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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네 님의 서재입니다.

트롤킹의 능력을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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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네
작품등록일 :
2021.12.01 23:58
최근연재일 :
2021.12.25 18:46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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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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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글자수 :
106,668

작성
21.12.1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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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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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트롤의 마나

DUMMY

오랜 시간에 걸쳐 지하수가 뚫어낸 석회동굴 안에는 삐죽삐죽 종유석이 솟아나 있었다.

동굴은 상당히 깊고 컸다.

동굴 안쪽에는 정체 모를 뼈들이 굴러다니고 있었으며 어쩐지 음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동굴 안에 퍼져 있는 진한 포식자의 냄새.

여느 작은 생명들은 그 냄새에 가까이 가기 두려운 동굴이었다.


동굴 안 종유석을 따라 흘러내리던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 소리에 놀라서일까?

동굴 속에서 어린 트롤이 눈을 떴다.

끼긱?

트롤은 눈을 뜨자마자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며 소리를 내었다.

파란 피부

아직 성체가 아니지만 나름대로 덩치가 있었다.

목 뒤편에 모습을 드러낸 승모근,

긴 팔에 도드라진 이두와 삼두 근육.

긴 다리를 가득 채운 허벅지 근육.

닭 다리처럼 종아리 뒤편을 알차게 채우고 있는 종아리 근육.

마치 어린이 보디빌더가 다이어트를 해서 지방을 쫙 뺀 듯한 몸이었다.

얼굴을 살펴보니 머리카락은 없고 옆으로 찢어진 두 눈에 눈동자는 마치 뱀과 같이 세로로 그어져 있었다.

코는 작았지만, 머리통에 비해 입은 컸다. 그리고 그 큰 입에는 삐죽삐죽 이빨이 돋아나 있다.

성체가 되지 못한 트롤.

어린 트롤은 동굴 내부를 둘러보며 몇 번 더 소리를 내었다.

끽끽

동굴에서 끽끽 소리가 울려 퍼졌다.

동굴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에 반응하는 존재가 없자 어린 트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경을 곤두세워 무언가 들리는지 들어보았다.

멀리 들리는 새소리, 숲을 울리는 벌레 소리.

트롤이 원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킁킁

이번에는 냄새를 맡았다.

익숙하고 포근한 냄새들

그 냄새들 속에서 진한 어미의 냄새가 난다.

트롤은 동굴 바깥으로 걸어 나갔다.

넓게 펼쳐진 숲.

까마득하게 높은 나무

넓은 잎을 가진 풀, 길게 세로로 줄이 그어진 풀, 작은 날벌레와 땅을 기어 다니는 벌레가 보인다.

토옥, 토옥

어린 트롤이 나오자 튀어 사라지는 벌레들

킁킁

냄새를 맡았다.

바람결에 실려 오는 어미의 냄새

저쪽이다.

냄새로 보아 어미는 그리 멀리 있지 않은 듯했다.

조금 걸어가자 트롤의 놀이터인 가운데가 뻥 뚫린 굵은 나무가 나왔다.

나무의 가운데 구멍을 통과해 곧장 냄새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뀌...익

저 멀리 뭔가 희미한 소리가 났다.

어린 트롤의 어미가 사냥하는 걸까?

혹시 어미가 아닐 수도 있어서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졌다.

어린 트롤은 콧구멍을 크게 벌리고, 귀를 쫑긋 세우고, 발걸음은 조심스레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했다.


누군가 뭔가를 때리는 소리가 났다.

익숙한 소리였다.

퍽, 퍽, 퍽

박자도 익숙하다.

어미가 먹이를 패는 소리가 분명하다.

자신이 뭔가를 때릴 때와 소리가 확연히 다르다.

주먹의 크기가 달라서일까? 아니면 휘두르는 방향과 속도가 달라서일까?

아! 패는 부위가 달라서일 수도 있겠다.

트롤의 어미는 얼굴을 패는 것을 좋아했다.

콰직

경쾌하게 코뼈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슬그머니 나뭇잎 틈 사이로 얼굴을 내밀어 보았다.

