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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왕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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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휴학왕
작품등록일 :
2022.06.20 11:54
최근연재일 :
2022.07.21 20:0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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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0
글자수 :
97,480

작성
22.07.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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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5화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




DUMMY

스스로를 악마라고 자칭하는 것도 모자라 풍문과 동화에나 나오는 악마라고 불리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황당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검은 머릿결의 붉은 눈을 가진 자가 어떻게 악마가 아닐 수 있을까?

그 자리에 있던 두근거리던 리제도 이 얘기를 듣고 이야기의 초점을 따라갈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로 역시 마찬가지다. 한 달이나 같이 붙어있었는데 악마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었다는 것에 큰 좌절감을 느꼈다.


“뭐, 이 얘기는 나중에 하고. 꼬마, 오늘은 힘들텐데 쉬자꾸나.”

“나....나중에? 지금 얘기를 해도 모자를 판에 나중에 얘기를 하자고?”

“진정해라 꼬마, 소녀여, 그대도 진정하고.”

“저 자식이 진정이라니.... 무슨?!”


악마가 리제를 보고 진정하라는 말을 듣고선 로는 리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안색은 시퍼렇게 질려 있었다. 얘기의 초점을 따라잡지 못해 머리가 핑하고 돌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선 저렇게 안색이 좋지 않을 리가 없다.


힘겹게 버티고 있던 그녀는 곧 다리의 힘이 풀리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바닥을 향해 천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어어어, 야!!”


로는 리제가 머리부터 부딪히지 않게 하기 위해 그녀를 급하게 안았다. 자신의 팔로 머리를 붙잡아주고 이미 피부가 까져 무릎에 피가 흐르는 다리는 살갗이 더 까이기 전에 붙잡아주었다.

갑자기 이게 무슨 난리란 말인가. 멀쩡하던 사람이 이렇게 쓰러지다니 정말이지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왜 이러는 거야 갑자기.”

“아마도 내 얘기를 못 버틴 거겠지.”

“그건 또 무슨 얘기야?”


로는 살짝의 언성을 높이며 악마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수정구에서 검으로 변한 것부터 말하고 스스로 악마라고 칭하는 말들을 한 번에 이해하는 이가 몇이나 될 거 같나? 심지어 탐구심이 많고 생각이 많은 마법사들이라면 더더욱 버티지 못하는 게 정상이야.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과부화가 온 거니까 몇 시간 쉬어주면 될 거다.”

“......얘 좀 보건실에 데려다 주고 올게.”


악마의 말을 들은 로는 다시 악마를 수정구 모드로 돌려놓고선 리제를 안은 채 보건실로 향했다. 역시 학교가 끝나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복도와 교실엔 아무도 없었다. 있어봤자 서로 시답지 않은 얘기를 꺼내는 학생들이나 늦게까지 연습을 하는 학생들 뿐.

그렇다 보니 보건실엔 사람이 단 한 명도 있지 않았다. 그저 자물쇠를 열 열쇠만이 바닥에 숨겨져 있을 뿐이었다. 역시 허당끼 있는 보건 선생이다. 여기 숨겼다고 학생들이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뻔하다.


로는 자물쇠를 열쇠로 따고 보건실 침대에 끙끙거리는 리제를 내려놓았다. 조금은 괜찮아진 것 같지만 아직 활달하던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직 보이는 건 악몽이란 어두운 꿈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녀뿐이었다.


“대체 무슨 꿈을 꾸길래 이렇게 난리 치는 거야.”


잠자리는 괜찮은데 꿈자리는 괜찮지 않나 보다. 그러니 그녀가 힘들어하는 거니까. 마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든 로였다.


아버지에게 유배 당하고 한 순간에 천재 마법사 후보에서 밀려 서러운 나머지 울고 지칠 때 몸을 낑낑거리던 자신의 모습. 그것도 벌써 몇 년 전 이야기지만 아직도 생생할 정도로 충격이다.


“그만 갈까?”

“어딜 가겠다는 거냐. 숙녀가 자는데 지켜 줘야지. 기사도 정신이 없군.”

“그게 뭔데?”

“있다, 400년 전 있었던 기사들의 규칙 같은 거.”

“..........자세히 알려줘.”


그렇게 리제가 깨어나기 전 까지 로는 악마에게서 기사도 정신이란 걸 들었다. 전혀 지루하지 않는 그 이야기는 과거엔 이런 사상을 지닌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악마는 400년 전에 뭣 때문에 세계를 멸망에 빠뜨리려고 하는지, 악마의 과거는 어떤 건지 정말이지 궁금했지만 로는 일단 참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노을이 지던 시간은 어느새 깜깜한 밤을 비추는 두 개의 달이 떠오른 밤이 되었다.


“끄응, 잘잤다. 그나저나..... 여긴 보건실?”


리제는 기지개를 피며 조금 느린 속도로 손을 내려다 놓았다. 그리고 손을 내려놓은 곳에서 만져지는 누군가의 따뜻한 손. 커다랗고 자신의 머리를 다 감쌀 것 같은 거대한 남자의 손이지만 만져보니 거친 손이었다.


“역시 네가 나를 지켜주고 있었구나.”


그 손의 주인은 리제를 기다리다가 실수로 잠에 든 판크라이 로였다.


