각 정도후에 근육마비를 일으키고 한경 정도 지속되며 오감이나 정신은 멀쩡하고 죽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이게 토끼풀로 만든 거라고?”

흑치 영치가 수박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도 옆에서 바라본다.


그런데 이제 수박을 보니 토끼풀의 잎과 줄기가 뭉쳐 있다. 사이에 버섯이 보인다.

“ 정말이네. 아까는 수박으로 보이던데.. 이 버섯에 독성이 있나보다.”


우리는 마차 밖으로 나간다.

나와 흑치 영치는 밖으로 나가서 노인에게 인사를 한다.

“ 수박 잘 먹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우리는 엄지손가락 두 개를 하늘을 향하야 추겨 올리고

곁눈질로 살펴보니 노인이 희미한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이 보인다.


“ 우리도 저 노인을 속이는 거지만 어떻게 토끼풀이 수박으로 보일수가 있지?” 흑치 영치에게 묻는다.


“ 그러게. 세상은 넓고 우리가 모르는 일도 많네.. 그런데 인공지능의 분석을 듣는 순간 우리 눈에 풀로 보였잖아? 그건 과학적으로 어떻게 셜명이 될까?” 흑치 영치가 심각한 표정이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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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8 풍보각의 북 24.01.29 15 1 8쪽
88 87 풍선도인 24.01.26 24 0 9쪽
87 86 풍촌 가는 길 24.01.24 17 1 8쪽
86 85 레모 항기스의 유골 24.01.22 22 0 8쪽
85 84 첫 번째 탈출 캡슐을 찾다. 24.01.19 19 1 8쪽
84 83 병풍산맥 24.01.17 19 1 8쪽
83 82 향기공주 2 24.01.15 19 1 9쪽
82 81 향기공주 1 24.01.12 20 1 9쪽
81 80 소금산 24.01.10 19 1 8쪽
80 79 마갈족2 24.01.08 18 1 8쪽
79 78 마갈족1 24.01.05 21 1 8쪽
78 77 판 고에니 현령 24.01.03 21 1 8쪽
77 76 양왕의 편지 24.01.01 16 1 8쪽
76 75 논공행상 23.12.29 20 1 9쪽
75 74 두 개의 달이 먹히다 5 23.12.27 20 1 9쪽
74 73 두 개의 달이 먹히다 4 23.12.25 20 1 8쪽
73 72 두 개의 달이 먹히다 3 23.12.22 20 1 8쪽
72 71 두 개의 달이 먹히다 2 23.12.20 22 1 9쪽
71 70편 두 개의 달이 먹히다 1 23.12.18 24 1 9쪽
70 69편 초원족의 침입 23.12.15 25 0 9쪽
69 68편 오리온 태수가 오다. 23.12.13 23 0 8쪽
68 67편 신왕의 귀환 23.12.11 21 0 9쪽
67 66편 노루국의 왕과 공주 23.12.08 19 0 9쪽
66 65편 노루국의 왕 23.12.06 19 0 8쪽
65 64편 마리의 정체 23.12.04 19 0 9쪽
64 63편 수박도사와 일당 23.12.01 22 0 8쪽
63 62편 수박도사 23.11.29 24 0 9쪽
» 61편 환영 23.11.27 28 0 8쪽
61 60편 북깨비 23.11.24 27 0 10쪽
60 59편 아픈 추억 23.11.22 3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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