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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77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12.05 06:00
조회
185
추천
1
글자
11쪽

109.심하전투(4)-참혹한 패배

DUMMY

[1619년 음력 3월 4일 조선과 명나라 군대는 금나라(여진족)군대에 대패하게 된다. 다음날 3월 5일 금나라에서는 도원수 강홍립을 만나길 요청했고, 조선군은 여진족과 강화를 맺게 된다.]


“당황하지 마라! 다들 서둘러 진영을 정비하고 진열을 갖춰라!”

“산 위로 올라가서 진을 쳐라!”


조선군은 갑자기 나타는 짙은 연기구름에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도원수 강홍립을 비롯해서 여러 장수와 관료들이 죽을힘을 다해서 병사들을 통합해 움직였고 겨우겨우 진을 쳤다.


회색빛깔의 연기가 조선군을 가득 채운 이유는 앞서 공격을 나선 명나라 군대가 여진족의 부락을 습격해서 모조리 불태웠기 때문에 화염에 의한 연기풍이 조선군을 덮은 것이다.


“과연 이 연기는 우리들에게 좋은 징조일지 모르겠구나. 명나라 군대가 여진족을 격파해서 생긴 것일지 아닐 지는 지켜봐야 겠구나.”

“도원수대감 아무래도 상황이 좋지 않은 듯싶습니다. 만일 적들이 이 돌풍을 타고 우리에게로 온다면 적을 막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구나. 병사들에게 단단히 준비해서 적을 맞을 준비를 하라고 하여라.”


조선의 중영과 우영은 서둘러 산위에 올라가서 진을 쳤고 앞서가던 좌영은 평원에서 적을 맞이하기 위해 진을 쳤다. 하지만 주변지형을 빠르게 확인한 도원수 강홍립은 서둘러 병사를 보내 그들도 산중턱에 진을 치게 하려했다.


“대감! 도원수 대감!”

“그래, 좌영은 어떻게 되었느냐? 저쪽 산봉우리에 진을 치기 시작했느냐?”

“예, 빨리 진형을 옮길 수 있으면 옮기라 명을 했습니다.”

“빨리 진을 잘 쳐야 할 텐데.”


그러나 잠시 뒤에 끔찍한 소식이 들려왔다.


『대인! 강대인!』

“아니 명나라 유정제독 휘하에 계신 명나라의 장수 아니오? 그래, 어찌 되었소?”

『대인! 말씀드리기 송구스러우나...제독님께서 여진족에게 습격을 당해 전사하셨고 명나라 군대는 대패했습니다! 대패요!』

“뭐라고요? 유정제독이 전사하고 명나라가 대패했단 말입니까? 세상이 이런 일이!”

『강대인 이대로 있다간 포위된 조선의 좌영도 금방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서둘러 병사들을 통솔해서 오랑캐 놈들에게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비를 하십쇼!』


강홍립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좌영의 병사들을 돕기 위해 우영의 병사들을 출격시켰다. 좌영의 병사들이 공격당하기 전에 겨우겨우 우영이 합세해 진영을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짙은 회색연기를 뚫고선 여진족의 기마부대가 조선의 좌영과 우영을 향해서 무서운 속도로 달려 나왔다.


〖저 조선 놈들! 어차피 오합지졸이다! 우리 여진의 뛰어난 기마병으로 쓸어버리자!〗

“사수! 포수! 발사준비! 쏴라!”


탕! 타다다다탕!탕!

피슉! 슈슈슈슈슉!

수많은 총알과 화살이 달려오고 있는 여진족 기병을 향해 날아갔고 몇몇 기병들이 다가오다가 힘없이 쓰러졌다.


“재장전해라! 서둘러 재장전하라!”

“쏴라! 앞서 나오는 적들을 향해서 쏘란 말이다!”

“아니! 총알을 집어넣을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쏜답니까요!”

“적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수십 년 동안의 부족 간 전쟁으로 달련된 여진족의 기병은 요련하게 번개 같은 속력으로 진군해 나왔고 당황한 조선의 좌영과 우영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조총을 채 장전하기도 전에 여진족 기마병은 조선의 좌영과 우영을 둘러싼 채 재빠르게 진영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했고 조선 병사들은 총을 한 번 더 쏘기도 전에 여진족의 칼에 맞았다.