초록빛 몸통. 못생긴 얼굴. 삐죽 나온 두 개의 송곳니와 짧은 머리털.

굵은 팔뚝과 다리를 가져서 어린 트롤이 보기에는 무섭게만 보이는 몬스터다. 하지만 그 몬스터의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한 손으로 초록빛 몬스터의 목을 쥐고 그 면상을 패는 어미가 어린 트롤을 보았다.

크락

왜 여기까지 왔냐는 뜻이다.

크롸악 콰릭

배가 고프니? 팔뚝 하나 떼어줄까? 이런 말이다.

츄릅

입에 고인 침을 삼킨다.

어미로부터 팔 한 짝을 건네받았다.

한 입 찢어 우물우물 씹으니 춤이 절로 나온다.

어미를 향해 엉덩이를 삐죽 내밀고 좌우로 흔들흔들 엉덩이춤을 춘다.

좌로 두 번 우로 두 번

기쁨의 세레모니라 먹이를 들지 않은 손으로 엉덩이를 팡팡 쳤다.

에헤야 디야

그때 저 멀리 무언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쿵 쿵

묵직한 발걸음

하지만 익숙한 냄새에 어미와 어린 트롤은 경계하지 않았다.

푸스슥

풀숲을 헤치며 트롤의 아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비는 늑대 한 마리를 들고 있었다.

은빛 늑대

늑대는 아비 트롤에게 당한 듯 이곳저곳 흙투성이였다. 그런데도 은빛 늑대의 윤기가 곳곳에 남아있었다. 트롤에게 당했지만 당당하고 꺾이지 않은 투지가 남아있었다.

트롤 아비는 어린 트롤을 향해 늑대를 휙 하고 던졌다.


바닥에 떨어진 늑대

늑대는 달아나지 못했다.

뒷다리 두 쪽이 모두 부러진 듯했다.

하지만 곧 이를 드러내 어린 트롤을 경계하였다.

아비는 어미 옆으로 가서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졸지에 어린 트롤과 늑대만 남겨두고 관람을 하는 분위기였다.

아비 트롤이 어미 트롤에게 말했다.

크롹

나 오크 다리 한 짝만 달라는 의미다.

찌익

어미가 오크 다리를 찢어 아비에게 주었다.

어미 트롤이 말했다.

클라락 쿠락크락

적당히 먹고, 애 먹을 것 좀 남겨 놓으라는 의미다.


크르르르.

늑대는 짜증이 났다.

이럴 거면 그냥 죽이던가. 갖고 놀다니.

아무리 트롤이 늑대보다 상급 몬스터라지만 저 꼬마 트롤에게 장난감처럼 던져지다니 늑대는 자존심이 상하고 몹시 화가 났다. 자신은 나름대로 산맥을 휘젓고 다니는 은빛 늑대의 일족이다. 이따위 땅꼬마 트롤에게 던져질 대상이 아니다.

늑대는 분노했고 그 화를 어린 트롤에게 풀려 했다.

늑대는 입질을 했다. 뒷다리가 모두 부러져서 이동에 제한이 있었지만, 앞다리를 이용해 어린 트롤을 물려 했다.

어린 트롤은 갑작스런 늑대의 공격에도 당황하지 않고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이동에 제한이 있지만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늑대

그리고 늑대보다 더한 포식자이지만 아직 어린 트롤

상위 포식자의 자질이 있어서일까 어린 트롤이 늑대에게 달려갔다.

물려는 늑대와 이를 피하며 때리려는 어린 트롤

어린 트롤의 주먹이 먼저 늑대를 가격했다.

하지만 늑대는 충격을 무시하고 어린 트롤의 목덜미를 물려 했다.

팍.

손을 들어 목을 방어한 어린 트롤

늑대는 어린 트롤의 팔뚝을 물고 거세게 좌우로 흔들었다.

늑대의 몸부림에 어린 트롤도 좌우로 흔들렸다.

