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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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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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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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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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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희소식 1

DUMMY

유경이 집으로 돌아오고 곧이어 조조는 가족이 있는 청으로 유비는 녹으로 군을 이끌고 귀환했다. 근 1년간 이어져 온 전쟁이 끝나고 제국은 평화가 다시 찾아왔다.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지났다.


“너희가 청에 오는 것도 오랜만이겠구나.”


한 부인은 마차 안에서 창의 가림막을 걷어 청의 풍경을 둘러봤다.


유경과 한 부인은 조강의 병문안을 자주 왔었지만, 유비와 누나 유희는 오랜만이었다.


“작은아버지가 오지 말라고 하셨다면서요.”


유희는 대답하며 아름다운 드레스가 불편해서 치맛자락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유희는 평상시 드레스나 화려한 옷보다 갑주와 무기에 관심이 많았고 시중드는 여자 하인들도 죄다 옆과 등에 검과 활을 찼다.


“조카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으신 거지. 먼지 난다. 옷 좀 가만히 놔둬라.”


유희도 답답한지 마차의 창문을 열어 환기했다. 유비는 누나한테서 전생의 어린 아내가 생각나 질리는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중요한 날이니 좀 참으렴. 혹시 아니 오늘 운명의 상대를 만날지.”


유희는 시큰둥한 얼굴로 입이 삐죽 나와서는 작게 투덜거렸다. 유비는 누나의 불평을 듣기 싫어 마차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한 부인을 포함한 유희와 유비가 탄 마차 뒤로 수십 대의 마차가 줄줄이 따라왔다. 조조의 형 조강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금은보화를 마차에 가득 채워 온 가족이 청으로 왔다.


도시가 보였다. 유비는 주변을 둘러봤다. 사마의와 우금은 물론이고 하후돈, 하후연, 녹으로 데려온 미축 등 사실상 녹의 주요 인물이 다 같이 왔다.


다시 마차 안으로 고개를 넣고 정자세로 앉았다.


“도시가 보이네요. 슬슬 도착입니다.”


조건의 결혼이 경축할 일이라 마치 축제처럼 거창하게 열렸다. 하지만 녹의 인재들까지 전부 출동한 모습이 유비는 의아했다.


성문에 들어서자 도시 내부가 화려하게 장식되고 이곳저곳에 커다랗게 조건의 결혼을 축하하는 글귀가 보였다.


“화려하긴 한데 너무 과하구나. 유희나 유비가 결혼할 때 성 내부는 어떻게 할지 미리 생각해 둬야겠어.”


한 부인의 말에 유희와 유비는 아무 말 없이 주변만 둘러봤다. 한 부인도 더는 결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도착했습니다.”


마부의 말에 모두 마차에서 내렸다. 말을 타고 온 유경과 네 사람은 조강이 있는 저택에 들어갔다.


“마중 나갔어야 했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조강이 뛰어나와 유경네를 반기고 곧 새신랑 조건이 멋진 정장을 입고 나왔다.


“큰아버지, 큰어머니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건은 고개 숙여 예의 바르게 인사하고 악수를 했다. 조건의 모습에서 조강 친형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결혼 축하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린아이라 생각했는데 늠름한 모습이 의젓하고 점점 더 멋지구나.”


곧 원 부인과 조조, 조절이 나와 유경에서 인사했다.


“오랜만이야.”


유비가 조조에게 말을 건넸다. 두 사람 다 유경이 황제를 만나러 떠난 후 적 지역의 인사들을 만나느라 바빴고 각자 녹과 청으로 돌아갈 때도 얼굴 한 번 못 보고 헤어지고 몇 달 만의 만남이었다.


“잘 지냈어?”


조조는 밝은 미소로 유비를 반겼다. 두 번의 삶을 경험하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쌓이며 유비만큼 훌륭한 인물은 만나지 못했다. 여전히 조조에게 유비는 경계의 대상이자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친구다.


짧은 인사를 끝냈다. 조강의 가족들은 양해를 구하고 각자 해야 할 일이 줄을 서서 바쁘게 움직였다.


