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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유비와 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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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크워러
작품등록일 :
2022.06.13 02:26
최근연재일 :
2023.11.1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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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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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49,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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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6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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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후연 4

DUMMY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조와 하후돈은 지쳐가는데 병사들은 끊임없이 덤벼왔다.


“더는 안 되겠어.”


하후돈은 숨에 차 씩씩거리며 힘겹게 말했다. 조조 또한 아무 힘에 겨워 대답하지 못하고 병사들을 상대하느라 바빴다.


“악!”


하후돈은 큰 기합 소리와 함께 안간힘을 쓰며 돌파하기 시작했다. 방어만 하던 하후돈이 공격하기 시작하자 그 힘은 가히 천하장사였다.


“도망가자. 활로를 뚫을게!”


조조는 지친 와중에 하후돈을 따라 움직였다. 팔과 다리에 스친 작은 부상들이 그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포위를 벗어나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마당에서 탈출할 기회가 생겼다.


“먼저 가. 내가 뒤를 맡겠어.”


하후돈이 조조를 먼저 보내려 했다. 그래도 두 사람이니 등을 맞대고 서로 지켜주며 싸웠는데 혼자 남는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쉽지 않다.


“고명한 학자께서는 어찌 공익을 위한 신고자를 만나주지 않습니까? 오늘 일은 세상이 비웃을 겁니다!”


조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크게 소리쳤다. 울분이 담긴 외침은 패국 전체에 울리는 듯했다.


그러자 관청 중앙의 문이 큰소리와 함께 활짝 열렸다.


“네 이놈 듣자 듣자 하니 웃기지도 않는구나!”


호통을 치며 진규가 참지 못하고 나왔다. 그러자 모든 병사가 조조와 하후돈을 앞에 두고도 무기를 거뒀다. 조조는 하후돈에게 눈짓을 주더니 무기를 땅바닥에 내려놓고 진규를 향해 절을 올렸다. 하후돈도 조조를 따라 무기를 놓고 절을 했다.


“저는 그저 어떠한 보상을 바라지 않고 어르신 수하의 비리를 신고하기 위해 왔을 뿐입니다. 고명한 어르신께서는 어째서 문전박대하십니까.”


조조는 고개를 들지 않고 여전히 절을 한 상태지만 지지 않고 할 말을 똑바로 말했다.


“칼을 들고 병사를 위협하며 이야기를 들어달라 하면 내가 어찌 네 놈을 만나겠느냐?”


흥분한 진규는 말을 하며 조조의 앞에 섰다. 병사들은 진규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며 혹시나 진규가 위협을 당할까 거뒀던 창을 다시 꽉 쥐었다.


“칼이라도 들지 않으면 아예 기회조차 없기에 들었을 뿐입니다. 결국, 이렇게 만나 뵙지 않습니까?”


한 말재간 하는 진규도 조조의 당돌한 말에 할 말을 잃었다. 그 말대로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당연히 진규는 조조를 만날 생각 따위는 추호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패국 초현의 현령 유충은 사적 이익을 위해 백성들을 수탈하고 백성들의 분쟁을 해결하기는커녕 문제를 초래해서 서로 반목하고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이는 패국 상이신 어르신의 명예에 큰 누를 끼칠까 염려되옵니다.”


진규는 대답하지 않고 조조를 내려봤다. 조조는 진규가 어떤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보는지 궁금해져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진규와 눈이 마주치고 진규의 감정을 바로 눈치챘다.


처음 성을 낼 때만 해도 분노와 함께 흥미를 느끼고 관심이 갔었지만, 실망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세상이 어지러워 유충 같은 자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마치 온 세상에 격변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떠들길래 기대했는데 일개 마을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니 실망스럽다.”


진규는 이제 조조를 보지도 않았다. 뒷짐을 쥐며 뒤로 돌아 천천히 걸어갔다.


“저자들과 같이 초현으로 가서 유충을 붙잡아 와라. 그의 죄는 이미 파악하고 있다.”


