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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능선의 서재입니다.

남화북룡전 南花北龍傳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좌능선
작품등록일 :
2020.02.14 15:56
최근연재일 :
2020.04.22 17:16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21,944
추천수 :
174
글자수 :
181,617

작성
20.03.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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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사망유희(死亡遊戲)

DUMMY

소룡이 원수들을 찾아 달려나간 이후,

대행수가 대열로 다시 돌아온 표행은 그대로 진로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영영 소룡을 볼 수 없을 것이라 마음이 든 남궁 숙은 오빠인 남

훈에게로 찾아갔다.

” 오라버니. 드릴 말씀이 있어요.“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여동생이 말을 꺼내자 남궁 훈은 가슴이 덜컥했다.

” 무슨 일이냐. 혹시 광룡 때문이냐. “

표행을 하는 동안은 늘 친오빠인 자신에게도 ‘대행수님’ 이라 깍듯하게 부르던 남궁 숙이었다.

” 네. 그가 저렇게 갔지만 저는 그를 이대로 보낼 수 없습니다. “

” 하면, 네가 쫓아가기라도 하겠다는 말이냐? 숙아. 그는 지금 십수 년을 찾아 헤매던 원수들을 만나 그들과 생사 결을 하러 나선 사람이다. 그걸 알지 않으냐? 살지 죽을지 모르는 자리에 네가 갈 순 없다. “

남궁 훈은 단호하게 말했다.

아무리 남녀 간의 정을 모르지 않으나, 눈앞에서 본 무리만도 적지 않음인데 그들 광풍사의 본거지에 과연 얼마나 많은 병력과 고수들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 아니요. 그렇기에 더 제가 따라가야 합니다.

가서 감히 그의 손을 보태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가 죽어서 들판의 짐승 먹이가 되게 내버려 둘 순 없습니다.

제가 수습이라도 하게 해주세요. 차마 그를 그렇게 내버려 두면 저는 살아도 산 것이 아닙니다.“

남궁 숙의 눈에서 눈물이 샘솟듯 흘러내리자 남궁 훈은 말문이 막혔다.

뒤에서 그들 남매의 말을 듣던 금호 신니가 나섰다.

” 대행수. 억지스럽긴 하지만, 숙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닙니다.

제가 숙아와 함께 그의 뒤를 쫓겠습니다.

만에 하나, 그들 광풍사와의 접촉은 피할 것이며 혹시라도 위급한 상황이 되면 제가 책임지고 숙아를 구해오겠습니다.

상단이 돌아오는 길에 합류하는 것으로 하시지요.“

금호 신니 까지 그렇게 나오자 남궁 훈은 더는 말릴 수 없었다.

도리없이 남궁 훈은 두 사람에게 신신당부했다.

행여 광룡이 복수에 실패하여 적도의 손에 쓰러졌을 때, 그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만 해달라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남궁숙은 그런 경험이 없었지만 금호 신니는 과거 강호행과 무림맹에서의 활동을 통해 사람의 인적을 쫓는 추종 술도 배운 일이 있었다.

다행히 둔황에서 많은 행렬이 돌아다니는 경우가 드물어서,

멀리 말 떼가 일으키는 먼지만 보고 쫓아도 광풍사의 무리를 쫓는 일은 어렵진 않았다.

그들이 삭막한 모래와 석회석 산으로 가득한 둔황에서도 보기 드문 숲이 있는 산으로 들어가자 금호 신니와 남궁 숙은 오히려 그들의 종적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그들이 이리저리 살피며 숲을 들어서서 말들이 지나간 흔적을 따라 깊숙이 들어갔을 때다.

그들의 앞에서 거구의 괴한이 미친 듯이 말을 몰아 거꾸로 달려오고 있었다.

금호 신니는 그것이 아까 상단을 위협하던 광풍사 무리의 우두머리인 것을 멀리서도 알아보았다.

그 거한은 가슴에 피가 번진 상태로 연신 뒤를 돌아보며 허겁지겁 달여나오는 게,

이미 낭패를 당한 모습이었다.

거한과의 거리가 순식간에 좁혀지자, 금호 신니는 검을 뽑아 들었다.


미친 듯 달려나가던 웅손은 숲길 앞에 두 마리의 말이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표행에서 보았던 여승과 미모의 여인이 한 명.

그들이 자신들을 따라오고 있었다는 것은 표행이 광룡을 뒤에서 지원하는 것이라 웅손은 오해를 했다.

웅손의 기억에 오래전 광룡에 대한 기억은 무척 희미했다.

닥치는 대로 눈앞에 걸리는 마을들을 쑥밭으로 만들던 게 한두 군데이던가.

다만 그 꼬마는 어처구니없게도 자신들의 동료를 죽게 했고,

게다가 광승이라는 희대의 고수가 등장해서 어렴풋하게 기억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설마 그 꼬마가 저토록 강한 고수로 복수를 위해 자신들을 쫓으리란 생각은 못 했었다.

어느 정도 얕보는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은 설마 몰랐다.

외팔이 청년이 한쪽 팔만으로 휘두르는 참마도 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 청년이 꼬마였던 시절에 이미 자신은 무림맹의 고수들과 손속을 섞어도 밀리지 않았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었다지만 광풍 십걸의 형제 중에서도 힘에서는 두령을 제외하고는 밀리지 않는다 자부하던 웅손이었다.

그런데 청년의 일격에 큰 부상을 입었다.

