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좌능선의 서재입니다.

남화북룡전 南花北龍傳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좌능선
작품등록일 :
2020.02.14 15:56
최근연재일 :
2020.04.22 17:16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21,941
추천수 :
174
글자수 :
181,617

작성
20.04.16 16:17
조회
263
추천
3
글자
8쪽

사망탑 死網塔

DUMMY

” 권패는 너의 사형 뻘이긴 하지만 너와는 아주 달랐다.그런데 놈은 욕심이 많고, 천성이 포악했어.

그에게 나는 사부라기보다는 자신보다 강한 자에 불과했던 거다.

그 때문에 자신이 더 강하다고 생각이 든 순간부터는 나는 사부가 아닌 경쟁자일 뿐이라는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지.금강불괴를 이루자마자 내게 대들어 내상을 입히곤,

소림사에 들어가 대환단(大還摶) 까지 훔쳐 먹고는 도주하였다.놈을 잡아 단죄하기 위해 팔대 금강이 하산했었지만, 놈과 부딪혀 절반이 죽었다.그 이후 놈이 대막으로 도주했다는 소문을 들었었고,

소림에서는 놈의 행방을 더는 찾기 어려워서 일단 추적을 멈춘 상태였었지.놈은 권법도 강하고, 금강불괴를 이룬 것뿐 아니라 이미 소림의 내공도 가진 몸이다.한마디로 내공과 외공의 고수지.

만약 너와 다투게 된다면, 내공도 없고 오직 외공에 의지해야 하는 네가 죽진 않더라도 절대 이기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러니 강호를 떠돌다가 권패라고 불리는 자를 만난다면 절대 다투지 말아라.

그는 너와 동질의 무공을 지녔기에 너와는 상극이다. “

하필, 그자가 이곳에 타호의 빈객으로 와 있다니.소룡에게는 아주 완벽히 운 나쁜 조우가 아닐 수 없다.그렇지만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었다.설사, 저 덩어리와 다투다 죽는 한이 있어도 인제 와서 멈출 수는 없었다.소룡은 탑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의연한 태도를 내려놓고 신중하게 자세를 잡았다.그런 소룡의 모습을 보며 권패는 씩 웃었다.“ 소림의 말학, 진 소룡이 권패 사형을 뵙습니다.”소룡이 반장 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권패는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형이라······.네 놈도 철불의 제자더냐?”아무리 파문당한 몸이라 해도 스승을 거리낌 없이 부르는 권패의 모습에 소룡은 마지막 남아있던 ‘동문’이라는 마음이 싹 가셨다.“ 스승의 이름을 마구 부르는 걸 보니, 사형은 아닌 게로 구나.

그럼 이제는 사정을 보지 않겠다.”소룡의 대답을 들은 권패는 껄껄대며 가가대소(呵呵大笑)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 재미있지.

강호란 어차피 적자생존(適者生存) 이야.센 놈이 다 가지는 거지.

뭐 볼 게 있다고 사문이고 동문이란 말이더냐?웃기는 예의 차리지 말고 한번 해 봐라.

네놈이 제법 자신이 만만한 것이 오랜만에 나를 흥겹게 만드는구나.”자신만만하게 가슴을 내밀며 불끈 일어서는 권패의 키는 소룡보다 한 뼘이 더 컸다.강철과 작은 강철의 격돌.금강석과 작은 금강석의 부딪침이었다.소룡과 권패는 서로의 부서지지 않는 몸을 향해 난타전을 벌였다.그건 어떤 무공의 겨룸이 아닌 단순 무지막지한 힘의 격돌.처음에는 소림의 권법으로 시작했으나 곧 두 사람은 엉겨 붙어 시정잡배처럼 치고받는 보기 흉한 싸움을 계속했다.타격의 충격을 입지 않는 상대와의 싸움.그건 곧 누가 먼저 지칠 것이냐의 문제가 되었다.일각 여를 치고받던 두 사내는 전각 안에서 잠시 떨어졌다.그건 마치 부러지지 않는 창과 뚫리지 않는 방패의 싸움이었다.씩씩대며 호흡을 가다듬던 소룡을 향해 권패가 입을 열었다.“ 추해, 추해.

이게 무슨 무림고수의 싸움이란 말이냐?

하긴 뭐 너나 나나 잘 부서지지 않을 몸이니 어쩔 수 없다만,

뭐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지.

진짜로 추해질 수밖에.”결심한 듯 권패가 벌떡 일어서더니 몸을 한껏 낮추었다.소룡은 호흡을 고르며, 권패가 무슨 공격을 하려고 그러는지 의아했다.

“ 너, 광룡이라고 불린다던가?

넌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이런 추한 싸움을 좋아한다. 흐흐 ”

무슨 소리인지 몰라 호흡을 애써 가다듬던 소룡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 뭐, 내가 내공을 이용해서 좀 더 멋들어진 싸움도 한번 해볼 만은 하다만,

그건 내공을 잃은 네놈에겐 좀 일방적일 거라 재미가 없지.

난 말이지. 싸움이란 이렇게 직접 살과 뼈가 부딪쳐야 한다는 철학이 있다.

그래야 좀 싸우는 것 같지 않으냐?

그런 면에서 이번에 내가 보여줄 것은 좀 더 재미난 것일 거다. ‘

말을 하면서도 권패는 그 커다란 몸뚱이를 한껏 낮춰 다리를 넓게 잡는다저렇게 낮게 자세를 잡는 초식이 있었나.

