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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능선의 서재입니다.

남화북룡전 南花北龍傳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좌능선
작품등록일 :
2020.02.14 15:56
최근연재일 :
2020.04.22 17:16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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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40
추천수 :
174
글자수 :
181,617

작성
20.03.1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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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용쟁호투 (龍爭虎鬪)

DUMMY

“ 이놈은 참마도(斬馬刀)라 불리는 칼이지.”

외팔이 사내, 광룡은 살기등등한 기마 무리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천천히 도신을 감싸고 있던 낡은 천이 풀려나간 대도를 들어 하늘을 향해 추어올리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성급한 멈춤에 기승을 부리던 말들의 투레질도 끝나,

계곡의 입구에서 기마 무리는 어리둥절해졌다.

그럼 저 외팔이 놈은 무슨 칼 장사란 말인가?


“ 강호에서는 또 이놈을 두고 특별히 부르는 별칭이 있더군.

세상은 참 우습다. 결국, 칼 이란 물건을 베어내는 데 쓰이는 것.

거기 무슨 이름이 필요하단 말인가.

강호에서는 이놈을 아수라참마도(阿修羅斬魔刀)라 부르더구나.”


사내의 등장에 대해서 그저 노기가 등등하던 무리는 사내가 조용히 읊조리는 칼의 이름을 듣고는 모두 안색이 파랗게 굳어 버렸다.

‘아수라참마도’

이 칼에 얽힌 강호의 소문들을 무림인 들이라면 익히 아는바.

십오 년 전 광승 이라는 괴승이 강호를 횡행할 때,

서장(西藏)의 무력집단인 포탈랍 외궁의 세력과 비무가 있었다.

거기서 승려답지 않게 라마승들의 무승인 자가 광승에게 내기를 걸었다고 전해진다.

비무에서 지면 광승은 한쪽 팔을 내놓아야 하고,

라마승이 지면 포탈랍궁 ( 布達拉宮 )에서 비장하고 있던 신칼.

아수라참마도를 내놓겠다고 했던 것.

연원은 알 수 없으나 그 칼은 포탈랍 궁이 세워진 이후 딱 한 번 사용했었다고 알려졌었다.

이백 년 전 서장의 무리와 중원의 무력집단들이 다툼이 벌어졌을 때,

군사세력을 앞세운 중원의 무리를 서장 초입에서 단 한기의 라마승이 아수라참마도를 휘둘러 그야말로 시산혈해를 이루었었다는 전설.

그것이 광승의 비무에서 승리하여 중원으로 넘어왔다는 소문.

지금 그 소문의 칼이 이 협곡에 나타났고, 그 주인이라는 것은 광승의 전인이라는 말.


포탈랍궁의 라마승들이 쓰는 무공은 중원과는 달라 좀 괴이했다.

그런 연유로 중원 무림인들은 포탈랍궁 라마승들의 무공을 사이하다고 하는 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것은 또 잘못 왜곡된 사실.

당나라 때 티베트로 시집을 간 문성 공주에 의해 전파된 불교는 본래 전래국이던 당나라보다도 더 불교가 크게 부흥했었다.

인도로부터 전해진 불교와 달리 그들은 승려 중에 지도자인 라마승을 중심으로 교리가 발전했고,

라마승이 된다는 것은 활불이 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인간계에서 깨달음을 위해 육신을 단련하는 중원의 승려들과는 그 단련의 강도와 방법이 완전히 달랐다.

지역적으로 인도와도 밀접한 형태로 인도의 각종 육체 단련법이 전승된 부분도 있었고,

전 국민이 불교를 지지하고 성원하다 보니 라마승 개개인 어깨에 올려진 무게도 무거웠다.

인간의 몸으로 활불 소리를 듣기 위해 그들은 극강의 수련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연유로 라마승들 개개인이 지닌 무력은 중원의 것과는 궤가 달랐다.

그러한 라마승들을 이겨낸 광승이 얼마나 대단한 무력을 가진 것인가는 거의 전설에 가까웠다.

그 유명한 광승이 라마승에게서 내기로 빼앗아왔다는 아수라참마도가 나타난 것이다.


흑색 무복의 사내, 광룡은 기마 무리의 반응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 여전히 혼잣말 같은 소리를 읊조렸다.

“ 무고한 백성들의 피로 밥을 벌어먹는 그것도 모자라서 인육을 즐기기까지 하던 인간 같지 않던 놈들이.

