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휴학왕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휴학왕
작품등록일 :
2022.06.20 11:54
최근연재일 :
2022.07.21 20:00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114
추천수 :
10
글자수 :
97,480

작성
22.06.30 20:00
조회
47
추천
1
글자
10쪽

6화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




DUMMY

정학 1일차.


정학당하면 다른 이들은 집에서 뒹굴거린다고 한다. 하지만 로에겐 할 일 없이 뒹굴거릴 여유따윈 없었다. 이미 모든 것들이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한 상태. 아카데미 밖에서 클르시스를 죽인 범인을 찾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을 찾아야 하지만.....


“어떻게 찾냐고!!”


방법이 아예 없었다. 현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모든 증거들이 로를 가리키고 있기에 범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밖에 나갈 수 있는 건 원래 유배되어 살던 저택뿐, 피나를 이 사건에 끌어들일 수 없다. 그녀에게 이것저것 시킬 순 없단 말이다. 그것보다 한 가지 범인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게 있다. 그건 바로 로가 없는 걸 아는 학교 내의 제3의 인물이다. 그리고 그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드는 건 역시 교장, 플랜트.

듀클립스 아카데미에 오랜 역사만큼 운영한 플랜트의 소문 중 하나는 남에게 절대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 그가 로에게 기회를 줬다? 그렇다면 엮여있을 가능성이 높다. 뭐, 아마도지만.


하지만.


“플랜트가 직접 죽이진 않았어. 만약 직접 죽였다면 나를 완전히 지목했겠지. 장학생 앞에 나오지도 않고 입학식에 한 번 얼굴을 내비치는 신중한 성격의 플랜트라면 아마도 다른 사람을 대신해 직접 죽였을 거야.”

“뭘 그리 궁시렁궁시렁거리고 있나.”

“생각하는 중이야. 나를 클르시스를 죽인 범인으로 보고 있으니까. 이대로면 퇴학은 무조건이니까.”

“검감을 익히면 그딴 것쯤은 찾아지지 않나. 굳이 생각을 해야겠어?”

“어제부터 검감검감하는데 검감이란게 대체 뭐야.”


로는 수정구를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피나가 보았다.

누가 봐도 혼잣말을 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 상태로 들키면 흑역사 중 하나를 새기게 될꺼야.


“안녕하신가 메이드.”

“수....수정구가 말을 해. 도련님, 설마 이거 에고 속성이에요?”

“어.....어! 에고 속성이지. 암 그렇고 말고.”


당황한 듯이 로가 말을 하자 피나는 들고 있던 찻잔을 던지며 악마가 변신한 수정구를 더듬기 시작했다.


“이번엔 길고양이가 아니라 진짜 말하는 수정구를 데리고 왔네요.... 이름 지어도 돼요?”

“너.... 내가 길냥이 데리고 왔을 때랑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 지금 네 주인은 겁나 심란해 죽겠는데.”

“아하하하, 국보급 보물을 주웠으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주인님이 범인이 아닌 걸 아는데 알잖아요.”


로는 서재에서 턱을 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민인 피나. 독특하다고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참 이상한 성격의 여인이다.


“그만 만지작거리게나. 변신 풀리겠어.”

“변신? 설마 지금 모습이 진짜가 아니란 말인가요?”

“그럼. 당연하지. 이 모습은 잠시 빌린 것 뿐이라네. 원래 모습은 훨씬 멋지거든.”

“우와아, 신기하다. 그죠 주인님!”

“으으으으 당장 나가!!”


그 말에 피나는 미소를 지으며 ‘네 알겠습니다.’란 말과 함께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갔다.


“왜 그러는 거냐. 저 여인이 물어보는 게 얼마나 좋았는데.”

“.......그냥.”

“설마 질투 나서 그러는 건가?”

“아니야!!”


귓가에 문을 대고 로의 건강한 소리를 들은 피나는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10년 전부터 였을까. 아님 하루 전부터 였을까. 로가 저렇게 즐거운 듯이 누군가와 얘기를 한 건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피나는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다. 그게 설령 말하는 수정구라고 할지라도.


