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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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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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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5
추천수 :
105
글자수 :
349,695

작성
23.10.09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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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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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하후연 3

DUMMY

“그럴 수는 없어.”


조조는 한참을 대답하지 못하며 고민하다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 하후돈은 안된다는 말에 길길이 날뛰었다.


“우리의 죄를 뒤집어써 묘재가 죽을 위기에 빠졌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내 당장 낙양으로 가서 어르신께 말씀드리려니 말리지 마!”


하후돈은 당장이라도 떠나려 하자 조조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하후돈이 팔을 뿌리치고 가려 하자 조조가 다리를 걸어 하후돈을 넘어트렸다.


성이 난 하후돈은 조조를 똑바로 마주했다. 키가 작은 조조는 조금의 위축 없이 하후돈을 노려봤다. 당장이라도 주먹다짐이 오갈 분위기에 하인들은 조마조마했다.


“왜 말려?”


하후돈은 화를 꾹 참고 물었다.


“아버지가 낙양에 가신 이유가 뭐겠어?”


하후돈은 답답한 마음에 자신의 가슴을 두들겼다.


“그냥 말해줘. 지금 문답할 시간이 아니야.”


하후돈의 짜증 섞인 말에 조조는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간절히 원하셨지만, 삼공이 되지 못하셨어. 황제를 만나 거래를 할 생각이야. 근데 집안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황제가 임명하려 해도 차질이 생겨.”


하후돈은 입술을 깨물었다. 차라리 조조가 붙잡혔으면 아무리 삼공 자리가 걸렸다 해도 무슨 수를 썼을 텐데 하후연은 이전 성의 먼 친척일 뿐이다. 괜스레 긁어 부스럼 낼 정도의 사이가 아니라 조숭은 모른척할 가능성이 크다.


급박한 상황에 답을 찾지 못한 하후돈은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하후연의 목이 베이는 아찔한 상황이 계속 머리에 연상되어 몸에 힘이 빠졌다.


“일어나.”


조조는 주저앉은 하후돈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후돈은 내민 손을 물끄러미 볼 뿐 잡지 않았다.


“일어나면 뭐가 달라지는데?”


하후돈은 일어나길 거부했다. 현실을 회피하며 그냥 편히 앉아있고 싶었다.


“내 삶의 방식은 발악에 발악하며 구차하고 비굴해도 어떻게든 발버둥 친다. 이렇게 주저앉아 있으면 발버둥조차 치지 못하니 일어나라. 원양.”


그제야 힘을 얻은 하후돈도 조조가 내민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맞는 말이야. 이판사판 아니겠어? 배수의 진을 치고 아까 말했듯이 사람을 모아 싸웁시다. 내 앞장서겠어. 까짓것 죽기밖에 더하겠어!”


다시 힘을 얻는 하후돈은 평소의 성격대로 씩씩하게 말했다. 힘 하나는 패국 초현에서 최고 하후돈이라 사람 수만 좀 맞추면 현령을 죽이고 하후연을 구해내는 일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아니야. 이 일을 막무가내로 해결해서는 안 돼. 검을 챙겨 나가자. 갈 곳이 있어.”


조조는 하인들을 안심시켜 대기하라 명령하고 하후돈과 단둘이서만 검 한 자루씩 허리춤에 차고 길을 나섰다.


“만약, 우리가 사병을 이끌고 현령을 몰아내면 운 좋으면 도적이고 운 없으면 반역자가 돼. 당연히 그리되면 아버지의 삼공은 물 건너가고 우리 모두 대대적으로 도망자 신세가 돼.”


옳은 말에 하후돈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조조의 말을 들었다.


하후연을 구하고 조조의 아버지 조숭의 삼공 임명에 문제없이 현령을 내쫓을 일석이조의 방법이 필요하다.


“만약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그때는···.”


말을 채 끝내지 못한 조조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하후돈의 눈에는 조조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는 증거를 남기지 않고 현령의 목을 베고 하후연을 구출한다.”


하후돈은 왠지 모를 서늘한 살기를 느끼고 침을 꿀꺽 삼켰다. 마치 적의 화살이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증거를 어떻게 남기지 않아?”


