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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님의 서재입니다.

별똥별 타고 온 집밥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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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정
작품등록일 :
2023.07.17 09:39
최근연재일 :
2024.06.14 06:00
연재수 :
1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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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71
글자수 :
550,831

작성
23.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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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72 두 개의 달이 먹히다 3

DUMMY

전단지를 계속 뿌리는 것은 그런다 치자. 산성의 병사들 중 글을 읽는 병사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노래를 불러 검은 곰이 두 달을 15일에 먹는다고 하면 모두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산성에는 13살 성주만 있는 게 아니다 태수도 있고 서진의 방어사도 있다지 않은가.

만일 15일에 아무 일도 없다면 저들의 지휘부는 병사들의 불신을 받을 터인데?


왕자는 홀로 생각에 잠긴다.


어느 누구도 15일에 두 달이 검은 곰에 먹히는 예언을 믿지 않는다.


그게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회의를 한다면 나를 소심하다고 생각할까? 괜히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면 자신의 위상에 오점을 남실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럴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들판의 익어가는 누런 벼가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에 “슥슥” 스치는 소리가 난다.

사기 충천한 병사들의 왁자지껄 지르는 소리가 들리면 스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왕자는 시린 가을하늘을 바라본다.


【“높이 솟은 가을 하늘아래

익은 벼는 바람에 부대끼며

풍요를 뽐내고 있지만

세상을 비추는 붉은 태양은

시린 하늘이 홀로 품고 있네”】


전쟁에서 청승맞은 시를 읊는 것을 들은 장수들이 눈살을 찌푸린다.


시를 읊은 왕자는 삼십여 명의 호위병만 대동하고 후방의 건초 야적장과 식량창고를 순찰하기 위하여 후진으로 말을 달려간다.


초원족의 식량은 말 젖과 말고기 가 주식인지라 별도의 치중대(輜重隊)가 없다.

하지만 장기간의 겨울을 나기위하여 이번에는 소금, 설탕 그리고 별식을 위한 밀과 쌀, 과일, 겨울철 말의 식량인 건초를 싣고 치중대가 후방에 있다.


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건초와 엔실리지, 쌀, 밀은 이곳 현지에서 수확하여 조달할 계획이었으니 많은 양이 아니고 그저 만일에 대비한 비상식량 이다.


그래도 병사가 삼 만에 가까우니 그 양이 만만치 않다.


왕자가 치중부대의 진영 문 앞에 나타나도 아무도 막아서는 병사가 없다.

아직 아침을 먹기 전이라 그런지 영내애 병사가 보이지 않는다.

왕자의 얼굴에 어둠과 실망의 빛이 보인다.


정문을 무사 통과하여 창고에 다가가서야 몇 명의 병사와 군관 하나가 달려온다.

가까이 오는 데 술 냄새가 풍긴다.


“ 누구냐?”

암구호를 대라는 말도 없다.


옆의 호위군관이 앞으로 나선다.

“ 왕자님이시다. 여기 책임군관이 누구냐?”


창고지기 병사들이 땅에 엎드려 숨소리도 내지 못한다.

더 볼 것 없다는 듯이 왕자는 오던 길을 되돌려 나간다.


왕자는 아침식사 후에 회의를 위하여 막사에 들린다.


병사가 삼 만에 가까우니 참모와 천부장급 이상급만 참석하여도 50여명이 회의에 참석한다.


말이 회의이지 의견을 내는 것은 왕자와 장군, 참모진들 10명 내외이고 나머지는 그저 명령을 수령하기 위하여 참석하고 있다.


“우리 초원전사의 주식이 말 젖이라고 하여도 소금등 중요한 물자를 책임지고 있는 자들이 군영에서 술에 취하여 경계를 취하지 않고 있는 등 기강이 이렇게 해이해 져서야...”

말하며 왕자가 탁자를 강하게 내리친다.


왕자는 아침의 상황을 설명하고 병참을 담당한 치중대장의 참수를 명한다.

치중대장의 참수를 말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 우리에게 있어서 치중대가 중요하지 않는 위치라고 하여도 병사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창고를 빈약한 치중부대가 지키고 있다는 게 맞지 않는 것 같다. 의견이 있으면 발을 해보라.”


잠시 동안 침묵이 이어진다. 대장군이 뭔가 생각하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있다가 번적 뜬다.

“ 전하깨 불미스러운 상황을 보인 점 대장군으로서 불찰을 통감합니다. 이대로 라면 우리군은 여기서 산성의 식량이 고갈 될 때까지 겨울을 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초원전사는 전투가 없이 죽치고 앉아 있으면 술먹고 노름하는 고질적인 악습이 있는지라 되도록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장수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 그건 맞는 말이요. 하면 어떤 방법이 있겠소?”

“ 왕자님!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떨지요..?”

-----------

아침 식사후 산성의 보병 병사들은 로마의 병사처럼 사각방패로 진을 형성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막족이 방패부대 뒤에서 화살을 날린다.


훈련방식을 오리온 읍성 에서온 할아버지와 병사들, 서진에서 온 외할아버지와 병사들은 물론 백군과 서군들도 지켜보고 있다.


마치 고슴도치처럼 사각방패를 빼꼼히 둘러치고 창을 내지르는 모습을 모두가 지켜보고 군관들은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중앙군들은 회의적이다.

저렇게 길고 커다란 방패를 가지고는 전투를 제대로 할 수가 없고 돌격전에서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외할아버지는 돌격은 기병이 하는 것이니 보병이 방어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괜찮다고 말하며 다만 기병이 없을 때는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흑치 영치는 전생이 사관학교 교수인 나를 바라보며 웃음 짓는다.