가장 좋은 접대실에 유경 가족들이 쉬었다. 금방 결혼식이 시작됐다. 늠름하게 선 신랑 조건이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를 받으며 입장했다.


훤칠한 신장에 벌어진 어깨를 가진 조건이 멋진 정장을 입고 환하게 웃으며 걷자 같은 남자가 봐도 멋졌다.


“아직 어린데도 훌륭한 무인의 재능이 보이는군.”


미남 장군이라 하면 유비는 전생의 젊은 시절 호로관 앞에서 창 하나를 손에 쥐고 반동탁 연합군을 상대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당당히 맞선 젊은 여포가 떠올랐다.


“재능은 훌륭해. 하지만 조인, 장료 등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부족해.”


조인, 장료, 장합 등 문무 겸무한 맹장을 봐온 조조는 그들과 비교해서 냉정한 평가를 했다.


“친형에 대한 평가가 너무 박하군. 그들은 대륙 전체를 통틀어 손꼽히던 장수들이야.”


조조는 유비의 말에 동의하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알다시피 나는 조인과 어린 시절부터 같이 지냈어. 조건은 조인보다 뛰어난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어.”


조인은 조조의 종제로 조조의 전투에 최전방을 맡거나 가장 중요한 요충지의 수비를 맡았던 인물이다. 무예는 말할 것도 없고 전쟁에서 대군을 능수능란하게 지휘했으며 조조의 사후 조비가 황제에 올라 위나라의 첫 최고 사령관이 된 인물이 조인이었다. 그런 조인보다 조건을 높이 평가하는 조조의 얼굴에 왠지 모를 그늘이 졌다.


곧 조건의 아내가 될 사람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나왔다. 대단히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이었다. 유비조차 자신도 모르게 입을 떡 벌리고 바라봤다.


“입 좀 닫아.”


보다 못한 조조가 유비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제야 유비는 정신을 차리고 민망한 얼굴에 입을 닫았다.


“절세미인이야. 나도 모르게 넋을 놓았군. 신부님은 유부녀만 보면 사정을 못 쓰는 남편의 동생을 조심하셔야겠어.”


유비가 실실 웃으며 짓궂은 농담을 했다. 조조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신부의 아버지를 봐.”


신부에게 정신이 팔려 옆에 있는 남자는 전혀 보지 않은 유비가 조조의 말에 따라 신부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을 봤다.


전혀 아버지로 보이지 않고 그저 큰오빠 정도로 밖에는 안 보이는 대단한 미남이었다. 신부가 경국지색인 이유가 그녀의 아버지를 닮아서였다.


“미남미녀 부녀네. 어머니 외모도 궁금해지는데?”


유비의 말에 그제야 인상을 구기고 조조가 유비를 째려봤다.


“좋은 날이잖아. 신랑 동생은 얼굴 좀 펴. 신부의 아버지가 대체 누군데?”


조조는 나지막이 속삭이듯 말했다.


“손책. 가족끼리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따로 조사를 해보니 전생의 소패왕이라 불린 그 손책이 분명해.”


조조의 말을 듣고 그제야 유비도 진지한 얼굴로 신부의 아버지를 유심히 봤다.


어린 나이에 적은 병력으로 강동을 제패한 손책이다. 죽는 순간까지도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투에서 승리해 오나라의 기틀을 세운 인물이다.


“젊어 보이는군. 손권의 나이가 환갑에 가까웠던 걸 생각하면 말이 안 되네. 역시 전생에서의 가족 관계는 이곳과 다른가.”


“실제로 손권과 형제는 맞아. 전생에 손책이 형이고 손권이 동생이었는데 여기서는 손책은 막냇동생으로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 동생이야. 능력도 훌륭해. 너무 능력이 뛰어나서 작은 성에 성주로 임명받았지.”


전 황제의 이름을 언급하다 보니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조조가 속삭이듯 조용히 말했다.


“그러면 순번이 바뀔지언정 가족 관계는 그대로다?”


