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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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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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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글자수 :
349,695

작성
23.07.0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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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반란 2

DUMMY

“아까 그 꼴을 봤으니 서로 반목하고 질투하며 의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알아서 자멸할 텐데 우리는 내실을 다지며 후일을 도모하자.”


이봉과 위속은 씩씩하게 대답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여영기만큼 믿을 사람도 없다.


“저 셋으로는 곯아떨어진 군주에게도 턱없이 부족할 테니 올라가서 마무리 짓자꾸나.”


그 시각 셋은 단단한 올가미 밧줄을 꺼내 들고 여포에게 향했다. 모두 이미 지시들은 바가 있는지 아무런 제지 없이 세 사람은 경비들을 통과해서 여포의 방문 앞까지 갔다. 조심스레 문을 조금 열자 코를 고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안심하고 문을 열고 발끝을 올려 고양이처럼 발소리를 죽여가며 들어갔다. 탁자에는 빈 술병과 남은 안주들이 잔뜩 있었다.


“밧줄.”


속삭이듯 말했다. 원술은 여영기에게 받은 장검을 벽에 세워놓고 밧줄을 들었다. 그리고 여포에게 한발 한발 아주 천천히 조심스레 다가갔다.


밧줄을 조심히 양 손목과 다리에 하나 걸었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유훈이 물었다. 원술과 장훈도 반란도 암살도 해본 적 없기에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깨울까요?”


장훈이 원술에게 물었다. 원술은 막상 깨우려니 술에 취해도 위험하지 않나 싶었다. 그 순간 아까 세워둔 장검이 잘못 세워뒀는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넘어졌다.


“뭐야?”


여포는 술에 취한 와중에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세 사람의 모습에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겨!”


원술이 말과 동시에 셋은 밧줄을 잡아당겼다. 양쪽 팔과 다리가 제멋대로 당겨지자 여포는 몸이 붕 떠서는 침대에서 떨어져 바닥에 나자빠졌다. 하지만 셋으로는 역시나 감당할 수 없었다. 여포는 기합을 내지르며 팔을 마구잡이로 휘두르자 오히려 장훈과 유훈이 종잇장처럼 위로 아래로 넘실대다 나가떨어졌다.


“모두 뭐하냐? 여포를 잡아라!”


그제야 문밖에서 상황을 주시하던 병사들이 여포에게 우르르 달려들었다. 천하의 여포라도 잠에서 깨자마자 무장을 한 병사들이 달려들자 그들을 쓰러트리기 쉽지 않았다. 여포는 가까스로 그들을 뿌리치고 방에서 기어 나왔다. 긁히고 부딪쳐서 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나서 피가 흘렀다.


“내 딸 영기는 어딨느냐?”


기어가는 여포의 앞에 여영기가 우두커니 서서 내려다봤다.


“여깄습니다.”


여포는 살았다는 얼굴로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나 여영기에게 소리쳤다.


“반란이 일어났다! 어서 빨리 진압해야 한다. 내 갑옷을 어서 가져와라.”


안절부절못하는 여포를 차갑게 바라보던 여영기의 입에서는 여포가 상상도 못 한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제국 황제의 조서를 받들어 역적 여포를 포획한다!”


외침과 함께 여영기는 방천극을 번쩍 들어 올려 날이 없는 반대 부분으로 여포를 강하게 내리쳤다. 여포는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포획하라. 해가 뜨고 황제의 군대에 서신을 보내라.”


해가 뜨고 장훈은 서신을 들고 황제의 군대로 가서 항복을 알리고 여포를 포획했음을 최고 지휘관들에게 알렸다.


“여포가 성난 짐승처럼 날뛰어서 다른 이들은 모두 질질 끌려가고 원술 님과 유훈이 바닥에 고꾸라지는 와중에 저 혼자 끝까지 그를 붙잡고 늘어져서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번지르르한 말로 다른 이들을 깎아내리며 본인의 공을 열심히 올리며 엄청난 무용담을 말하듯 떠들었다.


“저는 적의 소속이었지만 언제나 제국의 충신으로 자다가도 깨서 어떻게 해야 황제 폐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지 고민했으며···.”


“지금 여영기는 어디서 뭘 하고 있지?”


장훈의 말을 끊고 유경이 물었다. 장훈은 맥을 끊는 질문에 애써 표정 관리하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여영기 님은 지금 적곡관에서 원술 님과 같이 황제의 군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유경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모호한 표정을 지었다. 여포가 적의 군주라도 실질적으로 모든 일에 여영기가 빠지지 않음을 알고 있는 유경은 원술이나 장훈 따위보다 여영기가 더 신경 쓰였다.


