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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광복군 V-force : 오퍼레이션 임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베이나이트
작품등록일 :
2022.09.25 22:52
최근연재일 :
2024.03.31 10:54
연재수 :
2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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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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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7
글자수 :
1,456,116

작성
24.02.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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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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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254화 - 생사결 : 김우진 vs. 스가이 다케오

DUMMY

스가이 다케오, 저 녀석은 당장이라도 나에게 달려들 것처럼 도사리고 있으며, 조금 전까지 속닥거리던 놈과 다른 녀석들은 그와 다른 방향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은가?


‘혼자 미끼가 되겠다는 생각이로군. 흠, 가상하다고 해야 하나? 어차피 우리도 총탄이 없으니 적당히 쫓는 시늉만 하면 되겠군.’


티를 내지는 않았으나 김우진 대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를 제외한 대원 셋 중 두 사람의 총은 고장이 났는지 노리쇠가 철컥거리기만 할 뿐 장전이 되지 않았다.


악조건에서 잘 버티긴 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중요한 화기가 고장이 나버린 것이다.


할 수 없이 두 사람의 탄환을 나머지 한 사람에게 인도하려 했으나 재수가 없게도 그가 가진 소총은 탄환의 구경이 맞지 않았다.


결국 세 사람이 가진 것은 고장 나거나 탄환이 없는 총뿐, 이런 상황에 스가이 중좌를 비롯한 일본군이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적당히 기를 죽여 항복하게 만들 셈이었는데, 스가이 다케오의 행동에 일본군 패잔병들이 예상치 못하게 반응한 것이다.


다행히 흘러가는 상황을 보니 저항하려는 것은 스가이 중좌 하나뿐, 나머지는 달아날 것이 확실해 보이니 김우진 대위가 스가이 중좌를 상대하는 동안 나머지는 적당히 쫓는 시늉을 하다가 복귀하면 될 듯했다.


어차피 이전에 매복했던 병력이 성과를 거두었으니 굳이 여기서 절멸시킬 필요는 없는 일, 너무 궁지에 몰았다가 놈들이 눈을 뒤집고 달려들기라도 한다면 불필요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일이었다.


눈짓으로 나머지 병력을 적당히 추적하는 시늉만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받은 김우진 대위와 대원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매서운 눈빛으로 김우진을 노려보면서 천천히 칼을 뽑았다.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던 스가이 중좌, 그가 별안간 기합과 함께 김우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달아나기 시작한 타카쿠라 켄과 나머지 병사들, 약속된 것처럼 김우진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이 달아나는 그들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쫓기 시작했다.


‘이놈 봐라?’


김우진 대위는 매섭게 파고드는 스가이 다케오의 칼을 간발의 차로 피했다.


숱하게 전투를 치렀으나 눈앞의 상대는 확연히 다른 수준, 적당히 상대하며 시간이나 끌어보려 했던 김우진은 마음을 고쳐먹을 수밖에 없었다.


“생각이 많아 보이는군. 그래서 나를 상대할 수 있겠는가?”


“남의 가르마 신경 쓸 시간에 본인 가르마나 잘 타시지?”


김우진 대위가 스가이 중좌의 말을 비웃으며, 왼쪽에 쥔 크로포트의 픽스드 나이프(fixed knife)로 스가이 중좌의 오른팔을 노렸으나 그는 어렵지 않게 김우진의 공격을 쳐냈다.


‘무슨 힘이!’


김우진 대위는 튕겨 난 왼손에서 전해오는 진동에 흠칫했다.


그러나 그가 자세를 잡기도 전에 스가이 중좌의 칼이 전광석화처럼 김우진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왔다.


‘오른쪽으로 피한다?’


자신의 찌르기에 김우진 대위가 왼쪽 다리를 축으로 몸을 비트는 것을 스가이 중좌가 놓치지 않았다.


김우진 대위가 스가이 다케오의 공격을 피한 방향은 모두 오른쪽, 습관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계산된 의도적인 행동일까?


