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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네 님의 서재입니다.

트롤킹의 능력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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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네
작품등록일 :
2021.12.01 23:58
최근연재일 :
2021.12.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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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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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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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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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던전 속 트롤

DUMMY

“캬아아악 죽인다. 인간”

다 들리거든?

“그딴 말 하지 말아라. 트롤아”

트롤은 한 손에 기다란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팔보다 긴 길이에 손잡이 부분이 얇고 몸통 부분은 두툼한 길쭉한 방망이다.

꼭 도깨비 방망이 같았다.

트롤은 몽둥이를 휭휭 흔들며 나를 위협했다.

퉤퉤

나는 손바닥에 침을 뱉고 해머를 꽉 쥐었다.

뭐라고 하는지 말이 들리는 몬스터와 상대하려니 기분이 이상하다.

하지만 트롤이 나를 적대시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죽인다는데

사람이 나를 보고 몽둥이를 흔들며 죽인다고 해도 싸울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하물며 트롤이 그렇게 다가오는데 어쩌랴?

말이 들린다고 의견이 다 통하란 법은 없다.

한 손 방패와 한 손 해머를 들고 전방을 주시하는 나

그리고 커다란 입에서 죽인다를 연발하고 있는 트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에게 달렸다.

둘이 동시에 달려서 그런지 눈 깜짝할 사이에 마주 보게 되었다.


휘잉

트롤은 몽둥이를, 나는 해머를 휘둘렀다.


쿠엑

트롤도 한 방 얻어맞았고 나도 몽둥이에 가격당했다.

도플갱어인가?

우리는 싸우는 스타일이 비슷했다.

하지만 한 대 맞았다고 쓰러질 순 없지.

트롤의 몽둥이가 다시 바람을 갈랐다.



방패로 막았다.

트롤아 너는 몽둥이 뿐이지만 나는 방패가 있거든.

나는 방패로 트롤의 몽둥이를 막고 해머를 휘둘러 트롤의 옆구리에 적중시켰다.

트롤과 내가 싸우는 스타일이 비슷했다.

하지만 트롤은 공격뿐이고 나는 공수를 적절히 활용했다.

쯧쯧

몸만 튼튼하고 머리가 안 되는 트롤

몸은 비슷하고 머리도 되는 나

뻔한 싸움이다.



트롤의 몽둥이를 방패로 막고


쿠엑

내 해머를 적중시켰다.

슬슬 물러나는 트롤

쫄리냐?

“캬아아악 안쫄리다.”

쫄린 것 같은데?

트롤이 다시 나를 향해 달려 다가왔다.

나는 마주 달려 나가다가 순간 자세를 낮추었다.

그리고 트롤의 다리를 걸고 트롤이 달려오는 힘을 이용하여 트롤을 들어 메다꽂았다.

엎어치기 한 판

이어서 대자로 누워있는 트롤 위에 해머질을 시작했다.


쿠엑


꾸우우우엑

인절미 떡을 만들 듯.

떡방아를 찧듯이 내리친 해머

찰떡쿵

쿵더쿵

트롤이 떡이 되었다.

트롤이 회복력이 좋다지만 나는 안다.

회복력 Max가 회복력 무한대가 아니란 것을.

“쿠에에엑...죽...여...라”

트롤이 죽이라 했다.

잠시 고민이 되었다. 죽일까 말까의 고민이 아니다.

들리긴 하는데 혹시 내가 말을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

내가 말했다.

“쿠륵?”

이게 아닌가?

“콰륵?”

“콰특?”

흠흠

목청을 가다듬었다.

“콰아

아아

콰아아

콰아아아아아아아아”

에이 안되네. 목소리가 뭐 저래?

들리긴 하는데 목소리는 내가 원하는 소리가 안 나온다. 성대 구조가 다른 듯.

인간이 낼 수 있는 범위 자체가 아닌 것 같다.

성대를 어떻게 바꿀 수도 없···.