하지만 어린 트롤을 곧 자세를 다잡더니 남은 손으로 늑대의 머리통을 가격하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늑대가 팔을 물고 흔들든지 말든지 꾸준히 때렸다.

퍽, 퍽, 퍽, 퍽

늑대에 물린 팔이 걸레짝이 되어 갔다.

하지만 어린 트롤은 물린 팔이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늑대의 머리통을 가격했다.

퍽, 퍽, 퍽, 퍽

얼마나 때렸을까?

머리통에 받은 충격으로 늑대가 비틀거리며 입을 떼고 물러났다.

어린 트롤은 재빨리 늑대에게 다가갔다.

늑대 위로 올라탄 어린 트롤

마운트 자세로 늑대의 머리를 계속 가격했다.

퍽, 퍽, 퍽, 퍽

늑대는 앞발톱으로 어린 트롤의 얼굴을 긁었다.

죽죽 그어지는 어린 트롤의 얼굴.

어린 트롤은 얼굴에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자기 할 일을 했다.

퍽, 퍽, 퍽, 퍽

얼마나 때렸을까 늑대에게 반응이 없었다.

피 칠갑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어린 트롤

휘이익~

아비 트롤이 휘파람을 불었다.

어미 트롤이 어린 트롤의 상처를 보았다.

상처는 천천히 아물고 있었다.

그때 어미 트롤이 어린 트롤에게 다가왔다.

어린 트롤의 키에 맞춰 쭈그려 앉은 어미 트롤은 어린 트롤과 눈을 맞추었다.

그리고 어미 트롤은 오른손 손톱 하나를 세워 자신의 왼 팔뚝을 그었다.

주욱

칼에 베인 것처럼 상처가 벌어졌다.

어린 트롤은 뭐 하는 거냐는 듯 바라보았다.

어미의 상처는 천천히 아물어갔다.

어미가 말했다.

카롹

잘 보라는 의미다.

어미의 기운이 달라졌다.

뭘 했을까?

천천히 아물어가던 상처가 마치 시간을 되돌리듯 순식간에 붙어 아물어 버렸다.

어미는 다시 자신의 팔을 그어 상처를 내었다.

그리고 어린 트롤이 자신의 팔에 손을 올리도록 했다.

그리고 다시 순식간에 아물어 버린 상처

어미가 말했다.

카릭?

알겠냐는 의미다.

어린 트롤은 무슨 의미인지 몰라 갸우뚱했다.

어미는 오른손 손톱으로 왼손바닥을 그어 기다란 상처를 내었다.

그리고 피가 나는 왼손바닥으로 천천히 아물고 있는 어린 트롤의 상처를 덮었다.

화아악.

아!

어린 트롤의 상처 난 팔에서 뭔가 느낌이 왔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한참을 놀거나 뛰어다닐 때 가끔 몸속에서 돌아다니던 기운

그 기운이다.

지금도 어린 트롤의 몸 이곳저곳에 돌아다니고 있는 기운이다.

어린 트롤은 어미가 그 기운을 말하는 거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 트롤은 자신의 몸속 기운을 불렀다.

기운이 반응하고 늑대에게 물린 손으로 기운이 모였다.

화아악.

늑대에게 물린 상처가 조금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었다.

이에 어린 트롤은 늑대에게 긁힌 얼굴 쪽으로 기운을 옮겼다.

화아악

얼굴에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오~ 뭔지 알겠다.

손톱을 세워 팔뚝을 그었다.

그렇지만 어린 트롤의 손톱이 약했는지 상처가 나지 않았다.

그러자 어미가 자신의 손톱을 보여주었다.

어린 트롤은 어미의 손톱을 보고 만져보았다.

아!

어미의 손톱에도 기운이 있었다.

그런 거구나.

어린 트롤은 한참 동안 기운을 갖고 놀았다.

손톱에 기운을 모아 반대편 팔뚝을 긋는다.

주욱. 팔뚝이 베어지고 피가 흐른다.

기운을 팔뚝으로 옮기면 팔뚝이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아문다.

