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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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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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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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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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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60화 - 최후의 전투(3)

DUMMY

쫓기던 스가이 다케오 중좌가 민간인 사이에 일본군을 섞어 유탄 테러를 하는 바람에 돌아섰던 빌리 에이킨 대령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연대 본부에 연락해 직접 구난 차량을 몇 대 몰고 정글을 헤매던 중이었다.


”어서 갑시다. 지금 출발하면 늦지 않게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반색하는 빌리 에이킨 대령과 달리 머뭇거리는 김우진 대위였다.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찾아야 할 것이 있으니 나머지 대원들과 함께 어서 이곳을 이탈하십시오.“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여야 하는 마당에 오히려 이곳에 남겠다니, 영문을 모르는 빌리 에이킨 대령에게 김우진 대위가 전장의 상황을 알려주었다.


”낭패군요. 이대로라면 갱도 진지를 무력화한다고 하더라도 탈출이 힘들지 모릅니다.“


”우선 저는 이청천 대령을 찾아 방법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쯤이면 엠마 티에리 중위와 만났을 것이니 소이탄 폭격이 곧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빌리 에이킨 대령은 아무리 설득한다고 하더라도 김우진 대위가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나머지 대원들과 이곳을 벗어나도록 하지요. 폭격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에 군 사령부와 유선 통신이 가능한 통신소를 마련했습니다. 신속히 그곳으로 가서 폭격을 중단하도록 요청하겠습니다.“


소이탄 폭격의 목적은 정글 곳곳에서 버티는 일본군 잔당을 처리하기 위함이었다.


일본군 3개 사단은 이미 버마로 빠져나갔고, 골칫덩이인 제56독립연대는 거의 궤멸하였으니 이제 폭격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꼭 살아서 다시 만납시다.“


빌리 에이킨 대령과 굳게 악수한 김우진 대위는 대기하던 부대원들을 보며 소리쳤다.


”자, 철수한다. 전원 탑승!“


김우진 대위의 명령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각자 구난 차량에 올라타기 시작한 부대원들, 김우진 대위가 빌리 에이킨 대령을 보며 무언의 눈빛을 보내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엔진 굉음과 함께 군 사령부로 방향을 잡은 구난 차량들, 이제 마지막 1대의 차량이 출발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근데 지대장님은 안 타신 건가?“


차량 내부를 둘러보던 천영수 대원의 말에 이준모 대원이 그럴 리 없다는 듯 말했다.


”지대장님이라면 아까 출발한 차에 타셨겠지. 아마 우리가 마지막일 거야.“


”어? 지대장님 저기 있는데?“


이준모 대원의 말에 김철기 대원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제 막 출발한 구난 차량을 우두커니 보고 있는 김우진 대위를 가리켰다.


남아 있는 구난 차량은 없는 상태, 설마 김우진 대위가 이것을 모르고 저렇게 서서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일부러 여기에 남았다는 뜻이란 말인가?


”뭐, 뭐야? 어디가!“


천영수 대원이 냅다 뛰어내리자 이준모 대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어랍쇼? 넌 또 왜!“


김철기 대원마저 구르듯 차량에서 뛰어내려 버린 상황, 구난 전차에 탑승해 있던 영국군 수송병은 멍청한 표정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더니 어쩌다 마지막으로 남아버린 이준모 대원에게 시선을 돌렸다.


”뭐? 왜? 뭐? 나보고 어쩌라고... 에라이!“


수송병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이준모 대원은 ’에라 모르겠다‘ 라는 심정으로 흙먼지를 날리는 차량 밖으로 몸을 던졌다.


*


’여기로는 도저히 지나갈 수 없겠군.‘


이춘삼 중사와 장필규 대원 그리고 도준영 대원이 발견된 갱도 진지 입구는 완전히 무너져 내부로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갱도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입구를 찾아야 하는 데 중요한 건 E-2를 제외한 나머지 동굴 진지 입구를 표시해놓은 지도가 그의 손에 없다는 것이었다.


- 왜애애애애앵!


그때 갑자기 무너진 동굴 진지 너머에서 들려오는 경보음, 소리의 진원지는 이청천 대령과 일부 대원들이 있는 E-2 지역인 것 같았다.


’일이 틀어져도 단단히 틀어졌다.‘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으나 좋지 않은 징조임은 틀림없었다.


지체할 수 없다고 느낀 김우진 대위가 무너진 진지에서 나올 무렵 그의 앞에 시커먼 그림자 셋이 불쑥 나타났다.


