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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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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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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0,229

작성
17.07.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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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CODE NAME DEER HUNTER 3.플랫베드

DUMMY

3. 플랫베드


“헤이 친구, 트럭운전하냐?”

“그렇다.”

나는 시큰둥하게 대답을 했다, 이곳은 트럭운전사들만 오는 휴게소이건만 그가 그렇게 물어 온 이유는 내가 아시아인이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북아메리카에서는 한국인 트럭 운전사가 보기 드물다. 북미의 트럭 운전사는 당연히 백인들이 많다. 그리고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도 많다. 남부로 갈수록 아프리칸 아메리칸과 남미인들 순이다. 캐나다는 파키스탄과 인디안이 급격히 증가하고 중국계와 한국인들은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와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서 나는 여전히 컴퓨터 화면에서 눈길을 돌리지 않고 열중하고 있는데 그 사나이는 다시 말을 걸었다.

“친구, 나 좀 도와줄 수 있냐?”

그 말에 나는 잠깐 머뭇거렸다. 그 사나이가 나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서로 초면인 사이에서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지 재빠르게 생각을 굴려봤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자세를 세우고 비로소 그 사나이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마른 얼굴에 푸른 눈동자, 야구모자 아래로 가늘고 긴 갈색머리가 삐죽나와 있다. 북미 운전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컨츄리 스타일이었다.

“뭐냐에 따라서······. 내가 뭘 도와줘야 되는데?”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기에 궁금했다. 무슨 일이든지 이미 내 마음은 거절 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였지만 도대체 무슨 부탁일까? 호기심이 일었다.

그는 남부 액센트가 있는 빠른 말투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 내 트럭이 문제가 생겼다. 그리고 급하게 화물을 운송해서 가야하는데......”


그의 이야기인즉, 오늘 오후까지 배달을 해야 하는데 트럭 트랜스미션에 말썽이 생겨 지금 정비소에 수리하도록 맡겼는데 마침 부품이 없어서 이틀이나 3일 정도를 기다려야 된다는 것이다.

트럭은 고장 났고 배달은 오늘 가기로 약속했고, 그러니까 나보고 그 배달을 대신 해 줄 수 있냐고 부탁하는 것이다.

북아메리카의 트럭은 트랙터와 트레일러로 분리되는 시스템이다. 운전하는 앞부분과 화물을 싣는 트레일러는 5th wheel과 킹핀으로 연결시켜 끌고 다닐 수 있다.

그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내 트럭에 연결 된 트레일러를 분리시켜 내려놓은 다음 그의 트레일러를 연결하여 그의 목적지까지 끌고 가서 내려 놓기만 해달라는 부탁인 것이다.

트럭 운전사라면 충분히 이해하는 일이다. 우리 회사도 트럭이 고장으로 배달을 제날자에 하지 못할 경우에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다른 트럭을 불러 트레일러를 스위치하여 배달을 마치는 경우는 가끔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다른 회사와 스위치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호사의 운전사로 일하고 읶는 나는 당연히 안 되는 일이다.

일단 내 트럭이 아니고 회사트럭이므로 회사에서 문책 당하거나 해고당할 수 도 있는 큰 문제이다.

더구나 회사 트럭에는 위성 통신 장비가 설치 되여 있으므로 언제 어디를 갔었는지 그 기록이 모두 남는다.


“안됐지만 나는 도와 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을 찾아봐라.”

“나 좀 도와 줘라. 오늘 꼭 간다고 약속 했다. 제발!”

“미안하다. 내 트럭이면 몰라도 회사 트럭이라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나는 난색을 표하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나 그 녀석은 쉽게 물러서지 않고 계속 다가오며 사정 했다.

“수고비는 넉넉히 줄께, 여기서 30마일밖에 안 되는 곳이다.”

“······.”

'수고비'라는 단어가 그녀석의 입에서 튀어 나오자 나는 그를 한참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 해 봤다.

사실은 남의 트레일러를 연결해서 움직인 적은 몇 번 있다.

고객 회사에 도착하였을 때 이미 하차작업을 끝낸 트레일러가 닥에 그대로 있는 경우 내가 직접 끌어내기도 했고, 작은 회사에서는 야드에 있는 트레일러를 옮겨 달라고 부탁을 받고 해주기도 했다. 바쁜 트레일러 야적장에서는 트레일러가 겹겹이 있는 경우에는 여러대의 트레일러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운 일도 많았다.

남의 트레일러를 스위치해서 옮기는 일은 아주 귀찮은 일이다. 일단 내게 연결 된 트레일러를 분리해서 내려놓은 다음, 다른 트레일러를 연결하여 다른 곳에 분리해서 내려놓는다. 다시 내 트레일러에 연결해서 움직인다. 트럭에 오르고 내리기를 다섯 번 반복해야 한다. 랜딩기어를 내리고 올리는 일도 숨이 차는 일이다.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일이다.

