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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118,300
추천수 :
1,750
글자수 :
210,229

작성
16.06.02 00:14
조회
1,905
추천
24
글자
8쪽

분노의 하이웨이 10

DUMMY

트랙터 트레일러의 중량은 20톤이나 된다.

더구나 500마력의 괴력을 지닌 캐터필러 엔진은 하이웨이의 무법자이다.

오백 마리의 말들이 짓밟고 지나가는 데 살아날 장사는 아무도 없다.

그야말로 현장 즉사이다.


이마에 손을 얹고 달려오는 불빛을 노려보았다.

두개의 헤드라이트가 거침없이 다가온다.

트럭은 나를 깔아 버리겠다는 듯 나를 향해 무서운 굉음을 내지르며 정면으로 달려왔다.

나는 정신없이 길 밖으로 뛰어 숲 속으로 도망쳤다.

트럭은 무시무시한 엔진음을 울리며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쳐 지나갔다.


"야 이 미친놈아!"


고함을 쳤지만, 트럭은 빨간 후미 등만 남긴 채 어둠 속으로 질주하여 곧 길 언덕 넘어 나무숲 사이로 사라졌다.


갑자기 주위가 적막한 고요가 내리고 어둠이 덮쳐 왔다.

도대체 어떤 놈이 목숨을 건 장난을 하는 걸까?

벌써 두 번이나 죽을 뻔했다. 장난이라면 이건 너무 정도가 심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쳤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안 되겠다. 이놈의 트럭을 쫓아가서 한바탕 해주고 분풀이를 해야지.'


즉시 트럭에 올라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트럭이 나뭇가지에 얼마나 긁혔는지 살펴봐야겠지만 지금은 오직 그놈을 쫓아가서 잡아야겠다는 일념뿐이다.


90이 제한 속도이지만 속도계기의 바늘 끝은 120을 가리키고 있다.

중앙에 그어진 노란 경계선도 무시한 채 한복판으로 사정없이 질주하였다.

그동안 하이웨이 301번을 달리면서 마주 오는 차의 통행을 보지 못했으므로 오는 차가 없을 거라는 가정 하에 악셀래이터를 바닥까지 밟았다.

주위의 나무들이 사정없이 뒤로 지나가며 나는 앞만 노려보고 운전대를 꽉 잡고 달렸다.

속도계는 120을 넘어 130으로 치달았다.

험한 산길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렸다.

커브를 돌 때마다 트레일러가 휘청거렸다.

트레일러 안에 실려 있는 화물이 뒤죽박죽될 것이 염려되었으나 지금은 그 트럭을 추격해서 잡아야겠다는 마음이 더 급했다.

십여 분 정도 달렸으나 사라져버린 그 트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늘이 시커멓다. 환하게 비추던 달도 검은 구름 속으로 숨어들어 보이지 않았다.

한바탕 비라도 쏟아지려는지 달그림자는 사라지고 별조차 보이지 않았다. 검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30분 이상을 미친 듯이 달려왔지만, 그놈의 트럭은커녕 아무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 트럭은 이미 멀리 가 버린 게 틀림없다.

결국, 쫒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길옆에 공터에 트럭을 세웠다.


플래시를 꺼내 들고 나가 트럭과 트레일러를 샅샅이 살펴보았다.

안테나가 부러졌고 트레일러 상단과 옆면이 나뭇가지에 심하게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찢어지거나 구멍이 나지는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고 그나마 운이 좋은 것이다.


이때, 멀리 뒤쪽에서 헤드라이트가 나타났다.

멀어서 트럭인지 승용차인지 알 수는 없어서 혹시 그놈일까 생각했지만 그럴 리가 없다. 그놈은 앞으로 갔으니까 벌써 100킬로는 도망갔을 것이다.

점점 다가오는 그 헤드라이트를 지켜보다 소리쳤다.


'앗, 그놈이닷!'


요란하게 장식된 불빛 화려한 트럭이다.

헤드라이트 불빛 그리고 지붕에 나란히 달린 주황색, 앞범퍼에 라이트를 보아 틀림없는 그 트럭이다.


이상한 일이다.

분명히 나보다 앞서서 달려간 놈이 뒤에서 나타나다니······.

내가 쫓아 올 줄 미리 짐작하고 어디엔가 숨어서 나를 기다렸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마침 잘 되었다. 그러지 않아도 붙잡아서 혼 내주고 싶었는데 단단히 마음을 먹고 얼른 트럭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그놈이 지나가는 즉시 쫓아가려고 트럭 앞 대가리를 비스듬히 내밀고 준비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이 부셨다. 그놈이 상향등을 켠 것이다.

눈을 가늘게 치뜨고 달려오는 트럭을 노려보던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불빛은 길에서 벗어나 내 트럭을 향해 즉 나를 향해 똑바로 맹렬하게 돌진해오는 것이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그 트럭은 내 트럭 운전석 쪽에 충돌하여 박살 날 것이다.

