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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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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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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에필로그

DUMMY

- 2달 후 -



“정말 저대로 둬도 괜찮겠습니까?”


담배 연기가 자욱한 방에서 제78연대 군수 참모 컬리 윌슨 소령이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 컬리 소령에게 시선을 거두더니 줄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연대장 빌리 에이킨 대령을 힐끗 보는 작전 참모 패트릭 로버츠 중령이었다.


“당분간 내버려 둬. 시간이 지나면 좀 안정될 거야. 어차피 그럴 목적으로 TF팀을 꾸렸잖아. 지금은 아군 병력과 마주치지 않게 하는 게 좋아.”


그가 말하는 TF팀, 김우진 대위와 엠마 티에리 중위 그리고 복귀한 빅터로 꾸려진 제78연대 산하 특수 작전팀을 말하는 것이었다.


원래 그들은 독립된 부대였으나 일본군의 침략을 격퇴한 후로 빅터는 빌리 에이킨 대령의 제78연대 산하로 임시 편입되었다.


내부 반발이 제법 있었으나 빌리 에이킨 대령은 이 사안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접경지대에서 활동하는 일본 버마 방면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필요에 따라 선제 타격한다는 것이 편제의 명분이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했다.


일본군이 소멸하고 제14군으로 복귀한 김우진 대위를 비롯한 빅터, 영국군에 대한 그들의 적개심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특히 임시 지휘관인 김우진 대위라는 자는 도발하는 영국군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에게 함부로 덤볐다가 병원 신세를 지는 장교만 해도 벌써 아홉 명, 폭주하는 그를 막으려면 건장한 병사 다섯 이상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그의 사지를 잡아야만 겨우 상대에게서 그를 떼놓을 수 있었다.


출중한 미모로 군중을 사로잡는 엠마 티에리 중위는 또 어떠했는가.


작전이 마무리되고 긴장이 풀어진 병력 중 일부는 그녀에게 반해 추파를 던졌으나 그들 모두는 아직도 야전 병원 침상에서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죽하면 ‘얼음 마녀’라는 다소 유치한 별칭으로 불리고 있겠는가.


“그들의 목적이 사망한...!”


“사망이라니!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마당에 사망이라니! 말조심하게.”


빌리 에이킨 대령이 미간을 찌푸리자 컬리 소령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는 고작 한 사람, 그것도 죽은 것이 확실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연대장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연대장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것을 눈치챈 군수 참모는 몇 가지 심각하지 않은 사항을 나열하듯 보고하더니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왔다.


“연대장님께서는 그가 아직 살아있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갱도가 완전히 수몰되어 안에 있던 적군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는 상태가 아닙니까?”


그의 생존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말이었으나 어쩐지 진의는 다른 것 같은 패트릭 로버츠 중령의 표정이었다.


그런 작전 참모의 말에 즉답하지 않고 가만히 몇 초 정도 그를 보던 빌리 에이킨 대령.


“그래, 그 상황에서 누군가 살아남는다는 게 말이 안 되는 소리지. 그런데 난 말이야. 참 이상하게도 그가 죽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말이지. 그리고 그런 생각은 나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네만?”


연대장의 말에 패트릭 로버츠 중령이 피식 웃었다.


“그렇습니까? 불가능에 가까운 절망적인 상황이긴 합니다만, 연대장님께서 그렇게 생각하신다니 좀 더 지켜보시지요.”


“그래, 너무 늦지 않아야 할 텐데...”


중얼거리듯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선 빌리 에이킨 대령은 창으로 다가갔다.


연일 비를 뿌려대던 구름이 걷힌 하늘은 오랜만에 청명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


“도대체 이게 며칠째야? 저놈들은 잠도 없나?”


칼레와(Kalewa) 주둔군 지휘관인 요시츠루 켄지 소좌는 부쩍 예민해진 상태로 짜증을 냈다.