이젠 멀쩡하게 관의 개가 되어 아주 떳떳하게 약탈을 일삼는구나.

내 오늘 살계를 열어 네 놈의 짐승만도 못한 생을 끊어 주리라. “


광룡의 말을 듣고 있던 웅손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마치 술을 마신 것 같이 되었다.

“ 개소리! 젊은데도 정신 나간 미친놈이 있구나! 얘들아, 저놈을 육시 해 버려라.”

웅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광룡의 거대한 칼이 수십 자루로 불어났다.

실제로 불어난 것은 아니었지만 광풍사의 무리들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거무튀튀한 도신이 공작이 꼬리를 편 것처럼 만개하였다가, 섬전처럼 무리들을 향해 날아든다.

차차창.

본능적으로 무리들이 막아낸 병기들이 우수수 잘려나간다.

검, 도, 창, 곤, 부 ( 劍, 刀.,槍, 棍, 斧 )그 어떤 병기들도 참마 도에 부딪히는 순간 깨어지고 부러져 나가며 타고 있던 말 도 사람도 잘라 버린다.

자르기보다는 육중한 칼에 의해 으깨어진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어, 어 하고 무리가 당황하는 사이에 이미 계곡을 빠져 나와 있던 이십 여기의 인마가 도륙이 난다.

처음 광룡의 거칠고 빠른 공격에 잠시 멍청해져 있던 웅손이 벼락같은 일갈을 지르며 광룡의 앞으로 뛰어들었다.

‘ 깡!’

거칠 것 없이 수숫단 베어내듯 난무하던 광룡의 칼질이 처음으로 멈췄다.

칼을 막고 있는 것은 굵은 쇠 도리깨.

무쇠로 만들어져 보통의 무인들도 들기 힘들어 보이는 육중한 쇠 도리깨의 첨두 끝에 참마도가 반쯤 박혀 있었다.

나무둥치처럼 굵다란 웅손의 두 팔에 핏줄이 드러나도록 힘을 주어 막고 있었지만,

그다지 굵지도 않은 광룡의 한쪽 팔에 쥐어진 거대한 참마도의 힘과 호각을 이룬 모양새.


“ 많이 늙었구나. 마적 놈.”

잔뜩 팔에 힘을 주고 있던 웅손은 어리둥절해졌다.

자신의 목 정도밖에 안 올 크지 않은 체구의 이 새파란 외팔이가 한쪽 팔로 자신의 육중한 도리깨를 받아내는 것도 기이하지만 자신을 이미 알아본 듯한 말투.

기를 운용하면서 입을 여는 것은 좋지 않지만, 궁금증이 기본을 앞질렀다.


“ 나를 아느냐?”

“ 십여 년 전 안령 산맥에 있던 산촌에서 했던 도적질을 기억하느냐?”

광룡의 말에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워낙 어디건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노략질을 해서 다 기억을 하진 못하지만,

광승이라는 이름, 그리고 꼬마의 뜻밖의 분전과 동료의 남성 상실.

“ 그럼, 네 놈이 그때 팔을 날린 그 꼬마? 땡중이 데려갔던?”

웅손은 기가 빠져나가는 것도 잊고 경악하여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 그래. 네놈들이 애들 데리고 놀 듯 약탈했던 그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지.

네놈들을 찾기 위해 내가 얼마나 오랜 시간 중원을 누볐는지 아느냐? ”

“ 그렇다면 네 놈이 오래전 중원 각파에 비무를 청하고 다녔다는 그 광룡? 맞느냐?

그 광룡이 바로 그때의 그 꼬마라고? ”


대답 대신 갑자기 참마 도에 묵빛 안개 같은 것이 드러나며 웅손이 힘겹게 막고 있던 도리깨를 무 자르듯 싹둑 자르며 상반신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하지만 웅손도 노련한 무인. 십여 년 놀고만 있던 게 아니다.

광룡의 칼이 묵빛이 드러날 때부터 이미 칼에 진기가 주입되어 도기가 맺힌 것을 알았다.

순식간에 무쇠 도리깨가 잘리고 말 모가지가 덩달아 잘리는 걸 보는 찰라,

웅손은 제운종 신법으로 말 위에 앉은 자세 그대로 뒤로 미끄러지듯 물러났다.

그러나 참마도의 도기에 의해 가슴 어름이 쩍 벌어지며 선혈이 튀었다.


