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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능선의 서재입니다.

남화북룡전 南花北龍傳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좌능선
작품등록일 :
2020.02.14 15:56
최근연재일 :
2020.04.22 17:16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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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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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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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사망탑 死網塔

DUMMY

소룡은 여인의 출수(出手)가 보통이 아닐 거라 짐작을 하고 있었다.

아래층의 흑백쌍사가 적어도 당금(當今) 무림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적지 않다는 것.

그런데 그 위층에 자리 잡고 있다는 건 분명 저 여인의 무공이 더 강하다는 걸 증명 하는 것.

게다가 묘족 출신의 무인들은 대개 독공(毒功)이 강했다.

자기 자신,

스스로 독공에 대한 수련을 한 적이 따로 있진 않았지만 아마도 육신을 금강련(金剛鍊 ) 하는 동안 신체 변화가 있었는지 독연에도 별 반응이 없다는 건 신기했다.

하지만 여인의 장심(掌心)으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장력(掌力)이 쏘아져 오자,

그 장풍 속에 숨겨진 비릿한 냄새는 뭔가 위험해 보였다.

순간적으로 소룡은 호흡을 멈추고 여인의 장력을 그대로 받아 냈다.

‘팡!’ 소리가 나면서 그나마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남아있던 소룡의 상의가 갈가리 찢겨나갔다.

피하려고는 했지만 그리 넓지 않은 공간에서.

또한, 지척이라 피할 방법이 없었다.

여인의 장력이 그렇게 강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장력 속에 들어있는 독이 문제였다.

금강불괴 공을 수련한 이후로 피부에 느껴지는 통증과 같은 것들을 잊은 지가 오래였던 소룡.

그가 여인의 독장을 맞은 가슴 부위가 얼얼해지며 점점 사지를 긁어대는 고통이 전신으로 번져간다.


” 그 용연독장 은 남만(南蠻) 에서 나는 독충의 이빨들을 모아서 쏘아 보내는 것이다.

장권의 위력도 그렇지만 그 장풍에 실린 독충은 코끼리도 넘어뜨릴 정도라 내공의 고수들조차 맞받아치면 순간에 중독되어 쓰러지는 게 보통이지.

네가 비록 금강불괴를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독에서는 또 다르지 않겠느냐?.? “

여인은 거만한 미소를 띠며 소룡을 건네본다.

온몸에 번져가는 통증과 서서히 마비되는 감각을 느끼며 소룡은 당황했다.

독공의 고수와 다툴 것에 대하여는 따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점점 눈앞이 어두워짐을 느끼며 소룡은 문득 과거 소림 외당에서 스승 철불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 소룡아. 너는 금강불괴라는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일이 있느냐? “

스승의 말에 소룡은 눈만 껌뻑거렸다.

무공에 대한 자질은 있지만, 소룡의 자질은 특출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소룡은 오랜 시간 인내하며 있는 그대로 무공을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그래서 어쩌면 금강불괴공 과 같이 오랜 시간 참고 참으며 익혀야 하는 무공과 궁합이 좋은지도 몰랐다.

하지만 무공의 이름에 관한 생각이라.

” 제자는 문자 그대로 무엇에도 부서지지 않는 몸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

조심스럽게 말하는 소룡에 철불은 탄식하듯 대답했다.

” 이놈아. 그걸 누가 모르느냐?.

내 말은, 그렇다면 만약 누가 네 입속에 칼을 찔러넣는다거나 한다면 어찌할 것이냐는 말이다.

금강불괴라고 하지만 그 몸속이 단련되지 않는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

조문 이라는 게 있다.

십삼태보횡련이나 금종조, 철포삼, 모두 외기를 다스리는 외문무공이지.

그러나 그 외공들은 대개 정수리나 항문처럼 단련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조문이라 한다.