제15군 사령관이 추진하고 버마 방면군 사령관의 방임한 그리고 도조 히데키 총리대신을 비롯한 대본영의 욕심이 버무려진 인도 동북부 침공 작전이 완벽한 패배로 마무리되자 국경 지대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인근 민병대는 느슨해진 틈을 타 날뛰기 시작했고, 전쟁에서 악명을 떨친 빅터라는 적의 특작 부대는 북쪽에서 아래로 흐르는 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마주치는 일본군 초소와 보급 창고는 모조리 불태우고 있었다.


답답한 것은 제15군과 버마 방면군의 대응이었다.


9만여 병력 중 8만 명을 말아 잡순 제15군이야 어떻게 대응할 역량 자체가 없다고 하더라도 버마 방면군은 날뛰는 적군의 도발에 대응할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정규군이라면 이해라도 하지. 고작 잡군 따위에 이런, 쯧쯧.”


아직 겪은 바는 없으나 빅터가 언제 들이칠지 몰라 조마조마한 것은 사실이었으나 정작 요시츠루 소좌의 허파를 뒤집어 놓는 것은 따로 있었다.


조금 전 그가 중얼거린 잡군, 바로 인근 민병대의 활동이었다.


복장이 터지는 것은 잡군에 불과한 민병대의 기습에 일본 정규군이 번번이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사흘 연속 두드려 대고 있는 저 민병대 놈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초소와 막사 그리고 창고를 습격해 요시츠루 소좌를 비롯한 일본군은 사흘 동안 잠시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


“대체 병사들 훈련을 어떻게 시킨 거야?”


신경이 날카로워질 대로 날카로워진 요시츠루 소좌는 부대 훈련과 아무 관계가 없는 애꿎은 당직 하사관의 뺨을 걷어붙였다.


뺨이 벌겋게 부어오른 군조(중사) 계급의 당직 하사관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으나 이런 상황에 입을 열어봤자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고개를 숙인 채 속으로 요시츠루 소좌에 대한 욕을 퍼붓고 있었다.


“그놈인가?”


“...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젠장!”


‘그놈’이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는 말에 요시츠루 소좌가 다시 당직 하사관의 반대쪽 뺨을 걷어붙였다.


그놈, 칼레와 보급 기지를 사흘째 두드려 대는 민병대를 이끄는 수장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아직도 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대체 말이 되냔 말이다! 벌써 사흘이야, 사흘! 대체 네놈들은 뭘 하는 놈들이야?”


격분한 요시츠루 켄지 소좌의 말에 누구 하나 입을 여는 이가 없었다.


아니, 여기 있는 사람들이라고 그 신출귀몰한 놈에 대해 모르고 싶겠는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상대를 무슨 재주로 추적한다는 말인가?


“흥. 하나 알고 있군. 딱 하나 알고 있어. 저격 솜씨가 귀신 같다는 것 말이야. 이런 빌어먹을!”


분을 참지 못한 요시츠루 켄지가 지휘 통제실의 테이블을 엎어 버렸다.


- 왜애애애앵


어지럽게 흩날리던 각종 자료가 바닥에 떨어질 무렵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렸다.


“아주 여러 가지 하네. 이번에는 또 뭐야?”


짜증이 가득 묻어난 요시츠루 소좌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지휘 통제실 문이 열리더니 병사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다가 엎어진 테이블 다리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졌다.


“열심히들 산다, 열심히들 살아. 이게 군대야? 이게 군대야!”


버럭 소리를 지르며 의자를 걷어찬 요시츠루 소좌 하지만 엎어졌던 병사는 그런 것을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적의 기습입니다! 전방 기관총 초소 두 군데를 빼앗겼고 나머지 초소 세 군데는 연락이 닿질 않습니다. 탄약고 또한 적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뭐, 뭐야?”


기가 막힌 보고에 요시츠루 소좌는 자기의 귀를 의심했다.


그놈이 이끄는 민병대가 공격을 지속하기 있긴 하지만 기관총이 설치된 초소를 습격한 적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놈이 뛰어난 저격수라고 하더라도 총구만 노출된 기관총 요새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 철옹성 같은 기관총 초소가 점령당했다니, 요시츠루 소좌는 도무지 지금 일어나는 일을 믿을 수 없었다.


