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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75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12.07 06:00
조회
193
추천
1
글자
12쪽

110.포로생활(1)-포로 배정

DUMMY

[1619년 음력 3월 6일 후금의 궁정에서 일종의 항복식이 열렸는데 두 원수는 절하지 않고 읍 만했다가 노이합적(누르하치)의 분노를 샀다. 7일 노이합적이 성 밖에 기다리고 있던 조선 병사를 모조리 죽이려는 것을 아들 귀영가가 말렸다. 이후 두 원수와 나(이민환)를 비롯한 장수 여덟은 흥경노성 안의 수용소에 나머지 병사들은 민가에 분가되어 수용이 되었다. -책중일록(이민환)-]


〖폐하! 조선의 원수들과 장수들이 허투알라(흥경노성)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호, 그러냐? 그들을 지금당장 놈들을 노성 안으로 들여보내라! 내 놈들의 항복을 받아내야 기분이 좋을 것 같구나!〗


금나라 조정에는 수십 리 길을 걸어서 누르하치의 본거지인 흥경노성 근처에 조선 패잔병들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달되었다. 성에서 몇 리 밖에 이들이 도착했다는 소리를 들은 누르하치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곧바로 도원수 강홍립과 부원수 김경서를 노성 안으로 불러올 것을 명했다.


〖칸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당장 조선의 두 명의 원수는 예를 갖춰서 허투알라로 오십쇼!〗

“알겠습니다. 도원수 대감. 그리고 부원수 영감. 떠날 채비를 하시지요.”


살아남은 여덟 명의 장수들과 두 명의 원수는 떠나기 전에 재빨리 의논을 했고 여기에 있어서 이전 군수이자 이번 전투의 종사관인 이민환은 두 원수에게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


“두 원수님들께는 송구스러운 말씀이지만 절대로 적들에게 기죽은 모습이나 겁먹은 모습을 보여줘서는 아니 됩니다.”

“흠. 이 종사관께서 그렇게 생각하는 연유가 무엇인지 들려주시오.”

“저들은 분명이 우리 조선에 일종의 항복을 요구할 것입니다. 헌데 우리가 패잔병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저들이 우리를 얼마나 얕잡아보고 앞으로 무례하게 대하겠습니까? 비록 저들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것은 힘들고 치욕스럽겠지만 읍 이상의 큰절을 올리는 항복은 하지 마시옵소서. 자존심을 끝까지 굽히시지 말란 소리입니다.”

“그렇군. 우리 이 종사관 말이 맞는 것 같소.”

“강화를 맺고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서 읍은 해야겠지만 지금 최고 관료이신 두 분께서 완전히 엎드려 들어가신다면 그 치욕은 살아남은 모든 조선군졸들 마저 앞으로 욕보이는 일이 될 수 있을까 말씀드리는 것이옵니다.”


간단한 의논이 끝난 다음 조선의 도원수와 부원수 그리고 장수 다섯명과 통역관들은 가까운 곳에 있는 노성으로 이동했다. 금나라의 수도인 흥경노성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고 번화한 도시의 모습을 본 두 명의 원수는 입이 떡 벌어졌다.


“우리가 낮잡아봤던 저들이 이렇게 번화하고 웅장한 도성을 만들었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만약 강화를 맺지 않았다면 정말로 남은 병사들과 우리들 모두가 저들의 손안에서 유린을 당하고 비참하게 죽었을 생각을 하니 정말로 끔찍하군요.”


두 원수는 서로 소곤소곤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 하면서 나아갔고 흥경노성의 거대한 문이 열렸다. 잘 정돈된 도로들을 지나면서 이국적인 만주어를 쓰는 여진족 주민들이 이들을 바라보며 알 수 없는 말로 시끌시끌했다.


〖저 놈들이 조선인인가? 결국에는 명나라를 도와주다가 저런 비참한 꼴을 하고 들어와 버렸군.〗

〖쯧쯧. 비겁한 놈들. 감히 명나라 편에서 우리 대금과 전투를 하다니!〗

〖어머니? 저 특이한 복장을 한 아저씨들 도대체 누구에요?〗

〖어? 응, 저 사람들은 이번에 우리 금나라와 싸웠다가 져서 항복하려고 들어온 조선 사람들이에요. 우리 칸님의 분노를 사는 사람은 저렇게 되는 거란다? 우리 아들도 폐하의 말씀은 잘 들어야 해! 알았지?〗


두 원수와 장수들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분명 자신들을 향해서 이런저런 비난의 말을 하고 있음은 분위기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누르하치가 있는 흥경노성의 궁궐에 도착했다. 도착을 하니 일종의 항복의식과 같은 절차를 위한 준비를 마친 듯 보였다. 조선의 두 원수가 여진족의 궐 안에 들어가서 한 가운데 자리를 잡으니 한참 뒤에 누르하치가 화려한 옷을 입고 등장했다.