스가이 다케오는 조금 더 확인해 보기로 하며 다시 자세를 가다듬었다.


‘온다...’


스가이 중좌는 양손에 대검을 쥔 채 빠르게 뻗어오는 김우진 대위의 공격을 피하거나 쳐냈다.


확실히 김우진의 움직임은 지금까지 상대해 보지 못한 쾌속이었다.


오른쪽에 쥔 칼을 피했는가 싶으면 어느새 심장을 꿰뚫어 버리려는 듯 날아오는 왼손의 대검.


그를 본 병사들이 ‘오니’라고 부르며 두려워했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될 정도였다.


‘그렇다고 상대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니지.’


유달리 회전이 많고 동작이 큰 김우진 대위의 공격 패턴을 읽어낸 듯 스가이 중좌는 빈틈을 노려 이번에는 그의 팔을 베어버릴 듯 칼을 사선으로 휘둘렀다.


‘이번에도 오른쪽이군.’


스가이 중좌가 보았을 때 오른쪽, 그러니까 김우진 대위가 또다시 왼발을 축으로 오른발을 회전하면서 그의 공격을 피했다.


“뭘 쳐 웃고 있어? 심장에 시원한 거 들어가야 정신 차리지?”


스가이 중좌가 기분 나쁘게 웃자, 김우진 대위가 버럭 화를 내며 다시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이번에는 칼날이 아래로 향하게 거꾸로 쥔, 왼손에 쥔 대검으로 스가이 다케오의 왼쪽 옆구리를 노리며 들어오는 김우진의 공격, 훤히 드러난 그의 왼쪽 어깨가 보였다.


단숨에 한쪽 팔을 잘라내려 했던 스가이 중좌는 서늘함을 느끼며 재빨리 칼을 아래로 내려 쇄도하는 은빛 섬광을 간신히 막아냈다.


‘허, 이것 봐라? 자칫했으면 심장에 구멍이 났겠군...’


“거, 눈치는 드럽게 빠르네. 어때? 이 정도면 상대할 만한 것 같아?”


히죽 웃는 김우진 대위 하지만 스가이 중좌는 흔들림 없이 자세를 고쳐 잡았다.


‘까다로운 놈일세...’


김우진 대위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훈련부터 실전까지, 이청천 대령을 제외한다면 이 정도의 실력자와 맞붙어 본 적이 있었던가?


힘은 크로포드 대위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고, 힘이 좋다고 움직임이 굼뜬 것도 아니었으니, 단시간에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모험 한번 해봐?’


이대로라면 지지부진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김우진 대위가 무슨 생각이 떠오른 듯 갑자기 스가이 중좌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놈, 조급해졌군.’


자세를 제대로 잡지 못한 상태에서 도약했으니 이전과 같은 속도가 나올 수 없었다.


상대의 실책을 놓치지 않은 스가이 다케오가 한 발 뒤로 움직여 김우진의 공격을 살짝 피하더니 왼손을 뻗어 그를 움켜쥐었다.


“컥, 이거 놔, 이 새키야!”


곰의 앞발과 같이 커다란 손으로 김우진 대위를 움켜쥔 스가이 중좌, 한쪽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웃던 그는 오른쪽 눈에 들어온 바위를 향해 김우진을 힘껏 집어 던졌다.


“큭!”


바위에 부딪히려는 찰나 간신히 몸을 비틀어 치명상은 면했으나 찌릿한 충격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저 그런 놈들을 상대할 때는 좋았겠지. 마치 내가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가 된 것처럼 느껴졌을 거야.”


스가이 다케오는 서두르지 않고 김우진 대위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그렇게 얻은 위명이 ‘오니’라고 했던가? 기가 막힐 노릇이군.”


겨우 일어선 김우진 대위를 보며 스가이 다케오가 냉소를 흘렸다.