웅손은 가슴에서 선혈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아랑곳없이 미친 듯 뒤에 서 있던 수하의 말을 뺏어 타고 계곡 뒤로 돌아서 달려갔다.

주변에 서 있던 기마 무리들이 어어 하는 사이 광룡의 참마도가 다시 휘둘러지는 것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계속



● 포탈랍궁 (布達拉宮) : 중국 티베트 자치구 라싸에 있는 궁전으로, 달라이 라마의 거주지였으며, 티베트의 중심 종교인 티베트 불교의 총본산이었다. 1994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엄청난 고지대에 있는 것이 특징으로 '포탈라'라는 이름은 관세음보살이 사는 산인 포탈라카 산 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布达拉라는 표기는 뜻이 있는 게 아니라 단순한 음차표기이다. 전통적인 단일 건축물로서는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며, 동아시아에 있는 어떠한 단일 전통 건축물보다 크다. 포탈라궁의 총 건축면적은 13만m2으로, 전체 부지는 36만m2이며, 동서의 길이는 360m에 이르고 남북[5]은 270m, 높이는 13층으로 117m에 달한다. 641년에 토번(吐蕃) 왕국의 송첸캄포 왕이 당나라에서 시집온 아내 문성공주와 살기 위해 처음 지어졌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전에 이미 완성되었고 애초에 그때는 이름도 홍산궁전이다. 문성공주가 지은 곳은 네팔의 공주와 같이 지은 별채인 절 2개뿐이다. 홍산궁전은 토번 왕조가 멸망하면서 파괴되었고 지금 있는 건물은 17세기에 달라이 라마 5세가 지었으며 1645년까지 수차례의 증축을 통해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

● 라마교 : 티벳 불교. "라마(La­ma)"는 구루(Guru), 즉 스승(師)을 뜻하는데 불(佛) · 법(法) · 승(僧)의 3보(三寶)에 법을 전하는 사(師)를 더하여 4보(四寶)라 하고, 여기에도 귀의한다. 이러한 특색을 외부에서 평하여 라마교라고 부르게 되었다. 10세기에 들어와서는, 티베트 불교가 받아들인 밀교의 성적(性的) 요소를 배제한 까담빠(카담파 · Kadampa)가 성립되었고, 이들로부터 분리된 사키야빠(사캬파 · Sakyapa)의 파스파(1239~1280)는 티베트 불교(라마교)의 종교적 수장이 됨과 동시에 정치적 권력을 장악하여 법왕국가를 건설하였고 세력을 신장하였다. 이 무렵에 티베트 불교(라마교)는 티베트인과 동일한 유목 민족인 몽고인 사회에도 퍼지게 되었다. 15세기가 되면서 쫑카빠(Tsong­ka­pa · 쏭카파 · 宗喀巴: 1357~1419)에 의한 티베트 불교(라마교)의 개혁이 이루어져 현세의 이익을 비는 주술(呪術)이 배척되고 계율의 준수가 강조되었다. 이 파는 라사의 동남쪽에 있는 가단사(寺)를 근거로 하여 겔룩빠(겔룩파 · Gelugpa · 黃帽派 · 황모파)라고 불렀으며, 종래 티베트 불교(라마교)의 닝마빠(닝마파 · Nyingma · 紅帽派 · 홍모파)와 원시 본교(Bön)와 구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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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사망탑 死網塔 20.04.15 248 3 9쪽
39 사망탑 死網塔 20.04.14 280 3 8쪽
38 사망탑 死網塔 20.04.13 300 3 9쪽
37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10 298 4 9쪽
36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8 325 3 8쪽
35 대도무문(大刀無門) 20.04.07 313 4 9쪽
34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6 330 3 8쪽
33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2 361 3 6쪽
32 분골쇄신 (粉骨碎身) 20.04.01 349 3 8쪽
31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1 355 3 8쪽
30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30 364 3 10쪽
29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7 385 3 9쪽
28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6 412 3 9쪽
27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5 397 2 10쪽
26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4 393 2 8쪽
25 사망유희(死亡遊戲) 20.03.23 401 3 8쪽
24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20 418 3 8쪽
23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9 416 3 9쪽
»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8 426 4 10쪽
21 용쟁호투 (龍爭虎鬪) 20.03.16 441 3 9쪽
20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3 449 5 9쪽
19 구곡간장 九曲肝腸 20.03.12 451 3 9쪽
18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1 456 4 9쪽
17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10 474 4 13쪽
16 중경삼림 (重慶森林) 20.03.06 51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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