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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님의 서재입니다.

감독 이야기 : 낯선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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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작품등록일 :
2017.12.0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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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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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6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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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밀집과 전환

DUMMY

< Scottish Football Day >


[ 스티브 맥멀런(Steve McMullen : 진행자) : 그럼 이번 주 마지막을 장식했던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죠. 로스 카운티의 돌풍은 올해도 계속되려는 것 같아요. 세인트 존스톤을 꺾어내면서 선두 셀틱을 2점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


[ 롭 맥케나(Rob McKenna : 스코티시 스포츠 해설자) : 사실 로스 카운티의 초반 기세는 작년과 비슷합니다. 작년에도 8라운드까지 6승 1무 1패의 성적을 거뒀으니까요. 올해는 7승 1무로 약간 앞서 있는 정돈데, 그때는 또 개막전 상대가 셀틱이었죠. ]


[ 스티브 맥멀런 : 물론 그렇긴 합니다만, 이 정도까진 아니어도 비슷한 돌풍을 일으킨 팀들은 종종 있었잖아요? 다들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추락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로스 카운티는 오히려 더 강력해진 느낌이에요. 이 팀 공격의 원동력이었던 요앙 아르킨이 떠났고, 별다른 보강도 없었는데 말이죠. ]


[ 조니 밀러(Jonny Miller : 고정 패널) : 많은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긴 합니다만, 저번에 언급했다시피 우선적으로 아르킨을 제외한 기존 핵심 멤버들이 그대로 남았다는 게 가장 크겠죠. 지금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잭 마틴, 셀틱과 끊임없이 링크가 났던 제임스 블랜차드 같은 선수들을 모두 지켜냈잖아요? ]


[ 스티브 맥멀런 : 그렇죠. ]


[ 조니 밀러 : 거기에 일 년이 흐르면서 감독은 완전히 자리 잡았고, 어린 주전 선수들은 더 성장했어요. 대표적인 예로 에이든 딩월 같은 선수는 그동안 정말 많은 비판을 받아왔었는데, 지금은 그를 향한 팬들의 불만이 눈에 띌 정도로 없어졌죠. 이제는 유로파 플레이오프 예선에서 묀헨글라트바흐씩이나 되는 팀을 상대로 대단한 활약을 펼칠 정도이니까요. ]


[ 롭 맥케나 : 아직 더 발전할 필요는 더 있겠지만 현재 그가 가진 전술적 가치는 정말 귀중한 수준이에요. 거기에 올 시즌 영입해 온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는 것도 빠질 수 없겠죠. ]


[ 조니 밀러 : 맞아요. 특히 리 월리스, 그의 영향력은 기대 이상입니다. 작년만 해도 로스 카운티 최대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부분이 이제는 필히 견제해야 할 위협 요소로 바뀌었어요. 당시에도 꽤 떠들썩한 사건이었잖아요? 로스 카운티가 레인저스의 베테랑 풀백을 데려온다고 할 때 모두가 놀랐었죠. 만일 그를 영입하지 못하고 니코스 바실라스나 고든 스미스에게 왼쪽을 맡겼다면 이 정도로 상승세를 타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


[ 롭 맥케나 : 밀러 씨가 잘 설명해주셨으니 전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하나 낼게요. 아까 공격의 핵심이던 요앙 아르킨 선수가 떠났다는 점을 거론하셨는데, 오히려 이 부분이 로스 카운티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


[ 스티브 맥멀런 : 오, 어떤 부분에서 말인가요? ]


[ 롭 맥케나 : 작년 그들의 문제점은 보통 한발 물러선 상대와 할 때 나왔어요. 오히려 강하게 밀어붙이는 상대에게는 촘촘한 압박과 디테일한 역습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 조니 밀러 : 확실히 팀이 안정화된 중반 이후부터는 강팀과의 전적이 상당히 좋았죠. ]


[ 롭 맥케나 : 그렇죠. 작년 통계를 보면 로스 카운티는 스코티시 내에서 가장 효율적인 역습을 구사하는 팀으로 꼽혔어요. 뒷공간이 넓을수록 그들은 더 날카로워집니다. 반면 라인을 가라앉히고 공간을 내주지 않는 상대에게는 그 장점을 발휘하기 어려워지죠. 그래서 대부분 아르킨의 머리로 귀결되는 공격이 많았어요. ]