“미친놈아, 누가 그런 거지 같은 별칭을 붙여 달라고 했냐? 니들이 마음대로 붙인 거 아냐?”


“어쨌든 실망이군. 그 유명한 오니가 고작 몸풀기 수준이 지나지 않는다니.”


스가이 중좌가 김우진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몸풀기가 꽤 요란하네? 아가리 파이팅이 주특기야? 이거나 처먹어!”


김우진 대위의 어이없는 공격을 가볍게 피해낸 스가이 중좌가 일부러 칼을 높이 들어 그를 두 쪽을 낼 듯 허술하게 내리쳤다.


‘역시 오른쪽이군. 게다가 회전축마저 이젠 고장이 나버렸어.’


다시 왼쪽 다리를 축으로 베기를 피하는 것을 보자 스가이 다케오가 확신했다.


“제법이었지만 상대가 나라는 것이 아쉽겠군. 인제 그만 끝을 보자.”


모든 것을 파악했다고 확신한 스가이 다케오 중좌는 싸움을 마무리하려는 듯했다.


“흥, 할 수 있으면 해보시지!”


왼쪽 다리로 불편하게 지탱하던 김우진 대위는 그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달려들었다.


‘칼을 뻗을 수밖에 없는 지독한 허수군. 이런 놈을 상대할 만한 자가 얼마나 될까? 그래서 다행이다. 이런 놈을 여기서 제거할 수 있어서.’


스가이 다케오는 일부러 빈틈을 열어주는 김우진의 정교한 허수를 보며 속으로 감탄해 마지않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상대는 대진운이 좋지 않았음을 탓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가이 중좌는 다시 한번 몸을 비틀려는 김우진 대위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회전축이 되기에는 충격을 입은 왼쪽 다리, 습관이 가져온 결정적인 실수를 스가이 중좌는 놓치지 않으려는 듯 칼을 번뜩였다.


“윽!”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그가 예상한 것보다 한 박자 빠르게 스가이 중좌의 양쪽 옆구리를 베고 지나간 김우진 대위의 칼날, 스가이 다케오가 신음과 함께 두어 걸음 물러났다.


다행히 김우진 대위의 칼날은 내장까지 닿지 않고 근육 다발을 스친 듯했다.


‘흥, 고장 난 다리로 잘도 버텨 냈군. 하지만 거기까지다..!’


온 힘을 끌어모아 겨우 한번 버틴 줄 알았던 스가이 중좌는 김우진 대위가 서 있는 모습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조금 전까지 부자연스러웠던 왼쪽 다리에 힘이 들어간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럽지 않은가?


‘서, 설마?’


“어유, 곰탱이 같은 새키가 머리는 완전 여우가 따로 없네.”


한숨을 내쉬는 김우진 대위를 보며 그제야 허술했던 왼쪽 다리가 진정한 허수임을 깨달았다.


“너, 너 이놈. 잘도 나를!”


“제법이었지만 상대가 나라는 것이 아쉽겠군. 인제 그만 끝을 보자.”


몇 분 전 스가이 다케오 중좌가 했던 말을 정확히 거꾸로 들려주자, 스가이 중좌는 격분하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군도로 내려치는 스가이 다케오, 김우진 대위는 양손에 쥔 대검을 교차해 그의 공격을 막아냈다.


‘큭, 아직 힘이!’


가벼운 상처가 아님에도 아직 무시무시한 괴력, 김우진 대위가 양팔을 부들거리며 그의 군도를 밀어내고 반격하려 할 때 스가이 다케오의 왼쪽 주먹이 날아왔다.


‘늦었다!’


이미 피하기는 늦은 상황, 김우진 대위는 왼쪽 어깨로 그의 공격을 흘려 충격을 최소화하려 했다.


정타도 아니었는데 뼈가 어긋나는 듯한 충격, 김우진 대위가 고통을 이겨내듯 이를 악물며 양손에 쥔 칼을 뻗었다.