“제대로 확인한 게 맞나? 잡군 놈들이 무슨 재주로 요새를 뚫고 들어왔단 말이야? 설마 경계 중에 자빠져 자기라도 했단 말인가?”


“아, 아닙니다. 간신히 탈출한 병사의 말에 의하면 초소로 들어온 가스탄 때문에 병력들이 어떻게 대응할 겨를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뭐, 가스탄?”


요시츠루 소좌는 깜짝 놀랐다.


어떻게 잡군 놈들이 가스탄을 손에 넣었단 말인가?


“전 병력에 방독면 착용 지시... 이런 젠장!”


방독면 착용을 지시하려던 요시츠루 켄지 소좌가 ‘아차’했다.


부대에 보급된 방독면이 얼마 없다는 것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기관총 초소로 침투한 적이라고 합니다. 모든 아군 병력이 침과 콧물을 쏟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데 안으로 들어온 적은 방독면도 없이 멀쩡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점점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늘어놓는 병사.


눈물과 콧물을 쏟는다는 건 겨자탄과 같은 일종의 무력화 가스탄일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가스가 퍼진 공간에 방독면도 없이 멀쩡한 상태로 있었다? 그리고 말을 뜯어보면 여럿이 아니라 단독으로 초소에 들어왔다는 것 같은데, 이게 어디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것을 따지고 있을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남은 병력 수습해. 놈들이 기관총을 분해해서 이쪽으로 총구를 돌리기 전에 진압해야 한다. 서둘러! 어서...!”


요시츠루 소좌가 명령을 내릴 때 지휘 통제실 문이 벌컥 열렸다.


선두에 선 사내는 철모조차 쓰지 않은 상태로 양손에 각기 다른 모양의 대검을 들고 있었고, 그의 뒤에는 방독면 사이로 갈색 머리칼이 삐져나온 민병대원 한 사람이 기관단총을 겨누고 있었다.


당황한 일본군 몇 사람이 허겁지겁 총을 들려고 할 때 방독면을 쓴 민병대원의 총에서 섬광이 번쩍하는 것과 동시에 네 사람이 쓰러졌다.


그리고 총을 들지 않은 병력에게 쇄도하는 사내, 일본군이 대응하기도 전에 사내는 자세를 낮추어 일본군 두 사람의 발목 뒤를 노렸다.


칼날이 번뜩하는가 싶더니 섬뜩한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비명을 지르며 발목을 움켜쥐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그놈이다!’


요시츠루 소좌는 본능적으로 눈앞에 나타난 적의 정체가 그들을 괴롭히던 민병대의 우두머리인 것을 느꼈다.


그를 특징 하는 두 가지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단검술이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제압한 다음 요시츠루 소좌를 물끄러미 보는 그놈, 기관단총을 든 민병대원은 자신의 할 일은 끝났다는 듯 총을 아래로 내린 채 사태를 관망하고 있었다.


“이놈!”


지휘 통제실에 남은 것은 요시츠루 소좌 단 한 사람, 사흘 동안 쌓인 분노가 공포마저 집어삼킨 것일까?


찰나의 순간에 두 사람이 변변한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을 보았으나 요시츠루 켄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군도를 뽑으며 달려들었다.


- 캉!


요시츠루 소좌의 칼과 사내의 단검이 부딪치자, 청아한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내 오늘 죽더라도 기필코 네놈만은...!”


이를 악물고 상대를 노려보던 요시츠루 소좌는 그놈과 눈이 마주치자, 말을 맺지도 못한 채 얼어버렸다.


서리가 내려앉은 듯한 싸늘한 시선, 요시츠루 켄지 소좌는 온몸에 한기가 돋는 것만 같았다.


- 퍽


뱀과 마주한 개구리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는 요시츠루 소좌의 가슴을 걷어찬 사내, 흉골이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눈에서 시퍼런 불길이 쏟아지는 듯한 그놈이 다가오는 것이 마치 느린 동작처럼 느껴졌다.


어느새 요시츠루 켄지 소좌의 양 어깨 아래에 두 자루의 칼을 가져간 그놈.


‘아, 안돼.’