“여영기는 여포가 잡혔을 때 어디서 무엇을 했나?”


유경의 질문에 움찔했다. 짧은 시간에도 어떤 말을 해야 본인에게 유리할지 고민했다. 거짓말이라도 했다가 유경에게 찍히면 그때는 끝장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했다.


“제가 여포를 막는 중 여영기가 와서 직접 자신의 아버지인 여포를 제압했습니다.”


“왜?”


유경은 자신도 모르게 바로 물었다. 장훈에게 물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이해가 되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의문을 내뱉었을 뿐이다.


“그, 적의 백성과 관리를 위한 선택이라고 얼핏 들었습니다.”


장훈이 자신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지하의 고문실에서 워낙 정신이 없었던 터라 여영기의 말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았다.


“그렇군. 알겠다. 내 여포를 붙잡은 공을 세운 자네와 동료들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 정오에 적곡관에 입성하겠다 전하라.”


장훈은 멋들어지게 각 잡힌 경례를 하고 돌아갔다. 잠시 지휘관들끼리 간단한 회의가 있었다. 원소와 여몽은 혹시나 있을 사태를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는 의견으로 회의는 마무리됐다. 모두가 각자의 군으로 돌아가고 회의실에는 유경과 유비를 대신해 유경을 보좌하는 사마의만 남았다.


“간단히 상황을 정리하자면 ‘적외성의 함락으로 사지에 몰려 내부분열로 반란이 일어났다.’ 이게 맞겠지?”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유경은 아직도 심란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여영기라는 사람에 관해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


“군주님께서는 여영기의 행보가 계속 마음에 걸리시는 것 같습니다.”


유경의 마음은 단번에 알아채고 사마의가 말했다. 유경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동생 조강에 큰 상처를 입힌 여영기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쨌든 황제의 군대의 부도독이자 용맹한 조강을 쓰러트렸고 무예는 여포보다 떨어지나 군의 총대장 역할을 맡아왔다. 이번에는 상황을 판단해서 자신의 무능한 아버지를 쳐내고 본인의 살길을 마련했다.


그저 겁을 지려 먹고 목숨이 아까워 살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까지 배신한 소인배라면 이렇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 백성, 관리, 병사들을 위해 반란과 항복을 선택했다. 그저 좋은 말로 자신의 반란을 포장하는 됨됨이의 사람이면 장훈도 헛소리라 생각하고 유경에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네가 나라면 어떻게 하겠나?”


“송구함을 무릅쓰고 대도독의 위치에 있다고 한다면 여영기의 공을 치하하는 핑계로 녹으로 데려갈 것입니다.”


사마의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털어놓았다.


“적에 남고 싶다 하면?”


“절대 안 됩니다. 그녀는 적에서 영향력이 너무 강합니다. 누가 적의 군주 자리에 앉든 결국, 여영기가 실권자가 될 겁니다.”


골치 아픈 상황에 유경은 이마를 짚고 눈을 감았다. 여영기를 데려가면 남편 원술은 또 어쩌는가.


“돌아가서 쉬게.”


만나서 이야기 해봐야 한다. 여영기도 원술도 직접 만나서 됨됨이를 판단해야 한다. 이럴 때 조강이 옆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정오가 되어 전군이 적곡관의 앞에 모였다. 적곡관은 성문을 활짝 열고 원술을 필두로 문무 관리가 전부 나왔다. 원술은 군주의 인장과 적의 깃발을 유경에게 바쳤다.


기나긴 전쟁의 끝을 알리는 모습이었다.


“여영기는 어디 있지?”


여영기부터 찾는 유경에 원술은 아니꼬웠다.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고 뒤를 돌아봤는데 여영기가 먼저 나서서 유경의 앞에 왔다.


“제가 여영기입니다.”


유경을 물끄러미 여영기를 봤다. 여포를 닮아 잘생긴 미남형의 젊은 여성. 손의 굳은살만 봐도 창의 달인이라고 쉽게 알 수 있으며 유경의 시선을 피하지만, 조금의 두려움도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여포라는 그늘에 호랑이가 큰 뜻을 품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큰 뜻이 제국에 의로울지 해로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부부가 큰일을 해냈다. 폐하께 내 직접 두 사람의 공적을 보고하겠다.”


“감사합니다.”


부부는 동시에 대답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무언가 같이 한 행동이다.


적곡관에 여몽이 이끄는 군이 들어가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유경을 포함한 지휘관들은 적곡관에 입성했다.


유경은 입성하자마자 여포를 불렀다. 밧줄에 꽁꽁 묶인 여포가 유경과 지휘관들의 앞에 끌려 나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유공!”