‘내가 이겼...!“


정권에 밀려나는 김우진을 보며 승리를 확신했던 스가이 중좌가 양쪽 겨드랑이에서 어깨까지 느껴지는 시큰한 통증에 자신도 모르게 칼을 놓치고 말았다.


양쪽 어깨가 열리는 것과 동시에 다시 매의 발톱처럼 스가이 다케오의 가슴을 향해 내려꽂힌 김우진의 대검, 스가이 중좌의 입에서 한 움큼의 피가 울컥하고 쏟아졌다.


’일, 일어나야 하는...‘


다시 일어나야지 하는 그의 생각과 다르게 몸에는 힘이 조금도 들어가지 않았다.


’고작 이 정도로 어찌 그분의 곁에 선다고 할 수 있겠는가!‘


다시 입에서 한 움큼의 선혈을 뿜으며 기이한 소리로 울부짖던 스가이 다케오 중좌가 김우진 대위를 튕겨내며 비틀거렸다.


그를 제압할 줄 알았다가 화들짝 놀란 김우진 대위가 적수공권으로 재빠르게 자세를 잡았다가 이내 한숨을 쉬며 경계 태세를 풀었다.


한쪽 다리가 풀썩 꺾이더니 고목이 쓰러지듯 옆으로 넘어간 스가이 다케오, 그가 절명했다는 것을 확인한 김우진 대위가 긴장이 풀린 듯 털썩 주저앉았다가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듯 벌러덩 드러누웠다.


”아이고, 이제 이 짓도 못 해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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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마지막 화 - 레퀴엠(requiem) 24.03.27 67 3 12쪽
272 270화 - 최후의 전투(14) 24.03.26 46 0 11쪽
271 269화 - 최후의 전투(13) 24.03.25 49 0 10쪽
270 268화 - 최후의 전투(12) 24.03.22 56 0 12쪽
269 267화 - 최후의 전투(11) 24.03.20 41 0 11쪽
268 266화 - 최후의 전투(10) 24.03.18 45 0 12쪽
267 265화 - 최후의 전투(9) 24.03.14 50 1 13쪽
266 264화 - 최후의 전투(8) 24.03.13 44 0 11쪽
265 263화 - 최후의 전투(7) 24.03.12 47 0 11쪽
264 262화 - 최후의 전투(6) 24.03.11 50 1 11쪽
263 262화 - 최후의 전투(5) 24.03.07 57 1 12쪽
262 261화 - 최후의 전투(4) 24.03.06 53 1 11쪽
261 260화 - 최후의 전투(3) 24.03.05 49 1 11쪽
260 259화 - 최후의 전투(2) 24.03.04 48 1 11쪽
259 258화 - 최후의 전투(1) 24.02.29 57 1 10쪽
258 257화 - 낙화(落花) : (3) 24.02.28 48 2 10쪽
257 256화 - 낙화(落花) : (2) 24.02.27 50 2 10쪽
256 255화 - 낙화(落花) : (1) 24.02.26 56 1 10쪽
» 254화 - 생사결 : 김우진 vs. 스가이 다케오 24.02.24 56 2 11쪽
254 253화 - 스가이 다케오의 결심 24.02.21 51 2 11쪽
253 252화 - 이럇샤이마세다, 이놈들아! 24.02.20 58 2 12쪽
252 251화 - 잠깐만 가져다 쓰겠습니다 24.02.19 58 1 10쪽
251 250화 - 얼룩무늬의 끈 24.02.16 61 1 13쪽
250 249화 - 자폭 병기(2) 24.02.15 55 1 13쪽
249 248화 - 자폭 병기(1) 24.02.13 63 2 10쪽
248 247화 - 결전(3) 24.02.12 59 2 11쪽
247 246화 - 결전(2) 24.02.09 65 1 13쪽
246 245화 - 결전(1) 24.02.07 61 2 11쪽
245 244화 - 이카로스의 날개(2) 24.02.06 5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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