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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왕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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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휴학왕
작품등록일 :
2022.06.20 11:54
최근연재일 :
2022.07.21 20:0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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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추천수 :
10
글자수 :
97,480

작성
22.06.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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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화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




DUMMY

“어이, 일어나거라.”


누군가가 로를 불렀다. 추욱 가라앉은 차분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목소리다. 남자와 여자가 화합을 맞추는 듯한 목소리가 그에게 의구심을 심어주었지만....

그럼에도 로는 일어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온몸이 비명을 지르듯이 찢어지고 있으니까. 그러니 좀 더 자고 싶다. 딱 1분만 더 게으르고 싶다. 다른 날도 마찬가지지만 월요병처럼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몸이 주말이라고 외치는 걸 보면 아마도 주말일지도 모른다.


“일어나!!”


한 번 더 큰 소리가 나자 로는 끙끙 앓는 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른 세수를 하며 눈에 붙어있는 눈곱을 떼며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곤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누가 놔두고 간 것 같은 수정구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의 흔적이나 마법을 썼다는 것조차 없었다.


마법을 썼더라면 마나의 흔적같이 맵싸리한 내음이 날 터인데 그건 아니었다.


“어딜 보는 거냐. 이쪽이다, 이쪽.”


또다.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대로 쳐다보자 웬 아까 보았던 수정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설마 스스로 사고하고 말하는 에고 속성의 수정구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며 수정구를 향해 귀를 가져다 댔다. 만약 에고 속성이라면 이건 국보급 보물이니까. 그런 국보급 보물이 자신의 곁에 있을 수 없지만 말이다.


“호오, 귀가 완전히 잘못된 건 아니군.”

“서....설마, 진짜 그 에고라고????”

“에고? 크하하하, 난 에고 따위가 아니다, 꼬마. 난 악마다.”

“악마....?”

“그래 악마.”


악마란 소리를 들은 로는 황당하다는 듯이 눈살을 찌뿌렸다. 정말 이 수정구가 악마라고 할지라도 구전 속에 등장하는 악마는 검의 형태를 하고 있어야 할......


“잠깐, 나 이상한 검을 뽑았었지. 구절에 따르면 악마는 검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던데 그게 너란 말이야?”

“맞다. 지금 시대같이 검의 형태를.... 아 잠깐 뭐 하는 게야!”


자신을 악마라고 말하는 수정구의 말을 집어 삼키며 로는 수정구를 창밖으로 집어 던졌다. 솔직히 뭔가 찝찝한 감이 없지 않아 싶다. 악마와 관련된 구절엔 이런 내용도 있다.


‘악마를 마주하면 도망쳐라.’


그리고 아직 잠이 덜 깨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이런 현상이 보이는 걸지도 모른다. 하긴 학교에서 그나마 믿고 있던 반장, 클르시스가 자신을 배신했는데 괜찮을 리가 있나.


구절처럼 로는 도망치기보단 아픈 몸뚱아리를 이끌고서 유리 재질로 된 것 같은 수정구를 던져 대었지만 수정구는 얼마 안가 다시 돌아왔다. 마치 부메랑처럼. 그리곤 로의 얼굴을 강타하며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이 자리가 자신의 자리였다는 것 마냥.


“네 녀석은 사람 말을 안 듣는 버릇이라도 있는 게냐.”

“우으..... 아프잖아!”

“아프라고 일부러 얼굴 쪽으로 날아왔다. 불만인가.”

“불만이다!”

“네가 내 얘기를 안 듣고 나서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호오, 드디어 내 말을 들을 생각이 있나 보군. 그럼 나도 자세부터 바꿔야겠지?”


수정구의 모습을 하고 있던 자칭 악마는 빠르게 검의 모습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곤 로는 보았다. 자신이 클르시스와 생사결을 하던 때에 들었던 검이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여전히 독특한 모양을 한 검. 베려고 해도 찌르려고 해도 할 수 없는 휘어진 검날이 진실을 말하고 있었다.


“자, 이제 나도 준비가 되었다.”

“진.....”

“진?”

“진짜 악마야?!! 아 나 좆됐네. 하필 뽑아도 악마를 뽑냐구. 그보다 악마랑 관련된 건 다 거짓이었던 거 아니었어?! 세상에 마상에.......”

“뭘 그리 호들갑인가. 악마 처음 보나?”

“다...당연하지! 너 같은 시컴탱탱한 칼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 거 같아? 거기다가 진짜 악마라니.... 난 반역죄로 죽고 말 거야. 최소한 십자가형만 피했으면 좋겠다. 아냐 이 꽃다운 나이에 죽긴 싫어.”

“.....정말이지 호들갑이란 다 떠는군. 그럼 이제 내 얘기를 들어 봐줄 수 있나? 너와 얘기를 하려고 사흘이나 걸렸거든.”

“으아아아아, 잠깐만 사흘이라고? 그럼 그 사건이 지난 뒤가 4일이나 지났다고? 거기에 이 공간..... 내 방도 아니잖아. 피나가 옮겼나?”

“그 메이드를 말하는 거냐.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로는 커튼을 치웠다. 그의 눈에는 환한 태양과 그 뒤에 가려진 두 개의 달이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낮이었다. 그것도 대낮 12시.


“아하하하, 학교 망했다.”

“걱정마라. 공부가 전부는 아니니까.”


