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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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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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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15
추천수 :
105
글자수 :
349,695

작성
23.06.2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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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 1

DUMMY

적외성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에 적곡관은 어둡고 심란한 분위기가 온종일 지속했다.


저녁에 적외성이 고향인 병사 여럿이 모여 고향을 구하고 싶다고 건의했지만 단칼에 기각당했다.


소문이 소문을 낳아 황제의 군대 절반이 이미 적 지역에 들어왔다는 소문도 퍼지고 적외성의 주변 성들부터 공격이 시작되고 있다는 말이 돌자 가족들에 대한 걱정에 병사들은 집중하지 못하고 심지어 죽음을 불사하고 가족을 만나러 탈주하는 자들도 생겼다.


“이제 진짜 때가 되었습니다.”


장훈은 목소리를 낮춰 조용히 말하며 원술과 유훈을 의미심장한 눈으로 번갈아 바라봤다.


“글쎄요.”


원술은 갸우뚱 고개를 기울이며 고민했다. 생사가 걸린 일인데 함부로 정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제는 하극상이 일어나서 대여섯 명이 주먹다짐까지 했습니다. 이보다 더 확실한 군의 종말은 없습니다!”


원술은 여전히 고민했다. 만약 유훈과 장훈이 여포와 여영기를 각자 한 명씩 맡아 야밤에 습격한다면 야밤이라 할지라도 여포와 여영기의 무예라면 오히려 두 사람이 사로잡힐지 모른다.


두 사람을 둘 중 한 사람에게 보내서 한 명이라도 확실히 잡아도 소란을 듣고 다른 한 사람이 병사를 이끌고 오면 꼼짝없이 그 자리에서 사망이다.


“아직도 둘을 따르는 자가 많으며 특히 여포보다 여영기는 병사들이 믿고 신뢰하고 있으니 어려워 보여요. 다들 제가 지시했던 일은 하고 있나요?”


유훈과 장훈은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병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주군께서 나중에 더 크게 보상해주신다고 하셔서 저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유훈을 일부러 보상을 강조해서 말했다. 원술은 속으로는 고깝게 여기면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미소를 띄웠다.


“자,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고 또 의기를 도모합시다.”


큰 술상이 차려졌다. 적곡관으로 들어와서 하루가 멀다고 셋은 술자리를 가졌다.


셋이 모였을 때를 제외하고도 원술은 여포의 장수와 문관들과 친해져서 회유하기 위해 술자리를 가졌고 장훈과 유훈은 여포에 대한 불만을 야기하며 병사들을 달래서 진짜 적은 여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었다.


셋은 동시에 술잔을 들어 한잔 크게 들이켰다. 쓴맛에 자연스레 인상이 찡그려졌다.


“어휴, 독한 술입니다.”


셋은 똑같이 느꼈는지 급하게 안주를 입에 넣어 쓴맛을 중화시키려 했다.


“향도 별론데 다른 술 없나요?”


원술을 대답하려고 입을 벌리는데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 순간 방의 문이 벌컥 열리고 여영기가 들어와서 셋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강한 어지러움을 느끼고 그대로 쓰러졌다.


차가운 물이 얼굴을 덮으며 즉각 눈이 떠지며 깨어났다.


“이게 도대체!”


원술은 눈을 뜨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의자에 묶여 있어서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양옆을 보니 장훈과 유훈도 의자에 묶여 있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봤다. 눈앞에 날이 시퍼렇게 선 거대한 장검을 든 여영기가 의자에 앉아 세 사람을 노려봤다.


주변을 둘러보니 지하 감옥이었다. 지하 감옥 중에서도 벽에 묻은 피와 여러 장비를 보니 지하 감옥에 있는 고문실 같았다.


차디찬 눈초리의 여영기와 눈이 마주치자 숨이 멎는 느낌을 받았다. 식은땀이 나고 주체하지 못하고 다리가 떨렸다. 그녀의 시선은 남편과 수하를 보는 눈이 아닌 적군을 향하는 냉정하고 살기가 서린 장군의 눈이었다.


“이, 이 무슨 짓이오. 나는 당신의 남편인데 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오!”


힘겹게 목소리를 짜내며 애써 태연한 척 최대한 당당히 부르짖었다. 하지만 목소리

가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당신의 옆 방에 내 침실이오. 그간 만취하면 큰 목소리로 계획들을 떠들어 대는 것을 수차례 들었소.”


감정 없는 무미건조한 대답에 오히려 셋은 더 숨이 막혀왔다. 여영기의 대답에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고 입을 닫았다.


“저는 그냥 시켜서 한 일입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유훈은 참지 못하고 내질렀다. 두려움과 긴장에 눈물까지 흘렸다.


여영기는 유훈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장훈과 원술을 봤다. 장훈과 원술은 얼굴이 잿빛으로 변해서 어떻게 해야 이 난간을 헤쳐나갈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나 도무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할 말 없나?”


“나는 군주의 사위인데 내가 반란에 가담했다 하면 지금도 위태로운 군이 무너질지도 모르오.”


원술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 살아남는 것에만 집중했다. 자기만 살겠다고 반란의 주동자에서 스리슬쩍 빠지려는 원술을 유훈과 장훈은 원망 섞인 눈으로 노려봤다.


“일리가 있군.”