있구나

나는 TV에서 보았던 마법 소녀들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몽환적이며 아름다웠던 목소리

돌고래 같은 초음파부터 소름 끼치는 저주파까지 넘나들던 소녀들의 목소리

그래 각성자 가수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소리도 냈더랬지

나는 마나를 목으로 보내보았다.

“콰-

콰아--

아아아아--”

어쭈?

내가 목청 가다듬는 사이에 그새 트롤이 회복되어 움찔움찔한다.

성대에 마나를 감싸서 목소리를 내 보았다.

“콰아륵? 죽 일 까?”

트롤의 눈이 커졌다.

와 된다.

이게 되네

왜? 트롤말하는 인간 처음 봐?

“크루롸...롸라가칵? 아니? 인간···. 어떻게 말을 하는 거지?”

“크라다- 그 ㅔ

크라 그ㅔ

크라라 그게”

오케이 감 잡았다.

“크라다...라과...카낙락 그게 중요 한게 아닐 텐데?”


너 누가 트롤 아니랄까봐 그새 회복됐다고 눈빛이 좀 띠껍다.

우린 대화가 필요해

언어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카륵. 앞으로 취침”

트롤이 앞으로 누웠다.

“콰릭. 기상”

트롤이 똑바로 섰다.

“앞으로 취침, 뒤로 취침, 앞, 뒤, 앞, 뒤”

트롤이 반복적으로 엎어졌다 뒤로 누웠다를 반복했다.

“앞에 트롤 똑바로 못합니까? 자세 똑바로 안 하면 해머질 5분 추가합니다. 알겠습니까?”

...


트롤과 육체적, 언어적 대화를 나누었다.

한참을 대화를 나누니 이제 트롤과 일상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트롤은 제법 말이 통했다.

내가 말했다.

“트롤아”

트롤이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나를 대답했다.

“네 형님”

“내가 누구라고?”

비굴한 모습의 트롤을 본 적이 있는가? 트롤은 이사님 옆에서 알랑방귀를 뀌는 과장처럼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말했다.

“네 저의 오야붕이십니다. 형님”

“너는?”

트롤은 귓가에 두 손을 대고 종이 울리는 것처럼 흔들며 말했다.

“저는 형님의 종입니다. 딸랑딸랑”

“앞으로 어떻게 한다고?”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는 트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아니야.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하라고 잘.”

“명심하겠습니다. 형님”

트롤이 허리를 접어 땅바닥에 머리가 닿도록 인사를 했다.

그래. 인사는 정수리가 땅에 닿아야 한다고 가르치기를 잘했다.

내가 물었다.

“트롤아 그런데 너 이 동네 잘 아냐?”

아직 던전 내부다. 나는 던전 클리어를 위해 트롤이 던전 내부를 잘 알고 있는지 물었다.

“이 동네는 저의 나와바리지 말입니다. 행님”

트롤은 나를 행님이라 부르며 더욱 비굴해졌다.

“이 동네는 몬스터가 뭐 있냐?”“넵. 이 동네는 대부분 오크입니다. 고블린도 있고 슬라임도 있지만, 그것들은 맛도 없고 숫자도 얼마 안 됩니다. 행님.”

“오크 대장은 뭐고 어디쯤 있어?”

“오크들은 주술사가 대장입니다. 마법을 씁니다. 행님”

마법을 쓰는 오크

오크 샤먼일 확률이 높다.

오크 샤먼은 주술적인 방법으로 디버프 계열을 즐겨 쓰는데 디버프를 받고 다수의 오크들에 둘러싸이면 위험할 수 있다.

“그래. 어느 쪽에 있냐?”

“이쪽입니다. 행님”

내가 말했다.

“동생아 가자.”



트롤을 앞장세우고 간 곳에는 오크 군락이 있었다.

어설픈 나무로 된 움막집.

경계병으로 보이는 듯한 오크도 있었다.

군락은 제법 커서 오크가 백마리는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트롤을 이용할 수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트롤아”

“네 행님”

“너 저기 가서 몇 마리만 데리고 와봐라”

트롤은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다 덤비면 저도 조금 어려운데 말입니다. 행님”

트롤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아니 그러니까 다 잡으라는 게 아니고 톡톡 쳐서 몇 마리만 끌고 와보라고

왜 그런 거 있잖아

톡톡

열받냐?