덩치는 커서 얼핏 미련할 것 같지만 머리 회전이 빠른 웅손은 자신이 광룡의 적수가 아닌 것을 깨닫자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쳐 나온 것이다.

광풍 마장과는 반대 방향이었지만 나중에 돌아가면 그만이다.

광룡이 설마 대형과 다른 형제들을 이길 방법은 없을 테니까.

그런데 이렇게 표행을이 광룡을 지원하러 온다면 또 이야기가 다르다.

광룡과의 접전에서 철퇴를 잃은 웅손은 마주 오는 두 여인에게 다짜고짜 말허리에 매여있던 박도를 꺼내어 휘둘렀다.


금호 신니는 마주 달려오는 거한이 박도를 꺼내 치켜들자 다급하게 남궁 숙을 길 곁으로 밀었다.

‘차창!’

순식간에 말과 말이 어우러지며 금호 신니와 웅손이 격돌했다.

웅손은 타고난 신력으로 보통의 무인들은 잘 택하지 않는 철퇴를 쓰던 자다.

철퇴란 무기는 일대일 격투보다는 다수의 적과 다투는 전장에서 쓰기 좋은 무기였다.

그런데도 그런 육중한 무기로 무림에서 어느 정도 행세를 하던 웅손에게,

비록 박도로 바꿔 들긴 했지만 가녀린 금호 신니의 손에 쥐어진 청강 검은 가소로워 보였다.

금호 신니는 아미산에서 아미 검법의 정수를 터득한 고수다.

그렇지만 마상에서 검술을 펼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본래 무공만으로 따진다면 웅손은 금호신니에게 못 미친다.

하지만 웅손은 본래 마적단으로 늘 말에 올라타고 싸우던 자.

하필 마상에서 격투를 벌이는 상태에서는 금호신니에게 최악의 적이다..

금호 신니는 격투에 익숙하지 못한 말을 부리며 칼을 휘두르는 게 벅찼다.


남궁 숙은 숲 한편에 비켜서서 초조하게 금호신니와 웅손의 마상 검술을 바라보았다.

남궁숙에게 있어서 금호 신니는 그가 아는 무인 중 광룡 다음으로 최고수였다.

그런 금호 신니가 의외로 웅손과 격투가 길어지자 조바심이 생겼다.

남궁 숙의 무공수위로 가세하기도 어려운 난전이라,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남궁 숙은 품에서 비도 세 자루를 꺼냈다.

불가인 아미 파에서는 다루지 않는 무기.

하지만 표국의 딸인 덕에, 어릴 적부터 가전 무공으로 배워온 비도술이다.

무공이 약한 표사들이 다수로 날리는 비도는 무공이 강한 적들에게도 효과적이었다.

남궁 숙은 어지러이 어우러져 돌아가는 금호 신니와 웅손의 난전을 보면서,

금호신니에게 손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난전의 와중에 금호 신니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남궁 숙은 비도 세 자루를 웅손을 향해 날렸다.

‘쉿!”

파공음이 일자 웅손은 본능적으로 흘깃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금호 신니가 말 등을 박차고 허공으로 뛰어올랐다.

아미 파의 상승 경공, 제마행운 制魔行雲 이었다.

웅손은 코웃음을 치며 날아오는 비도 두 자루를 번갈아 쳐냈다.

’챙강‘ 어깨와 허리께로 날아오던 비도 두 자루는 웅손이 휘두르는 박에도 맞아 떨구어졌다.

그때 세 번째 비도가 웅손이 타고 있는 말의 목덜미에 꽂혔다.

’히힝!‘

격통에 말이 앞발을 들고 갑자기 뛰어올랐다.

’어엇!‘

웅손이 순간 놀라며 말에서 미끄러지듯 몸을 띄우자 금호 신니의 검이 두꺼운 웅손의 목덜미를 가른다.

’억! 이 중년이..‘

몸이 둔중한 웅손은 갑자기 말에서 떨어져 나오는 상태에서 경공으로 몸을 추스르기 힘들다.

남궁 숙이 노린 것은 그것이었다.

비명을 지르며 웅손이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웅손도 강호에서 뒹굴던 이력이 만만치 않았다.

금호 신니의 검에 목이 베여 떨어져 내리는 순간 그가 들고 있던 박도가 길게 포물선을 그렸고,

그 서슬에 허공에 뜬 금호 신니의 한쪽 허벅지가 걸렸다.

남궁 숙은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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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정무문 (情武聞) 20.04.22 197 2 9쪽
43 사망탑 死網塔 20.04.21 204 3 14쪽
42 사망탑 死網塔 20.04.20 214 3 11쪽
41 사망탑 死網塔 20.04.16 264 3 8쪽
40 사망탑 死網塔 20.04.15 248 3 9쪽
39 사망탑 死網塔 20.04.14 280 3 8쪽
38 사망탑 死網塔 20.04.13 300 3 9쪽
37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10 298 4 9쪽
36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8 325 3 8쪽
35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7 313 4 9쪽
34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6 330 3 8쪽
33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2 361 3 6쪽
32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1 349 3 8쪽
31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1 355 3 8쪽
30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0 364 3 10쪽
29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7 385 3 9쪽
28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6 412 3 9쪽
27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5 397 2 10쪽
»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4 394 2 8쪽
25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3 401 3 8쪽
24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20 418 3 8쪽
23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9 417 3 9쪽
22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8 426 4 10쪽
21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6 441 3 9쪽
20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3 449 5 9쪽
19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2 451 3 9쪽
18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1 456 4 9쪽
17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0 474 4 13쪽
16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06 51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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