누르하치는 멋지게 빛을 반사하는 화려한 갑옷과 멋진 활에 활시위에 화살을 걸어놓고서는 위엄 있게 자리 잡고 않았다.


〖크하하! 그대들의 우리 대금에 싸움을 걸어온 조선의 원수들인가?〗

“그렇습니다!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들과 서로 큰 희생이 따랐지만 이렇게 금나라 임금을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그래! 일국의 칸 앞에서 그대들은 고개를 숙여서 예를 표해라!〗

〖조선에서 온 도원수와 부원수는 폐하께 큰 절을 올려서 예를 표해라!〗


금나라는 누르하치에게 큰 절을 올리는 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종의 항복을 받아내고자 했다. 또한 조선에서 나름 높은 직위에 있는 도원수와 부원수에게 절을 받는 것으로 일종의 군신관계를 보이고자 했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선의 두 원수는 길을 나서기 전에 장수들과 의논했던 내용처럼 큰절을 올리지 않고 엎드려서 읍을 하는 것에 그쳤다.


“이렇게 금나라의 왕께서 강화를 맺어주심에 감사합니다.”

“금나라의 임금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송구합니다.”

〖그대들은 큰 절을 하는 법을 모르는가? 어서 고개를 숙여 폐하께 예를 보여라!〗

〖빨리 고개를 땅까지 숙여서 예를 표하지 못할까?〗


엎드려서 가볍게 고개만 숙이고 있는 조선의 두 원수들을 향해서 비난이 목소리가 쏟아졌다. 하지만 두 원수는 적의 본진에서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읍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를 보다 못해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간 누르하치는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한 나라의 임금 앞에서 이 어찌나 무례한 행동인가! 당장 큰 절을 올리지 못할까!〗

“이는 조선의 방식대로 관례에 따라 예를 표한 것이니 금나라의 임금께서는 부디 노하지 마시길...”

〖그대들이 정말로 계속 이렇게 나오겠다는 건가! 금나라 칸의 자존심을 건드리다니! 그대들은 혹독한 대가를 받게 될 것이야!〗


화가 난 누르하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투덜거리며 밖으로 빠져나갔다. 왕이 화를 내며 궐 밖으로 나가자 당황한 금나라의 장수들과 신하들도 서둘러 따라 나갔다.


이후 흥경노성 내부의 배정된 숙소로 조선의 원수들과 장수들이 이동을 했다. 이들에게 배정된 숙소 주변에는 여진족 병사 수십 명이 이들을 둘러싸며 감시했다.


“적들의 성 내부에서는 도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그러게 말입니다. 밤이 늦었는데 저 안으로 들어간 분들이 걱정되는 군요.”


이민환을 비롯한 몇몇의 장수들은 노성 밖의 조선군영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성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직접 바라보질 못하니 답답하고 초조했다. 그렇게 침이 바짝바짝 마르는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종사관 나리! 종사관 나리 큰일 났습니다!”

“아니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

“오랑캐 기병 수천이 지금 우리 주변을 맴돌면서 금방이라도 활시위를 당기려 하고 있습니다!”

“뭐라! 빨리 나가 봅시다!”


이민환과 조선 군영에 남아있던 장수들은 서둘러 나가 보았고 정말로 수천의 여진족 기병이 살아남은 5천명의 조선 병사들을 에워싸며 활을 들고 위협하고 있었다.


굶주리고 힘없는 조선 병사들은 주변에서 금방이라도 활시위를 당길 것 같은 적의 기병대에 크게 겁을 먹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알지도 모르는 곳에 이동을 하면 살려준 다면서!”

“싸울 힘도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싸우라는 거야!”

“끝이야! 우리는 이제 이곳에서 다 죽은 목숨이라고!”



이렇게 수많은 기병대가 활과 칼을 들고 출병한 이유는 다름 아닌 누르하치의 분노 때문이었다.