[ 조니 밀러 : 패턴이 단순해진다는 얘기죠. 아르킨의 컨디션에 따라서 승패가 좌우되는 경우도 있었고요. ]


[ 스티브 맥멀런 :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러면 그의 존재가 도리어 로스 카운티를 억제하고 있었다는 말씀이신가요? ]


[ 롭 맥케나 : 아니요, 그런 뜻은 아닙니다. 작년에 그가 없었다면 분명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아르킨이라는 훌륭한 공격 수단을 잃어버린 로스 카운티로서는 어쨌거나 변화가 필요하게 된 거죠. 델 레오네 감독 또한 문제점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내린 결단이 바로 제공권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기동력으로 승부하는 방식인 거죠. ]


[ 조니 밀러 : 본래 그들은 라인을 깊게 내린 상태에서 롱 볼을 자주 애용했죠. 작년에는 아르킨의 머리를 겨냥해서 키퍼가 볼을 길게 차 냈었는데, 요새는 그 빈도가 줄고, 짧은 패스 횟수가 급격하게 늘었어요. 수비 라인은 공격진이 단거리 질주를 시도하기에 좋은 높이까지 끌어올렸고요. 플레이 스타일이 확실히 바뀐 겁니다. ]


[ 롭 맥케나 : 아르킨의 대체자를 물색해서 팀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만한 선수를 로스 카운티가 가진 재력으로 쉽게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그렇게 되면 또 앞서 언급했던 장신 공격수 의존도가 크다는 문제점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어요. 게다가 이미 잭 마틴 같은 걸출한 스코어러가 있으니 그를 주전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을 겁니다. 벤치 멤버로만 쓰기엔 너무 아까운 선수니까요. 결과적으로 역습이 더 신속해지고 예리해졌죠. ]


[ 스티브 맥멀런 : 어느 정도 이해가 되네요. 하지만 두 분이 말씀하신 대로 물러서서 공간을 내주지 않는 상대에게는 역습 플레이가 효과적이지 못하잖아요? 그렇다면 여전히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 아닌가요? ]


[ 롭 맥케나 : 그래서 그들은 그 기동력을 기반으로 또 하나의 방식을 추가했어요. 그건 이번 주 세인트 존스톤과 했던 경기에서 뚜렷하게 나와 있습니다. 이 화면을 보세요. ]

세인트존스톤.jpg

[ 스티브 맥멀런 : 로스 카운티의 세 번째 골이 터지기 직전 상황이네요. ]


[ 롭 맥케나 : 맞습니다. 그리고 유심히 보면 지금 로스 카운티 선수들이 유독 한쪽으로 크게 쏠려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볼을 잡고 있는 블랜차드에게 딩월과 월리스가 가까이 근접하여 안정적인 패스 루트를 만들어주고, 캐리 또한 그 뒤를 가까이 받쳐주고 있죠. 당연히 세인트 존스톤 선수들은 수비를 하기 위해 무게 중심을 옮길 수밖에 없습니다. 왼쪽 지역은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예요. ]


[ 스티브 맥멀런 : 확실히 그렇네요. ]


[ 롭 맥케나 : 볼을 중심으로 팀 전체가 움직이는 건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라 이상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독특한 점이 있는데, 저기 오른쪽의 부팔 선수는 팀과 함께 행동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는 마치 혼자서 고립된 형태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후 상황은 모두가 알다시피 블랜차드, 딩월, 캐리를 거치며 빠르게 오른쪽으로 전환되었고, 부팔의 데뷔골이 들어갔죠. ]


[ 스티브 맥멀런 : 이게 감독의 지시로 이루어졌다는 건가요? 그가 아직 팀에 녹아들지 못해서 겉돌거나 하는 그런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


