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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8,253
추천수 :
1,750
글자수 :
210,229

작성
16.05.25 08:00
조회
1,787
추천
30
글자
8쪽

분노의 하이웨이 7

DUMMY

목적지인 텍사스까지 가려면 아직 3일은 더 가야 한다.


다시 하이웨이에 올랐다가 바로 샛길로 빠졌다. 좁고 언덕이 많은 숲길이기는 하지만 하이웨이보다 훨씬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뿐 아니라 트럭 드라이버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어 트럭들의 통행이 잦다.

다만 차선이 한 개뿐이라 사고라도 나서 막히는 날에는 빠져 나갈 길이 없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속도제한은 시속 55마일이지만 보통 트럭들은 60마일이상 세게 달리는 곳이다.


언덕이 많고 굽은 길이 많아서 나는 안전하게 시속 55마일를 유지했다.

샛길에 들어 선지 10분도 안 돼 내 트럭 뒤로 차량의 행렬이 죽 늘어섰다.

내가 천천히 가고 있고 차선은 한개 뿐이라 추월하기는 힘들고 별 수 없이 내 뒤를 따라 올 수밖에 없다.


트럭운전을 하다보면 이런 경우는 수도 없이 많이 겪는다. 특히 언덕을 오르는 경우 무거운 중량 때문에 속도가 반 이상 떨어진다. 초보시절에는 미안해서 나도 속력을 내서 달렸지만 산전수전 모두 경험한 지금은 천만에 말씀이다.

과속을 하면 위험에 대비해서 바짝 긴장하여야 하고 경찰이 있나 없나 온 신경을 써야하므로 피곤하게 된다.


뒤따라오는 차들은 불평할게 아니라 나에게 고맙다고 해야 한다. 나 때문에 사고 나지 않고 티켓도 안 받으니까 하는 말이다.


가끔은 뒤따라오는 차들을 수를 헤아려 보기도 한다. 많을 때는 30여대가 넘는 때도 있었다.

지금 내 뒤로 바짝 붙어 따라 오는 승용차가 세대 그 뒤로 트럭이 두 대, 다시 픽업트럭, 그리고 공사차량, 미니밴 승용차 다시 트럭이 세대 마지막에 또 승용차 이렇게 12대 정도가 뒤로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다.


가끔은 위험을 무릅쓰고 튀어 나와 쏜살같이 반대차선으로 추월하는 용감한 승용차도 있지만 크고 긴 트럭들은 어림도 없다.

나 때문에 답답하겠지만 내 덕분에 사고 없이 안전하게 가고 있으니 모두 나에게 고맙다고 해야 한다.


이때 CB라디오 스피커에서 굵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ooo 드라이버, 길가에 세우고 기저귀를 갈아 차는 게 어때?]


제법 점잖은 말투이지만 천천히 가는 나를 어린애에게 비유하여 심하게 비꼬는 말이다. 생각할수록 은근히 신경질이 솟구쳤다.


분명히 뒤에 따라오는 트럭 중에 한 놈일 텐데 어떤 놈인지 알 수 없었다. 중간에 있는 플랫베드가 의심스러웠다. 그는 아무것도 싣지 않고 있어서 가벼우니까 빨리 달릴 수 있을 텐데 천천히 가고 있는 나 때문에 답답해 할 것이다.


나도 CB 마이크에 대고 엄살을 부렸다.


"좀 봐줘라, 나 트럭드라이버 시작한지 이틀밖에 안됐다."


이번에는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드라이버, 여기 속도제한이 시속 55마일이다.]


이어서 맨 처음에 말한 그 굵직한 목소리가 이 동조에 힘이 났는지 더 강력한 어조로 말했다.


[야! 천천히 가려면 길가에 세워서 우리 모두를 지나가게 해라! 갇뎀 드라이버.]


이번에는 나도 이에 지지 않고 마이크를 잡고 응수했다.


"그래? 그럼 나를 추월한 다음에 네 기저귀나 갈아보지 그래, 왜 겁나냐? 닭대가리야!"


여러 대의 트럭이 뒤에 따라오고 있어서 누군지는 알 수 없다.

그 후 CB라디오에서 여러 번 욕하는 소리가 들려 왔지만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하지만 화가 나서 핸들을 잡고 있는 손이 떨려 왔다.


처음 트럭운전을 시작 하였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다. 트럭 드라이버라는 동료의식이 강해 마치 형제들처럼 서로 이해하고 도와주었다.

생각해 보니 나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눈구덩이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쩔쩔 매고 있을 때 밧줄을 가지고 와서 끌어 내주고, 추운 아침 배터리가 방전돼서 덜덜 떨고 있을 때 두말없이 부스터 해서 시동을 걸어 주었다.