하후돈은 조심히 물었다. 현의 최고직으로 많게는 천명 이상의 병사를 지휘할 수 있는 현령을 어떻게 아무 문제 없이 죽일 수 있겠는가.


“글쎄, 필요하다면 패국 초현의 모든 사람을 죽여서라도 증거를 없애야겠지.”


조금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수만 명의 백성을 다 죽인다는 말을 메마른 사막처럼 무미건조하게 내뱉었다.


“농담이야. 함부로 사람을 죽여야 하겠어? 잡담은 여기까지 도착했다. 꼭 명심해! 절대 사람을 죽여서는 안 돼.”


도착한 곳은 초현의 관청보다 훨씬 거대한 장소였다.


“여기는?”


하후돈의 의문이 가득한 얼굴을 뒤로하고 조조가 정문으로 당당히 걸어갔다.


“멈추시오. 무슨 일로 왔습니까?”


“나는 조조로 환관 조등의 손자로 나의 아버지는 대사농과 대홍려는 지내신 조숭이시다. 오늘 패국의 상이신 진규 님을 만나 뵈러 왔다!”


조조는 당당하게 자신을 밝히고 대문을 들어가려 하자 당연하게도 경비병들은 조조를 막아섰다.


“약속을 잡지 않고는 패국상을 만나 뵐 수 없습니다. 약속을 잡으시고 다시 방문해주십시오.”


패국상이란 패국에서 가장 높은 지위며 초현은 패국에 속한 현으로 패국 초현의 현령인 유충은 패국상 진규의 아랫사람이다.


“어딜 아랫것이 함부로 나서느냐? 썩 물러가서 당장 진규 님께 조조가 뵙고자 한다고 전하라!”


조조의 호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비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험상궂은 얼굴로 조조를 노려봤다.


“더는 함부로 말을 하시거나 행동하시면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경비병은 단호히 선을 그었다. 당연한 응대였기에 조조는 당황하지 않았다. 다만 옆에서 하후돈만 조조와 경비병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어쩔 수 없군.”


조조는 말을 마치고 뒤로 돌아서 떠날 것처럼 하더니 하후돈과 눈을 마주치고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 들었다. 얼떨결에 하후돈도 따라 검을 뽑았다.


조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다시 뒤로 돌았다. 아무리 대비하고 있었다지만 막상 상황에 맞닥뜨리자 경비병들은 당황했다.


조조는 순식간에 병사가 쥔 창을 강하게 내리쳐 무장해제 시켰고 하후돈도 경비병에 달려들어 창을 뺏었다.


두 사람은 경비병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정문을 열고 관청의 마당으로 들어갔다.

경비병을 인질로 삼고 관청에 들어가자 순식간에 관청에 위기를 알리는 종이 울렸고 병사들은 모두 무장하고 조조와 하후돈을 에워쌌다.


“이 와중에 물어보기 그렇긴 한데.”


하후돈이 에워싼 병사들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입을 열었다. 인질이 있다 보니 병사들은 쉽사리 덤벼들지 않았다.


“뭔데? 바쁘니까 짧게 말해.”


조조도 눈을 크게 떠서 병사들에 시선을 떼지 않고 답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


“패국상 진규 님을 만나 뵌 적 있어?”


“아니.”


조조의 즉답에 하후돈은 자신도 모르게 병사들에서 시선을 떼고 조조를 째려봤다.


“아니, 당연히 왕래가 있었는지 알았는데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분을 이렇게 찾아왔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하후돈은 조조를 원망하듯 봤다. 긴장을 풀지 말라는 의미에서 조조는 하후돈을 걷어찼다.


빈틈이라 여겼는지 병사 하나가 조조를 향해 창을 내질렀다. 조조는 가볍게 창을 피하고 날이 없는 부분을 잡았다.


창을 잡힌 병사는 힘껏 힘을 줘서 창을 빼내려 하자 조조는 잡은 창을 놓았다. 병사는 반동으로 바닥을 구르며 넘어졌다.


“그게 이상하지? 우리 할아버지는 현재 권력을 쥔 십상시들도 찾아와 인사를 드렸던 분이고 아버지는 삼공 바로 밑 직위까지 오르셨던 분인데 패국상이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니 말이야.”