[ 롭 맥케나 :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저 장면뿐만 아니라 올 시즌 내내 나오고 있는 플레이에요. 부팔이 아니라 톰슨이 선발일 때도 말이죠. 로스 카운티는 확실히 의도적으로 이 패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 조니 밀러 : 사실 이건 요즘 현대 축구에서 수비를 흔들어내는 정석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죠. 한쪽에 선수들이 밀집되면 반대편에 공간이 생겨난다는 원리를 이용한 전술이에요. 세계적인 강팀들은 거의 다 이러한 전환 플레이를 기본적으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걸 로스 카운티가 보여준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아요. ]


[ 롭 맥케나 : 아직 정식 명칭은 없지만, 농구의 아이솔레이션 플레이와 유사한 점이 많아 거기에서 착안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팀원들이 한 곳에 밀집해 있고, 에이스 한 명을 반대편에 두어 상대와 일대일을 유도하는 전술이죠. 협동 수비보다 한 명을 돌파하는 게 더 쉽잖아요? 이 또한 마찬가지예요. 한쪽으로 상대를 끌어온 뒤 반대편으로 전환하여 수비의 틈새를 파고드는 겁니다. ]


[ 스티브 맥멀런 : 그 말대로라면 전환되는 볼을 받는 선수는 농구에서처럼 개인 기량이 뛰어나야 하겠군요. 부팔 선수처럼 말이죠? ]


[ 롭 맥케나 : 맞아요. 그걸 토대로 보면 충분했던 우측 날개를 왜 추가로 영입하려 했는지 설명이 되죠. 또한 작년에 왜 톰슨이 부진해도 꾸준히 기용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점 역시 풀립니다. 그는 기복은 심하지만, 발이 빠르고 번득이는 재주가 남다르니까요. ]


[ 스티브 맥멀런 : 델 레오네 감독이 작년부터 이러한 그림을 그려두고 있었다는 건가요? ]


[ 롭 맥케나 : 아마도요. 제가 볼 땐 단기간에 만들 수 있는 움직임이 아닙니다. 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선수들을 보세요, 상대가 압박을 시도해도 침착하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자리를 잡아 놓고 완벽한 패스 망을 구축해놓았기 때문이죠. 수백, 수천 번은 연습했을 것 같은 조직력이에요. ]


[ 조니 밀러 : 전 상당히 감명 깊었어요. 스코티시 팀들 중 어느 누구도 이런 플레이를 보인 적이 없거든요.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한 명에게 볼을 내맡기고 전부 박스로 뛰어 들어가잖아요? 하지만 로스 카운티는 달라요. 완벽하게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동요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박스에서 어슬렁거리는 선수는 오직 잭 마틴 뿐이죠. ]


[ 롭 맥케나 :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이들은 언제나 좌측에서 시작한다는 겁니다. 다른 강팀들처럼 좌우를 번갈아 가며 흔드는 게 아니라 무조건 왼쪽으로 끌고 와요. 물론 선수 구성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긴 합니다만, 상대가 끌려가는 시점에서 로스 카운티의 페이스에 말려들게 되는 거죠. ]


[ 조니 밀러 : 세인트 존스톤의 시선에서 보면 왼쪽이 계속 신경 쓰이는데 어쩔 수 없이 오른쪽으로 끌려가는 거예요. 그렇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블랜차드와 월리스에게 한쪽을 완전히 먹혀버리니까요. 그렇다고 왼쪽에 한 명을 전담으로 붙여놓자니 센터백과 마크맨 사이에 틈새가 벌어지게 되고, 누군가 침투하기 좋은 공간이 생겨나죠. 마크맨이 부팔을 혼자서 막아낸다는 보장도 없고요. ]


[ 스티브 맥멀런 : 이거 참 골치 아픈 딜레마겠네요. 그냥 단순히 상황이 이렇게 돼서 나온 득점인 줄 알았는데 이게 모두 감독의 수였단 말인가요? ]


[ 롭 맥케나 : 물론 결과를 만들어 낸 건 부팔 선수의 개인 기량 덕분이긴 합니다만, 그가 활약할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준 거죠. 이 감독의 치밀함은 모든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세인트 존스톤은 후반전에 거의 반항도 못 했는데, 그것 역시 로스 카운티가 빈틈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


[ 스티브 맥멀런 : 좀 더 설명해주시죠. ]