이춘삼 중사와 대원들을 죽인 일본군이 숨어 있다가 나타난 것이라 확신한 김우진 대위는 누군지 확인하지도 않고 번개 같은 속도로 가운데 그림자의 목을 향해 칼을 가져갔다.


”지지지지, 지대장님! 저, 접니다! 영수!“


영수? 천영수? 그놈은 분명 아까 구난 차량을 타고 떠났을 텐데?


하지만 햇빛을 등진 그림자가 벌벌 떨면서 옆으로 비켜나자, 그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천영수? 네가 왜 여기 있지? 어? 이준모? 김철기?“


김우진 앞에 나타난 것은 조금 전 전장을 벗어났어야 할 세 사람, 천영수 대원과 이준모 그리고 김철기 대원이었다.


”니들 뭐야? 니들이 왜 여기 있어?“


김우진 대위는 혹시 차량에 문제가 생겨 중간에 멈춘 것쯤으로 짐작하고 고개를 옆으로 빼 차량이 지나간 길을 보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차량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그게 지대장님이 타지 않으시길래.“


”뭐?“


김우진 대위는 기가 막혔다.


대체 여기가 어떤 자리인 줄 알고 아무 생각없이 합류했단 말인가?


”너 이 새끼들,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화가 치민 김우진 대위는 버럭 소리를 질러버렸다.


빌리 에이킨 대령이 몰고 온 차량에 탑승했다면 적어도 안전하게 위험 지역에서 철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상황이 사뭇 달랐다.


쉬지 않고 달린다고 하더라도 소이탄 폭격의 불길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시간이 된 것이다.


”하, 너희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니...“


김우진 대위는 골치가 아픈 듯 이마를 짚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러는 지대장님은 여기가 어떤 곳인데 혼자 남아계신 겁니까?“


김철기 대원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조금 전까지 그저 실수로 단정했던 김우진은 김철기 대원의 표정에서 뭔가 이질감을 느꼈다.


’설마 이 자식들, 일부러 여기에?‘


그렇다면 더욱 이들을 남겨둘 수 없었다.


”그런 걸 내가 너희들에게 일일이 설명해야 하나? 당장 철수해.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김우진 대위는 일부러 냉랭한 표정을 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곧 폭격이 떨어질 곳에 왜 혼자만 남아계시냐는 말입니다.“


”그래도 이 자식이!“


김우진 대위는 김철기 대원의 멱살을 잡으며 노려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관의 말에 불복종하는 부하를 다그치는 것 같았으나 김우진 대위의 마음은 전혀 달랐다.


그는 차라리 세 사람이 이런 김우진 대위의 태도에 겁을 먹든, 아니면 차라리 환멸을 느껴 한 걸음이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길 바랐다.


”뭔가 일이 틀어졌기 때문이 아닙니까?“


이번에는 천영수 대원이 나섰다.


”포술장을 비롯해서 필규와 준영이가 죽었습니다. 작전 지역과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말입니다.“


천영수 대원의 말에 김우진이 옅은 한숨과 함께 김철기 대원을 옭아매던 손을 풀어버렸다.


”저들이 대장님의 허락도 없이 단독 작전을 펼쳤겠습니까? 아니면 명령도 없이 대열을 이탈하기라도 했겠습니까? 뭔가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미련한...“


이글거리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가던 천영수 대원이 감정이 북받치는 듯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래서 우리 미련한 형님이랑 애들이 여기에서 왜놈들 바짓가랑이라도 잡으려고 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울분을 간신히 삭이며 말하는 천영수 대원의 말에 김우진 대위가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그를 비롯한 대원들 모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이청천 대령이 이런 무모한 작전을 강요했을 리가 없다.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기자 누군가 작전 지역 반대편에서 시간을 벌어야만 했을 것이고, 분위기를 일찌감치 알아차린 포술장 이춘삼 중사와 장필규 대원 그리고 도준영 대원이 자진해서 나섰을 것이다.


이청천 대령은 한사코 만류했겠지만, 세 사람의 의지는 확고했을 것이며, 누군가의 목숨이 담보되어야만 작전이 성사할 수 있음을 이청천 대령도 알았을 것이다.


”뭔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는 것을 느낀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혼자서라도 대장님과 대원들을 찾으려 하시는 것이 아닙니까?“


”왜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 하십니까? 적어도 저희를 형제라고 생각하셨다면 함께 남아달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철기야...“


김우진 대위는 김철기 대원에게 다가가더니 오른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았다.


”여기 있다가는...!“


”그냥 속 시원하게 말씀하십시오.“


김우진 대위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천영수 대원이 싱긋 웃더니 그의 말을 잘라버렸다.