딱 한번, 뉴저지의 한 식품회사에서 여러 대의 트럭이 밀려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그 회사의 매니저가 나에게 트레일러 하나를 옮겨 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나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하차시간을 단축하고 싶은 마음에 흔쾌하게 그의 부탁을 들어 주었다. 그랬더니 매니저가 고맙게 생각 했는지 점심이나 하라며 20달러를 건네주었다. 이것이 지난 10년 동안 회사트럭을 운전하면서 부당한 이익을 취한 유일한 일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고백하면 수고비를 준다는 말에 약간 귀가 솔깃해진 것이다. 그리고 30마일밖에 안 되는 거리라면 그의 말대로 잠깐 갔다 오면 되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1시간이면 충분하다.


하루 종일 기다리는데 이 대기시간 동안 회사에서 보상해주는 보수(pay)는 아주 조금이다. 기본 2시간의 대기시간은 아예 지불하지 않고 또 거리에 따라 5시간, 10시간까지 공제한다. 밤 12시부터 아침 6시까지는 야간에는 아예 없다. 그것도 하루에 최대 8시간까지밖에 패이하지 않는다. 그나마 운행거리가 천마일이 넘을 때는 패이가 아예 없다. 그러니까 24시간을 대기해도 실제로는 서너 시간만 돈을 받는 시간이 될 뿐이다.

회사에 대한 가장 큰 불만 중에 하나이기도 하지만 트럭 운송 노조에서 그렇게 합의 한 사항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다.


“얼마 줄 건데?” 진짜 궁금했다.

그가 허리 아래로 슬쩍 손가락 두개를 펴서 내밀었다.

“200불.”

그의 목소리를 한층 낮추어 속삭이듯 말했다.

30마일 갔다 오는데 1시간정도 소요 되니까 $200 이면 괜찮은 금액이다. 나는 연이틀을 기다려도 그만큼 받지 못하는데, 이 녀석은 도대체 얼마나 벌기에 30마일 운전에 $200을 주겠다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내가 한참을 생각하고 있으니 이 친구 안달이 낫는지 계속 재촉한다.

“잘 생각해 봐, 아무 일도 아냐, 이러는 동안에 벌써 갔다 오겠다.”

마음이 자꾸 흔들렸다.

그래 아무 일도 아니지. 트레일러 스위치는 흔한 일이잖아.

나는 돈보다도 제시간에 배달하고자 하는 트럭 드라이버들의 심정을 잘 이해 하니까 도와주야 할까보다.'

이렇게 여기까지 생각에 미치자 나는 결정했다.

' 내가 누구냐? ' 수퍼트럭커 헝그리울프인데 곤경에 빠진 드라이버를 그냥 버려둘 수 없지! 당연 도와 줘야지!.

나는 계속 가로 젓던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 못하는 척 말 했다.

“오케이, 도와줄게.”

“고맙다. 정말로 고맙다. 너는 나를 수렁에서 구해 주는 거야! 친구!”

“천만에!”

“가자. 지금 당장, 시간이 얼마 없어.”

이 친구는 나와 이야기 끝나자마자 무척이나 서둘렀다.

나는 컴퓨터를 닫고 가방을 챙겨 나와 주차장에 내 트럭으로 와서 연결 돼 있던 트레일러를 분리하고 나서 그가 가리켰던 방향으로 운전해 갔다. 멀리서 그가 서있는 곳을 보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그의 트레일러는 다름 아닌 플랫베드(flat bed)이었다. 그냥 일반적인 박스 밴으로만 생각하였을 뿐 다른 트레일러 일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것도 2층 평판 형으로(step flat bed) 된 주로 중장비를 옮기는 특수 형이다.

나는 드라이밴(dry box) 트레일러만 했지 평판(flatbed)는 한 번도 연결 해본 적이 없었다. 스텝베드(step flatbed)도 물론 해 볼 기회조차도 없었다.

트레일러에는 육중한 노란색의 캣 엑스커베이터(CAT Excavator:굴삭기)가 실려 있었다.

“이봐! 스텝베드 트레일러라고는 말 안했잖아?”

“무슨 차이가 있나? 똑같이 연결해서 가면 되는 거지.”

하긴 그렇다. 트레일러가 박스형이던 냉장 형이던 탱크이건 평판 형이던 계단 형이던 연결해서 끌고 가는 것은 똑같다.

“나는 한 번도 플랫베드를 해본 적이 없어서······.”

나는 중얼거리듯 내뱉었다.

“그럼, 내가 운전할까?” 그가 물었다.

“아냐 내가 할 거야!!”

남의 트레일러 운반하는데 트럭운전까지 남에게 맡길 수는 없다. 이래봬도 나는 대륙을 횡단하는 트럭 운전사로 경력이 있는데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플랫베드라고 해서 박스밴하고 다른 것은 없지만 해보지 않은 것이라서 좀 겁이 날뿐이다.