출발하려고 넣었던 2단 기어에서 얼른 후진 기어로 바꾸어 넣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나는 뒤로 3미터쯤 후진하였고 그 트럭은 기차가 지나가듯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바로 코앞을 스쳐지나 아슬아슬하게 비켜 갔다.

만약 내가 후진을 1초 만이라도 늦게 하였더라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하였다.

소름이 돋았다.

내 앞으로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데도 아예 나를 죽이기로 작정한 놈처럼 일부러 내 쪽으로 돌진한 것이다.


'저 새끼가 나하고 끝장을 보자는 거지? 그래 한번 해보자.'


나는 즉시 3단 기어를 넣고 악셀래이터를 밟았다.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바로 출발했으므로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자신이 있다. 차선이고 뭐고 상관없이 액셀러레이터를 바닥까지 꽉 밟고 달렸다.

이번에는 속도계기를 보지도 않았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숲 속 사이로 언뜻 비쳤다가 사라지는 트레일러 빨간색 후미 라이트를 볼 수 있었다.

오른발을 더 세게 밟았다. 구부러지는 길에서는 원심력에 의해 트럭이 길 바깥으로 튕겨 나갈 듯이 휘청거렸다. 그래도 속도를 낮추지 않고 그대로 달렸다.


가까스로 그 트럭의 뒤에 따라붙을 수 있었다.

그대로 들이받아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그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비슷한 속력으로 들이받으면 별 효과가 없고 그놈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기라도 하면 내게 아주 불리한 일이다.

나는 트럭 엔진 부분이 망가지고 그놈 트레일러 뒷부분이 부서진다.

저놈보다 내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추월하기 위해 반대쪽 차선으로 나갔다.

그놈도 따라서 반대 차선으로 움직였다.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놈도 역시 왼쪽으로 가로 막아섰다.

차선을 이쪽저쪽 오가는 게임은 계속되었다. 좀처럼 추월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놈의 운전 실력은 대단했다. 경력이 제법 됨직한 솜씨로 능숙하게 요리조리 잘 피하고 막았다. 운전 경력이 나보다 훨씬 많은 것이 확실하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내리막 언덕에서 그놈의 속력이 약간 느려지는 틈을 타서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추월을 시작하였다. 차선을 반쯤 벗어나 오른쪽 갓길에 걸쳐서 달리기 시작하였다.

내가 조금씩 빨라지며 그놈이 주춤하는 사이에 반 이상을 추월할 수 있었다. 거의 추월하여 그 트럭의 창문을 볼 수 있을 때쯤 그 트럭이 내 앞쪽으로 방향을 틀어 좁혀 오기 시작하였다.

내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바로 길 밖 숲 속으로 처박힐 것이고 그대로 달리면 충돌하기 직전이다.

할 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아 속력을 줄이는데 그놈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 왔다.

손을 내밀면 그놈의 트레일러가 닿을 정도로 바짝 붙여 왔다.

우당탕! 콰지직! 쾅!

그놈의 트레일러 오른쪽 뒷부분이 내 트럭의 왼쪽 앞범퍼를 쳤다. 동시에 나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었다. 이번에는 내 트럭의 오른쪽 범퍼가 하이웨이 가드레일에 부딪혀 찌이익 긁히며 요란한 굉음이 났다.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아뿔싸! 이제 일은 크게 터졌다.'


잠깐 사이에 흥분했던 결과가 설마 하고 염려했던 현실이 되어버렸다.

나는 트럭을 세웠고 그놈의 트럭은 그대로 달려 유유히 사라졌다.

흙먼지가 몰려와 헤드라이트 앞이 안개처럼 뿌옇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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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트럭커: 19. 놈 아닌 놈 5 +6 16.04.20 2,320 3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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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트럭커: 12. 지저분한 놈 5 +1 16.03.30 2,900 38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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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트럭커: 10. 지저분한 놈 3 +3 16.03.28 2,720 34 8쪽
9 트럭커: 9. 지저분한 놈 2 +4 16.03.24 2,975 47 7쪽
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6 45 6쪽
7 트럭커: 7. 바보 같은 놈 3 +4 16.03.22 3,422 68 10쪽
6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2 16.03.21 3,332 64 9쪽
5 트럭커: 5. 바보 같은 놈 1 +10 16.03.20 3,877 64 11쪽
4 트럭커: 4. 북미대륙 트럭운전 제일고수 +6 16.03.17 4,183 62 9쪽
3 트럭커: 3. 한심한 놈 +1 16.03.17 3,961 78 6쪽
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5 59 8쪽
1 트럭커: 1. 한심한 놈 +9 16.03.11 6,103 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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