”같이 가자고 말입니다.“


”예, 그게 뭐 그렇게 어렵다고 그렇게 뜸을 들이십니까?“


천영수 대원의 말에 같이 웃으며 대꾸하는 김철기 대원, 사실 그는 천영수 대원이 차에서 뛰어내릴 때부터 이미 심중을 파악한 것 같았다.


그렇기에 그 역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안전지대로 철수하는 차에서 뛰어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세 사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준모 대원에게 향했다.


”뭐? 왜? 뭐? ... 아니... 저는 그냥 이 새끼들이 뛰어 내리길래...“


전혀 예상치 못한 이준모 대원의 말에 세 사람이 긴장을 떨쳐내며 약속이라도 한 듯 한꺼번에 웃음을 터트렸다.


”지금 돌아가기엔 영 모양이 빠지는 것 같고... 어이구, 이래서 아버지가 친구들 잘 사귀어야 한다고 했나 봅니다. 빡대가리 새끼들 진즉에 손절했어야 했는데, 그놈의 정에 이끌린 내가 등신이지... 얼른 가십시다. 뭐 어떻게든 살 방법이야 있지 않겠습니까?“


투덜거리던 이준모 대원은 주섬주섬 장비들을 챙기더니 앞장서기 시작했다.


”너희들 지금 이게 무슨 뜻인지...“


다시 장비를 착용한 채 자연스럽게 준비 태세를 갖춘 세 사람을 보며 김우진 대위는 목이 메는 말을 맺지 못했다.


”어이구, 우리 지대장님 눈시울이 벌게지신 게.“


이준모 대원이 김우진 대위의 얼굴을 보며 장난스럽게 웃자 눈물이 쏙 들어간 김우진이 그의 정강이를 냅다 걷어찼다.


”이 새끼는 꼭 잘 가다가!“


얼굴이 벌겋게 된 채 한쪽 정강이를 부여잡고 껑충껑충 뛰는 이준모 대원, 그런 그를 한심한 눈으로 보던 김철기 대원이 혀를 찼다.


”뭐? 왜? 뭐? 하여튼 너희 두 놈은 돌아가서 봐 아주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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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마지막 화 - 레퀴엠(requiem) 24.03.27 68 3 12쪽
272 270화 - 최후의 전투(14) 24.03.26 47 0 11쪽
271 269화 - 최후의 전투(13) 24.03.25 49 0 10쪽
270 268화 - 최후의 전투(12) 24.03.22 57 0 12쪽
269 267화 - 최후의 전투(11) 24.03.20 42 0 11쪽
268 266화 - 최후의 전투(10) 24.03.18 45 0 12쪽
267 265화 - 최후의 전투(9) 24.03.14 50 1 13쪽
266 264화 - 최후의 전투(8) 24.03.13 45 0 11쪽
265 263화 - 최후의 전투(7) 24.03.12 47 0 11쪽
264 262화 - 최후의 전투(6) 24.03.11 51 1 11쪽
263 262화 - 최후의 전투(5) 24.03.07 57 1 12쪽
262 261화 - 최후의 전투(4) 24.03.06 53 1 11쪽
» 260화 - 최후의 전투(3) 24.03.05 50 1 11쪽
260 259화 - 최후의 전투(2) 24.03.04 49 1 11쪽
259 258화 - 최후의 전투(1) 24.02.29 58 1 10쪽
258 257화 - 낙화(落花) : (3) 24.02.28 49 2 10쪽
257 256화 - 낙화(落花) : (2) 24.02.27 50 2 10쪽
256 255화 - 낙화(落花) : (1) 24.02.26 56 1 10쪽
255 254화 - 생사결 : 김우진 vs. 스가이 다케오 24.02.24 56 2 11쪽
254 253화 - 스가이 다케오의 결심 24.02.21 52 2 11쪽
253 252화 - 이럇샤이마세다, 이놈들아! 24.02.20 58 2 12쪽
252 251화 - 잠깐만 가져다 쓰겠습니다 24.02.19 58 1 10쪽
251 250화 - 얼룩무늬의 끈 24.02.16 61 1 13쪽
250 249화 - 자폭 병기(2) 24.02.15 56 1 13쪽
249 248화 - 자폭 병기(1) 24.02.13 64 2 10쪽
248 247화 - 결전(3) 24.02.12 59 2 11쪽
247 246화 - 결전(2) 24.02.09 65 1 13쪽
246 245화 - 결전(1) 24.02.07 61 2 11쪽
245 244화 - 이카로스의 날개(2) 24.02.06 5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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