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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구 님의 서재입니다.

잡화상인 내가 용사대신 귀환했더니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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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06.01 00:01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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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1
추천수 :
184
글자수 :
105,356

작성
22.05.1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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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150년의 지구 (3).

DUMMY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은 무엇일까.


과거, 그러니까 아직 인류가 멸망하기 전.


한 과학자는 말했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은 없소이다.'


과학자가 내린 것은 인류의 사형선고.


과연 정말로 이 세계에 살아남는 방법이란 없는 걸까.


그런 의문이 들 때 과학자는 말을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살아남는 법은 없소이다. 지켜야 할 원칙만 있을 뿐.'


멸망한 세계의 제 1원칙.


1. 남을 믿지 말아라. 모르는 자면 더더욱.


****


제 5구역 쓰레기 소각장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 5층


저벅-

저벅-


회색 대리석 타일이 신발과 맞물려 꽤나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그 시끄러운 소리의 주인공은 에이든.


에이든은 현재 긴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그리고 에이든의 앞에는 안드로이드인 파트라슈가 웅웅-하는 기계음을 내며 나아가고 있다.


"이..이거..."


에이든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난잡한 쓰레기 더미와 피로 얼룩진 벽면.


사방이 피로 점칠된 벽면이 줄을 지어 에이든을 반겼다.


그리고 복도 곳곳에는 거무죽죽한 알 수 없는 물체가 있다.


에이든은 자신의 왼쪽 눈을 살며시 감고, 미지의 물체를 「감정」한다.


띠링-

[불타죽은 시체: 누군가의 시체다. 꽤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크크크 집에 돌아가기 꽤나 난이도가 높겠는데!"


에이든은 자신의 고운 미간을 찌푸리고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든은 종종 웃고는 한다. 힘들거나 슬픈일이 있을 때 웃는 것은 에이든의 버릇이다.


약자인 에이든이 강해보이고자 하는 일종의 자기방어랄까.


그렇게 미간은 찌푸린 채로 입꼬리만 올린 에이든의 모습은 참으로 기괴했다.


일종의 '표정 서커스'를 하고 있는 에이든에게 파트라슈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빨리 오세요 에이든. 바쁩니다."


파트라슈의 바쁘다는 말에 에이든은 아까 방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떠올린다.


'에이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어어? 가능한거야??'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부...부탁한다! 파파리온!!'


'7구역에 있는 과학자 허스만을 만난다면요'


'그럼....이..'


'거래합시다. 에이든'


에이든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파트라슈는 자신의 주인을 찾기위해.


동행하자는 일종의 거래.


에이든은 파트라슈의 숨은 의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거래를 받아드렸다.


'정보가 부족하단 말이지.....'


에이든에겐 파트라슈의 정보가 맞는지 틀린지 구분하기도 힘들다.


하물며 이 세상에 대한 정보도 전무한 수준.


마치 아기가 태어났을 때, 세상을 처음 접하면 이런 느낌일까. 에이든에게 지구는 너무 낮설었다.


그래서 파트라슈의 제안은 일종의 불가항력이었다.


그렇게 에이든은 7구역까지 순순히 말을 따르기로 결심했고 긴 복도를 거닐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그럼 갑니다 에이든. 곧 있으면 엘레베이터입니다."


"오케이! 가보자고!"


에이든은 힘찬 구령을 내지르고는 파트라슈를 뒤쫒아갔다.


'물론... 나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거다'


에이든은 파트라슈가 모르는 자신만의 비법으로 정보를 습득하기 시작했다.


왼쪽 눈을 감으면 보이는 정보. 「감정」 은 에이든의 무기였다.


띠링-

[부서진 태양전지(太 陽 電 池, Solar Cell): 태양 빛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장치. 허나 부서져서 쓸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언어의 목걸이」.


'이게 왜 용사 아재의 애장품 1호에 빛나는지 알 수 있었지.'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이 목걸이는 '태양', '에너지', '변환', '전기'로 이어지는 단어의 이해부터.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한다'라는 문장의 이해.


그리고 머리속에 그려지는 상황의 이해.


총 3단계를 걸쳐서 언어를 이해하게 해주었다.


뭔가를 숨기는 건 파트라슈 뿐만 아니라


잡상인 에이든도 마찬가지였다.


****


"에이든 삐빅- 엘레베이터에 타시죠"


"어 그래"


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에이든 기억하시죠?"


"1층으로 내려가면 뒷문으로 나가 차고가 있는 곳으로 빠진다. 그리고 숫자 2가 적힌 지하로 들어가는 것, 맞지?"


"네. 맞습니다. 어차피 제가 앞장설테니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인지하고 있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겁니다"


문이 닫히고 엘레베이터가 내려간다.


4층


"변수도 있을 수 있다고 했었지?"