조조의 설명에 그제야 하후돈도 이해가 갔다.


“청류파의 유학자시군.”


당대 한나라는 두 분류로 나뉘었다. 외척을 배척해야 한다는 청류 파와 외척과 힘을 합쳐 왕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탁류 파다. 환관 조등은 탁류 파의 수장이지만, 청류 파와 잘 지내왔다. 하지만 조조의 아버지 조숭은 할아버지 조등만큼의 정치력이 없는 인물로 그저 탁류 파의 일원이었다.


“그래서 청류 파 유학자가 어떻다는 거야?”


“공자 왈 맹자 왈 하시는 대쪽같은 유학자분이 비리를 저지른 자기 아랫사람 현령 유충을 놔두겠어? 우린 공익을 위해 비리를 신고하는 의인이지.”


하후돈은 참지 못하고 조조를 발로 걷어찼다. 꽤 큰 소리가 나며 조조는 넘어질 뻔했다.


“고작 그 정도의 하찮은 근거로 여기 온 거야? 의인? 지금 우리가 패국 관청에 속한 병사들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는데. 의인?”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 병사 하나가 하후돈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하후돈은 그대로 창을 피하고 본능적으로 주먹을 내질렀다.


“억!”


병사는 그대로 몸이 붕 뜨더니 멀찍이 날아가 바닥에 고꾸라졌다. 머리에 투구를 써서 죽지는 않아도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 모습에 두 사람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느끼고 병사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패국상 진규 님을 패국 초현의 조조가 뵙고자 합니다! 부디 알현을 허락해주십시오.”


당장이라도 달려들 모양새를 취하는 병사들에 다급하게 조조는 목청껏 외쳤지만, 여전히 병사 외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조조가 다시 외치려는 찰나 열댓 명의 병사들이 한꺼번에 덤벼들었다.


조조와 하후돈은 약속이라도 한 듯 덤벼드는 병사들에게 인질로 잡은 병사를 밀어 그들을 멈추고 칼등으로 병사들의 목덜미와 옆구리 등을 가격해 제압했다.


“절대 죽여서는 안 돼!”


조조가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한 명이라도 죽였다가는 극형을 피해갈 수 없다.

인질이 없어지자 병사들은 주저하지 않고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조조는 차분하게 적의 공격을 피하고 흘리더니 오히려 그들이 내지르는 힘을 이용해서 그들을 타격했고 하후돈은 검을 버리고 병사들에게서 뺏은 창을 들어 힘으로 그들을 타격했고 닥치는 대로 주먹을 휘둘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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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민생안정 2 23.11.06 12 0 9쪽
76 민생안정 1 23.10.30 11 0 10쪽
75 하후연 5 23.10.23 19 0 10쪽
74 하후연 4 23.10.16 16 0 9쪽
» 하후연 3 23.10.09 19 0 10쪽
72 하후연 2 23.10.02 17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5 0 11쪽
70 희소식 3 23.09.18 23 0 11쪽
69 희소식 2 23.09.11 23 0 10쪽
68 희소식 1 23.09.04 25 0 10쪽
67 종전 2 23.08.28 23 0 11쪽
66 종전 1 23.08.25 27 0 9쪽
65 미축 4 23.08.14 23 0 10쪽
64 미축 3 23.08.07 26 0 11쪽
63 미축 2 23.07.31 28 1 10쪽
62 미축 1 23.07.24 28 0 10쪽
61 반란 4 23.07.17 26 0 11쪽
60 반란 3 23.07.10 28 0 10쪽
59 반란 2 23.07.03 30 0 12쪽
58 반란 1 23.06.26 33 0 10쪽
57 태사자 3 23.06.19 34 0 11쪽
56 태사자 2 23.06.12 34 0 10쪽
55 태사자 1 23.06.08 38 1 10쪽
54 산악 7 23.06.05 38 0 9쪽
53 산악 6 23.05.29 34 0 10쪽
52 산악 5 23.05.22 33 0 10쪽
51 산악 4 23.05.15 34 0 11쪽
50 산악 3 23.05.08 40 0 11쪽
49 산악 2 23.05.0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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