조조는 답 없었다. 유비도 대답을 바라고 한 질문이 아니었기에 생각에 잠겼다.


그 사이 신랑의 아버지인 조강이 주례사를 마쳤다.


“전생이 무슨 소용이야. 현재가 중요하지. 전생과 우연히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 거지. 지금은 누나가 한 명 있지만, 나는 전생에 외동이었어.”


유비는 고민을 훌훌 털어버렸다. 조조도 옳은 말이라 여겼다. 다만 유비와 달리 그에게는 조인과 조홍 같은 훌륭한 능력을 갖췄던 친척이 못내 아쉬웠다.


“이상으로 결혼식을 마칩니다. 내빈 여러분께서는 진심으로 두 사람의 앞날을 위해 축하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고 환호했다. 유비와 조조도 마찬가지로 기립하여 박수를 쳤다.


맛있는 식사와 신랑과 신부가 찾아온 사람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화기애애하게 두 사람을 축복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유비와 조조도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였다.


즐거운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빠르게 지나 어느새 늦은 밤이 되었다. 유경의 명령으로 녹과 청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한곳에 모였다.


“다 왔나?”


유경의 물음에 모인 사람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혹시나 안 온 사람이 누군지 확인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모두의 시선이 문에 향했다. 조건이 뒤늦게 들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바빴던 조건의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했다. 조건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음주가무를 신나게 즐겨 얼굴에 졸림과 지친 기색이 보였다.


“피곤할 텐데 잘 와주었다. 중요한 일이라 하는 수 없이 불렀다.”


다 왔다고 생각한 유경은 잠시 입술을 깨물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전해야 할지 고민했다.


“우선 가장 큰 비보를 전하자면 여포가 풀려났다.”


술기운을 못 이기던 사람들은 술에서 확 깼고 피곤해 반쯤 눈이 감겼던 사람들도 눈을 크게 떴다.


“도대체 여포를 누가!”


조강이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크게 외치며 책상을 쎄게 주먹으로 내리쳤다. 조강은 화를 참기 위해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여포를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한 명밖에 없다.


“막으려고 노력했어.”


유경은 비통한 얼굴로 더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늦은 밤에도 밖에서는 결혼을 축하하는 환호 소리가 침묵이 맴도는 방안에 들렸다.


“한 가지 더 나쁜 소식을 전하자면 적의 기존 부패한 관리들에 대한 처형이 어려워졌다. 임시 적의 군주로 원술이 임명됐다.”


여포 때도 꾹 참던 유비와 조조마저 탄식을 내뱉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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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민생안정 1 23.10.30 12 0 10쪽
75 하후연 5 23.10.23 20 0 10쪽
74 하후연 4 23.10.16 17 0 9쪽
73 하후연 3 23.10.09 19 0 10쪽
72 하후연 2 23.10.02 18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6 0 11쪽
70 희소식 3 23.09.18 24 0 11쪽
69 희소식 2 23.09.11 23 0 10쪽
» 희소식 1 23.09.04 26 0 10쪽
67 종전 2 23.08.28 23 0 11쪽
66 종전 1 23.08.25 27 0 9쪽
65 미축 4 23.08.14 24 0 10쪽
64 미축 3 23.08.07 27 0 11쪽
63 미축 2 23.07.31 28 1 10쪽
62 미축 1 23.07.24 29 0 10쪽
61 반란 4 23.07.17 27 0 11쪽
60 반란 3 23.07.10 28 0 10쪽
59 반란 2 23.07.03 30 0 12쪽
58 반란 1 23.06.26 34 0 10쪽
57 태사자 3 23.06.19 34 0 11쪽
56 태사자 2 23.06.12 35 0 10쪽
55 태사자 1 23.06.08 39 1 10쪽
54 산악 7 23.06.05 39 0 9쪽
53 산악 6 23.05.29 35 0 10쪽
52 산악 5 23.05.22 33 0 10쪽
51 산악 4 23.05.15 34 0 11쪽
50 산악 3 23.05.08 40 0 11쪽
49 산악 2 23.05.0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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