요시츠루 소좌의 입에서 말이 나오기도 전에 사내의 칼이 번뜩이더니 요시츠루 켄지의 겨드랑이에서 섬뜩한 소리가 들렸다.


- 쿵


마치 소가 주저앉듯 무릎을 꿇고 꺾여버린 요시츠루 켄지, 그는 고통도 잊은 듯 경악한 표정으로 그놈을 올려다보았다.


“과, 과연 그놈이 맞군. 칼 한 자루로 황군 수십을 베었다더니... 네놈... 정체가 무엇이냐?”


요시츠루 소좌는 한 줌 남은 기운을 짜내 말했으나 그놈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사내 대신 방독면을 천천히 벗는 민병대원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커진 요시츠루 소좌의 동공, 방독면 아래 드러난 외양은 그가 예상하던 것과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갈색 머리칼에 하얀 피부, 오뚝한 콧날, 흐릿한 눈으로 보더라도 알 수 있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자, 잡군 따위에 저런 이도... 서, 설마 너희들은 빅터라는 놈들?”


그제야 자신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요시츠루 소좌, 부대를 습격한 것은 그놈이 이끄는 민병대가 아니라 강을 따라 남쪽으로 움직이는 적의 특작 부대, 빅터였다.


요시츠루 소좌는 타는 듯한 통증과 자꾸만 희미해지려는 의식을 수습해 다시 사내에게 눈을 돌렸다.


“그, 그놈이 둘이라도 된다는 것이냐?”


“그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고 있던 사내의 입에서 유창한 일본말이 나왔다.


“사흘 동안 우리를 공격한 잡군이 아니란 말이냐? 그놈이 아니었단 말이냐? 이, 이럴 수가...”


“이봐, 지금 무슨 소리를...!”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사내는 흠칫한 표정으로 요시츠루 소좌를 흔들었으나 과다출혈로 의식을 잃은 그는 힘없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잡군이라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죠?”


요시츠루 소좌의 말을 곱씹던 갈색 머리칼의 여인, 엠마 티에리 중위가 미간을 찌푸렸다.


“잡군이라면 아마 근방의 민병대를 말하는 것 같소. 사흘 동안 여기를 공격했다고 하니 아마 부근에 있는 것 같은데.”


두 자루의 대검으로 요시츠루 소좌를 비롯한 일본군을 쓰러뜨린 사내, 김우진 대위가 고개를 갸웃했다.


“잡목 지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부대가 나타났습니다!”


“적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휘 통제실로 뛰어든 대원의 보고에 엠마 중위가 재빠르게 말했다.


점령한 초소를 엄폐물 삼아 병력을 배치한 김우진 대위, 그는 적군으로 추정되는 부대가 나타났다는 수풀 지대에서 시선을 떼지 않으며 인근 지도를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한동안 민병대의 공격을 받았다고 했는데 인근 보병 연대가 지원을 온 것이라면?’


김우진 대위는 곤란하다는 듯 눈썹을 찡그렸다.


“전면전은 불리합니다.”


“공감이오. 잡목 지대로 연막탄을 던지고 빠져나가는 것이 좋겠소.”


상대하는 것이 불가하다고 판단한 김우진 대위와 엠마 중위는 연막탄을 준비했다.


상호 간 눈빛을 주고받던 그들은 거의 동시에 수풀 지대를 향해 연막탄을 던졌다.


희뿌연 연막이 피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수풀 지대에서 당황한 듯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전원 철수한다!”


침투했던 경로를 거꾸로 돌아 철수하기 시작한 빅터, 김우진 대위와 엠마 티에리 중위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연막이 퍼져나가는 수풀 지대를 보며 경계하기 시작했다.


잔뜩 긴장한 탓인지 풀벌레 소리마저 크게 느껴지는 때, 측면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화들짝 놀란 김우진 대위가 소리가 들린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연막 속에서 한 사람의 실루엣이 드러났다.


‘총을 쐈다가는 위치가 드러난다.’


아직 퇴각하지 않은 대원들에게 수신호로 사격 금지 명령을 내린 김우진 대위는 다시 양손에 대검을 들고 실루엣을 드러낸 상대가 조금 더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한발, 한발만 더... 지금이다!’