누군지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아메리카의 트럭 드라이버라는 것밖에는······.

그러나 해가 갈수록 삭막해지고 서로 경쟁자들처럼 변해 버렸다. 아직도 트럭휴게소에서 서로 눈인사를 나눌 정도의 친근성이 있지만 하이웨이 위에서는 서로 욕하고 다투는 일이 종종 있다. 시간에 쫒기는 직업이다 보니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이다. 특히 CB라디오를 들어 보면 별 미친놈들이 많다.

누군지 모를 것이라는 심리의식때문인지 말도 함부로 하고 욕도 서슴없이 하며 천한 의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럴 때마다 점점 트럭운전이 싫어진다.


좁은 샛길을 벗어나 하이웨이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도 추월하지 못하고 내 뒤를 따라 왔다. 하이웨이 2차선에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나를 추월하기 시작했다. 트럭이 추월할 때마다 나는 어떤 놈이 욕 했는지 얼굴을 보고 싶어 살펴보았다.

틀림없이 손가락 욕을 할 거 같아 나도 손가락 욕을 준비했다.

그런데 추월하는 트럭마다 그냥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

의심했던 플랫베드 트럭마저도 욕이 아닌 브이자 표시의 손을 보여주며 추월해서 지나간다.


분명 저놈들 중 한 놈인데······. 비열한 놈 같으니라고, 누군지 모를 때는 욕하더니 막상 얼굴이 보이자 웃으며 지나가다니 비겁하다.


다음 트럭 휴게소에 들려 커피라도 한잔 마시며 분한 마음을 달래야겠다.


오늘 하루 900킬로미터는 가야 하는데 회사에서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500킬로미터도 못 왔다. 여름이라 해가 길어서 날이 어두워지지는 않았지만 벌써 아홉시가 넘었다.


오늘 트럭 휴게소에서 자면 내일은 11시간 이상 최대한으로 운전해야 하는 부담이 된다. 밤에 운전하는 것도 싫었지만 오늘은 영 운전 할 기분이 나지 않아 그냥 자기로 결정하였다.


저녁을 먹고 나서 트럭안의 커튼을 치고 라디오를 키고 침대에 누웠다.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의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은은하게 흘러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전에 읽다 만 책을 꺼냈다.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으로 딸이 추천해 준 것으로 매일 조금씩 읽고 있었다.

한 장을 읽고 막 다음 장을 넘기는데 갑자기 요란한 소음이 들려 왔다.

옆자리에 다른 트럭, 그것도 냉동 트럭이 주차한 것이다.

젠장, 조용히 잠들기는 틀린 모양이다. 엔진소리뿐 아니라 냉동트레일러는 밤새 돌아간다.


창문을 열 수가 없다. 소음뿐 아니라 배기가스 냄새 또한 독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고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다.

한 동료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병원에 실려 간적도 있다. 배기가스 중독 일산화탄소, 쉬운 말로 연탄가스 중독이다.

젠장, 70년대도 아닌 지금 연탄가스중독이라니, 북미의 트럭운전사들 정말 불쌍하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이 시간이면 트럭들이 잠을 자기 위해 트럭휴게소에 모여 든다. 밤 10시만 넘으면 주차장이 꽉 차서 주차할 자리를 찾기 힘들어진다.


소나 돼지를 싣고 다니는 트럭들이 옆에 주차하면 더 골치 아프다.

소방귀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살살 풍겨 오면 정말 미칠 노릇이다. 그런데다 이놈의 소들이 밤새 트레일러 벽을 차는데 그 소리가 요란해서 자다가도 깜짝 놀라 깰 만큼 경기를 일으키게 한다. 이럴 때는 정말 대가리 거꾸로 처박고 자고 싶어진다.


어렴풋이 잠이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더 큰 엔진 소리에 눈이 떠졌다.

얼마나 소음이 큰지 누워 있는 침대까지 진동이 울려온다. 조금 과장하면 이가 맞부딪힌다. 반대쪽에 또 다른 트럭이 주차한 것이다.


‘아! 정말 살맛 안 난다.’


라디오 볼륨을 높이려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방금 들어 온 트럭의 엔진 소리가 유난히 큰 것이 어쩐지 귀에 익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창문의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방금 들어 온 트럭을 보고 대경실색을 하였다.