〖어리석은 조선 놈들! 너희 상관들의 무례함으로 인해서 괜한 희생만 더 늘어나는 구나! 살아남은 조선 놈들을 농락한 다음에 모조리 죽여 버려라!〗

〖아버지! 이러지 마십쇼!〗

〖놔라! 지금이라도 달려 나가서 내 저 놈들을 그냥!〗

〖아버지, 조선인들을 포로로 잡고 있다면 필히 쓸모가 있을 겁니다. 조선이나 명나라에 협상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며, 저들에게 잡일을 맡길 수도 있는 일이 아닙니까?〗

〖흠... 듣고 보니 그렇군. 좋다! 내 둘째 아들 말을 믿어보지! 내 살아남은 조선 놈들을 아주 노예처럼 굴려먹을 것이니 그래도 괜찮다는 소리겠지?〗

〖아버지...그건...〗

〖좋아!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 지금 당장 조선인들을 포위한 병력을 물려라!〗


조선병사들을 둘러싼 기병들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누르하치의 둘째 아들의 만류로 인해서 조선병사들의 전멸은 면했다. 하지만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포로가 된 조선 백성들의 끔찍한 시련이 되어 돌아오게 되었다.


며칠 뒤 조선병사들은 흥경노성 주변의 집집마다 배정이 되었다.


〖조선인 포로들을 노성주변의 각 가정으로 옮겨서 가두어라!〗

“아니! 우릴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 어디로 가는 건지는 알려주시고...”

〖시끄럽다! 너희들은 앞으로 이곳에서 노예로 일해야 될 것이야!〗

“뭔 소린지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을 좀 해주세요. 통역관 없습니까?”


조선병사들은 겁에 떨면서 각각의 집으로 이동을 했고 그 집에서 포로생활 겸 노비생활을 하게 되었다. 여진족의 각 가정은 조선패잔병들을 감시할 겸 부려먹었다.


조선의 두 원수들과 장수들은 흥경노성 안에서 목책으로 빽빽하게 둘러싼 포로수용수 안에서 여진족 병사들의 감시 속에 포로생활을 했다. 그리고 이 목책 안으로 이런저런 바깥세상의 이야기를 들었다.


“뭐라고요? 밖에 있던 조선 군졸들이 민가에 노비로 분양되었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칸께서 결정하신 일입니다.〗

“조선 군졸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더 이상 자세한 것은 묻지 마세요. 저희들도 자세한 건 모릅니다! 어떻게 4~5천명이 되는 포로들의 생활을 모두 알 수 있겠습니까?〗


목책 안에 갇혀있는 도원수 강홍립은 맥이 빠진 채로 쓰러져서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다 나 때문이다. 내가 지휘를 똑바로 했으면 7천명의 병사들이 죽지 않았을 뿐더러 내가 현명하게 판단을 했다면 지금 살아남은 병사들도 저리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인데... 어리석은 지휘관 때문에 애꿎은 군졸들만 고통 받게 되었구나.”

“대감. 너무 자책하지 마십쇼. 저희들 역시 똑바로 통솔하지 못한 죄가 있습니다.”

“제가 도원수 대감께 읍만 하라고 강력히 요청해서 일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이 종사관의 죄가 가장 큽니다.”


목책 안에서는 포로생활을 하게 된 원수들과 장수들은 눈물을 쏟아내며 자신들과 병사들이 처한 상황에 통곡을 했다.


그 시각


“아이쿠! 여기는 어딥니까?”

〖몰라! 자세한 건 집주인한테 물어 보거라!〗


하루와 마루도 흥경노성 주변의 한 민가에 배정이 되었다.


〖오호호. 그대들이 조선패잔병들인가? 중년 남자들이지만 둘 다 몸이 좋은 것이 아주 쓸모가 많겠어?〗

“뭐라는 거야! 오랑캐 녀석! 하루야 우리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여긴 어디고 우리는 왜 이런 곳에 오게 된 거지?”

“이봐요 아저씨! 우리는 어떻게 된 겁니까! 얘기를 좀 해주세요!”

〖뭐라는 거야? 조선말을 알아들을 수 있어야지. 오늘은 특별이 첫날이니까 쉬고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을 시킬 거니까. 단단히 마음준비 하는 것이 좋을 게다!〗


하루와 마루는 창고같은 곳에 내던져졌고 약간의 물과 밥이 주어진 다음 창고문은 굳게 닫혔다.


“아쿠쿠쿠. 거 참 사람 험하게 다루네!”

“우린 이제 어찌 되는 건가? 설마 죽는 건 아니겠지?”

“에휴...꼴이 이게 뭐람. 그래도 집에 돌아갈 수는 있겠지?”

“그러게...집에 가족들이 우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텐데...”


하루와 마루는 낙담한 채 흘러가지도 않는 시간 속에서 서로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계속 내뱉었다. 이렇게 영문 모르는 일을 격은 적이 없으니...


한순간에 노비가 된 하루와 마루. 앞으로 그들은 어떤 고난을 받게 될 것인가?


작가의말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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