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9,714
추천수 :
105
글자수 :
349,695

작성
23.10.23 19:55
조회
19
추천
0
글자
10쪽

하후연 5

DUMMY

197년 아들 조앙의 시체를 가지고 돌아오자 많은 사람 앞에서 아내 정부인은 아들 조앙 대신 조조 당신이 죽어야 한다며 노발대발 화를 냈다. 조조는 사회적 체면이 있기에 오히려 정부인을 친정으로 보냈다.


곧 정신을 차리고 어제 진심으로 사과하며 다시 돌아오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하지만 그녀는 조조를 만나주지 않았다. 천하의 조조가 대문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돌아왔다.


“다 내 잘못이다.”


조조는 어제부터 잠자리에 들지 않아 눈에 핏줄이 터져 붉은 눈이 됐다. 어쩐지 머리도 지끈거렸다.


“여자에 눈이 멀어 아들도 잃고 조카도 잃었으며 내 옆을 지키는 용장도 잃었네.”


아들 조앙, 조카 조안민, 용장 전위. 그뿐만 아니라 많은 병사와 대장이 여색을 취하다 패배했다는 소식이 퍼지자 전군의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조조가 원정에 나가면 틈틈이 허도를 노리는 유표를 꺾어둘 기회였는데 전부 실패했다.


“형님, 그만 자책하십시오. 이미 끝난 일 아닙니까. 다음에 형수님을 만나 뵈러 갈 때 저와 제 아내랑 같이 가시죠.”


하후연은 조조를 위로했다. 평소 사람들 앞에서는 깍듯이 군신 관계로 서로를 대하지만 단둘이 있으면 다시 오랜 친구이자 친척 형과 동생이 된다.


“그래, 처제와 너랑 같이 가면 문전박대는 당하지 않겠지.”


하후연의 아내는 조조의 아내 정부인의 친동생이다. 두 사람은 조조와 정부인이 주선해서 만난 인연으로 동생과 제부는 받아줄 테니 조조도 그 틈에 들어가 사과할 생각이었다.


“피곤해 보입니다. 형님 그만 쉬십시오.”


하후연의 말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조조는 몸에 힘이 빠져 휘청거렸다. 하후연은 급히 조조를 잡아 넘어지려는 조조를 부축했다. 그대로 하후연은 조조를 침실로 옮겨 눕혔다.


“내일은 건강을 생각해 모든 일을 제쳐두고 푹 쉬십시오. 형님이 건강하셔야 대업이 가능합니다.”


조조는 누운 채로 눈을 감고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안돼. 오늘 여포의 사신이 왔어. 내일은 만나봐야 해.”


하후연의 얼굴이 움찔했다. 여포라는 말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으나 꾹 참았다.


“그자가 최근 서주를 뺏지 않았습니까. 그런 놈이 왜 형님께 사신을 보냈습니까?”


하후연은 분노에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여포와 서주 둘 다 조조의 한 맺힌 사람과 장소다. 서주에서 조조의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가족이 죽임을 당했고 그런 서주와 서주 자사 도겸에게 복수를 하고자 서주에 쳐들어갔고 그 틈에 여포가 본거지 연주를 습격했다.


불의의 일격을 맞은 조조의 세력은 큰 위기였다. 또한, 여포를 따르지 않겠다고 한 의로운 자들을 여포는 가차 없이 전부 죽였다. 그 일이 불과 3년 전이다. 아직도 서주와 여포에 원한을 마음속에 품은 조조의 사람들이 많다.


“만나보면 알겠지.”


말을 마치고 곧장 조조의 숨소리가 편안해졌다. 하후연은 조조가 잠에 빠진 걸 확인하고 방에서 나갔다.


다음날 황궁에 수백의 백관들과 장군들이 정렬했고 그 끝에는 높은 왕좌에 앉은 조조가 여포의 사신을 맞이했다.


웅장한 위압감에 웬만한 사람은 식은땀을 흘리고 덜덜 떠는데 사신은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담대하게 조조의 앞으로 걸어왔다.


“거기 장군 및 사공을 신···.”


“그만.”


조조는 단호히 사신의 말을 끊었다. 이전에 대장군을 임명받았지만, 원소의 심기를 건드려서 대장군을 내려놓고 그 밑인 거기 장군을 받았다. 물론 내부에서는 이미 대장군보다 높은 승상이라 불렸다. 말이 끊긴 사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보자 조조가 귀찮다는 얼굴로 사신을 깔보듯 내려봤다.