여포는 마치 오랜 친우를 만난 것처럼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아는 체했다. 거대한 지역 군주의 위엄은 조금도 보이지 않는 비굴한 모습이었다.


“한 스무해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오랜만이긴 하군. 이렇게 만나 유감이오.”


유경은 진심이었다. 이런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됐다. 나라의 운명이 다하고 있음을 왜 모르겠는가. 이번 전쟁이 더 제국의 운명을 앞당겼을 것이다.


“이 포박이 너무 조여와서 그러는데 조금 느슨하게 풀어주십시오. 제 목숨은 어차피 유공께 달렸지 않습니까?”


애원하는 여포의 모습에 유경은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고생하고 힘들었던 전쟁의 상대방이 고작 이런 사람이었다니.


“좀 풀어주어라. 자네는 한으로 가서 황제 폐하의 처분을 받게 될 거야. 나에게 권한은 없어.”


“유공께서 저를 옹호해주신다면 폐하께서도 은혜를 베풀어 주실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유공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폐하의 행보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포의 말은 일리가 있다. 그 영리하고 훌륭한 황제가 나이가 들면서 손준 같은 범인에게 휘둘리고 지금은 황호처럼 한심한 작자들에게 농락당하고 있다.


“그만! 폐하의 비방을 듣기 싫소. 여포를 다시 감금하라. 정리가 끝나면 내 직접 폐하의 앞으로 데려가겠다.”


병사들을 여포를 다시 끌고 갔다. 여포는 제국 최고의 가문 중 하나이자 적의 군주였기에 감옥에 가지 않고 훌륭한 집에 머무는 대신 감시를 받으며 감금된다.


상황은 빠르게 전개되었다. 적의 관리들은 원술, 여영기를 포함 전부 대기발령 상태가 되어 모든 업무를 정지시켰다.


그리고 적 소속 전 병력은 해산하여 집으로 돌아갔고 그 자리를 황제의 군대 병사들로 채웠다. 유경은 적의 백성들과 문제를 만드는 병사는 사형이라고 엄포를 놓아 범죄는 전무했다.


그리고 마침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주의 시간 만에 유비와 조조가 등애와 함께 유경에게 돌아왔다.


유경은 사랑하는 아들과 조카를 위해 성 밖 멀리까지 마중을 나갔다.


“훌륭한 활약이었네!”


등애 군을 알아보고 유경은 큰 목소리로 외쳤다. 소리를 듣고 등애도 유경을 알아보고 말에서 내려 경례를 올렸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이번 적의 반란을 진압하신 것으로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장군으로서 경외 받으실 겁니다!”


등애를 따라 전원 말에서 내려 유경에게 경례를 올렸다.


“자네의 공이 크네. 내 폐하께 자네의 공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보고 올리겠네.”

등애를 크게 치하했다. 바로 유경은 유비와 조조를 확인하고 두 사람에게 다가가 꼭 안아주었다.


“두 사람 다 정말 잘해주었다. 너희는 우리 모두의 자랑이다.”


유비는 그간의 고생 때문과 아버지를 만나 반가워 눈에 눈물이 맺혔다. 조조도 진심으로 본인을 위하고 사랑하는지 알고 있기에 환한 미소와 함께 유경을 만나 기뻤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건강에 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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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민생안정 1 23.10.30 11 0 10쪽
75 하후연 5 23.10.23 19 0 10쪽
74 하후연 4 23.10.16 16 0 9쪽
73 하후연 3 23.10.09 18 0 10쪽
72 하후연 2 23.10.02 17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5 0 11쪽
70 희소식 3 23.09.18 23 0 11쪽
69 희소식 2 23.09.11 23 0 10쪽
68 희소식 1 23.09.04 25 0 10쪽
67 종전 2 23.08.28 23 0 11쪽
66 종전 1 23.08.25 27 0 9쪽
65 미축 4 23.08.14 23 0 10쪽
64 미축 3 23.08.07 26 0 11쪽
63 미축 2 23.07.31 28 1 10쪽
62 미축 1 23.07.24 28 0 10쪽
61 반란 4 23.07.17 26 0 11쪽
60 반란 3 23.07.10 28 0 10쪽
» 반란 2 23.07.03 30 0 12쪽
58 반란 1 23.06.26 33 0 10쪽
57 태사자 3 23.06.19 34 0 11쪽
56 태사자 2 23.06.12 34 0 10쪽
55 태사자 1 23.06.08 38 1 10쪽
54 산악 7 23.06.05 38 0 9쪽
53 산악 6 23.05.29 34 0 10쪽
52 산악 5 23.05.22 33 0 10쪽
51 산악 4 23.05.15 34 0 11쪽
50 산악 3 23.05.08 40 0 11쪽
49 산악 2 23.05.0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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