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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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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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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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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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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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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자 2

DUMMY

병사들은 혹시나 끼어들까 멀리 둘러앉아 두 사람의 결투를 지켜봤고 관우만 혹시나 결투가 과열되어 흥분한 장비가 태사자를 크게 다치게 할 상황을 막기 위해 두 사람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두었다. 장비와 오랜 합을 맞춰본 관우는 장비가 진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두 사람 다 준비됐나?”


“넵!”


관우의 질문에 동시에 대답이 나왔다. 아까까지 같이 웃던 두 사람은 이미 없고 당장이라도 눈앞의 상대를 요절낼 분위기였다.


“시작!”


두 사람은 천천히 둥글게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사냥감을 노리며 주변을 맴도는 육식 동물처럼 빈틈을 찾았다. 갑자기 부는 돌풍에 모래 먼지가 휘날렸다. 하지만 두 사람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서로를 응시했다.


모래바람이 태사자의 왼쪽 눈을 스쳤다. 태사자는 자신도 모르게 왼쪽 눈을 감자 놓치지 않고 장비는 시야가 보이지 않는 태사자의 왼쪽을 향해 날렵하게 몸을 움직이며 장대를 찔렀다.


살기를 느낀 태사자는 몸을 비틀어 머리를 향해 오는 장대를 피하고 오히려 장대를 휘둘러 반격했다.


장비도 재빠르게 장대를 휘둘러 태사자의 공격을 손쉽게 막았다.


장대가 한 번 맞부딪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실력을 파악하고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속으로는 매우 놀랐다.


빈틈을 놓치지 않는 장비와 본능적으로 몸을 틀어 피한 태사자. 위기를 기회를 바꿔 크게 몸을 비틀어 장대를 휘두른 태사자와 그걸 손쉽게 막아낸 장비.


호적수를 만난 두 장수는 본인이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멈추지 않고 장대를 휘둘렀다. 잠깐 사이에 찌르고 피하고 휘두르고 막고 쳐내고 수십 합이 오갔다. 두 사람의 창술에 지켜보는 병사들은 눈을 크게 뜨고 모래 먼지가 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시작도 전부터 지치고 피곤한 태사자는 점점 힘이 떨어졌고 장비는 결투가 계속되면서 점점 더 큰 힘이 솟아올랐다. 또한,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맹장과 처음으로 맞부딪친 태사자와 달리 의형 관우와 수백 번은 합을 겨뤄본 장비가 능숙하면서 확실하게 서서히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이를 눈치채고 관우는 혹시나 있을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한 발자국 결투에 가까이 다가섰다. 태사자는 사신으로 온 자로 혹여나 부상을 입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관우의 이 한 발자국은 날카롭게 선 장비와 태사자의 영역에 들어왔다.


순간 두 사람은 서로 의외에 다른 존재를 느꼈다. 이 순간의 상황을 태사자는 형세를 뒤집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창을 휘둘렀고 장비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부딪친 두 장대는 큰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어느새 왔는지 관우가 두 사람 사이에 끼여 두 사람을 밀쳐 거리를 뒀다.


“이 승부는 무승부로 하겠다!”


관우의 중재에 모든 병사가 멍하니 셋을 봤다. 장비와 태사자는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고 병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열광했다.


“아주 훌륭하구려.”


장비가 손을 내밀었다. 태사자는 내민 손을 꽉 쥐었다.


“잠깐 사이 많이 배웠습니다.”


“제대로 소개를 안 했군. 나는 장비고 자는 익덕이오. 앞으로 그냥 익덕이라 불러주시오.”


“저는 태사자로 자는 자의입니다. 익덕 형도 앞으로 자의라 부르십시오.”


강자는 강자를 알아본다는 말과 같이 결투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친밀해졌다. 원래 의기투합해서 유비까지 불러 넷이서 크게 잔치라도 벌이고 싶었지만, 내일 출정에 태사자가 너무나 피곤해하는 바람에 추후로 밀었다.


다음날 유비는 3천의 병사를 이끌고 북해로 향했다. 점점 과격한 행동과 의심이 많아진 공손찬의 손아귀에 벗어나 홀가분하면서도 어린 시절 노식의 휘하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하던 옛정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형님,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


유비의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아는 관우가 침울한 유비를 위로했다.


