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밑의 글을 보고 생각난 게 있어 조금 끄적여 봅니다 ㅎㅎ;;
천재도 인간인 만큼 실수도 하고, 잘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작자들이 천재 캐릭터를 묘사할 때 중요한 건
‘완벽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왜 이 캐릭터가 ‘천재’인지를 드러내는 ‘천재성’을 살려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천재까지는 아니더라도 머리 좋은 사람이라면 다들 한 두번씩은 만나 보셨을 겁니다.
‘와, 얘 진짜 머리 좋다.’
단순히 시험 성적 같은 것을 떠나서 대화하다보면 그런 느낌이 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천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존재입니다. 어쩌면 저 감각을 좀 더 극대화시킨 존재겠죠.
독자들이 생각하는 천재는 만능초인이 아닙니다.
범인과는 다른 ‘천재성’을 발휘하는 인물이죠.
글을 쓰는 작자는 대부분 천재가 아닌 범인이기에 저 천재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단순히 모든 것을 두루 잘하는 팔방미인, 만능초인 캐릭터에게서 독자들이 천재성을 느끼는 경우는 드뭅니다.
남다른 발상, 사고, 행동 등등이 그 캐릭터의 천재성을 드러내죠.
천재 캐릭터를 천재로 보이게 하는 것은 천재성입니다.
흔히 말하는 모든 걸 다 잘하는 만능초인은 천재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죠.
예를 하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건담 시드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나온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숱하게 까이는 작품이지만, 적어도 초반부는 글쓰는 사람 입장에서 참고해볼 만한 연출이나 기법이 꽤나 많은 수작입니다.
작중 유전자 공학으로 태어난 초인인 주인공이 적의 공습에 휘말려 도주하다가 신형 병기인 건담에 탑승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건담에 탑승한 주인공은 건담의 OS와 제어 프로그램이 엉망진창이라면서 즉석에서 OS를 개량하고 프로그램을 재구축해서 자신만의 건담 기동 프로그램을 개발해냅니다. 적이 건담을 파괴하기 위해 다가오는 급박한 상황에서요.
- 그리고 이러한 연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금 전형적이지만 같이 건담에 탄 조연이 경악을 하죠.
시청자 입장에서는 척 보는 순간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나는 전개입니다.
하지만 OS를 재구축 할 때의 연출과 저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맞물려
‘와, 주인공 진짜 대단하네.’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 OS를 뜯어고치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저 급박한 상황에서 OS를 뜯어고치겠다고 나서는 행동 또한 비범하기 때문입니다.
당장 저만 해도 실소를 터트렸지만 주인공이 천재라는 사실은 명확하게 느꼈으니까요.
- 하지만 사실 저 예의 주인공은 전형적인 만능초인이고, 그 천재적인 능력 또한 전투에 특화되어 있는지라 이후 전투씬 외에는 천재성을 느끼기 어렵습니다.(그리고 사실 전투씬에서는 독자가 천재성이라는 것을 느끼는 경우도 드물고요.)
예시에 든 천재는 사실 독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지적으로 엄청난 천재’와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그런 천재를 묘사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천재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죠.
중요한 것은 독자들에게 천재 캐릭터의 천재성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그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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