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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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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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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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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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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 6

DUMMY

“마을에 있는 술을 잔뜩 가져오게.”


사내의 얼굴은 찡그렸다 펴졌다 다양한 표정을 지어 병사들을 웃음을 터트렸다. 그 모습에 사내는 더 위축되고 의기소침해졌다.


“마을이 작아 술이 많지 않고 귀족분들이 드실 술은 없습니다. 해봐야 옅은 탁주뿐입니다.”


등애는 상관없으니 있는 술을 다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곧 음식을 옮겼던 사람들이 다시 술을 잔뜩 가져왔다.


“다들 피로하고 힘든 것을 이해한다. 그래도 이 고난을 같이 겪은 제군들에 내 약속한다. 이 전쟁이 끝나고 큰 보상이 내려질 것이다.”


병사들은 있는 힘껏 환호했다. 환호 소리는 맥없고 금방 끝났다.


“술을 다들 적게라도 한 잔씩 하라. 마을 사람들이 식량에 술까지 대접했는데 잠자리까지 뺏을 수 없지 않으냐? 그래도 내일은 적외성에서 지붕 아래 따뜻한 이불 속에서 취침을 약속한다.”


환호가 조금은 더 커졌다. 등애는 마시지 않고 병사들은 술을 마셨다. 본디 많지 않아 많이 먹어봐야 반 잔에 입맛을 다시는 병사가 많았다.


배가 부르고 술까지 마시니 쌓인 피로에 긴장도 풀려 초저녁에 다들 곯아떨어졌다. 등애는 병사들을 쉬게 하고 부장들에게 번갈아 가며 불침번을 서서 혹시나 밤에 있을 수 있는 상황을 경계 대비하라 명령했다. 얼마 후 코 고는 소리와 규칙적인 숨소리만 들렸다.


늦은 밤이 되고 불침번을 서던 등애의 아들 등충이 유비와 조조를 흔들어 깨웠다.


“마지막 불침번입니다. 해가 뜨고 기상을 외치시면 됩니다.”


유비와 조조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부대장이라 당연히 야간 경계 근무를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다른 현실에 오만상을 쓰며 애꿎은 나무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풀이했다.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두 분은 적외성 공략에 부상자들과 함께 후방에 계실 겁니다.”


등충은 부대장들과 군의 간부들이 사이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을 의식하고 덧붙여서 말했다. 유비와 조조도 싫고 귀찮지만, 상황을 이해하고 자리에 일어나 경계 근무를 섰다.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각자 적당한 나무에 기대서서 넋 놓았다. 마치 꿈속에 있는 기분이 드는 와중에도 시간은 흘러 어두운 밤이 지나 새벽이 와 세상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다.


“깨울까?”


일어난 후 한마디도 하지 않던 유비가 조조에 가까이 걸어와 조용히 물었다.


“그러자.”


조조는 쉰 목소리로 대답하고 크게 헛기침을 해서 목을 풀었다.


“기상!”


유비가 먼저 외치자 조조도 따라 큰소리로 기상을 외쳤다. 몇 명의 병사가 벌떡 일어났다가 다시 귀를 막으며 누웠다.


“일어나라!”


등애도 어느새 일어났는지 돌아다니며 병사들에게 소리치고 그래도 꿈쩍하지 않는 자들은 발로 가볍게 걷어차서 깨웠다.


“어제 남은 음식으로 가볍게 식사를 때우고 일찍 출발하겠다.”


배고픔을 겪었던 병사들은 배가 고프지 않아도 음식들을 입에 욱여넣었다. 모습만 보면 거지꼴과 다를 게 없어 보일 정도로 더럽고 부서진 갑옷에 부상병들도 많았다.


“이동한다!”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 등애는 군을 재촉해서 서둘러 움직였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속담같이 의문의 군대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적의 전역에 금방 퍼질 것이다.


세 시간을 쉬지 않고 걸어 적외성이 보였다. 멀리서 봐도 크지 않은 성이눈에 들어왔다.


“숲에서 몸을 숨기고 잠시 쉰다. 가져왔던 갈고리를 준비하라.”