〖감히 우리 대금을 무시하고 명나라를 도와 공격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저리가! 저리가악...크흡.”

〖죽어라!〗

“으흑! 으아아악!”


정말로 순식간이었다. 수많은 조선병사들은 여진족의 귀신같은 칼날에 무방비했고 대열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처참한 패배를 접한 도원수와 장수들은 할 말을 잃었다.


“대감! 도원수 대감!”

“그래, 전투의 경과는 어찌 되었느냐?”

“그것이! 전멸입니다! 전멸이에요!”

“뭐라? 정말로 전멸했단 말이냐?”

“예! 좌영과 우영의 병사들 7천이 모조리 여진족에게 당해버렸습니다!”

“허...이럴 수가.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단 말이냐.”


조선의 병사들은 진영 내에 침투한 여진족 병사들에게 제대로 저항해보지도 못하고 도륙 당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선 좌영과 우영의 7000명의 병사들은 전멸을 당했다.


도원수 김홍립은 크게 낙심했다. 광해군의 어명을 받들어 조선의 병사들이 모두 무사히 국경을 건너서 돌아오게 만들려고 했으나 이미 1만 2천명의 병사들 중 7천명이 몰살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후로도 여러 척후병들은 쉬도 때도 없이 안 좋은 상황을 보고했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은 산중턱에서 대기하고 있는 병사들도 느낄 수 있었다.


“왜 이렇게 많은 병사들에 수시로 오고가는 것이지? 여진족에게 당해버린 것인가?”

“에이 설마. 하루 너 어제 내가 조총으로 쏴 맞추던 허접한 오랑캐 놈들 봤잖아? 설마 조선이 그런 놈들에게 당했겠어?”

“그래도 도원수 대감께로 오고가는 병사들의 표정들을 보면 하나같이 무거운 얼굴을 하고 있어서 말이야.”

“만약에 앞서나간 병사들이 격파 당했다면 이 마루님이 조총실력으로 모조리 총구멍을 내줄테니 말이야!”


마루는 힘들었지만 자만심에 빠져서 긍정적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조선병사들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아이고, 배야. 이제 100보도 더 못 걷겠다.”

“말하지 마세요. 괜히 말했다가 배만 더 고파지니까.”

“에휴, 힘들어. 그냥 다들 이렇게 땅에 누워있어. 더 배고파지기 전에 말이야.”

“으으으. 왜 이런 곳까지 와서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적 때문에 고생해야 되는 거야.”


조선 병사들은 이미 오랜 굶주림으로 인해서 제대로 서있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빠르고 숙련된 여진족의 기마부대를 맞이한다면 필히 남은 5천명의 병사들도 전멸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갑갑한 하루가 흘러갔고 도원수 김홍립을 비롯해 조선 군영에서는 앞으로 어찌하면 좋을지 밤을 새며 고민을 했다.


부원수 김경서는 적진으로 가서 강화협상을 했고 해가 떠오르자 조선 군영으로 돌아와서 도원수 김홍립에게 전직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부원수 영감. 어찌 되었소.”

“제가 직접 말을타고 가서 적의 장수들과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본래 조선은 금나라와 원한이 없었는데 오늘날 출병을 해서 금나라와 싸운 까닭은 명나라와 조선사이의 어쩔 수 없는 관계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어찌 되었습니까?”

“적들도 우리와 무리하게 싸워서 더 큰 피해를 입고 싶지는 않은 듯싶습니다. 때문에 강화를 맺는다면 더 이상의 무의미한 살육은 없을 것이라고 저들이 말했습니다.”

“하아... 그리 말했단 말이지요?”

“도원수 대감 어찌하실 요량이십니까?”


도원수 김홍립은 눈을 감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양손으로 머리위에 올려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어렵게 눈을 뜨고 관료와 장수들을 향해서 입을 열었다.


“내 아무래도 저들과 강화를 맺어야겠소.”

“대감! 허나 오랑캐와 강화를 맺다니요!”

“이보시오 황장군 진정하시오. 지금 강화를 맺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찌 되겠습니까? 지금 굶주려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병사들을 보세요. 저들마저 잃고 싶소!”

“부원수 말이 맞소, 나도 도원수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모든 백성들을 살아서 조선으로 돌아갈 수 있게 했어야 됐는데 그리하지 못했소.”