여영기는 말을 마치고 검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 사람은 놀란 눈으로 여영기가 무슨 행동을 할 지 멍하니 봤다. 여영기는 검을 쥔 채 장훈의 앞에 섰다.


“이 둘보다 저는 쓸모가 있습니다. 기회를 주신다면 주인으로 모시며 충성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말이 없던 장훈이 막상 자기 차례가 닥치자 애원하듯 여영기에게 말했다. 그러자 다른 두 사람은 발끈했다.


“무슨 소리! 나에게 절대 충성한다고 했었던 거짓투성인 믿을 수 없는 자요.”


“처음으로 꼬드긴 자가 장훈입니다. 저희는 저놈의 간사한 혀에 속았을 뿐입니다!”


같이 술을 마셨다 하면 서로 죽고 못 산다고 말하며 군신 관계를 넘어 의형제까지 이야기하던 세 사람이 이제는 죽음 앞에서 서로 헐뜯고 비하하는 모습은 한심함을 넘어 비굴하고 비참해 보였다.


“풀어줘라.”


여영기는 병사에게 명령해서 장훈을 풀어주라 지시했다. 살아남은 장훈은 소리 내 크게 웃으며 여영기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여영기는 원술의 앞에 섰다. 그러자 방금까지 기뻐하던 장훈은 여영기의 옆에 서서 같이 원술을 노려봤다.


“어차피 정략결혼입니다. 이번 기회에 처단하시고 전쟁이 무서워 도망갔다는 소문을 만들어 내면 충분합니다.”


여영기는 아무 말 없이 원술을 지나 유훈의 앞에 섰다. 그리고 이 사람은 어떻냐고 묻듯 장훈을 봤다.


“이 자는 무능력한 자입니다. 장군으로서 자질이 부족하고 멍청한 자입니다. 백에 있던 시절에도 아랫사람의 공을 가로채고 돈과 인맥으로 직위를 산 자입니다.”


부끄러운 과거가 낱낱이 드러나자 부끄러움과 분노로 유훈은 얼굴이 빨개졌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유훈은 질끈 눈을 감았다.


“두 사람도 풀어주어라.”


병사들은 두 사람을 묶은 밧줄을 끊었다. 셋은 어안이 벙벙해져 쓸려서 붉어진 팔과 손목을 쓰다듬었다.


“지금 시간은 2시다. 적의 군주는 술에 취해 곯아떨어졌다.”


여영기는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 그녀는 여포를 아버지가 아닌 적의 군주라 칭했다.


“나는 적이 더 중요하고 우리 가문을 이어야 하기에 현 적의 군주를 유경에게 보내서 모두를 살린다.”


손에 쥔 장검을 원술에게 건넸다. 원술은 얼떨결에 장검을 받아쥐었다.


“너는 나의 남편이자 백의 군주의 장남에 청의 군주의 처남이다. 네가 해야 모두를 살릴 명분이 생긴다.”


원술은 의심이 섞인 눈으로 여영기를 봤다. 목숨을 구한 건 다행이지만 이용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네가 적의 새로운 군주가 되라. 나는 백성의 안위와 병사들의 안전이 중요하다. 여포를 잡아 산 채로 유경에게 넘겨라.”


원술은 입술을 깨물었다. 언제나 자신은 백의 군주가 돼야 했다. 하지만 원소의 술수에 당해 적에 쫓겨나듯이 왔고 여포와 여영기의 눈치를 살피며 살았다.


하지만 이제 당당히 군주에 오를 수 있다. 장훈과 유훈의 반란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형식적이나 공식적으로 적의 최고 가문인 여 씨가 아내로서 지지한다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좋다. 내가 여포를 잡겠다!”


원술은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여영기는 유훈과 장훈을 번갈아 봤다.


“두 사람도 마찬가지다. 원래였다면 두 사람은 중죄인이나 만약 이번에 적을 구한다면 내 면죄는 당연하고 그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약속한다.”

두 사람은 원술과 달리 선택권이 없었다. 눈치를 살피다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도 대업을 도모하겠습니다.”


셋은 그대로 지하에서 나와 여포를 향해 갔다.


“저들로 괜찮습니까?”


이봉이 머리를 긁으며 못 미더운 세 사람이 떠난 방향을 봤다.


“저런 욕심 많고 능력 없는 자가 적의 새로운 군주가 된다면 더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릅니다.”


여영기의 친척이자 부장인 위속도 이봉의 말을 거들었다.


“저들이 해놓은 짓에 적외성까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되었다.”


여영기는 한숨을 내쉬며 두 사람의 말에 답했다.


“제국을 뒤흔들 반란이 일어났고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반란을 일으킨 자 삼족을 멸한다. 더 심했던 시대와 나라는 구족까지도 멸했다. 현 황제가 젊은 시절 괜스레 상관없는 사람들까지 많이 엮여 처형을 받게 되자 연좌제를 없앴다. 하지만 연좌제가 사라지더라도 여러 제약과 시선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계속해서 적에서 영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영기는 뒤로 숨어야 한다.


“오히려 잘됐다. 저런 소인배들이 앞에 서주니 우리는 더 안전하게 적과 가문을 부활시킬 수 있다.”


아까 셋이 헐뜯던 모습이 생각나 여영기는 피식 웃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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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하후연 2 23.10.02 18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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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희소식 1 23.09.04 2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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