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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8,255
추천수 :
1,750
글자수 :
210,229

작성
16.06.17 00:42
조회
2,169
추천
26
글자
8쪽

이쁘다! 2

DUMMY

2



해리슨버그, 버지니아 주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81번,


쉐난도우 마운틴 근처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큰 트럭휴게소는 자주 들리는 곳이다.

24시간 오픈하는 레스토랑이 있고 슈퍼 모텔이 가까이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트럭스탑 휴게소이다.


“서전 던캔, 잠시 정차한다.”


“옛, 써.”


화물을 픽업해야 할 목적지는 여기에서 30분도 안 걸리는 곳이라 점심도 먹고 잠시 휴식하기 위해서 들렸다.

던캔이 막 주차를 마치자 바로 옆에 또 한 대의 트럭이 들어왔다.

그 트럭 옆면에 커다란 스티커가 부착되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POW, MIA]


나는 무심코 말했다.


“저 운전사도 틀림없이 군 출신 일 거야.”


던캔은 낡고 구질구질한 모자를 항상 쓰고 있었는데 그 모자에도 POW, MIA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POW: Prisoner Of War, MIA: Missing In Action)


던캔은 즉시 창문을 내리더니 그 녀석에게 말을 걸었다.


“핼로, 마이 브라더!”


아이쿠, 이제 시작이구나!

아니나 다를까 그 운전사는 미군 출신이었다.

나는 얼른 가볍게 손인사만하고 트럭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들은 아마 죽이 맞아서 신나게 군대 이야기를 할 것이니까······


한참 후, 트럭으로 돌아오니 그때까지도 둘이 창문을 열고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다.

좌우지간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는 끝이 없다니까······

나까지 끼면 캐나다군, 미국군 그리고 한국군까지 합세해서 세 나라 군대 이야기가 될 테니 그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 한 일이다.


그 미군 트럭 운전사는 자기 이름이 랜스포드이고 켄터키 주가 고향이라고 소개했다.

끼어들고 싶지 않아서 아무 말 하지 않고 있는데 랜스포드가 물었다.


“어디에서 왔습니까?”


“캐나다.”


그 친구 다시 웃으면서 물어왔다.


“중국인입니까?”


나는 할 수 없이 마지못한 척 대답했다.


“아니 한국 사람이다.”


그 친구 반가운 듯이 한 층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안녕하세요?”


“어? 한국말 좀 할 줄 아네!”


“네, 쪼끔 해요.”


그는 한국이 아름답다, 서울은 복잡하고 사람이 많다는 둥,

동두천, 인천, 부산······. 신나게 떠들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한국에 대해 아는 미국인을 만나면 반가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별로 반갑지 않게 되었다.

대부분 한국에서 근무한 미군들의 이야기는 항상 똑같다.

최근에는 젊은 놈들이 많아졌다. 원어민 영어강사로 몇 개월 다녀 온 녀석들인데 그들의 경험담은 절대로 듣고 싶지 않다.

한국에 간 원어민 영어교사들 중에는 까마득한 시골 깡촌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 많다. 뉴욕은커녕 바다에 구경조차 가보지 못한 촌놈들이 영어 좀 했다고 으스대는 꼴이 불편하다.

이 켄터키 촌놈 역시 처음 외국에 나간 것이 바로 한국일 것이다 그것도 군인으로 파병 되어 간 것이다.


“한국 여자들 예뻐요.”


랜스포드의 첫마디에 내가 인상을 찌푸렸다.


‘아이쿠, 더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구나! 보나 마나 양공주들 이야기일 거야.’


속으로 그가 그만 두기를 바라며 딴청을 피웠다. 던캔 녀석이 관심을 보이는 바람에 랜스포드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나는 일부러 못 들은 척 대답 안 하고 있었다.


“내 이야기를 하나 해 주지.”


하면서 랜스포드는 그의 이야기를 풀어 놓기 시작 했다.

나도 처음엔 듣는 둥 마는 둥 흘려듣고 있었는데 어느새 자리에 앉아 그의 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이야기에 집중 되어 픽업하러 고객에게 가야 하는 시간도 잊은 채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


젊은 나이에 한국 근무를 자원했던 랜스포드 병사에게는 그 이유가 있었다. 미국 내에 근무하는 것보다 월급에 특별근무수당 그리고 위험수당 더해져 상당한 돈을 저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중동지역으로 가면 더 많은 급여를 받지만 목숨을 담보로 하기는 싫었다. 한국이야말로 안전한 최고의 근무지다.