상대가 가까워지자 김우진 대위는 주저하지 않고 몸을 날려 실루엣만 드러낸 상대를 향해 칼을 내질렀다.


- 퍽


칼끝에 걸리는 느낌이 석연치 않자 당황한 김우진 대위, 실패한 적 없는 그의 찌르기였으나 당혹스럽게도 상대는 심장을 노리고 들어오는 칼날을 맨손으로 쳐낸 것이다.


그리고 곧이어 공기를 찢어버리려는 듯 빠른 속도로 쇄도하는 서늘한 날붙이.


김우진 대위는 몸을 틀어 간신히 상대의 공격에서 벗어났다.


‘뭐 이런 놈이... 어? 설마?’


맨손으로 칼날을 쳐내는 것, 김우진 대위가 기억하기로 일본군 중에 이런 절정의 기교를 구사하는 이는 없었다.


불과 한 뼘도 안 되는 간격으로 겨우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을 피하긴 했으나 어딘가 익숙한 상대의 동작.


두 가지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인간은 오직 한 사람밖에 없었다.


“연막 전개 후 퇴각,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측면 방비가 너무 허술했군.”


연막 속에 가려진 상대의 말에 엠마 티에리 중위가 경계를 해야 한다는 사실도 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 연막, 그림자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났다.


그들의 눈앞에는 스코프가 달린 스프링필드 소총을 사선으로 메고 있는 익숙한 얼굴의 사내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마주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작가의말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더욱 미약해진(!) 여정이 드디어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실 15화가 넘어가면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중단을 할까라는 고민도 했었지만,


시작했으나 어떻게든 완결을 지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여러모로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성숙하고 재밌는 글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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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마지막 화 - 레퀴엠(requiem) 24.03.27 67 3 12쪽
272 270화 - 최후의 전투(14) 24.03.26 46 0 11쪽
271 269화 - 최후의 전투(13) 24.03.25 49 0 10쪽
270 268화 - 최후의 전투(12) 24.03.22 56 0 12쪽
269 267화 - 최후의 전투(11) 24.03.20 41 0 11쪽
268 266화 - 최후의 전투(10) 24.03.18 45 0 12쪽
267 265화 - 최후의 전투(9) 24.03.14 50 1 13쪽
266 264화 - 최후의 전투(8) 24.03.13 44 0 11쪽
265 263화 - 최후의 전투(7) 24.03.12 47 0 11쪽
264 262화 - 최후의 전투(6) 24.03.11 50 1 11쪽
263 262화 - 최후의 전투(5) 24.03.07 56 1 12쪽
262 261화 - 최후의 전투(4) 24.03.06 52 1 11쪽
261 260화 - 최후의 전투(3) 24.03.05 49 1 11쪽
260 259화 - 최후의 전투(2) 24.03.04 48 1 11쪽
259 258화 - 최후의 전투(1) 24.02.29 57 1 10쪽
258 257화 - 낙화(落花) : (3) 24.02.28 48 2 10쪽
257 256화 - 낙화(落花) : (2) 24.02.27 50 2 10쪽
256 255화 - 낙화(落花) : (1) 24.02.26 56 1 10쪽
255 254화 - 생사결 : 김우진 vs. 스가이 다케오 24.02.24 55 2 11쪽
254 253화 - 스가이 다케오의 결심 24.02.21 51 2 11쪽
253 252화 - 이럇샤이마세다, 이놈들아! 24.02.20 58 2 12쪽
252 251화 - 잠깐만 가져다 쓰겠습니다 24.02.19 58 1 10쪽
251 250화 - 얼룩무늬의 끈 24.02.16 61 1 13쪽
250 249화 - 자폭 병기(2) 24.02.15 55 1 13쪽
249 248화 - 자폭 병기(1) 24.02.13 63 2 10쪽
248 247화 - 결전(3) 24.02.12 58 2 11쪽
247 246화 - 결전(2) 24.02.09 65 1 13쪽
246 245화 - 결전(1) 24.02.07 61 2 11쪽
245 244화 - 이카로스의 날개(2) 24.02.06 5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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