진규는 자신의 부하에게 명령했다. 조조와 하후돈은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몸에 묻은 흙먼지를 털었다.


“어르신께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는 제가 꼭 몇 배로 갚겠습니다.”


진규는 비웃음을 지었다. 입만 산 자들을 지금껏 볼 만큼 봤다. 호기로운 줄 알았지만, 그저 무모한 자였고 큰 뜻을 마음에 담은 사람인가 했더니 그저 작은 마을 수준에 그릇이 작은 자였다.


진규는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관청 내부를 향해 걸어갔다. 늦둥이 어린 아들이 진규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 조조를 봤다.


“오늘 빚을 꼭 갚겠습니다. 하나는 어르신께 또 하나는 그 아이에게 말입니다.”


그제야 지금까지 조조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진규는 자기 아들을 입에 올린 조조에 기분이 나빠져 뒤로 돌아봤다.


조조를 보는 순간 어떤 감정을 가지고 뒤돌아봤는지 까마득히 잊고야 말았다. 광기가 서린 결의를 보고 있자니 말문이 막혔다. 은혜와 빚을 언급하더니 조조는 마치 복수를 갚겠다는 패기를 가지고 진규를 똑바로 응시했다.


“기대하지.”


진규는 작게 대답하고 아들과 함께 관청 안으로 들어갔다.


곧 진규의 명령을 받은 부하는 진규의 인장이 찍힌 문서를 받아 들고 병사들을 이끌고 조조와 함께 초현으로 향했다.


모든 일이 처음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자 하후돈의 입이 귀에 걸려 몸에난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조조는 전혀 웃지 않았다.


“표정이 왜 안 좋아?”


혹시나 무언가 잘못되고 있나 싶어 하후돈이 물었다. 조조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 미소지었다.


“다 잘 되고 있어.”


말과 달리 여전히 조조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아무리 표정 관리를 하려 해도 바뀌지 않았다.


오늘 조조와 하후돈이 마당에서 난리를 치고 그대로 도망갔으면 세상이 진규를 비웃었을 테니 그제야 나와서 말을 들었다. 명사로 유명한 진규도 그저 세상의 시선만 신경 쓰는 역겨운 위정자였다.


진규가 역겨운 위정자라면 그에게 절을 하며 간곡히 빌던 자신은 뭐가 되는가. 마을의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손을 빌리는 한심한 한량. 지금껏 얼마나 멍청하게도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했던가.


패국상의 병사와 초현의 현령 간의 군사적 충동은 없었다. 패국 초현의 현령 유충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패국상이 보낸 사람을 고개 숙여 맞이했다가 바로 그 자리에서 체포되었다.


조조와 하후돈은 병사들 사이에 숨어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볼 뿐이었다.


진규의 배려로 조조는 억울하게 붙잡혔던 죄인들과 여러 문제를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었다. 당연히 붙잡혔던 하후연이 풀려났다.


“이 미련한 인간아. 적당히 시간만 벌고 재깍 도망쳤어야지.”


하후연에 의해 상처를 입은 병사들에 몰매라도 당했는지 멍투성이의 하후연에게 오히려 조조는 핀잔 아닌 핀잔을 주었다. 정말 친했기에 가능한 말이었고 조조는 걱정되어 슬픈 눈으로 하후연을 봤다.


“나도 그러려고 했어. 적당히 싸우다 도망치려 했는데 말이야.”


하후연은 잠시 말을 멈추고 두 사람의 걱정을 눈치채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얼굴로 실없이 웃었다.


“한 번이라도 도망치면 단 한 번이라도 도망가면! 다음부터는 위기 때마다 맞서 싸울 생각보다 도망치려는 생각이 먼저 들고 그렇게 도망만 다닐까 봐. 차마 못 하겠더라.”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조조는 속으로 크게 감탄했다. 하후돈, 하후연, 조인과 언제나 옆에 있다 보니 잊어버렸는데 세 사람 다 대장군의 자질을 가진 사내들이다.


“왜 면박을 줘. 우리 뒤치다꺼리해준 건데 다음부터는 맹덕 형은 구해주지 마.”


