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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8,250
추천수 :
1,750
글자수 :
210,229

작성
16.04.12 15:55
조회
2,693
추천
28
글자
7쪽

트럭커: 17. 놈 아닌 놈 3

DUMMY

입에 담기 쑥스러운 말을 해야 하니까 그렇다.

플라잉 제이 트럭휴게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 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트럭운전이 직업이 아니라면 오해하기 딱 좋은 말이다.


여자라서 샤워시간이 나보다 길 줄 알았는데, 웬걸 나보다 먼저 끝내고 드라이버라운지에서 텔레비전 보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샤워가 오래 걸리는 내가 이상한 것이다.

샤워한 후라서 그런지 티나가 조금은 여자답게 보였다.

트럭으로 돌아온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티나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딸과 단둘이 살며 한때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하였다. 그녀의 검은 가죽 재킷이 모터바이크 마크가 새겨진 것으로 그럴 것이라고 짐작은 했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티나의 전 직업들이였다.

건축공사장의 막일부터 도로포장공사장, 송유관매설 현장, 전신주공사, 자동차조립공장 등 주로 험한 곳에서만 일을 했다. 물불 안 가리고 수입이 좋은 곳만 찾아다니다보니 그렇게 되더라고 웃으며 말 했다.

마지막으로 일한 곳이 철도역 하차장 이였는데, 열차로 수송 해오는 각종 차량이나 중장비들을 내리는 작업이라고 했다. 힘이 들지 않고 보수가 좋아서 했는데 조심하지 않으면 다치기 일쑤였다. 웬만한 남자들도 몇 번 다치고 나면 그만 둔다. 티나도 뛰어 내리다가 발목이 부러졌고 머리가 깨졌고 어깨가 멍들고 셀 수 없이 많이 다쳤다고 했다. 한번은 키높이의 난간에서 떨어져 기절을 했다가 깨어보니 깜깜한 밤중이더란다. 모두 퇴근해버리고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그래도 그녀는 그 일을 좋아 했다. 하지만 철도로 차를 수송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최근에는 아예 일이 없어서 그만두게 된 것이다. 그때 주변에 있던 트럭운전사들이 티나에게 트럭운전을 하면 잘 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트럭드라이버가 되고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오늘 처음 만난 서양여자에게 또 이상한 말을 해야 했다.


“자 이제 자자!”


운행 첫날밤, 그녀는 위에서 나는 아래에서 (침대를 말하는 것이다) 잠을 자게 되었다.

미국대륙의 어느 구석에서 한 트럭 안에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서양 여자가 속옷만 입은 채 누워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장장 2주일 동안을 이렇게 함께 지낼 것이다.

오늘은 바로 그 첫날밤이다.

그 첫날밤에 나는 옷도 못 벗고 그냥 잤다.

온갖 쓸데없는 잡념들이 떠올라 뒤척이다가 언제 잠들었는지 모른다.


아침, 일찍 눈을 떠졌다.

다행히 내 몸에 아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자기 전에 ‘이 선 넘어오면 짐승’ 했다가 자고 난 후 ‘짐승만도 못한 놈’ 하고 눈을 흘기더라는 썰렁한 유머를 떠 올리며 혼자 실없이 웃었다.


둘째 날,

티나의 배우려고 하는 의지는 대단 했다. 워낙 다양하고 험한 직업을 거친 때문인지 가르쳐 주는 대로 잘 이해하고 또 본인이 노력 했다.

대체적으로 여자들은 방향감각에 약하다고 한다. 하지만 티나는 2주 동안 딱 한번 잘못 들어갔을 뿐 일러 주는 대로 잘 찾아 갔다.

다만 한 가지 후진으로 닥에 대는 것은 터득하지 못하고 쩔쩔맸다.

초보자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이 후진이다. 더구나 트럭들 사이에 남아 있는 한자리에 뒤로 파킹하려면 진땀 흘린다. 거울로는 거리를 가늠하기 어렵고 반대쪽은 아예 보이지도 않아서 옆에 트럭에 닿지나 않는 지 걱정되고 더구나 밤에는 더 안 보인다.

또 주변의 트럭운전사들의 눈길을 의식하면 더 당황하게 된다.

바로 이 후진은 티나의 가장 큰 과제이고 나에게는 가장 큰 골칫덩이로 다가왔다.

사건이 벌어진다.


펜실배니아의 해가 겹겹이 쌓인 서산너머로 넘어 가면서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어둠이 내린다.

트럭 휴게소는 이시간이 가장 바쁜 때다.

동서남북으로 각각 달리던 트럭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기름 넣으러 오고, 전화, 팩스, 샤워, 레스토랑, 또는 단순히 커피 한잔이나 화장실 때문에 들리기도 한다. 대부분은 하루 종일 달려온 지친 운전사들이 밤을 보내기 위하여 들어오기 때문에 파킹자리가 꽉 차게 된다.

펜실배니아 주, 스크랜톤에 있는 파일럿 트럭휴게소는 파킹장이 좁고 구조가 복잡해서 들고 나가기가 불편하다.

그래서 내가 자주 오지 않는 곳이지만 내일 아침 배달해야 할 고객이 바로 가까이에 있어서 오늘밤을 보내기 위해서 들렸다.

운이 좋았는지 한가운데에 마침 파킹자리가 하나 비어 있었다. 다만 이미 주차하고 있는 트럭 사이이고 앞쪽에는 트럭들이 나란히 주차하고 있어서 공간이 넉넉하지 못했다. 90도 각도로 꺽은 후에 후진해야 하므로 주차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내가 할까?” 물었다.