돈을 모아 켄터키 고향에 조그마한 농장을 사서 말과 소를 기르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한국에서의 미군들의 근무생활은 자유스러웠고 따분하기까지 했다. 6개월 정도 지나자 랜스포드는 심심해서 군에서 가르치는 한국말 배우는 클래스에 다니기 시작했다 특별히 배우고자 한 것은 아니었고 여러 동료들이 함께 배우니까 따라서 배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은행에 볼일이 있어 서울 시내에 있는 홍콩계 은행을 찾아갔다. 은행창구에 다가선 그는 창구에 있는 여직원을 보고는 그 자리에 얼어 붙어버렸다.

그 여직원이 눈부시게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랜스포드가 말을 못하고 서 있으니까 그 여직원도 의아해서 서로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랜스포드는 뭔가 할 말을 찾아 애를 쓰다가 겨우 한마디 말을 꺼냈다.


“이쁘다!”


순간 말없이 바라보던 그 여직원은 이 미군의 의외의 말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미소는 랜스포드를 사랑의 포로로 만들었다.

그때부터 사랑의 병을 앓게 된 랜스포드는 외출 때마다 이 은행을 들르게 됐고 그때마다 이 여자의 미소를 보는 것이 유일한 즐겁고도 행복한 시간이 됐다. 은행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자연히 한국말도 열심히 배우고 그때마다 한마디씩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그녀는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기회를 주지 않았다. 저녁을 사고 싶다고 했지만 번번이 거절하고 밖에서 커피 한 잔 하자는 것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랜스포드는 애가 닳고 초조해졌다.

한국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했던 랜스포드는 미국에서 하던 식으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졸업파티에 여자 친구를 데리고 가기 위해서는 여자의 부모에게 먼저 허락를 받고 나서 하는 미국식이다.

먼저 미군 내에 근무하는 한국군에게 부탁해서 그녀의 주소를 알아내었다.

술 두병이 수고비로 투자되었지만, 결코 아까운 돈은 아니었다.

그리고 근무 없는 날, 군복을 잘 데려 입고, 술 마신 병을 잘 포장해서 싸 들고 무조건 택시를 타고는 주소가 적힌 쪽지를 내밀었다.

서울시내 지리도 모르는 그는 도대체 어딘지 모르지만, 무지하게 멀리 갔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가 말하는 중에 홍xx라고 발음하였다.

나는 홍은동이라고 생각했다. 서울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홍으로 시작되는 동네는 홍은동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이렇게 랜스포드는 용감한 미군 정신으로 여자의 집을 쳐 들어갔다.

사랑에 눈이 멀면 누구나 용감해지는 법이다.

그녀의 집은 길가에 3층 집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가게이었다.

랜스포드의 말에 의하면 가구판매점이었는지, 가전제품이었는지, 또는 철물점이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부부인 듯 한 주인이 앉아 있다가 미군이 들어서는 것을 보고는 엉거주춤 일어섰다. 랜스포드는 깍듯이 인사부터 했다. 영어 반 한국말 반 섞어서 자기소개와 온 이유를 설명을 했다.

다행히도 영어단어 몇 마디를 어느 정도 이해했다.


“당신의 딸과 저녁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


한참 만에 그 뜻을 이해한 아버지가 되물었다.


“어떤 딸?”


“당신 딸.”


“그러니까 내 딸 누구를 말 하냐고?”


“당신의 딸······.”


아버지는 손가락을 하나, 둘, 셋, 펴 보였다.랜스포드는 그에게 딸이 셋이나 있을 줄은 미처 생각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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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트럭커: 15. 놈 아닌 놈 1 +3 16.04.04 2,551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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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트럭커: 13. 웃기는 놈 1 +1 16.03.31 2,545 31 6쪽
12 트럭커: 12. 지저분한 놈 5 +1 16.03.30 2,898 38 6쪽
11 트럭커: 11. 아주 나쁜 놈 4 +2 16.03.29 2,955 32 5쪽
10 트럭커: 10. 지저분한 놈 3 +3 16.03.28 2,719 34 8쪽
9 트럭커: 9. 지저분한 놈 2 +4 16.03.24 2,975 47 7쪽
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4 45 6쪽
7 트럭커: 7. 바보 같은 놈 3 +4 16.03.22 3,420 68 10쪽
6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2 16.03.21 3,332 64 9쪽
5 트럭커: 5. 바보 같은 놈 1 +10 16.03.20 3,877 64 11쪽
4 트럭커: 4. 북미대륙 트럭운전 제일고수 +6 16.03.17 4,182 62 9쪽
3 트럭커: 3. 한심한 놈 +1 16.03.17 3,959 78 6쪽
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5 59 8쪽
1 트럭커: 1. 한심한 놈 +9 16.03.11 6,103 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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