하후돈도 기쁜 마음으로 농담했다. 방금까지 조조를 구하겠다고 뒤에 남겠다는 사람이 할 말이 아니었다.


“내가 뒤치다꺼리 안 하면 누가 하겠어.”


하후연은 실실거리는 표정을 바꿔 진지한 얼굴을 지었다. 농담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말이었다.


“내가 맹덕 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유는 의리와 신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충심이야.”


하후돈은 물론이고 조조까지 숨소리를 죽였다. 잠시 세 사람 사이에 묘한 침묵이 흘렀다.


“조조는 목숨을 걸어도 충분한 인물이다.”


하후연의 말에 조조는 과장된 큰 웃음소리를 내며 하후연과 하후돈에 어깨동무를 했다. 작은 신장의 조조라 하후연과 하후돈은 고개를 약간 숙여야 했다.


“역시 묘재다!”


조조는 두 사람 몰래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잠겼는데 이렇게 자신을 높이 평가해주고 기꺼이 목숨 바친다는 친구가 옆에 있으니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래! 모두 나에게 목숨을 걸어라. 세상을 바로 잡아 보겠다. 하늘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서 기꺼이 내 옆자리를 너희에게 주마.”


세 사람은 하늘이 울릴 정도로 크게 웃었다. 세 사람이 초현의 관청을 떠나려는 찰나에 수백으로 보이는 무장을 한 병사들이 몰려왔다.


“다들 무사한가.”


대도를 든 조인이 웃고 있는 세 사람을 보고 안도했다.


“내가 뭐랬어. 괜찮다니까. 맹덕 형이 보통 사람이야. 귀신같이 방법을 문제를 해결 했겠지.”


병사들 사이에서 조홍이 튀어나와 그것 보라는 얼굴로 조인을 나무랐다. 말과 달리 조홍 또한 중무장한 상태였다.


“아니, 내가 괜찮다니까. 굳이 구하러 가야 한다면서 사병들은 죄다 끌고 왔네.”


조홍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조는 마찬가지로 조인과 조홍에게 가 어깨동무를 했다.


“아니다. 잘 왔다. 너희까지 오니 내 무엇이 겁나랴? 우리 같이 천하를 호령하자꾸나!”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후연은 위나라에서도 꽤 매력적인 장수라 그런지 5편까지 가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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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무기한 휴재 23.11.12 33 0 2쪽
77 민생안정 2 23.11.06 12 0 9쪽
76 민생안정 1 23.10.30 11 0 10쪽
75 하후연 5 23.10.23 20 0 10쪽
» 하후연 4 23.10.16 17 0 9쪽
73 하후연 3 23.10.09 19 0 10쪽
72 하후연 2 23.10.02 18 0 9쪽
71 하후연 1 23.09.25 26 0 11쪽
70 희소식 3 23.09.18 23 0 11쪽
69 희소식 2 23.09.11 23 0 10쪽
68 희소식 1 23.09.04 25 0 10쪽
67 종전 2 23.08.28 23 0 11쪽
66 종전 1 23.08.25 27 0 9쪽
65 미축 4 23.08.14 24 0 10쪽
64 미축 3 23.08.07 26 0 11쪽
63 미축 2 23.07.31 28 1 10쪽
62 미축 1 23.07.24 29 0 10쪽
61 반란 4 23.07.17 26 0 11쪽
60 반란 3 23.07.10 28 0 10쪽
59 반란 2 23.07.03 30 0 12쪽
58 반란 1 23.06.26 34 0 10쪽
57 태사자 3 23.06.19 34 0 11쪽
56 태사자 2 23.06.12 35 0 10쪽
55 태사자 1 23.06.08 39 1 10쪽
54 산악 7 23.06.05 39 0 9쪽
53 산악 6 23.05.29 35 0 10쪽
52 산악 5 23.05.22 33 0 10쪽
51 산악 4 23.05.15 34 0 11쪽
50 산악 3 23.05.08 40 0 11쪽
49 산악 2 23.05.01 4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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