“ 내가 소림 무승들을 피해서 변방을 떠돌아다닐 때 장백산( 長白山 )에 간 일이 있었지.”소룡이 아무 대꾸하지 않자 권패는 고개를 끄덕이며 혼잣말을 이어 갔다.“ 거긴 오랑캐들의 땅 이라서 우리 중원의 무공과는 궤를 달리하는 유파들이 제법 있지.뭐 그렇긴 해도 결국 나와 같은 금강불괴 공을 이룬 사람한테는 다 소용없었지만 말이야.한 마을을 싹쓸이하며 초토화하는데 나만큼이나 덩치가 큰 놈이 하나 나오더라고.놈은 특별히 무공을 익힌 것도 아닌 모양인데 덩치는 타고나서 꽤 힘을 쓰더군.어차피 주먹질이나 병장기로 나를 어쩔 수 없다는 게 앞서 싸움에서 다 드러났는데 뭘 하려고 저러나 싶었지. “그런데 놈의 타고난 힘은 진짜 곰 같더구먼.

놈은 미친 듯 내 허리를 조였고, 숨이 막혀서 어이없게도 나는 기절을 하고 말았지.제아무리 금강불괴라도 숨을 쉬지 못하니 별 방법이 없더구나.나중에 정신을 차리고서야 그게 놈들이 놀이 삼아 하는 무술의 일종이란 걸 알았지.장백산 놈들은 그걸 ‘씨름’이라고 부르더군.때때로 그들은 그 기술로 호랑이를 질식시켜 잡기도 하고, 곰도 잡는다고 하더군.

물론 나는 정신을 차린 후에 놈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놈의 기술을 몇 달 동안 전수하였다.

아, 당연히 전수한 기술이 그 곰 같은 놈을 능가하게 되었을 때는 놈과의 대련에서 놈의 허리를 꺾어서 반병신을 만들어 버렸지.

물론 그 마을은 깡그리 다 불 질러 태워버리고 말이다. 하.그러니, 오늘 내가 너를 잡아 보겠다! “

이야기를 하다말고 벼락처럼 권패가 소룡의 허리를 잡아 왔다.아차, 하는 사이에 소룡은 권패의 통나무 같은 팔뚝에 허리가 감기고 말았다.움직이지 못하는 소룡을 붙든 채 권패는 말을 이어갔다.“ 바로 이렇게 말이야. 난 처음에 이 미련한 놈이 뭘 하는가 했다.

그런데 그게 정말 대단한 방법이더라고.

숨을 못 쉬니 내공을 운기 할 수도 없고 순식간에 힘을 다 빼앗긴 형국이 되니,

뭐 그냥 기절하는 것밖에는 달리 대항할 수단도 없다.

만약 내가 기절했었을 때 그 촌놈들이 나를 물속에 집어넣거나 해서 숨을 끊었다면 아마 나는 지금쯤 장백산 어딘가 고혼이 되어 있을 테지만.

사나이가 되어서 모질지 못했던 게 그놈의 패인인 거지.

자, 이제 내가 힘을 쓸 것이니 네놈은 어찌 나오나 한번 볼까?

이 또한 색다른 재미 아니겠느냐? ”말을 마친 권패는 양쪽 팔뚝에 힘껏 내공을 돌려 소룡의 허리를 조여 왔다.부서지지 않는 몸. 금강불괴.하지만 사람인 이상 숨을 쉬지 않으면 죽는다.소룡은 하나밖에 남지 않은 오른팔을 허공에 휘저으며 괴로운 신음을 흘렸다.

본래의 체구도 권패보다 작고,

게다가 내공도 없는 상태로 외공만 단련해온 소룡이다.

곰과 맞붙어도 힘으로 밀리지 않을 것 같은 권패에 소룡을 다루는 것은 아이를 희롱하는 것과 같았다.

소룡은 조금 전까지 권패가 자신과 맞붙어 서로 치고받을 때만 해도 그게 권패가 보여줄 수 있는 무공의 전부라고 착각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지금 권패의 팔뚝에 허리가 조여지는 상황이 되자,

권패는 단지 심심풀이처럼 자신과 함께 치고받으며 ‘놀았을’뿐 이라는 것을 알았다.

점점 정신이 아득해 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남화북룡전 南花北龍傳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기 20.04.23 66 0 -
44 정무문 (情武聞) 20.04.22 197 2 9쪽
43 사망탑 死網塔 20.04.21 204 3 14쪽
42 사망탑 死網塔 20.04.20 213 3 11쪽
» 사망탑 死網塔 20.04.16 264 3 8쪽
40 사망탑 死網塔 20.04.15 248 3 9쪽
39 사망탑 死網塔 20.04.14 280 3 8쪽
38 사망탑 死網塔 20.04.13 300 3 9쪽
37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10 298 4 9쪽
36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8 325 3 8쪽
35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7 313 4 9쪽
34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6 330 3 8쪽
33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2 361 3 6쪽
32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1 349 3 8쪽
31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1 355 3 8쪽
30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0 364 3 10쪽
29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7 385 3 9쪽
28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6 412 3 9쪽
27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5 397 2 10쪽
26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4 393 2 8쪽
25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3 401 3 8쪽
24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20 418 3 8쪽
23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9 416 3 9쪽
22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8 426 4 10쪽
21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6 441 3 9쪽
20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3 449 5 9쪽
19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2 451 3 9쪽
18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1 456 4 9쪽
17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0 474 4 13쪽
16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06 517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