이것도 트럭운전에 색다른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평생 잊지 못 할 강렬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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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DE NAME DEER HUNTER 3.플랫베드 +3 17.07.19 451 14 9쪽
53 CODE NAME DEER HUNTER 2.지저분한 트럭운전사 +5 17.07.15 438 14 9쪽
52 CODE NAME DEER HUNTER 1.위스콘신 주 +3 17.07.10 454 15 7쪽
51 히치하이커 윌슨 7. 뜻밖의 해후 그리고 +5 17.06.29 529 14 10쪽
50 히치하이커 윌슨 6. 절호의 기회 +3 17.06.27 440 12 9쪽
49 히치하이커 윌슨 5. 개의 본능, 개의 생각 +1 17.06.25 489 10 10쪽
48 히치하이커 윌슨 4. 뻔뻔스러운 녀석, 윌슨 +2 17.06.23 505 13 10쪽
47 히치하이커 윌슨 3. 예기치 않은 히치하이커 +5 17.06.21 534 13 8쪽
46 히치하이커 윌슨 2. 신원을 알 수 없는 괴생명체 +3 17.06.17 573 16 11쪽
45 히치하이커 윌슨 1. 텍사스 라레도 +7 17.06.15 703 23 8쪽
44 NEW YORK! NEW YORK! 6 (끝) +11 16.08.03 2,004 25 11쪽
43 NEW YORK! NEW YORK! 5 +2 16.08.02 1,630 14 10쪽
42 NEW YORK! NEW YORK! 4 +1 16.08.01 1,750 13 12쪽
41 NEW YORK! NEW YORK! 3 +3 16.07.31 1,912 15 9쪽
40 NEW YORK! NEW YORK! 2 +2 16.07.30 1,663 16 8쪽
39 NEW YORK! NEW YORK! 1 +4 16.07.29 1,838 17 7쪽
38 NEW YORK! NEW YORK! 프롤로그 +2 16.07.29 1,772 10 2쪽
37 이쁘다! 4 (끝) +3 16.06.22 2,041 32 6쪽
36 이쁘다! 3 +1 16.06.19 1,985 26 8쪽
35 이쁘다! 2 +1 16.06.17 2,171 26 8쪽
34 이쁘다! 1 +3 16.06.15 2,342 22 9쪽
33 분노의 하이웨이 13 (끝) +3 16.06.08 1,859 32 7쪽
32 분노의 하이웨이 12 +2 16.06.06 1,719 23 8쪽
31 분노의 하이웨이 11 +1 16.06.04 1,787 28 7쪽
30 분노의 하이웨이 10 +1 16.06.02 1,906 2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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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분노의 하이웨이 7 +3 16.05.25 1,788 30 8쪽
26 분노의 하이웨이 6 +2 16.05.23 2,023 25 7쪽
25 분노의 하이웨이 5 +2 16.05.21 1,963 26 7쪽
24 분노의 하이웨이 4 +1 16.05.19 2,109 24 9쪽
23 분노의 하이웨이 3 +4 16.05.17 2,122 28 8쪽
22 분노의 하이웨이 2 +3 16.05.15 2,156 2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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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트럭커: 19. 놈 아닌 놈 5 +6 16.04.20 2,320 33 6쪽
18 트럭커: 18. 놈 아닌 놈 4 +4 16.04.18 2,319 30 6쪽
17 트럭커: 17. 놈 아닌 놈 3 +1 16.04.12 2,694 28 7쪽
16 트럭커: 16. 놈 아닌 놈 2 +4 16.04.07 2,328 35 7쪽
15 트럭커: 15. 놈 아닌 놈 1 +3 16.04.04 2,553 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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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트럭커: 13. 웃기는 놈 1 +1 16.03.31 2,546 31 6쪽
12 트럭커: 12. 지저분한 놈 5 +1 16.03.30 2,900 38 6쪽
11 트럭커: 11. 아주 나쁜 놈 4 +2 16.03.29 2,956 32 5쪽
10 트럭커: 10. 지저분한 놈 3 +3 16.03.28 2,720 34 8쪽
9 트럭커: 9. 지저분한 놈 2 +4 16.03.24 2,975 47 7쪽
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6 45 6쪽
7 트럭커: 7. 바보 같은 놈 3 +4 16.03.22 3,422 68 10쪽
6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2 16.03.21 3,332 64 9쪽
5 트럭커: 5. 바보 같은 놈 1 +10 16.03.20 3,877 64 11쪽
4 트럭커: 4. 북미대륙 트럭운전 제일고수 +6 16.03.17 4,183 62 9쪽
3 트럭커: 3. 한심한 놈 +1 16.03.17 3,961 78 6쪽
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5 59 8쪽
1 트럭커: 1. 한심한 놈 +9 16.03.11 6,103 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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