“간신을 가까이하고 형님을 멀리하며 민심을 잃고 의인들이 떠났습니다.”


관우도 유비와 마찬가지로 씁쓸한 얼굴을 짓고는 답답함에 혀를 찼다. 공손찬은 유비를 친동생보다 더 아꼈기에 관우도 싫지 않던 사람이다. 하지만 기세등등하던 공손찬은 원소에게 패하며 변했다.


백마장사라 불리며 군을 이끌던 용장이 겁을 먹고 의기소침해졌고 뛰어난 용병술로 이민족을 무너트리던 명장이 신경질적이고 기분에 따라 군을 움직였다.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이제 앞날에 대해 생각하자꾸나.”


관우에게 한 말이자 유비 본인에게 한 말이다. 관우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딱 출정하기 좋은 날이구먼!”


두 사람의 진지한 대화는 모르고 군의 최전방을 이끄는 장비는 오랜만의 출정에 신이 나 큰 소리로 외쳤다.


“형님들 저기 저 구름 보입니까?”


장비는 기다란 사모를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


“거대한 용 모양 같지 않습니까?”


장비는 길고 큰 구름에 눈을 떼지 못하고 낄낄거렸다. 장비의 모습에 유비와 관우의 심각한 표정도 풀어지고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장비야. 우리가 어디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너무 긴장이 풀어졌다.”


나무라는 말투는 아니었다. 수백 전을 하면서 전투에 있어서 장비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다. 다만 장비를 따라 병사들까지 긴장이 풀릴까 관우는 일부러 큰 목소리로 대답해서 긴장이 풀린 병사들을 다잡았다.


“그래도 우리 처지가 예전 황건적을 잡으러 의병을 일으켰을 때 보다 훨씬 낫지 않습니까?”


긍정적인 장비의 말에 유비와 관우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 언제나 세 사람이 같이 있으면 어떤 상황에도 웃음 짓게 된다.


웃고 떠들다 보니 예상보다 일찍 북해의 영지에 다다랐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삼 형제와 태사자만 높은 언덕에 올랐다.


“들은 내용보다 훨씬 수가 많군.”


십만 명 이상의 황건적이 성을 둘러싸고 진을 친 상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태사자는 혹시나 수가 많다고 하면 안 도와줄까 일부러 적게 유비에게 말했었다.


“황건적 잔당의 기세가 좋아 이곳저곳에서 찾아와 수가 늘었나 봅니다.”


태사자는 재빠르게 대답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 유비는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어차피 오합지졸인 도적들입니다. 우리가 오백의 의병으로 수백만의 황건적을 무찔렀는데 저깟 것들 뭐가 두렵습니까.”


장비가 호탕하고 씩씩하게 답했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많은 수에 유비는 어떻게 해야 효율적인 공격을 할지 고민했다.


“저기 큰 깃발이 대장이 있는 곳으로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공격할 방법을 모색하던 관우가 대장기를 발견하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적장의 이름은 관해라고 합니다. 공융 태수의 부하 몇 명을 죽인 자인데 관해만 죽인다면 전부 흩어질 겁니다.”


“정해졌군. 내가 군을 이끌고 정예병을 몰아 관우와 장비가 적을 뚫어 관해를 벤다.”


의병을 일으켰을 때부터 언제나 적은 병력으로 많은 적과 싸워야 했다. 그럼에도 연전연승을 한 두 가지 이유 중 첫번째는 가장 앞에서 창을 쥔 사람이 관우와 장비였다. 그들과 만난 적장 중 단 한 사람도 다음날 뜨는 해를 본 자는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로 그들이 날뛸 수 있게 뒤에서 군을 조율한 유비의 덕도 크다. 계속해서 적진으로 들어가면 포위에 약하다. 아무리 관우와 장비가 뛰어나도 수백 수천의 적에 포위되면 감당하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유비가 뒤에서 그들을 보좌해줘서 두 사람이 마음 놓고 눈앞의 적에 집중할 수 있었다.


“청이 있습니다.”