물론 금강불괴공은 그런 조문을 없애는 것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아까 말한 바와 같이,

몸의 외피가 아닌 곳을 공격당하면 도리가 없는 것 아니냐? “

소룡은 스승의 말에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너는 잘 모르겠지만 너의 내장도 우리의 수련법을 통해 단련되고 있음이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만,

중요한 건 네 믿음이다.

네가 너의 몸을 믿고, 너의 몸속 모든 곳이 불괴라는 것을 믿느냐에 따라서 너는 진정한 금강동인 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스승의 말을 그 순간에 떠올린 소룡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독기가 전신에 퍼졌다곤 하지만, 그것들 또한 내장기관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일 뿐.

비록 내공은 잃었지만, 금강불괴공의 호흡법은 한 식경 동안 숨을 쉬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묘리가 있다.

호흡은 전신을 맴돌며, 그 호흡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금강불괴공이 지닌 또 하나의 수법.

소룡은 눈을 감고 온몸에 퍼진 독기들을 느꼈다.

고통이 번진 만큼 독기들이 어느 곳으로 번져있는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 호흡을 할 때마다 조금씩 독기들을 밀어내어 폐로 모은다.

그리고 조금씩 그 독기들을 모아서 탁기와 함께 내뱉는다.

이미 속까지 깊이 강화된 내장기관들은 어떤 것으로도 상할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진다.

긴 호흡으로 숨을 내뱉자 소룡의 입에서 검은색 기류가 내뱉어졌다.

그렇게 호흡을 일 추천 돌리자 피부를 갉아대던 통증이 서서히 사라졌다.

더는 소룡의 몸에는 이상이 없었다.

장권을 출수한 여인도, 소룡도 서로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 대단 하구나.

넌 금강불괴뿐만 아니라 만독불침 지체를 이루었구나. 대단해. 아깝다. “


소룡은 모르고 있었지만, 소림사에서 괴승으로부터 금강련을 받을 때 매일 밤,

괴승으로부터 실컷 얻어맞고 난 후 연무장 구석의 희뿌연 샘에 몸을 담그고 회복을 했던 것.

그것이 바로 온갖 독으로부터도 몸을 지키는 희대의 영약이었던 것이다.

활명석유( 活石命油). 한 방울로도 능히 내공을 증진 시킬 수 있다는 영약.

그것이 우연하게도 연무장에 있던 것이고,

그 활명석유가 없었다면 아무리 괴승이라도 그처럼 무지막지한 방법으로 금강련을 할 수 없었다고 했었다.

그렇게 심한 육체적 타격을 입으면 몸 안에 장독이 쌓이게 되고 죽음에 이르는 법이니까.

그토록 심한 타격을 매일 밤 받고도 견딜 수 있던 것은 바로 활명석유의 해독 작용 때문이었다.

소룡이 몸을 활명석유 속에 담그고 있는 동안 물속의 약성이 피부로 스며들어 또 하나의 방어막을 만들고, 수련 후 물처럼 마신 활명석유로 인해 오장육부가 모두 단련된다는 것,

그런 활명석유의 공능에 의해 부가적으로 만독불침의 몸이 된 것 또한 철불은 알지도 못하며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이기도 하지만.


여인은 얼굴이 더 창백해지더니 이내 결심한 듯 소룡에게 손짓을 했다.

의아해진 소룡이 여인의 얼굴을 바라봤다.

“ 올라가라. 어차피 내 최고의 절기가 먹히지 않는 몸.

네놈과 아귀다툼하여 내 몸을 상할 이유가 뭐란 말이냐?

내가 타호 대주에게 고용이 된 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목숨을 걸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 위층만 돌파하면 네가 원하는 대로 대주를 만날 수 있겠구나.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을걸?

네놈에게 운이 나쁜 건지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위층에는 정말 무시무시한 당금 무림 외공의 최고봉이 있단 말이다.

네놈과 하필 같은 계통이니 어떨지. 하하 ‘

여인의 말을 들은 소룡은 한 손으로 예를 올리고 계단을 올라갔다.