“그것보다 검감이란 걸로 진짜 범인을 찾을 수 있어?”

“물론, 범인 뿐만 아니라 어떻게 그 장미 가시 녀석을 죽였는지도 알 수 있네.”

“너.... 악마가 아니라 신 아니야?”

“하하, 그런 소리 말고 일단 마당으로 나가자고.”

“마당? 마당은 왜.”

“검감에 대해 설명보단 몸으로 보여줘야 하니까.”


그 말을 들은 로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 녀석의 정체는 악마다. 자신이 자칭을 하던 아니던 그때 계약 전에 보여줬던 건 확실히 인간이 아닌 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악마에게 자신의 미래를 맡겨도 되는 걸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니라. 아마도 내가 악마라서 못 믿겠지.”


악마의 그 말에 로는 뜨끔했다. 확실히 의심하고 있긴 하다. 어떠한 서적에서도 검감이란 것에 대해 나온 적이 없으니까. 그러니 의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하다.


“...왜 도와주는 거야.”

“왜일까. 알량한 동정심이라고 해야 하나?”

“좋아, 네 말대로 연무장에 가자고. 마당은 좀 아니니까.”


로는 의자를 당기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곤 서재의 문 방향에 옷걸이에서 겉옷을 걸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도착한 로가 본 광경은 여전히 훈련한 흔적이 적은 곳이었다. 보통의 마법사라면 자신만의 마법이나 형상화를 쓰느라 사용하는 연무장의 콘크리트가 박살 날 터인데 그런 흔적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깨끗하다고 말을 할 수 있다.


“도착했어. 여기가 연무장이야.”

“흠, 여기까지 오는데 몇 분이나 걸렸지?”

“어.... 아마도 5분?”

“그럼 2분으로 함축해서 다시 오도록.”

“뭐?”

“뛰어라.”


어이없는 말이었다. 아무런 설명없이 이렇게 개고생을 시킨다고? 진짜 악마는 악마인가보다.


“이유가 뭐냐구!”

“이유라.... 내가 말했지. 검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아.... 아무리 그래도....!”

“검감은 마나와 비슷하지. 하지만 마나와 다른 개념이기에 검감을 익히려면 아니, 알려면 정신을 집중시켜야 하는 마법과 달리 몸으로 겪어야 한다네. 그게 바로 네가 마법 대신 익혀야 하는 힘. 검감이야.”


그 말을 들은 로는 일단 믿어보기로 하고 출발 전인 서재로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악마의 신호에 따라 뛰었다.


처음에는 4분 걸렸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뛰려고 하니까 체력적으로나 많이 지쳤다. 무투파가 아닌 이상 몸을 쓰지 않으니까. 그리고 다음엔 4분 21초 걸렸다. 달리다가 넘어져서 계단에 굴러서 어쩔 수 없이 연무장까지 도착하기 너무 늦었다.

그 다음. 그리고 그 다음. 로는 달리고 또 달렸다. 달리다 보니 다리가 삐걱거리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긴 싫었다. 검감이라는 것을 익히기 위해서. 범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선택지를 골랐다.


“드디어 2분이 걸렸군. 축하하네. 자네 힘으로 여기까지 온 거야.”

“허억허억! 그래서.....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데.”

“아직도 마나에 의존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자, 나를 잡게나.”


그 말이 끝나자마자 악마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활처럼 휘어진 기이한 검의 형태로.


로는 악마의 말대로 검을 잡자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자신에게 흘러들어오는 것 같았다. 구름이라고 할 수도 있고 수증기라고도 할 수가 있는 설명할 수 없는 힘. 그리고 이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고 건물을 뚫고 뭔가가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시간이 초 단위로 흐르면 흐를수록 로의 온몸에 힘이 들끓는 것 같았다. 온 육체가 자신을 이끄는 것 같은 느낌. 그것이 지금 겪는 것이었다.

그 힘에 놀라 로는 뒤로 자빠졌다.