당연히 산악행군에 몸을 가볍게 하려고 무기는 허리에 두른 칼 한 자루뿐이며 공성 무기는 줄을 묶은 갈고리뿐이다. 그마저도 산행을 통해 휘거나 날이 상해서 정비가 필요한 장비가 많았다.


“몇 명을 성안으로 숨어들게 해서 안에서 호응할 수 있도록 하시는 건 어떠십니까?”


부장 사찬이 나서서 등애에게 권했다. 다른 부장들은 감탄하며 좋은 생각이라 신나게 떠들었다.


“아니다. 쓸데없이 시간 낭비할 필요 없고 경비병에 걸려 성에 긴장을 줄지도 모른다. 언제나 가장 좋은 공격은 정공법이다!”


등애는 부장의 조언을 단칼에 거절했다. 부장은 자신의 의견이 채택되지 않아 시무룩한 얼굴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충분히 쉬었다고 생각한 등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든 병사가 등애를 주목했다.


“시작한다.”


등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결연한 얼굴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여곡절이 있었고 많은 희생이 있었다. 그 마지막에 제대로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지금까지의 수고로움이 무의미하다.


“전진!”


진형에 맞춰 2천의 병사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무 반응 없던 성도 요란한 종소리가 울리더니 성 밖에 사람들이 하던 일을 내팽개치고 급히 성안으로 들어가고 곧 성문이 굳게 닫혔다. 예상한 반응에 등애는 당황하지 않았다. 성과 거리를 두고 병사는 놔둔 채 등애 혼자 성 앞에 당도했다.


“나는 역적 여포를 붙잡아 오라는 황제 폐하의 명을 받은 흑의 대장 등애다. 적외성의 성주는 어서 문을 열어라.”


한 고급스러운 복장을 한 중년의 남자가 성벽에 나타나 적외성 밖에 진형을 펼친 흑군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황제 폐하의 동생인 성주 손랑이다. 감히 누가 성의 문을 열라 하느냐!”


등애는 예상 못 한 소개에 멈칫하고 성주를 뚫어지라 쳐다보며 손랑이 누군지 곰곰이 생각했다.


“저는 폐하의 명을 받고 왔습니다. 손랑님 께서는 문을 열어주십시오.”


등애는 품속에서 황제의 옥새가 찍힌 흑에 군을 요청하는 문서를 꺼내 보였다. 감히 황제와 관련된 사칭은 처형뿐이다. 성주라는 사람이 사칭했다고는 생각할 수 없으니 말에 존댓말을 쓰며 더 정중히 요청했다.


“내가 너를 어찌 믿고 성문을 열어주느냐? 네 같은 도적놈과 사기꾼을 이미 여럿 봐왔었다!”


흑군의 깃발과 갑옷을 입고 있다. 황제의 인장이 크게 찍힌 문서를 꺼냈는데도 성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지막 경고입니다. 문을 여십시오!”


병사의 수가 적고 다들 상태가 좋지 못하니 성주가 배짱을 부리는 것을 눈치채고 등애도 목소리를 높여 강하게 나왔다.


“쥐새끼 같은 놈이 어느 안전이라고!”


손랑은 옆에 선 병사의 활을 뺏어 등애를 향해 쐈다. 등애는 아무렇지 않게 날아오는 화살을 피했다.


“황제의 동생이라도 황명을 어긴 자는 역적이오!”


등애는 화난 얼굴로 윽박지르더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뒤로 돌아 병사들에 돌아왔다.


“음흉한 속내를 숨기고 성문을 여는 것보다 차라리 저렇게 반응해서 고맙군.”


등애는 병사들을 둘러 봤다. 모두 전투 준비가 완료된 얼굴이었다. 등애는 검을 뽑아 성벽의 성주를 가리켰다.


“역전의 용사 흑의 군대여. 역적들을 처형하라. 모두 돌격!”


병사는 큰 함성을 지르며 적외성을 향해 달려갔다. 한 손에는 줄을 묶은 갈고리와 남

은 한 손에는 검을 들고 발에 불나게 뛰었다.


달려오는 흑 군을 향해 화살 비가 빗발쳤다. 방패도 없이 손을 들어 머리만 보호했다. 활은 병사들의 갑옷을 뚫고 살을 찢었다.