“대감!”

“아무튼 지금의 기운 없는 병사들을 갖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소. 게다가 7천명의 병사들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적들에게 당한 것을 그대들은 지켜봤지 않았소? 내 치욕스럽겠지만 남아있는 5천명의 군사들이라도 살려서 조선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저들의 의사에 맞춰서 강화를 맺어야겠소.”


조서 군영에는 도원수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담은 여진족의 병사들과 통보가 오고갔다. 조선측에서도 의심이 있었으나 지난날 3월 4일 여진족이 부원수를 대하는 것이 무례하지 않았음으로 큰 반감이 들지 않았다.


결국 고심 끝에 강홍립은 금나라와 강화를 맺기로 결심을 맺었고 적들의 요청에 따라 무장을 풀고 적진으로 들어갔다.


〖그대가 조선군의 도원수 강홍립인가? 만나서 반갑습니다.〗

“예, 반갑습니다.”

〖어제 그대들의 병사 7천을 평원에서 몰살시킨 것은 용서해 주시오. 악의가 있어서 그리한 것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대규모로 살생을 저지른 것은 정말로 심한 처분이었습니다.〗

“......”

〖그래, 우리와 강화를 맺으시겠습니까?〗

“예, 강화를 맺도록 하겠습니다.”

〖남아있는 병사들을 위해서, 또 우리 금나라와 조선사이의 관계를 위해서 이런 힘든 결단을 내리셨다니 아주 대단한 분이군요. 정말로 강화를 맺으시겠습니까?〗

“예, 맺을 겁니다. 본래 조선은 귀국과 악연이 있는 관계도 아니고 이번 출정은 명나라의 십여 차례 거듭된 요청으로 출정하게 된 것입니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고 양국 간의 마찰을 줄일 수만 있다면 금나라의 요청대로 강화를 맺을 것입니다.”

〖좋습니다! 이상을 좇지 않고 실리를 추구하시는 분이시군요!〗


조선은 금나라와 강화를 맺었다. 산중턱에서 대기를 하고 있던 조선의 병사들은 영문도 모른 채 상관의 명령에 따라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니? 어디로 이동을 하는 겁니까?”

“맞습니다. 배고프고 힘들어 죽겠는데 어딜 또 가는 건가요?”

“설마 지금 이 상태로 적들과 싸우러 가라는 소리는 아니시죠?”

“아니다! 너희들은 적들과 싸우러 가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서 이동을 하는 것이다.”

“살기 위해서라니? 집으로 돌아간단 말입니까?”

“그건 아니지만 죽지 않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도원수대감께서 말씀하셨다. 잔소리 말고 앞으로 걸어가! 여기서 굶어죽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조선 병사들은 싸우지 않는 다는 소리에 희망을 가졌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에 굉장히 의아해했다. 아니 조선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적들과 싸우는 것도 아니면 지금 남아있는 5천 여명의 병사들은 어디로 이동한다는 것인가?


“어? 조선으로 돌아가려면 이쪽 길이 아닌데? 그치 하루야?”

“응? 그런 거 같아.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흠, 그래도 싸우는 게 아니라 살 수 있는 길이라니까 걱정은 안 되는 걸?”

“그래? 나는 지금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너무나도 두려운데?”


마루는 오랫동안 힘들었던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했지만 하루는 앞으로 펼쳐진 불길한 경우가 자꾸만 떠올라서 앞으로 걸어 나갈수록 점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렇게 조선의 살아남은 5천여 명의 패잔병들은 금나라의 홍경노성 근처 부락으로 이동을 했다. 앞으로 펼쳐질 끔찍한 일을 실감하지 못한 채 말이다.


작가의말

7천명 전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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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10.포로생활(1)-포로 배정 18.12.07 194 1 12쪽
» 109.심하전투(4)-참혹한 패배 18.12.05 186 1 11쪽
108 108.심하전투(3)-여진족과 접전 18.12.01 190 1 12쪽
107 107.심하 전투(2)-배고픈 행군 18.10.27 255 1 11쪽
106 106.심하 전투(1)-북쪽으로 18.10.20 267 1 12쪽
105 105.새로운 위협 18.10.17 251 1 12쪽
104 104.누르하치의 야망(3) 18.10.14 26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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