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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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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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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
글자수 :
210,229

작성
17.07.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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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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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CODE NAME DEER HUNTER 2.지저분한 트럭운전사

DUMMY

2. 지저분한 트럭 운전사들


오늘 새벽에 도착한 시카고는 여전히 번거롭고 혼잡했다. 곳곳에 지뢰처럼 숨겨진 로우 브릿지(Low Bridge 낮은다리)를 피하며 미로처럼 어렵게 찾아간 회사는 시카고 윌리스타워가 바라보이는 시내에 자리 잡은 이름 있는 신문사의 인쇄 공장이었다.

한 개가 3톤에 가까운 종이롤 7개를 닥에 내리고 나서 다음 픽업을 위하여 가까스로 시내를 빠져 나왔다.

로우 브릿지는 트럭과 트레일러의 높이인 13‘6“(4.11m)보다 낮은 다리를 말하며 그 아래로는 트럭이 지나갈 수 없다. 오래 된 도시일수록 로우브릿지는 많다. 특히 시카고와 뉴욕시는 북미에서 가장 많고 험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트럭운전사들을 위하여 로우브릿지만 표시한 트럭루트지도가 따로 있다.

로우브릿지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트럭운전사에게 다가와 길을 안내 해 줄테니 수고비를 내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얌체 같은 인간도 시카고에 있다. 진땀 흘리며 당황하고 있는 트럭운전사에게는 천사 같은 존재이겠지만....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94번에 올라서고 나서 겨우 한숨 돌리며 안심했다. 지뢰밭 같은 미로를 빠져 나왔다는 안정감은 꽉 막힌 교통체증속에서도 전혀 짜증스럽지 않은 후련한

기분이다.

다음 화물을 픽업해야하는 피트모스(Peat Moss) 농장은 위스칸신주의 바라부(Baraboo) 라는 곳에 있는데, 아쉽게도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회사가 쉰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월요일 아침에 픽업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오늘 오후부터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공치는 날인 셈이다. 트럭운전사는 운전하는 마일당 계산에서 돈을 받기 때문이다.


금요일 오후, I-94 북쪽방향,

미시간주에서 위스콘신주로 바뀌고 매디슨을 지났다.

열어둔 창문으로 세차게 들이닥치는 쌀쌀한 바람은 팔등을 타고 올라와 목줄기에 서늘함을 생채기처럼 남기고 스쳐 지나갔다.

초겨울, 바야흐로 지금이 사슴 사냥 시즌이다.

하이웨이를 가다보면 사슴을 싣고 가는 픽업트럭을 자주 목격하고 심지어 지붕위에 사슴을 묶은 채 달려가는 SUV도 있다. 지붕에 얼마나 많은 사슴들을 사냥 했는지 위스칸신의 하이웨이를 지나는 동안 수십 마리의 사슴을 보았다. 인간들은 무자비하게 사슴을 사냥했다.

어차피 아메리카의 역사가 정복자들의 잔인함으로 얼룩진 것이므로 그 후손들이 숨겨진 폭력성은 무슨 방법으로든지 표출되기 마련인가보다.

하이웨이 옆에 숲속마다 SUV나 픽업트럭들이 세워져 있는데 그건 모두 사냥꾼들이다. 어떤 때는 알록달록한 군복 차림에 긴 엽총을 들고 하이웨이 옆에 서성거리는 사냥꾼이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숲 속에 은폐 움막을 짓고 그 속에서 며칠씩 사슴을 기다리며 사냥하기도 하는데 그 움막 또는 텐트를 디어 헛(Deer Hut) 또는 디어 블라인드(Deer Blind)라고 부른다.


I-90는 시카고에서 올라오고 I-94 는 밀워키에서 와서 매디슨(Madison)에서 만나 함께 북서쪽으로 가다 다시 갈라지게 되어 있다. 이 중간쯤에 위스델(Wis Del)이 있고 이 지역은 리조트가 많아 캠핑이나 휴양지로 유명 한 곳이다. 그 바로 남쪽에 월요일 픽업하러 가야 하는 작은 마을 바라부(Baraboo)가 있다.

그리고 바로 가까운 거리에 페트로 트럭스탑 휴게소가 있다는 것은 정말로 큰 행운이다. 페트로는 대형 체인점으로 그 중에서도 시설이 최상급이다.

스키장이 있는 산의 옆면 비탈에 자리 잡은 휴게소는 디젤 주유펌프가 무려 12개, 동시에 300대의 대형트럭이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 이 주차장은 산비탈 때문에 건물보다 약간 높은 곳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언제든지 트럭수리가 가능한 4개의 배이를 둔 트럭 서비스센터, 위스콘신의 기념품을 모두 모아 전시한 기념품가게, 패스트푸드 전문점인 서브웨이, 대어리 아이스크림샵, 더불어 중국요리에 웍이 있고 네델란드에 더치오븐이 있다면 이곳에는 아이언 스킬렛이 있다. 이름도 아이언 스킬렛 레스토랑이다. 무쇠프라이팬에 야채를 잔뜩 넣어 익힌 다음에 치즈를 얹은 오믈렛은 내가 가장 선호하는 요리이고 1인치가 넘는 두꺼운 텍사스 스테이크 요리는 그 맛이 일품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트럭운전사들을 위한 14개의 샤워실, 동전세탁실, 그리고 소파가 놓여 있는 휴게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더 좋은 것은 지하에 있다. 스무 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영화감상실이 있고 각종 오락기기가 있는 게임 룸도 그 옆에 있다. 시간이 바쁜 신자를 위한 작지만 예쁘고 경건하게 보이는 예배당도 한 켠에 있다.