뒤로 돌아 언덕을 내려가려는 유비를 태사자가 불러세웠다. 태사자의 진지한 목소리에 세 사람은 동시에 뒤로 돌았다.


“허락해 주신다면 제가 선봉에 서고 싶습니다.”


유비는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역시 믿을 수 있는 관우와 장비를 놔두고 굳이 태사자를 선봉에 세울 필요가 느껴지지 않았다.


“유 장군. 부탁드립니다!”


태사자는 자신의 첫 전투이자 공융에게 진 빚을 갚고 싶은 마음에 유비의 떨떠름한 표정을 보고도 재차 부탁했다.


“그만하시오! 모든 선택은 형님이 하실 일로 우리는 모든 병력을 이끌고 도와주러 왔는데 토를 달며 감 놓아라 배 놓으라 하는 경의 태도는 옳지 않소!”


관우가 유비를 대신 당연한 반응을 보였다. 태사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서 대답하지 못했다.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형님.”


상황을 지켜보던 장비가 조용한 목소리로 유비를 불렀다.


“태사자는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저렇게 애원하는데 선봉에 서게 하시지요.”


평소 선봉을 선호해서 먼저 나서는 장비가 오히려 태사자의 선봉을 요청했다. 평소 능력 없는 자는 대놓고 무시하지만, 능력 있거나 의인을 만나면 깍듯이 모시는 장비를 알고 있는 유비는 태사자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좋다. 장비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허락한다. 태사자가 선봉에 서고 관우와 장비가 양옆을 맡는다. 속전속결로 적을 공격해서 관해가 있는 본진을 향해 돌파한다!”


관우, 장비, 태사자는 즉시 두 손을 모아 명을 따르겠다고 했다.


언덕에 내려오고 즉시 적을 향했다. 당연히 도움이 없을 거로 생각해 주변을 경계하지도 않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던 황건적 잔당은 갑작스러운 유비군의 등장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넷의 예상보다 더 오합지졸이었다. 당연히 맞서 싸울 줄 알았는데 아무도 나서는 자가 없이 도망치기 바빴다.


“적은 얼마 되지 않는다. 도망치지 마라. 이놈들아!”


관해가 거대한 창을 들고 나타나자 그제야 황건적 잔당은 정신 차리고 도망가는 발걸음을 멈춰 관해의 주변에 몰렸다.


“우리 황건적의 힘을 보여라! 오늘부로 장각 천공장군님의 뒤를 이어 내가 황건적의 대장군이 되겠다!”


관해의 외침에 기세가 오른 황건적 수만 명이 유비 군을 향해 마구잡이로 달려들었다. 유비의 병사들은 정규군이라 해도 몇 배의 적이 우르르 달려들자 적잖이 당황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주의 시작 월요일이네요 다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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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하후연 5 23.10.23 19 0 10쪽
74 하후연 4 23.10.16 16 0 9쪽
73 하후연 3 23.10.09 19 0 10쪽
72 하후연 2 23.10.02 17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6 0 11쪽
70 희소식 3 23.09.18 23 0 11쪽
69 희소식 2 23.09.11 23 0 10쪽
68 희소식 1 23.09.04 25 0 10쪽
67 종전 2 23.08.28 23 0 11쪽
66 종전 1 23.08.25 27 0 9쪽
65 미축 4 23.08.14 23 0 10쪽
64 미축 3 23.08.07 26 0 11쪽
63 미축 2 23.07.31 28 1 10쪽
62 미축 1 23.07.24 28 0 10쪽
61 반란 4 23.07.17 26 0 11쪽
60 반란 3 23.07.10 28 0 10쪽
59 반란 2 23.07.03 30 0 12쪽
58 반란 1 23.06.26 33 0 10쪽
57 태사자 3 23.06.19 34 0 11쪽
» 태사자 2 23.06.12 35 0 10쪽
55 태사자 1 23.06.08 39 1 10쪽
54 산악 7 23.06.05 38 0 9쪽
53 산악 6 23.05.29 35 0 10쪽
52 산악 5 23.05.22 33 0 10쪽
51 산악 4 23.05.15 34 0 11쪽
50 산악 3 23.05.08 40 0 11쪽
49 산악 2 23.05.0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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