톡톡

깐족거리면서 어때 열받냐 열받냐? 어? 어? 쳐봐, 쳐봐

이런 거 있잖아.

열받으면 나와라. 어? 뭐 이런 거. 이해 안 돼?

그러면 열받아서 몇 마리 따라 나오게 되어 있어. 그러면 나 있는 쪽으로 데려와

그러면 나랑 같이 잡으면 되잖아. 어때 이해가 가?”

“아니 그런 엄청난 전략을!”

트롤은 마치 삼국지의 제갈공명을 본 것처럼 존경의 눈빛을 보냈다.

그래. 너는 그냥 닥치고 공격이었겠지.

톡톡 낚시질하는 트롤은 사실 나도 잘 못 들어봤어.

그리고 나도 보통은 닥공이야.

그런데 저길 봐 오크가 군락을 이뤄. 게다가 오크 샤먼이라며. 저기 그냥 들어갔다가는 다시는 못 나오는 수가 있어.

트롤이 전략대로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계속 걸어갔다.

곧 오크들이 트롤을 발견했다.

경계를 서던 오크가 소리를 질렀다.

“크롸로롸롹”

음 왠지 아쉽다. 저건 못 알아듣겠네

트롤은 뚜벅뚜벅 계속 걸어갔다.

그러더니 경계를 서고 있는 오크에게 몽둥이를 휘둘렀다.


트롤은 뒤를 돌아다보더니 나를 보며 씨익 웃었다.

어딘지 트롤의 묵직한 몽둥이질에서 진한 사나이의 향기가 흘렀다.

웅성웅성

오크 무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 이제 나와

트롤은 나오지 않고 괴성을 질렀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악. 다 덤벼”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다.

오크보다는 트롤이 상위 몬스터다.

그러니 트롤이 오크를 쳐 잡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도 숫자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안 된다.

저걸 냅둬 말아.

나는 살짝 고민했다.

그래도 나름 동생으로 삼았는데 벌써 죽으면 조금 아쉽다.

아직 오크 샤먼은 안 나왔다. 나는 얼른 트롤을 향해 뛰었다.

“크라라라라라라락. 야 이 빙딱아 그만 잡고 튀어”

나는 트롤의 뒤통수에 해머 한 방을 가볍게 날려 준 뒤 뒷덜미를 잡고 빠져나왔다.

“튀어”

트롤은 이제야 정신을 차렸는지 나를 따라 뛰었다.

트롤이 난리를 쳐 주어서 그런지 오크들이 제법 많이 나왔다.

얼마나 달렸을까 헉헉 숨이 다 차오른다. 내가 숨이 차오른다는 뜻은 뒤를 보면 아무도 없다는 뜻이다.

나는 내 손에 질질 끌려오는 트롤을 보았다.

저 커다란 입에서 침이 질질 흘린다.

내가 물었다.

“너 체력은 어떻게 채우냐?”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가만있으면 됩니다. 행님”

그래 너 트롤이었지

“그래 너 대단한 트롤이다.”

“행님이 더 트롤 같지 말입니다. 행님”

뒤로 돌아 다시 오크들을 사냥하러 갔다.

오크들은 우릴 잡으러 오느라 일렬로 길게 늘어선 진형을 갖추었다.

흐흐

그런 진형이면 땡큐지.

한 줄로 띄어띄엄 있는 오크에 나와 트롤 둘

이건 뭐 줄줄이 사탕이다.

나는 한 손에는 해머, 다른 손에는 권기를 둘러보았다.

한 손으로는 베고, 다른 손으로는 부쉈다.

옆에서는 야구의 홈런왕이라도 되는 듯 열심히 오크 머리로 홈런을 치고 있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좋군.


오크 낚시질을 세 번 정도 하자 오크 샤먼까지 포함해 전 오크가 한 군데 모여서 나왔다.