‘해골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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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CODE NAME DEER HUNTER 2.지저분한 트럭운전사 +5 17.07.15 437 14 9쪽
52 CODE NAME DEER HUNTER 1.위스콘신 주 +3 17.07.10 452 15 7쪽
51 히치하이커 윌슨 7. 뜻밖의 해후 그리고 +5 17.06.29 528 14 10쪽
50 히치하이커 윌슨 6. 절호의 기회 +3 17.06.27 438 12 9쪽
49 히치하이커 윌슨 5. 개의 본능, 개의 생각 +1 17.06.25 487 10 10쪽
48 히치하이커 윌슨 4. 뻔뻔스러운 녀석, 윌슨 +2 17.06.23 504 13 10쪽
47 히치하이커 윌슨 3. 예기치 않은 히치하이커 +5 17.06.21 533 13 8쪽
46 히치하이커 윌슨 2. 신원을 알 수 없는 괴생명체 +3 17.06.17 572 16 11쪽
45 히치하이커 윌슨 1. 텍사스 라레도 +7 17.06.15 703 23 8쪽
44 NEW YORK! NEW YORK! 6 (끝) +11 16.08.03 2,002 25 11쪽
43 NEW YORK! NEW YORK! 5 +2 16.08.02 1,630 14 10쪽
42 NEW YORK! NEW YORK! 4 +1 16.08.01 1,749 13 12쪽
41 NEW YORK! NEW YORK! 3 +3 16.07.31 1,911 15 9쪽
40 NEW YORK! NEW YORK! 2 +2 16.07.30 1,662 16 8쪽
39 NEW YORK! NEW YORK! 1 +4 16.07.29 1,837 17 7쪽
38 NEW YORK! NEW YORK! 프롤로그 +2 16.07.29 1,772 10 2쪽
37 이쁘다! 4 (끝) +3 16.06.22 2,039 32 6쪽
36 이쁘다! 3 +1 16.06.19 1,984 26 8쪽
35 이쁘다! 2 +1 16.06.17 2,169 26 8쪽
34 이쁘다! 1 +3 16.06.15 2,342 22 9쪽
33 분노의 하이웨이 13 (끝) +3 16.06.08 1,857 32 7쪽
32 분노의 하이웨이 12 +2 16.06.06 1,717 23 8쪽
31 분노의 하이웨이 11 +1 16.06.04 1,786 28 7쪽
30 분노의 하이웨이 10 +1 16.06.02 1,905 24 8쪽
29 분노의 하이웨이 9 +3 16.05.30 1,793 23 8쪽
28 분노의 하이웨이 8 +1 16.05.28 1,891 28 8쪽
» 분노의 하이웨이 7 +3 16.05.25 1,788 30 8쪽
26 분노의 하이웨이 6 +2 16.05.23 2,022 25 7쪽
25 분노의 하이웨이 5 +2 16.05.21 1,963 26 7쪽
24 분노의 하이웨이 4 +1 16.05.19 2,109 24 9쪽
23 분노의 하이웨이 3 +4 16.05.17 2,121 28 8쪽
22 분노의 하이웨이 2 +3 16.05.15 2,156 29 9쪽
21 분노의 하이웨이 1 +5 16.05.13 2,128 33 7쪽
20 트럭커: 20. 놈 아닌 놈 6 (놈놈놈 끝) +3 16.04.21 2,291 32 6쪽
19 트럭커: 19. 놈 아닌 놈 5 +6 16.04.20 2,318 33 6쪽
18 트럭커: 18. 놈 아닌 놈 4 +4 16.04.18 2,318 30 6쪽
17 트럭커: 17. 놈 아닌 놈 3 +1 16.04.12 2,694 28 7쪽
16 트럭커: 16. 놈 아닌 놈 2 +4 16.04.07 2,328 35 7쪽
15 트럭커: 15. 놈 아닌 놈 1 +3 16.04.04 2,551 28 7쪽
14 트럭커: 14. 웃기는 놈 2 +3 16.04.01 2,686 31 11쪽
13 트럭커: 13. 웃기는 놈 1 +1 16.03.31 2,545 31 6쪽
12 트럭커: 12. 지저분한 놈 5 +1 16.03.30 2,898 38 6쪽
11 트럭커: 11. 아주 나쁜 놈 4 +2 16.03.29 2,955 32 5쪽
10 트럭커: 10. 지저분한 놈 3 +3 16.03.28 2,719 34 8쪽
9 트럭커: 9. 지저분한 놈 2 +4 16.03.24 2,975 47 7쪽
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4 45 6쪽
7 트럭커: 7. 바보 같은 놈 3 +4 16.03.22 3,420 68 10쪽
6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2 16.03.21 3,332 64 9쪽
5 트럭커: 5. 바보 같은 놈 1 +10 16.03.20 3,877 64 11쪽
4 트럭커: 4. 북미대륙 트럭운전 제일고수 +6 16.03.17 4,182 62 9쪽
3 트럭커: 3. 한심한 놈 +1 16.03.17 3,959 78 6쪽
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5 59 8쪽
1 트럭커: 1. 한심한 놈 +9 16.03.11 6,103 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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