“이.... 이게 뭐야.”

“뭐긴 뭐야. 검감이지. 이제 느껴지나?”

“으....응 대충 감이 오는 것 같아. 이래서 설명할 수 없다고 한 거구나.”

“그래. 내가 설명할 수 없던 이유는 사용자가 직접 겪지 않으면 검감을 익힐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는 거다. 이해되었나? 이제.”

“그렇다면 이제부터 이 검감인가 뭔가로 범인을 찾으면 되겠네?”

“아직 컨트롤도 안되는 주제에 무슨. 컨트롤이 된다면 모를까. 지금 내가 로, 자네의 힘을 억누르고 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아마 온몸 사지가 터졌을 거네. 그 자리에서 과다출혈로 죽거나 쇼크로 죽었겠지.”


그 말을 들은 로는 식은땀을 흘렸다. 지금 흐르는 땀이 지쳐서 나오는 땀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악마의 말이 맞다는 거다. 지금 검에서 손을 때니 알 수 있다. 근육이 터질 것 같은 이 느낌. 억누를 수 없다.


“이제부터 뭘 하면 돼?”

“목표부터 정해야지.”

“목표?”

“검감을 익히기 위해선 목표를 정하는 건 아주 중요한 과정이야. 그래야 더 노력할 수 있으니까.”

“목표라....”


목표, 로는 지난 유배당하기 전을 생각했다. 자신의 어머니가 살아있던 시절에 읽어주던 동화책을 떠올렸다.


먼 옛날, 한 마법사가 사악한 악마를 무찔렀다는 동화책. 지금이 이 동화책에 나오는 악마가 잠들어있는 검을 들고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동화가 떠오른 건 단 한 가지. 어릴 적부터 정했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독약 때문에 4서클에서 1서클로 내려가고 두 개의 심장 중 하나가 파괴되었을 때도 그 때문에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했을 때도. 포기하지 않은 꿈이자 목표다.

동화에 나온 마법사인 영웅을 뛰어넘는 영웅, 용사가 되는 것이다. 그게 현재 로가 정한 목표. 남들이 유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쏘냐. 기왕 초심으로 돌아와 강해질 수도 있는 이 상황에서.


“난 영웅을 뛰어넘는 용사가 되겠어.”

“훗, 좋은 목표군. 범인만 잡는 게 목표인 줄 알았건만 그런 방대한 목표가 있다니. 마음에 들어 아주 마음에 들어. 그럼 첫 수련이다. 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 뛰어.”

“뭐?”

“준비.... 시작!”


정학 1일차 로는 이 사악한 악마에게 훈련을 받게 된다.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끝 [email protected] 휴학왕


작가의말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잘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세계의 검감 용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긴급하게 공지사항 올리려고 합니다.(연재 중단) 22.07.22 55 0 -
공지 파일이 날아갔어요ㅠㅠㅠㅠㅠ 22.06.24 31 0 -
22 21화 22.07.21 38 0 10쪽
21 20화 22.07.20 26 0 11쪽
20 19화 22.07.19 30 0 11쪽
19 18화 22.07.18 26 0 11쪽
18 17화 22.07.15 34 0 10쪽
17 16화 22.07.14 33 0 11쪽
16 15화 22.07.13 34 0 10쪽
15 14화 22.07.12 35 0 11쪽
14 13화 22.07.11 40 0 10쪽
13 12화 22.07.08 41 0 9쪽
12 11화 22.07.07 34 0 10쪽
11 10화 22.07.06 38 0 10쪽
10 9화 22.07.05 40 1 9쪽
9 8화 22.07.04 44 1 11쪽
8 7화 22.07.01 45 1 9쪽
» 6화 22.06.30 48 1 10쪽
6 5화 22.06.29 51 1 12쪽
5 4화 22.06.28 62 1 10쪽
4 3화 22.06.27 63 1 10쪽
3 2화 22.06.23 67 1 11쪽
2 1화 22.06.22 122 1 10쪽
1 프롤로그 22.06.20 141 1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