[ 롭 맥케나 : 우선 왼쪽 공격을 방어했다 가정해보죠. 여기서 볼을 뺏어냈더라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아요. 왜냐하면 이 공격을 막기 위해 윙어까지 전부 다 내려왔기 때문이죠. 로스 카운티는 여기서 볼을 뺏길 경우 물러서지 않고 바로 달려듭니다. 세인트 존스톤은 그 압박을 풀어내고 역습을 전개할 능력이 없어요. 그럼 결국 선택은 두 가지죠. 멀리 걷어 내거나 뒤로 볼을 돌리거나. ]


[ 스티브 맥멀런 : 그렇다면 오른쪽 지역에서 볼을 끊어서 역습하는 게 이상적인 방법일 수 있겠군요. ]


[ 롭 맥케나 : 그렇죠. 하지만 그것도 마냥 쉬운 건 아니에요. 일차적으로는 브리튼이 앞을 막아서고, 뒤에는 발 빠른 패터슨과 델샤드가 미리 자리를 잡아 놓고 있으니까요. 어설픈 패스는 브리튼에게 끊기고, 단번에 전개하는 롱 볼은 저 뒤에 배치된 수비수들과 속도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걸 이겨낼 공격수가 흔치 않아요. 정말 세밀한 역습이 아니면 보통 이 세 명에게 저지됩니다. ]


[ 조니 밀러 : 특히 7라운드 레이스 로버스 전에서 브리튼 선수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죠. 원래도 팀 내에서 뛰어난 선수였지만, 최근 그의 폼은 물 만난 고기 같아요. 상대가 역습을 진행하기 위해 시도하는 패스의 길목이나 걷어내면서 떨어지는 세컨드 볼의 위치를 귀신같이 찾아냅니다. 대개는 여기서 끊기지만, 그를 물리쳤다 해도 이미 그때쯤엔 로스 카운티 선수들이 무서운 속도로 수비 진영에 복귀해 있죠.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는 방어선 역할을 정말 충실히 해주고 있습니다. ]


[ 스티브 맥멀런 : 그렇군요. 이렇게 두 분 말씀을 들어보니 상대 팀 감독 처지에 있으면 정말 막막하겠는데요. ]


[ 롭 맥케나 : 그래서 델 레오네 감독이 치밀하다는 겁니다. 전 레프트백인 바실라스를 공격 가담시킬 때만 해도 단순히 그의 수비적 결함을 다른 부분으로 채우려는 시도인가 싶었는데, 월리스를 영입한 이후에도 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지금 이 플레이에 최적화된 딩월이나 캐리 같은 선수들의 구성도 그렇죠. 작년 로스 카운티 경기를 살펴보면 여기저기에 진작 실마리가 뿌려져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


[ 조니 밀러 : 이건 어찌 보면 프리미어십 리그의 모든 팀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에요. 파훼법을 찾으려면 상대 팀 역시 그만큼의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거죠. 어떤 방법이야 찾으면 존재하겠지만, 어쨌든 로스 카운티를 상대하는 쪽에서는 한동안 골머리를 앓아야 할 겁니다. ]


*******


2014년 9월 22일 월요일에 방영된 Scottish Football Day가 전파를 통해 나간 이후 스코티시 내에서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패널들의 극찬과 특정 전술에 대한 심층 분석을 본 사람들이 로스 카운티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관심이 없던 이는 약간의 관심을 보였고, 그 존재조차 모르던 이는 드디어 하일랜드 지역에 인버네스 CT말고도 작은 팀 하나가 더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팀이 작년에 리그 2위를 하고, 스코티시 컵을 우승했다는 것까지. 중요한 건 프리미어십을 꾸준히 관전하던 축구 애호가들이 아니라 국내 리그에 관심이 없는, 혹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 부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로스 카운티에 관심이 있었거나 그들을 응원하는 팬으로서는 어깨를 으쓱하게 만드는 일이었고 말이다.


“어때, 케니? 이제 내가 자네를 그토록 설득했던 이유를 알겠지? 지금 로스 카운티는 전문가들이 이 정도로 극찬하는 팀이라고!”