이 모든 것이 24시간 오픈한다.


꼬박 이틀을 허비하며 기다려야 한다. 이런 휴게소에서라면 주말을 혼자 심심하게 보내도 별로 섭섭한 생각은 안 들지만 수입이 없다는 것만 빼면 마치 휴가 온 기분이다.

하이웨이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트럭휴게소 입구의 경사진 언덕길을 올라 주차장에 들어섰다. 산비탈에 만든 주차장이라 2층짜리 휴게소 건물이 지붕만 보였다. 금요일이라 무척 혼잡했고 가까스로 구석에 주차할 수 있었다.

트럭을 주차하고 계단을 내려서 건물로 들어갔다. 건물에서는 주차장이 보이지 않았다. 입구에서 기념품 가게를 한바퀴 돌고 레스토랑을 흘깃 살펴보았다. 대형 휴게소답게 사람들로 붐볐다. 2층 샤워실에는 이미 예약손님들로 꽉 차있었다. 지하층으로 내려가 영화감상실 문을 열었다.

90인치정도 되는 대형 스크린의 화면을 보자마자 톰 크루즈 주연의 법률영화 ‘펌’(The Firm)이란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이미 책으로도 읽었고 영화는 벌써 열 번 이상은 본 것이라서 흥미를 잃었다.

트럭 운전사 전용 휴게실에 가니 몇 사람이 오고 간다.

몇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두어 사람 앉아 있다가 한사람 가고 또 하나씩 와서 대여섯 명 되다가 또 한 둘 씩 가고 ······.이렇게 끊임없이 트럭드라이버들이 오고가기 때문이다.

어느 한순간 조용하다가 갑자기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변했다가 다시 잠잠해지는 그런 곳이다.


나는 한쪽 소파에 자리 잡고 앉아 랩탑을 올려놓고 뉴스도 보고 밀려있는 파일과 사진을 정리했다.

맞은편 쪽에 머리가 하얀 조그만 체격의 나이든 사람은 코너에 놓인 TV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의 잠바가 허름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그의 나이를 짐작할 수 없게 만들었다.

트럭운전사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어둡고 우중충한 색의 옷을 걸치고 있고 그다지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럭운전이 청결을 유지하거나 밝은 색의 옷을 입기가 어려운 탓이기도 하지만 거의 모두가 좀 과할정도로 지저분하다. 옷은 주름이 접혀있고 수염도 무성하게 자랐고, 맨발에 슬리퍼만 끌고 다니는 운전사도 많다.

만약 트럭 운전사들이 길가에 앉아 있다면 모두 노숙자(homeless people)라고 볼 것임이 확실하다. 나 자신도 역시 돌아보면 그들의 모습과 다를 것 없다. 트럭 운전사는 멋과 품위를 지키기는 아주 어려운 직업이다.

적어도 나는 추한 꼴의 지저분한 모습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 나라고 별 수 있을까?


두어 시간 앉아 있다 보니까 아까부터 한 녀석이 자꾸 들락거리고 있다는 낌새를 느꼈다.

짙은 카키색 바지에 빨간색 셔츠를 입었고 그 위에 색이 바란 밤색 가죽조끼를 걸쳤다. 야구 모자를 깊숙이 눌러 썼고 그 양 옆으로는 긴 갈색 머리가 헝클어져 내려 와 있다.

그다지 관심 두지 않고 있었지만 좀 신경이 쓰였다.

처음에는 아까 온 녀석이 또 왔구나하는 정도의 관심이었다가 여러 번 눈이 마주치자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었다.