활에 맞은 병사들은 힘없이 쓰러졌다. 바로 옆에서 뛰는 동료가 쓰러지는데도 발걸음을 늦추는 병사는 없었다.


“멈추지 마라. 멈추면 죽는다!”


병사들과 같이 성벽을 향해 뛰는 부장들은 앞장서서 열심히 독려했다. 성벽 밑에 도착하자마자 병사들은 성벽 위로 갈고리를 던졌다.


“저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해! 쉬지 말고 활을 쏘란 말이다! 빨리빨리 움직여!”


성주 손랑은 얼굴이 뻘게져서 병사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활을 쏘는 병사들과 도끼를 들고 갈고리를 쳐내고 갈고리에 묶인 밧줄을 자르는 병사들이 뛰어다녔다.

쉽게 함락할 줄 알았던 성의 저항이 거셌다. 멀리서 지켜보는 등애도 초조함에 입술을 물어뜯었다.


“모든 병사가 적곡관으로 소집되어 병사도 많지 않고 성벽도 낮은데 의외로 고전이구나.”


유비는 놀란 얼굴로 상황을 살폈다.


“흑 군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았던 걸 고려해도 병사들이 훈련이 잘되어있어.”


잘 놀라지 않는 조조도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곳에 흑 군이 나타날 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평소에도 제대로 훈련하고 어느 상황이든 대비된 거다.


갑작스레 커다란 소리에 성 밑에 대기하는 모두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반사적으로 봤다.


커다란 소리의 근원은 성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조조, 유비, 등애 세 유능한 지휘관조차 아무 반응하지 못하고 넋 놓고 성문을 봤다.


“침략자를 공격하라!”


오십 명 정도 되는 병사들이 말을 타고 성문을 나와 성벽 밑에 있는 흑 군의 뒤를 공격했다. 다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성문이 닫혔다. 결사 항전의 의지를 갖추고 나온 병사들이다.


“아군을 도와라!”


조조가 가장 먼저 정신 차리고 대기하는 병사를 향해 외쳤다. 그 말을 듣고 등애도 그제야 움직였다.


“아군을 도우러 간다.”


등애는 대기병과 함께 성을 향해 달렸다. 대기하는 병사들 대다수가 부상병이라 다리를 절뚝거리며 힘겹게 뛰었다.


“당황하지 마라. 뒤는 우리에게 맡기고 계속 성벽을 넘어라.”


등애는 성벽에서 오고 가도 못 하는 병사들을 안심시켰다.


등애가 군을 이끌고 성벽에 가까이 오자 기다렸다는 듯 몸을 돌려 함성을 지르며 지원 오는 흑 군에 돌진했다. 처음부터 성벽을 공격하는 흑 군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들이 노리는 사람은 단 한 명 이들을 이끄는 대장 등애다. 그들의 창은 모두 등애의 목을 향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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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민생안정 1 23.10.30 11 0 10쪽
75 하후연 5 23.10.23 19 0 10쪽
74 하후연 4 23.10.16 16 0 9쪽
73 하후연 3 23.10.09 19 0 10쪽
72 하후연 2 23.10.02 17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6 0 11쪽
70 희소식 3 23.09.18 23 0 11쪽
69 희소식 2 23.09.11 23 0 10쪽
68 희소식 1 23.09.04 25 0 10쪽
67 종전 2 23.08.28 23 0 11쪽
66 종전 1 23.08.25 27 0 9쪽
65 미축 4 23.08.14 23 0 10쪽
64 미축 3 23.08.07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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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미축 1 23.07.24 28 0 10쪽
61 반란 4 23.07.17 26 0 11쪽
60 반란 3 23.07.10 28 0 10쪽
59 반란 2 23.07.03 30 0 12쪽
58 반란 1 23.06.26 33 0 10쪽
57 태사자 3 23.06.19 34 0 11쪽
56 태사자 2 23.06.12 34 0 10쪽
55 태사자 1 23.06.08 39 1 10쪽
54 산악 7 23.06.05 38 0 9쪽
» 산악 6 23.05.29 35 0 10쪽
52 산악 5 23.05.22 33 0 10쪽
51 산악 4 23.05.15 34 0 11쪽
50 산악 3 23.05.08 40 0 11쪽
49 산악 2 23.05.0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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