“뭐, 굳이 더 확인할 필요 있겠나. 이제 나도 이 팀의 매력에 흠뻑 빠져 버렸는걸. 아마 내가 자네였어도 설득하려고 노력했을 거 같아. 요새 로스 카운티 경기를 보는 게 너무 즐거워.”


“하하, 난 올해도 이럴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지. 이 감독이 하는 것들은 모두 신뢰가 가거든. 그가 영입하는 선수들도 흠잡을 데가 없이 훌륭하고 말이지.”


“정말로? 내가 귀를 먹은 게 아니라면 조지, 자네가 분명 며칠 전에 부팔 임대 뉴스를 보고서 왜 데 루어가 있는데 그를 데려온 건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린 거 같은데.”


“그······ 그랬나? 아냐, 해리. 자네가 잘못 들은 거겠지. 자······ 잘못 들은 걸 거야.”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여 즐거운 팬심으로 즐기는 이들과,


“역시 미디어의 힘은 무시할 수 없군. 우리가 그토록 커뮤니티에서 동지를 모집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저 한 방이 터진 이후 가입을 희망해 오는 자가 더 많으니.”


“그런가? 얼마나 모였는데? 이 정도면 그 성난 숫사슴들인지 뭔지 하는 놈들과 한판 붙어볼 만하겠나?”


“피터, 이 친구야. 우리는 서포터 일원을 모으는 거지, 전쟁을 치를 병사를 모으는 게 아니라고. 혹시나 무력을 행사할 생각은 아니겠지? 그건 서포터가 아니라 똑같은 훌리건일 뿐이야.”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어쨌든 그놈들을 몰아낼 작전을 세우는 건 맞잖아?”


“아직 멀었어. 성급하게 행동하면 일을 그르친다네. 대사를 이루려면 천천히 신중하게 진행해야지.”


하나의 사명감을 가지고 행동을 옮기는 이들 모두.



그리고 그 시각 빅토리아 파크.


로스 카운티만큼이나 사람들에게 관심을 이끌고 있는,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탈리안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닐 스튜어트 코치는 그 옆에서 살짝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잠시 후에 분명 어떤 지시를 할 것이다.


평소에는 코치진과 끊임없이 상의를 하고 떠들어대기 바쁜 감독이지만, 지금처럼 팔짱을 낀 채 미간을 약간 찌푸린 얼굴로 우두커니 서서 필드만 바라보고 있을 때는 무언가 중요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때는 정말 급한 용건이 아니고서야 그를 방해해선 안 된다. 어차피 말을 걸어도 대답조차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오랜 기간 이 괴짜 이탈리안을 보좌하면서 얻은 스튜어트만의 특별 노하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좋아.”


생각을 마친 후에는 그가 먼저 입을 열곤 한다.


“닐.”


“예, 감독님.”


스튜어트를 부른 감독은 주머니에서 꺼낸 수첩으로 무언가를 적으며 말을 이었다.


“훈련 마무리하고 선수들 해산시켜. 난 할 일이 있으니 사무실로 먼저 들어가야겠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끝난 후 이 여섯 명을 내 사무실로 불러주겠나?”


“······그렇게 하죠.”


“자네가 궁금해할 것 같아서 미리 말해주자면, 그 명단에 적힌 녀석들은 이번 주중에 있을 리그 컵에 선발로 나가게 될 거야.”


“이번에 있을 리그 컵이요?”


스튜어트가 메모를 확인한 뒤 고개를 들며 큰 소리로 되물었지만 이미 감독의 뒷모습은 한참 멀어져 버린 뒤였다.


“······.”


다시 확인한 메모에는 정확히 여섯 명의 선수가 적혀 있었다.



데이비드 밀스

스티브 샌더스

고든 스미스

맷슨 클락

필립 로스

앤드류 톰슨


작가의말

늦으면 공지를 드려야 하는데

한 두번이면 모를까 매번 늦어서

공지 올리는 것도 부끄럽고 죄송하여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래도 원하신다면 늦을때 공지를 올리는 쪽으로 해보겠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사실 계획한 분량은 더 있는데..

그것까지 하면 자정을 또 넘길것같아 이대로 끝맺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더 열심히 잘 써서 찾아오겠습니다.


소중한 후원금을 보내주신

이풍 님

foir 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_ _)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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