주욱 베고, 스르륵 회복한다.

주욱, 스르륵

재미있었다.



잠에서 깼다.

잠을 안 자고 공부를 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잠들었나 보다.

보통 꿈은 깨고 나면 곧 잊는다는데 트롤꿈은 마치 경험한 것처럼 생생하다. 나는 오른손 검지 손톱으로 왼쪽 팔뚝을 긁었다.

스으윽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린 트롤이 느낀 기운을 느껴보려고 했다.

뭔가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 원래 내 몸속에 있어야 할 기운을 느끼려 했다.

눈을 감고 몸속을 관조했다.

둥 둥 뭔가 떠다니는 것 같았다.

내 몸이라는 공간 안을 부유하는 무언가

어린 트롤이 기운을 가지고 노는 느낌이 너무 생생해 나는 내 몸에서도 그것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둥 둥 나는 떠다니는 그것을 내 오른손 검지로 옮기는 상상을 했다.

그리고 다시 왼쪽 팔뚝을 그어 보았다.

주욱

눈을 떴다.

내 왼쪽 팔뚝은 칼로 그은 것처럼 그어져 있었다.

이게 손톱으로 낸 상처라고?

그때 디스플레이에서 스킬 알람이 울렸다.


띠링 스킬 권기를 익혔습니다.


권기? 이게 권기인가? 내가 아는 권기는 손가락이 아니라 주먹 전체를 둘러싸는 건데?

나는 기운을 주먹 전체에 둘러보았다. 권기라더니 역시 된다.

얇고 아른아른한 기운이 주먹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 이게 권기구나.


이번에는 상처에 집중했다.

기운이 상처로 이동하는 느낌을 가지려 애썼다.

잘되지 않았다.

얼마나 집중했을까?

화아악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이 느낌이구나

상처가 빠르게 나았다.


띠링 스킬 급속재생을 익혔습니다.


이걸 급속재생이라고 하는구나.


다시 상처를 내보고 빠르게 회복시켜 보았다.

한 번 더 상처를 내고 회복시켜 보았다.

재밌다.

어린 트롤의 재미를 알 것 같았다.


“상태창”


이름: 김민준 (C등급)

레벨 1

힘 158

민첩 78

체력 350/350

마나 5/20

액티브 스킬: 권기 Lv. 1 급속재생 Lv. 1

패시브 스킬: 회복 Lv. Max 재생 Lv. Max


스킬이 늘고 마나가 줄어 있었다.

역시 이 기운이 마나였다.

지난번에는 자고 일어났더니 각성자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자고 일어났더니 마나 유저가 되어 있었다.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트롤꿈은 로또인 것 같았다.

나 왠지 앞으로 잠잘 때 트롤꿈 꾸게 해달라고 빌며 잠들 것 같다.

침대 위 천장에 트롤 사진이라도 붙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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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킹의 능력을 얻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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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트롤킹 21.12.25 141 7 12쪽
19 트롤과 드라마 21.12.24 145 4 11쪽
18 트롤과 방송하기 21.12.23 167 5 12쪽
17 순한 트롤 21.12.22 190 6 12쪽
16 던전 속 트롤 21.12.21 198 7 12쪽
15 솔로잉 21.12.20 206 7 12쪽
14 첫 사냥 21.12.20 206 6 12쪽
13 첫 사냥 21.12.19 215 8 11쪽
12 헌팅 시작 21.12.17 219 8 12쪽
11 성장 21.12.16 231 7 12쪽
10 마나 21.12.15 227 8 12쪽
» 트롤의 마나 21.12.13 240 9 12쪽
8 각오 21.12.13 233 8 12쪽
7 새로운 집 21.12.12 245 8 12쪽
6 근육운동 21.12.11 251 8 12쪽
5 길드 가입 21.12.04 272 7 12쪽
4 쇼케이스 21.12.03 274 9 11쪽
3 각성 테스트 21.12.02 311 8 12쪽
2 트롤 꿈 21.12.02 330 12 11쪽
1 잡아먹히다 21.12.02 398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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