점점 좁아지는 전각 구조 탓 인지 소룡이 올라간 층의 대청은 훨씬 좁아져 있었다.

열 명 정도가 몸을 움직이면 꽉 찰 정도로 넓지 않은 공간에 호랑이 가죽이 씌워진 널따란 침상이 있었고 그곳에는 민머리의 거한(巨漢)이 비스듬히 기대앉아 있었다.

사내는 반들반들한 머리에 피부 빛은 대추처럼 붉었다.

그리고 체구가 무척 커서 소룡의 두 배 정도는 되어 보였다.

게다가 상체를 드러내고 있어서 거대한 몸에 붉은 강철 같은 근육 덩어리들이 꽉 차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소룡은 저도 모르게 이 탑에 오른 후 처음으로 긴장이 됨을 느꼈다.

사내가 부스스 몸을 일으키며 싱긋 웃는다.

“ 너, 제법이구나. 흑백쌍사 나 나찰지주(羅刹蜘蛛)는 꽤 하는 애들인데.

뭐 애썼다만, 이제 좀 쉬자. 난 권패(拳覇)라 한다. “

권패.

사내의 별호를 들은 소룡은 재출도(再出道) 후 처음으로 소름이 돋았다.

‘하필. 자신과 상극이 될 만한 인물이라니.’

소룡이 출도를 하기 전날 밤, 괴승이 마지막으로 전해주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 네가 강호에 복수의 길을 떠나서 조심해야 할 상대가 있다.

너는 당금 최고의 무인들도 네 몸을 부술 수 없는 몸 안팎으로 단련이 된 금강불괴지신을 이루었으니, 어떤 무기 와 공격에서도 너를 상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 너와 같은 불괴지체를 이룬 자는 조심해야 한다.

불괴지체를 이루고, 네게 없는 두 팔이 다 있고, 순수한 체격이나 힘으로만 따진다면 너를 능가할 수 있는 자라면 능히 너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런 자를 만나지 않기를 바란다. ‘

괴승은 괴팍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애써 키워낸 제자가 개죽음당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었다.

‘당금 무림에 그런 자가 있습니까? 저 말고?’

소룡의 질문에 스승이 대답해 주었다.


권패라는 자가 있다.

일찍이 소림사에 입문하여 머리를 깎았으나 타고 난 성미가 포악하고 체구가 커서 소림무술에 어울리기 힘든 체질이었지.

결국, 대련 중에 광승처럼 동료를 참살하고 참회 동에 들어왔다.

나는 놈의 타고 난 근골이 욕심나서 금강련을 시도해 보고 싶었지.

그래서 놈을 제자로 받아 일 년간 단련시켰었다.

말하자면 너의 사형 뻘 되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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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정무문 (情武聞) 20.04.22 196 2 9쪽
43 사망탑 死網塔 20.04.21 204 3 14쪽
42 사망탑 死網塔 20.04.20 213 3 11쪽
41 사망탑 死網塔 20.04.16 263 3 8쪽
» 사망탑 死網塔 20.04.15 248 3 9쪽
39 사망탑 死網塔 20.04.14 279 3 8쪽
38 사망탑 死網塔 20.04.13 300 3 9쪽
37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10 297 4 9쪽
36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8 325 3 8쪽
35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7 313 4 9쪽
34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6 330 3 8쪽
33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2 360 3 6쪽
32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1 349 3 8쪽
31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1 355 3 8쪽
30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0 363 3 10쪽
29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7 385 3 9쪽
28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6 412 3 9쪽
27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5 397 2 10쪽
26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4 393 2 8쪽
25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3 400 3 8쪽
24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20 418 3 8쪽
23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9 416 3 9쪽
22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8 425 4 10쪽
21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6 441 3 9쪽
20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3 449 5 9쪽
19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2 451 3 9쪽
18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1 456 4 9쪽
17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0 474 4 13쪽
16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06 51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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