트럭 운전사끼리는 동료의식이 강하다 트럭으로 만나면 서로 스스럼없이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갈색머리의 야구모자 사나이는 핸드폰을 손에 들고 누구와 통화를 하면서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그러다가 휴게실에 그 사나이와 나만 단둘이 남게 되었을 때 슬그머니 내 옆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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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CODE NAME DEER HUNTER 8. 사슴 사냥 작전 끝 +3 17.08.04 511 13 7쪽
58 CODE NAME DEER HUNTER 7. 사슴사냥 작전 +2 17.08.01 333 11 8쪽
57 CODE NAME DEER HUNTER 6. 공범 용의자 +2 17.07.30 307 14 12쪽
56 CODE NAME DEER HUNTER 5. 앵거스 비프 스테이크 디너 +4 17.07.26 365 10 8쪽
55 CODE NAME DEER HUNTER 4. Easy Money +3 17.07.22 349 12 10쪽
54 CODE NAME DEER HUNTER 3.플랫베드 +3 17.07.19 450 14 9쪽
» CODE NAME DEER HUNTER 2.지저분한 트럭운전사 +5 17.07.15 438 14 9쪽
52 CODE NAME DEER HUNTER 1.위스콘신 주 +3 17.07.10 454 15 7쪽
51 히치하이커 윌슨 7. 뜻밖의 해후 그리고 +5 17.06.29 528 14 10쪽
50 히치하이커 윌슨 6. 절호의 기회 +3 17.06.27 440 12 9쪽
49 히치하이커 윌슨 5. 개의 본능, 개의 생각 +1 17.06.25 488 10 10쪽
48 히치하이커 윌슨 4. 뻔뻔스러운 녀석, 윌슨 +2 17.06.23 504 13 10쪽
47 히치하이커 윌슨 3. 예기치 않은 히치하이커 +5 17.06.21 534 13 8쪽
46 히치하이커 윌슨 2. 신원을 알 수 없는 괴생명체 +3 17.06.17 573 16 11쪽
45 히치하이커 윌슨 1. 텍사스 라레도 +7 17.06.15 703 23 8쪽
44 NEW YORK! NEW YORK! 6 (끝) +11 16.08.03 2,003 25 11쪽
43 NEW YORK! NEW YORK! 5 +2 16.08.02 1,630 14 10쪽
42 NEW YORK! NEW YORK! 4 +1 16.08.01 1,750 13 12쪽
41 NEW YORK! NEW YORK! 3 +3 16.07.31 1,911 15 9쪽
40 NEW YORK! NEW YORK! 2 +2 16.07.30 1,663 16 8쪽
39 NEW YORK! NEW YORK! 1 +4 16.07.29 1,838 17 7쪽
38 NEW YORK! NEW YORK! 프롤로그 +2 16.07.29 1,772 10 2쪽
37 이쁘다! 4 (끝) +3 16.06.22 2,039 32 6쪽
36 이쁘다! 3 +1 16.06.19 1,985 26 8쪽
35 이쁘다! 2 +1 16.06.17 2,170 26 8쪽
34 이쁘다! 1 +3 16.06.15 2,342 22 9쪽
33 분노의 하이웨이 13 (끝) +3 16.06.08 1,859 32 7쪽
32 분노의 하이웨이 12 +2 16.06.06 1,719 23 8쪽
31 분노의 하이웨이 11 +1 16.06.04 1,787 28 7쪽
30 분노의 하이웨이 10 +1 16.06.02 1,905 24 8쪽
29 분노의 하이웨이 9 +3 16.05.30 1,794 23 8쪽
28 분노의 하이웨이 8 +1 16.05.28 1,892 28 8쪽
27 분노의 하이웨이 7 +3 16.05.25 1,788 30 8쪽
26 분노의 하이웨이 6 +2 16.05.23 2,022 25 7쪽
25 분노의 하이웨이 5 +2 16.05.21 1,963 26 7쪽
24 분노의 하이웨이 4 +1 16.05.19 2,109 24 9쪽
23 분노의 하이웨이 3 +4 16.05.17 2,122 28 8쪽
22 분노의 하이웨이 2 +3 16.05.15 2,156 29 9쪽
21 분노의 하이웨이 1 +5 16.05.13 2,129 33 7쪽
20 트럭커: 20. 놈 아닌 놈 6 (놈놈놈 끝) +3 16.04.21 2,292 32 6쪽
19 트럭커: 19. 놈 아닌 놈 5 +6 16.04.20 2,319 33 6쪽
18 트럭커: 18. 놈 아닌 놈 4 +4 16.04.18 2,319 30 6쪽
17 트럭커: 17. 놈 아닌 놈 3 +1 16.04.12 2,694 28 7쪽
16 트럭커: 16. 놈 아닌 놈 2 +4 16.04.07 2,328 35 7쪽
15 트럭커: 15. 놈 아닌 놈 1 +3 16.04.04 2,552 28 7쪽
14 트럭커: 14. 웃기는 놈 2 +3 16.04.01 2,687 31 11쪽
13 트럭커: 13. 웃기는 놈 1 +1 16.03.31 2,546 31 6쪽
12 트럭커: 12. 지저분한 놈 5 +1 16.03.30 2,899 38 6쪽
11 트럭커: 11. 아주 나쁜 놈 4 +2 16.03.29 2,956 32 5쪽
10 트럭커: 10. 지저분한 놈 3 +3 16.03.28 2,720 34 8쪽
9 트럭커: 9. 지저분한 놈 2 +4 16.03.24 2,975 47 7쪽
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6 45 6쪽
7 트럭커: 7. 바보 같은 놈 3 +4 16.03.22 3,421 68 10쪽
6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2 16.03.21 3,332 64 9쪽
5 트럭커: 5. 바보 같은 놈 1 +10 16.03.20 3,877 64 11쪽
4 트럭커: 4. 북미대륙 트럭운전 제일고수 +6 16.03.17 4,183 62 9쪽
3 트럭커: 3. 한심한 놈 +1 16.03.17 3,961 78 6쪽
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5 59 8쪽
1 트럭커: 1. 한심한 놈 +9 16.03.11 6,103 8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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