티나는 주위를 한번 쓱 돌아보고 나서


“아니 내가 해 볼게” 말했다.


후진은 자꾸 연습해야 되고 티나도 빨리 터득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마치 3포인트 턴을 하듯 후진으로 구멍에 넣기는 초보자들에게는 무리다. 역시나 티나는 한 번에 들어가지 못하고 앞으로 뒤로 왔다 갔다 하기를 여러 번 했다.

뒤에 달고 있는 트레일러의 길이와 트럭을 합쳐 20미터의 트럭을 후진과 전진을 거듭하는 동안 나가려는 트럭과 들어오려는 트럭들이 우리 때문에 길이 막혀 줄을 서서 기다리게 되었다.

그들은 우리가 주차를 하도록 참을성 있게 기다려 주었다. 뒤에 대기하고 있던 트럭은 친절하게 티나의 시야에 방해 되지 않도록 헤드라이트까지 꺼주었다.


나이 든 운전사가 앞에 나서서 옆 트럭을 지켜보며 수신호를 하여 도와주었다.

트럭드라이버들의 대단한 동료정신이다.

사실은 모두 초보시절에 같은 경험을 한 기억 있었던 탓이겠지만······.

그러나 트럭드라이버라고 모두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언제 어디에나 있다.

누군가가 CB라디오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아마 우리 트럭이 보이지 않는 뒤쪽에 서 있던 트럭의 운전사일 것이다.


-트럭이 후진주차하고 있는데 초짜 같아, 아마 한참 걸릴 걸.


누군가가 CB라디오로 대답했다.


-젠장 시간 없다고 빨리 해!


나는 티나에게 주문했다.


“신경 쓰지 마!”


그 험한 목소리는 다시 CB라디오를 통해 들려 왔다.


-트럭을 운전 할 줄 아는 거야, 모르는 거야?


나는 CB 라디오의 스위치를 꺼버렸다.

조짐이 좋지 않았다.

트럭들이 여기저기서 크랙션을 울린다.

티나가 전진과 후진을 거듭하는 동안 트럭 휴게소는 트럭들로 꽉 막힌 상태가 된 것 같았다.

티나가 눈을 매섭게 치켜뜨고 CB라디오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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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CODE NAME DEER HUNTER 2.지저분한 트럭운전사 +5 17.07.15 437 14 9쪽
52 CODE NAME DEER HUNTER 1.위스콘신 주 +3 17.07.10 452 15 7쪽
51 히치하이커 윌슨 7. 뜻밖의 해후 그리고 +5 17.06.29 528 14 10쪽
50 히치하이커 윌슨 6. 절호의 기회 +3 17.06.27 438 12 9쪽
49 히치하이커 윌슨 5. 개의 본능, 개의 생각 +1 17.06.25 487 10 10쪽
48 히치하이커 윌슨 4. 뻔뻔스러운 녀석, 윌슨 +2 17.06.23 504 13 10쪽
47 히치하이커 윌슨 3. 예기치 않은 히치하이커 +5 17.06.21 533 13 8쪽
46 히치하이커 윌슨 2. 신원을 알 수 없는 괴생명체 +3 17.06.17 572 16 11쪽
45 히치하이커 윌슨 1. 텍사스 라레도 +7 17.06.15 703 2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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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분노의 하이웨이 2 +3 16.05.15 2,156 29 9쪽
21 분노의 하이웨이 1 +5 16.05.13 2,128 33 7쪽
20 트럭커: 20. 놈 아닌 놈 6 (놈놈놈 끝) +3 16.04.21 2,291 32 6쪽
19 트럭커: 19. 놈 아닌 놈 5 +6 16.04.20 2,318 33 6쪽
18 트럭커: 18. 놈 아닌 놈 4 +4 16.04.18 2,318 30 6쪽
» 트럭커: 17. 놈 아닌 놈 3 +1 16.04.12 2,694 28 7쪽
16 트럭커: 16. 놈 아닌 놈 2 +4 16.04.07 2,328 35 7쪽
15 트럭커: 15. 놈 아닌 놈 1 +3 16.04.04 2,551 28 7쪽
14 트럭커: 14. 웃기는 놈 2 +3 16.04.01 2,686 31 11쪽
13 트럭커: 13. 웃기는 놈 1 +1 16.03.31 2,545 31 6쪽
12 트럭커: 12. 지저분한 놈 5 +1 16.03.30 2,898 38 6쪽
11 트럭커: 11. 아주 나쁜 놈 4 +2 16.03.29 2,955 32 5쪽
10 트럭커: 10. 지저분한 놈 3 +3 16.03.28 2,719 34 8쪽
9 트럭커: 9. 지저분한 놈 2 +4 16.03.24 2,974 47 7쪽
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4 45 6쪽
7 트럭커: 7. 바보 같은 놈 3 +4 16.03.22 3,420 68 10쪽
6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2 16.03.21 3,332 64 9쪽
5 트럭커: 5. 바보 같은 놈 1 +10 16.03.20 3,877 64 11쪽
4 트럭커: 4. 북미대륙 트럭운전 제일고수 +6 16.03.17 4,182 62 9쪽
3 트럭커: 3. 한심한 놈 +1 16.03.17 3,959 78 6쪽
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5 59 8쪽
1 트럭커: 1. 한심한 놈 +9 16.03.11 6,103 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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