“본론만 짧게.”


지난날의 피로와 약간의 두통으로 조조는 더 퉁명스럽게 말했다. 어차피 사신을 죽이지 않는 암묵적 시대의 규칙만 있을 뿐 예를 다할 필요는 없다.


“본론을 말하기 전에 한가지 약조를 받고자 합니다.”


“여포에게 말이오?”


조조는 바로 되물었다. 본론을 말하기 전 약조를 받으려는 행동에 의문이 들었다.


“아닙니다. 저에게 말입니다.”


사신 주제 건방진 발언에 조조는 자신도 모르게 왕좌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 무슨 건방진 소리요!”


“승상! 이 자의 목을 베어 기강을 바로잡으소서.”


조조가 입을 열기 전 대소 백관과 장군이 한마디씩 하자 좌중이 시끄러워졌다. 조조가 한 손을 들자 그제야 모두 말을 멈추고 다시 조용해졌다.


“들어나 보지.”


사신은 고개를 숙여 발언을 허락해준 조조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입을 열었다.


“다시는 서주 백성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주십시오. 황실을 대변하는 조 장군의 명망에 누가 될까 두렵습니다.”


마치 이런 말을 해줄 사람이 주변에 없냐는 은근한 비난이 있었다. 말의 의미를 눈치챈 백관들은 작게 사신의 행동을 비난했다.


“흠.”


적지에 와서 조금의 당황도 하지 않고 모시는 군주가 아닌 자신의 요구사항을 당당하게 말하는 교만 방자한 사신에 조조는 흥미를 느꼈다.


그러나 조조는 짐짓 화가 난 얼굴을 하며 자신을 지키는 호위의 검을 빼앗아 들고 사신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누구의 앞에서 같잖게 떠드느냐? 내가 너를 죽이지 말아야 할 이유를 한가지라도 말해보라.”


사신은 작게 미소짓더니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들어 당당히 조조와 눈을 마주쳤다.


“한가지가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이 말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저는 이곳에 서주의 대표자로 온 것이며 저를 죽이면 장군께서는 영원히 서주를 손에 넣을 수 없을 겁니다.”


잠시 숨을 돌리며 주변 백관과 장군을 노려봤다. 힘으로 서주를 얻을지라도 서주에서 계속 문제가 생길 거라는 협박 아닌 협박이었다.


“두 번째 적의 사신이어도 사신을 죽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저를 죽인다면 천하의 학자들에 반감을 사실 겁니다. 그리고 세 번째.”


잠시 사신은 말을 멈추더니 한 사람을 뚫어지라 응시했다. 사신의 시선을 따라 사람들의 고개가 움직였다. 사신이 보는 방향에는 하후연이 서 있었다.


“장군께서는 제게 갚으셔야 할 빚이 있습니다.”


사신은 다시 무릎을 꿇고 조조에게 예의를 갖췄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전 패국 상 진규의 아들 진등입니다. 오랜만에 승상을 뵙습니다.”


조조는 20년도 더 된 옛날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올랐다. 진규의 어린 아들. 분명 조조는 진규와 그 아들에게 빚을 갚겠다 약속했다.


“하하하.”


조조는 크게 웃으며 손에 쥔 검을 바닥에 던지고 무릎 꿇은 진등을 일으켜 세웠다.


“오랜만이오. 그 강단은 누구에게 배웠소?”


“과거 단신으로 패국 상의 관청에 난입하여 원하는 바를 이룬 사내를 보고 배웠습니다.”


조조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래전 인연을 마주하니,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아버지는 잘 계신가? 인연이 닿지 않아 뵙지 못했구먼.”


조조는 다시 자신의 왕좌에 편하게 앉아 오랜 친구를 대하는 것처럼 안부를 물었다.


“건강히 잘 계십니다. 승상의 행보를 언제나 응원하고 마찬가지로 인연이 닿지 않아 아쉬워하셨습니다.”


조조가 가까이 오라 하자 진등은 가까이 다가가 은밀히 다시 입을 열었다.


“옛날이야기를 하면 대화가 길어질 건데 업무를 보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는 백관과 장군이 쉴 수 있도록 좌우를 물리시지요.”