군사학이 전공이 아닌 그 일지라도 고대 로마군의 조직력의 우수성을 알고 있다.

이번이 시험장이 될 것이다.


이때 망루의 초병조장이 달려온다.

“ 성주님! 적들이 건초를 옮기고 있습니다.”


“ 건초를 어데로?”

“ 산성에서 가까은 곳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나는 성루로 내달린다.

나의 뒤를 따라 흑치 영치. 어머니. 할아버지들 뿐만 아니라 훈련을 지켜보던 병사들은 물론 훈련하던 병사들도 우르르 성루로 달려간다.


성루에서 바라보니 달구지 와 짐마차를 동원하여 멀리 적 후방에서부터 줄을 지어 건초를 실어나르는 행렬이 보인다.

쌀이나 밀 소금이 실려 있음직한 푸대자루가 실려 오는 달구지도 멀리서 보인다.


외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허수로 적의 보급창고를 노리고 산성의 부대는 적장을 노리기로 하였는데 마침 적의 보급창고가 옮겨지니 모두 이상하게 생각한다.


성루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진다. 우리의 내부에 첩자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반대의견은 그렇다면 더욱 후방으로 가야지 왜 산성의 코앞으로 오느냐고 반문한다.

또 다른 의견은 후방에 있으면 오히려 주변에 호위하는 부대가 없어서 위험하니 막강한 선봉부대가 주둔하는 전방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옮기는 것이라고 하는 의견도 나온다.


“ 아니다. 저들은 이 전쟁의 목적을 빨리 달성하고자 우리를 유인하는 것이다.”

이때 들리는 외할아버지의 의견이 내 귀를 때린다.

흑치 영치도 흠칫하여 외할아버지를 바라본다.


“ 맞습니다. 우리는 식량이 겨우 한 달 치나 두 달이고 저들은 식량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서 유력인사들을 볼모로 데리고 갈까 하지만 빨리 끝내고 가면 더욱 빛이 나겠지요. 특히 세자가 아직 되지 않은 둘째 왕자의 입장에서는... 누군가 개책을 냈는데 너무 속이 보이지 않나요?”

흑치 영치가 맞장구를 치고 나서서 말한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고 태수도 끄덕인다.


저렇게 건초와 식량을 버젓이 산성이 보이는 곳에 놓으면 적의 하루 분 식량이면 우리의 한 달 식량이니 탈취 할 수만 있다면 조급해 하지 않고 중앙군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다.


우리가 식량을 탈취하러 간다면 야습으로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러면 저들은 이를 기회로 승기를 잡아 성까지 뺏으려 들겠지...


“ 대놓고 식량을 뻿어 가라 하니 뺏으러 가야지 .. 센딘아 네가 적 두목을 잡는 것 만큼이나 치중대를 공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하하!”


외할아버지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다.

“ 할아버지 ! 흉내만 내셔요. ”

“ 아니다. 아주 뺏어서 올란다. 그 네가 말한 대로 된다면 할 수 있어.”


적의 후방에 있을 때야 가는 것이 문제이지 모르게 다가가서 불을 지르고 후퇴만 잘하면 될 것 같은데


이젠 전투부대 사이에 끼어 있으니 거리는 가까워서 쉽게 접근 할 수 있으니 불만 지르고 오면 가능 할 것 같은데 외할아버지는 식량까지 뺏어서 오고 싶으신 모양이다.


나는 한숨을 내쉰다.


“ 걱정마라. 여의치 않으면 그냥 돌아올게다.. 흐흐흐”

나의 한숨을 듣고 할아버지가 웃는다.

드디어 10월 15일이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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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8 풍보각의 북 24.01.29 15 1 8쪽
88 87 풍선도인 24.01.26 24 0 9쪽
87 86 풍촌 가는 길 24.01.24 17 1 8쪽
86 85 레모 항기스의 유골 24.01.22 22 0 8쪽
85 84 첫 번째 탈출 캡슐을 찾다. 24.01.19 19 1 8쪽
84 83 병풍산맥 24.01.17 19 1 8쪽
83 82 향기공주 2 24.01.15 19 1 9쪽
82 81 향기공주 1 24.01.12 20 1 9쪽
81 80 소금산 24.01.10 19 1 8쪽
80 79 마갈족2 24.01.08 18 1 8쪽
79 78 마갈족1 24.01.05 22 1 8쪽
78 77 판 고에니 현령 24.01.03 21 1 8쪽
77 76 양왕의 편지 24.01.01 16 1 8쪽
76 75 논공행상 23.12.29 20 1 9쪽
75 74 두 개의 달이 먹히다 5 23.12.27 20 1 9쪽
74 73 두 개의 달이 먹히다 4 23.12.25 20 1 8쪽
» 72 두 개의 달이 먹히다 3 23.12.22 21 1 8쪽
72 71 두 개의 달이 먹히다 2 23.12.20 22 1 9쪽
71 70편 두 개의 달이 먹히다 1 23.12.18 24 1 9쪽
70 69편 초원족의 침입 23.12.15 25 0 9쪽
69 68편 오리온 태수가 오다. 23.12.13 23 0 8쪽
68 67편 신왕의 귀환 23.12.11 21 0 9쪽
67 66편 노루국의 왕과 공주 23.12.08 19 0 9쪽
66 65편 노루국의 왕 23.12.06 20 0 8쪽
65 64편 마리의 정체 23.12.04 19 0 9쪽
64 63편 수박도사와 일당 23.12.01 22 0 8쪽
63 62편 수박도사 23.11.29 24 0 9쪽
62 61편 환영 23.11.27 28 0 8쪽
61 60편 북깨비 23.11.24 27 0 10쪽
60 59편 아픈 추억 23.11.22 3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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