이 검이 사람이었다면 여기서 엄지를 척하고 올렸을 것 같다. 뭔가 상상이 되는 성격과 말투다.

시간은 로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책을 읽거나 마법을 익히려고 노력한다면 그때 충격감소 마법을 썼던 것처럼 될지도 모른다. 시간이 없다. 아니 모자라다.


“그래.... 오늘까지만 학교 쉬어야겠네. 그보다 아까부터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오오, 드디어 들어줄 생각인가. 내가 할 얘기는 단 하나라네. 나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지.”

“너와 계약을 맺자고? 무슨 계약?”

“단순한 거라네. 네게 힘을 주지. 너, 1서클에서 2서클 사이로 왔다갔다 하는가 보군.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까지도 2서클 이상으로 넘어갈 일은 없을 거다. 네 몸에 들어간 독이 단순한 독이 아니니까. 그러니 기회를 주마. 단순히 멍청한 마법 말고 검의 기술의 힘을 주겠단 말이야. 빗방울을 일자로 가르는 쾌검을 생각해보게. 단단한 바위산을 가르는 일도양단은 또 어떤가. 자네가 정식으로 계약을 맺는다면 난 내가 아는 기술들을 알려줄 생각이야.”


엉터리였다. 진짜 400년 만에 깨어난 악마라는 존재가 봉인된 검이 로에게 하는 말이라곤 자신의 밑에서 배우라는 소리다.


요즘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검같은 냉병기를 쓰라고? 말이 되나? 파괴력이나 속도면에서도 검을 배우는 자체가 마법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다. 문서가 아니라 실제 용병들이 그러하다. 무투계 용병들만 보더라도 그들의 삶은 비참하다. 육체에 의존하니까 다치는 일도 허다한데 그런 검을 배우라고? 이건 알아서 죽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그런 무투계 용병들도 다 마법을 쓴다. 그런데 온전히 육체에 의존하라는 말이 아닌가.


“싫어! 내가 왜 너한테 검같은 거나 배워야 하냐. 안 그래도 마법을 배우는 것도 힘든데.”

“꼬마, 뭘 모르나 본데. 넌 이미 임시 계약까지 이루어진 몸이야.”

“뭔 소리야. 빙빙 둘러 말하지 말고 똑바로 말해.”

“기억하나? 그 가시덤불로 된 놈을 상대하던 것을? 아마도 기억 못 하겠지. 왜냐면 내가 네 몸에 들어가서 잠시 도왔으니까. 난 네 은인이다. 너도 나의 은인이고. 이건 운명으로 이루어진 연결고리다! 하하, 왜냐는 표정을 짓지 마라. 나를 뽑을 수 있는 사람은, 종족은 400년 동안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네가 모르는 수 많은 자들이 나를 팔려고 뽑았지만 다 실패했지. 하지만 너만은 성공했다. 칭찬하마. 이 몸이 특별히 칭찬하마!”

“........”


할 말이 없었다. 악마가 로를 구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온몸이 쑤시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 수 있다.


침을 삼켰다.


마른침이었다.


운명이란 단어가 로를 자극시켰다.


이미 실패한 운명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정감이 가는 말과 독특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악마를 보니 이 운명의 실타래가 끊어지진 않은 것 같았다. 아버지는 자신을 버렸을지 몰라도 신께선 기회를 주지 않는가.


“내가 계약하면 너한테 어드벤티지는 뭐야?”

“나? 내 검술을 가르치고 내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났다는 거지.”

“부탁?”

“이 시대의 필라포티아 왕을 만나게 해줘라. 그게 내 소원이다.”


말 그대로 악마같은 말이었다. 위험한 그 말에 로는 또 한번 침을 삼켰다. 그리곤 생각했지. 왕을 알현하게 하면 이 악마가 어떻게 나올지를.


총 5번의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전부 부정적인 방향성이었다. 그렇지만 이 달콤한 독사과의 말을 듣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였다.


“그 전에, 네 힘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줘. 그럼 계약할게.”

“힘이라.... 보여주기만 하면 되지? 그럼 나를 쥐어라.”


악마의 말에 로는 검을 살포시 쥐자 형용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들끓는 마그마가 흐르는 활화산이 터지기 시작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이 근처엔 활화산이 없으니까. 그러니 이건 경험에서 나오는 환상이다. 그렇게 터진 활화산의 바위 파편은 마치 메테오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 파편 하나가 로를 향해 날아왔다. 환각이라고 느껴지기엔 너무나도 생생했다. 이 순간.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아 로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자 쥐고 있던 악마가 깃든 검이 스스로 움직이게 하여 뜨겁게 불이 붙은 바위 파편을 갈랐다.


그리고


터져나가던 활화산과 하늘을 뒤덮던 화산재들이 모두 강제로 찢어지듯 갈라졌다.


“내가 보여주는 건 예시다. 검의 한계의 예시.”


악마의 말이 끝나자마자 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기분 좋은 것인지 아닌지 모를 미소를 띄우며 그는 말했다.


“구라면 너 부러뜨릴 줄 알아, 악마!”

“할 수 있으면. 그럼 정식으로 계약 할 건가?”

“좋아!”


그 일순간 밝은 빛이 그들을 감싸 안았다.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끝 [email protected] 휴학왕


작가의말

작업하면서 신화급 귀속 아이템을 손에 넣었다ost를 듣는데 정말 영감이 마구마구 떠오르네요. 좋은 노래입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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