쩝...탱커에 법사 조합이면 뚫기 어려운데

나는 신중을 기했다.

법사만 있어도 쉽고, 탱커만 있어도 쉬운데 둘이 같이 있는 조합이면 시너지가 나서 어렵다.

막말로 샤먼 혼자 있으면 디퍼프 걸어봤자 조금 참고 가서 쓱싹 하면 된다.

오크만 있는 무리야 지금까지도 신나게 잡았다.

“트롤아”

“네 행님”

“너 지금까지 했던 것 너 혼자 할 수 있겠어? 어? 막 다가가지 말고 뒤로 물러서면서 깔짝거리기 말이야.”

세 번이나 했는데 학습 효과가 없으려나

“니가 앞에서 깔짝거려서 오크들 끌어들이면 내가 뒤로 돌아서 샤먼을 잡을게. 그럼 끝이야.”

트롤은 다시 감탄의 눈빛을 보냈다.

다시 시작된 오크 낚시

오크들은 용감했지만 멍청했다.

그리고 깔짝이는 트롤에게 떼로 덤볐다.

트롤을 작전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나는 풀숲으로 숨어들었다. 저 멀리 작전대로 진행하는 트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띠며 무리를 우회했다. 슬쩍 트롤을 보았다.

저런. 몇 대 맞더니 열받아서 미쳐 날뛰고 있다.

오크보다 아주 조금 영리한 모양이다.

나는 얼른 뛰어 오크 샤먼의 뒤로 돌았다.

몇 마리 없다.

과감한 침투

그리고 해머질

오크 샤먼의 디버프가 날아왔다.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어쩌나 나는 인간이고 던전에 들어올 때 이런저런 짐을 많이 싸왔는데. 울 매니저님이 골고루 싸 주셨단 말이야. 아이 꼼꼼도 하셔라.

나는 입에 물고 있던 캡슐형 포션을 깨물었다.

바삭, 꿀꺽

널 위해 준비했어. 상태 이상 해제 포션. 하급이지만 비쌌다. 그래도 쓸 데는 써야지.

잠깐이지만 디버프 무력화다.

보호해주는 오크도 별로 없고 디버프도 무력화된 샤먼.

이것도 못 잡으면 내가 트롤 동생이다.

해머 몇 방에 권기로 모가지를 쓱싹.

전방에 오크들이 우루루 몰려간 상태라 쉽게 샤먼을 잡았다.

그러게, 법사는 외로이 따로 떨어지면 모가지도 따로 떨어지는 법이란다.

레벨도 오르고 귀환석도 나왔다. 귀환석을 줍고 트롤에게 갔다.

동생 혼자서 수고했어.

피를 철철 흘리는 모습이 역시 상남자라니까

내가 먼저 외쳤다.

“콰락 콰우우 소리질러 다 죽여”

트롤이 따라 외쳤다.

“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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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킹의 능력을 얻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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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트롤킹 21.12.25 141 7 12쪽
19 트롤과 드라마 21.12.24 146 4 11쪽
18 트롤과 방송하기 21.12.23 168 5 12쪽
17 순한 트롤 21.12.22 191 6 12쪽
» 던전 속 트롤 21.12.21 198 7 12쪽
15 솔로잉 21.12.20 207 7 12쪽
14 첫 사냥 21.12.20 208 6 12쪽
13 첫 사냥 21.12.19 217 8 11쪽
12 헌팅 시작 21.12.17 220 8 12쪽
11 성장 21.12.16 232 7 12쪽
10 마나 21.12.15 229 8 12쪽
9 트롤의 마나 21.12.13 242 9 12쪽
8 각오 21.12.13 234 8 12쪽
7 새로운 집 21.12.12 247 8 12쪽
6 근육운동 21.12.11 253 8 12쪽
5 길드 가입 21.12.04 274 7 12쪽
4 쇼케이스 21.12.03 275 9 11쪽
3 각성 테스트 21.12.02 312 8 12쪽
2 트롤 꿈 21.12.02 332 12 11쪽
1 잡아먹히다 21.12.02 400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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