“뭐야, 나 기다린 거였어?”

“으음.....”


굵은 손만큼이나 그의 탄력 있는 근육으로 움직이며 로를 보는 리제는 달 그림자 아래에서 로를 바라보았다. 그치만 바라만 보기엔 너무 매력적인 그. 리제는 로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따뜻한 손길이 느껴짐에 마음이 안정되어간다.


“일어나라 꼬마!”

“으악!!”


악마의 큰 목소리에 로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일어나보니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리제가 있었다.

로는 재빠르게 잡히고 있던 손을 뺐다.


“크흠, 너, 나 너무 많이 배려해준 거 아니야?”

“무무무무슨 소릴 하는 거야! 다 깼으면 네 여자 기숙사로 가. 얼른 훠이훠이.”

“그렇게 안 말해도 갈거거든. 아무튼 고마워.”


리제의 소곤거리며 로에게 말을 했다.


그 때문일까? 로는 제대로 듣지를 못했다.


“뭐라고? 잘 안 들려.”


로는 리제의 얼굴을 향해 귀를 가져대 대었다. 그럼에도 리제의 속닥이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아 고맙다고!”

“으아아아아악!!!”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리제는 로의 귀에다가 큰 소리로 ‘고맙다.’라는 한 마디를 외쳤다. 하지만 이번엔 너무 큰 소리 때문에 로는 리제가 하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없었다. 귀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날 뿐이었다.


“가...가자. 내일부터 배틀리움 준비 해야된대.”

“어? 뭐라고 잘 안들려.”

“하.....”


너무 큰 소리로 말을 했나보다. 로는 리제의 목소리를 순간이었지만 잘 들을 수 없었다. 긴장을 안해서 그런지 검감을 쓸 틈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순간이었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이 멍청이는 무시하고 어서 가지, 소녀.”

“응, 수정구씨. 아, 수정구라고 불러도 되지?”

“마음대로 부르게나.”


그렇게 리제와 수정구로 변한 악마는 자기 갈 길로 떠났다. 로를 때놓고.

뭐, 뒤늦게 로가 정신을 차려서 그들의 뒤를 따라갔지만 말이다.


악마와 같이 기숙사 방에 도착하기 전 입구엔 피나가 로가 씻을 옷을 들고 있었다. 이 시간까지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아니, 저 입가의 묻은 침을 보아하니 로의 전속 메이드 피나도 잠시 졸았다는 걸 알 수 있다.


로는 피나가 받아준 욕조의 물에 들어가 몸의 피로를 녹였다. 온몸에 뭉친 근육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악마가 사실 인간이라는 것을 자기 입으로 연 것이었다.


“저기 악마.”

“응....”


악마도 욕조에서 몸(?)을 풀고 있을 때 로는 자신이 궁금해하던 것을 물어보려고 했지만 내심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악마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지 않을까?’

이번엔 악마가 대답을 하지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로의 속마음을 읽고 그에 답했을 터인데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역시 나중에 말을 하는 게 편하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있는 악마에게도 상처를 줄 테니까.


“악마, 나중에라도 네 얘기를 들려줘.”

“당연하지, 꼬마.”


욕조에 몸을 담군 피로를 덜어낸 로는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물론 젖은 수정구인 악마도 뽀득뽀득 닦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곧장 침대로 뛰어들었다. 푹신한 침대. 이 얼마나 기분 좋은 침대인가.


그때였다.


누군가의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똑도도독똑.


이 신호같은 노크소리. 뭔지 알 것만 같았다. 이 노크 신호를 알고 있는 건 단 한 사람.

로의 누나인 아키였다.


로는 서둘러 아키가 서있을 곳을 향해 문을 열어주었다. 그렇게 반가운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친누나니까 무슨 볼일이라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웬일이야.”


라고 말하는 순간. 10CM는 되어 보이는 단도가 로의 몸을 직격으로 관통했다. 복부는 아니었지만 옆구리를 찔려버렸다.

아프다. 너무나도 아프다. 친누나가 자신을 잊고 산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앙심을 가지고 자신을 찌르다니. 뭔가 마음마저 산산히 부서지는 것 같았다.


“왜.....”


로는 붉은 선혈을 흘리며 눈에 보이는 아키의 어깨를 잡으며 천천히 쓰러졌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 그 목소리는 친누나, 아키의 목소리였다.


“내 어리석은 동생아. 난 네가 너무 무서워. 겨우 7살에 4서클과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두 개의 심장까지 지녔었잖아. 네가 판크라이 가의 가주가 되는 게 얼마나 두려웠는지 아니? 아니, 넌 모를거야. 지금도 봐, 내가 심은 작전이나 1서클 주제에 1학년에 그 유명한 4서클 블랜드 형제를 쓰러뜨렸잖아? 난 네가 질투나.”

“커억!”


로는 혈토를 했다. 왜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일부러 로를 직접 죽이기 위해 다가갔다는 걸 아니까. 그녀의 알량한 질투심으로 로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심장을 찌르지 못한 건 아쉽지만. 이걸로 가주가 되는 건 내가 확정이겠네.”


그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단검을 로의 옷깃에 닦으며 그대로 가버렸다.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끝 [email protected] 휴학왕


작가의말

귀족 간의 후계자 경쟁이 매우 심한 시대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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