말의 뜻을 이해한 조조는 좌우를 물리고 하후연, 순욱 등 최측근을 제외한 이들은 전부 내보냈다.


“여포 무리는 그저 도적단일 뿐이며 서주 아래 양주의 원술은 칭제를 한 반역자입니다. 저는 황제 폐하를 구하시며 유황숙을 받아주신 승상께서 서주의 새 주인이 돼주십시오.”


조조는 진등의 말이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현 최강자 원소가 아닌 자신을 선택해서 더 기뻤다.


“내 진규 부자에게 빚을 갚아야 하는데 오히려 더 큰 빚을 지게 되겠구나!”


조조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두 사람에게 큰 벼슬과 보상을 즉석에서 약속했다.


“앞으로 내부에서 저희 부자가 목숨을 걸고 응대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가져온 선물은 앞으로 있을 대업의 시작입니다.”


진등은 품속에서 여포의 서신을 조조에게 바쳤다. 조조가 받아든 서신을 읽어보니 원술의 아들과 여포의 딸이 결혼을 맺자고 제의했지만, 자신은 한나라의 분무장군, 가절, 온후이며 역적 동탁을 죽였던 충신으로 이번에도 역적 원술을 거절했다는 말과 함께 원술의 사신을 보내며 동맹을 요청한다 적혀있었다.


“여포가 왜 원술을 버리고 나와 동맹을 맺기를 바라는가?”


조조는 아찔하다는 얼굴로 진등에게 물었다. 만약 막대한 부를 가진 원술과 인중여포의 여포가 동맹을 맺어 대응하면 엄청난 위협이었다.


“여포는 귀가 얇은 자라 저와 제 아버지께서 어렵지 않게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조조는 손뼉까지 치며 기뻐했다. 이번 완 전투 패배로 틈틈이 마등이 장안을 노렸고 자신감이 붙은 유표는 더 공격적으로 병력을 배치했다. 이 상황에서 여포와 원술까지 손을 잡고 조조에게 대항했으면 사방에서 공격을 받을 뻔했다.


“진 선생의 생각은 어떻소?”


최측근 순욱, 순유, 정욱 등이 다 있음에도 진등에게 먼저 의견을 물었다.


“여포는 탐욕스러운 자로 높은 벼슬과 보상으로 그를 달래십시오. 그러면 화가 난 원술이 여포를 공격할 것이니 이번 기회에 여포와 힘을 합쳐 원술을 끝장내십시오.”


조조는 진등의 말을 옳게 여겨 여포에게 좌장군이라는 자신의 바로 아래 직위를 내렸다.


그렇게 진등이 조조를 찾아온 단 1년 만에 원술의 양주와 여포의 서주는 그대로 조조의 세력이 되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 유비와 조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8 무기한 휴재 23.11.12 33 0 2쪽
77 민생안정 2 23.11.06 12 0 9쪽
76 민생안정 1 23.10.30 11 0 10쪽
» 하후연 5 23.10.23 20 0 10쪽
74 하후연 4 23.10.16 16 0 9쪽
73 하후연 3 23.10.09 19 0 10쪽
72 하후연 2 23.10.02 18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6 0 11쪽
70 희소식 3 23.09.18 23 0 11쪽
69 희소식 2 23.09.11 23 0 10쪽
68 희소식 1 23.09.04 25 0 10쪽
67 종전 2 23.08.28 23 0 11쪽
66 종전 1 23.08.25 27 0 9쪽
65 미축 4 23.08.14 24 0 10쪽
64 미축 3 23.08.07 26 0 11쪽
63 미축 2 23.07.31 28 1 10쪽
62 미축 1 23.07.24 29 0 10쪽
61 반란 4 23.07.17 26 0 11쪽
60 반란 3 23.07.10 28 0 10쪽
59 반란 2 23.07.03 30 0 12쪽
58 반란 1 23.06.26 33 0 10쪽
57 태사자 3 23.06.19 34 0 11쪽
56 태사자 2 23.06.12 35 0 10쪽
55 태사자 1 23.06.08 39 1 10쪽
54 산악 7 23.06.05 39 0 9쪽
53 산악 6 23.05.29 35 0 10쪽
52 산악 5 23.05.22 33 0 10쪽
51 산악 4 23.05.15 34 0 11쪽
50 산악 3 23.05.08 40 0 11쪽
49 산악 2 23.05.01 43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