"네. 예상되는 변수는 총 3가지. 첫째, 동물형 돌연변이를 마주쳤을 때입니다. 동물형 돌연변이는 일반적인 인간형 돌연변이 보다 속도가 빠르고 예상하기 힘든 개체여서 이동시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3층


"둘째, 2종 돌연변이를 마주 쳤을 때입니다. 2종 돌연변이는 강화형 개체로, 꽤나 문제가 많은 녀석입니다. 하지만 이건 제가 따로 생각해둔바가 있기에 무시하셔도 딱히 상관없습니다."


2층


"마지막은, 3종 돌연변이를 마주 쳤을 때입니다. 이건 해결책이 없습니다. 만나는 순간 GAME OVER. 그래도 발생 가능성은 가장 낮습니다. 5구역엔 단 1개체 뿐입니다"


서서히 내려가는 엘레베이터.


에이든은 자신의 등에 있는 짐을 고쳐매고 어깨를 상하좌우로 풀었다.


그리고 목을 드드득- 거칠게 좌우로 꺾고는 문 앞을 응시했다.


에이든은 주먹을 꽉 쥐고는 흐읍-하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러자 점점 보이는 지상의 모습.


햇볕이 에이든의 푸른 눈동자를 비추는 순간.


1층.


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갑시다!! 휴먼 에이든!!"


"오케이!! 가보자구!!!!"


에이든과 파트라슈는 문이 열림과 동시에 전속력으로 달렸다.


1종 돌연변이 인간을 무시하고 빠르게 돌파. 매우 간단한 정공법.


그게 바로 그들의 전략이었다.


"전방 5m 광인 3개체! 오른쪽으로 우선 꺾고 돌아가겠습니다."


"오케!"


들었던대로 에이든, 자신이 등장하자마자 변종인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차고가 있는 곳 까지는 직선거리로 100m. 아직까지 갈길이 멀다.


"A8가 적힌 기둥, 광인 1개체! 엎드려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나도 봤어!! 그 다음은?!"


지잉- 파트라슈의 렌즈(Stellar.Ver-Nikon 400mm)가 빠르게 주변을 훑는다.


4개의 듀얼렌즈를 복합구성한, 파트라슈의 눈은 주인님이 개조해준 선물 중 하나였다.


"A3 천장에 하나!, 좌측 발전기 쪽에 셋!, 오른쪽 대각선 자동차에 마찬가지로 셋!. 무시하고 그대로 돌파합니다!"


"허억- 알..았다!!"


달리면서 휙휙- 넘어가는 5구역 쓰레기 소각장 속 풍경.


띠링- 띠링-


에이드은 오른쪽 눈에 뜨고있는 정보와 파트라슈의 정보로 뇌가 터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물며 저질체력인 에이든에게 뜀박질은 너무 난이도가 높았다.


하지만 그나마 나아진것도 있다.


나오기 전에, 용사의 짐덩이 중 몇가지 물품을 제외하곤 다 버렸다는 것.


그래서 등 뒤의 짐은 가볍다.


용사 현석아재가 있었으면 분명 화를 냈겠지만 어쩔 수 없다.


금덩이라던가, 은덩이라던가, 보석이라던가, 즉 금은보화들.


그것들은 현재의 에이든에게 하등 쓸모없는 것 들이었다.


자신도 방안에 두고 올 때 얼마나 눈물을 삼켰는지!


별 시답잖은 생각을 하고 있을때, 전방에서 파트라슈의 기계음이 들렸다.


"전방 소형 바리게이트! 뛰어 넘어갑니다!!"


"어어어?? 뭐라고?!?"


에이든은 눈 앞에 보이는 노란색 바리게이트를 보고는 재빠르게 고개를 뒤로 돌려 보았다.


혹시나 뒤에 길이 있을까 싶은 안일한 마음.


하지만 뒤에는 이미 돌연변이들이 줄을 지어 미친듯이 쫒아오고 있었다.


"점프(jump)! 저것만 건너뛰면 바로 보입니다!"


"근데 꽤나 높은거 같은데에?!"


"140cm 높이! 성인남자라면 누워서도 뛸 수 있습니다 휴머언!!!!"


"으아아아!!"


철컥-


파트라슈의 바퀴가 몸 속으로 들어가고 흰색 로봇발이 등장했다.


그리고 파트라슈는 부웅- 날아올라 바리게이트를 넘었다.


탁-


착지까지 완벽하게 끝마친 파트라슈는 에이든을 향해 소리쳤다.


"에이든! 어서 오십쇼!!"


파트라슈가 넘은 걸 확인 한 에이든.


이제는 에이든의 차례다.


에이든은 등 뒤의 짐을 고쳐매고 발가락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땅을 힘껏 박차며 달리기 시작했다.


맞은 편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에이든의 노란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바람을 받으며 뛰어가는 에이든.


시원한 바람 탓일까.


달리는 중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험. 용사의 모험같다고.


모험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에이든의 꿈이다.


힘이 약한 에이든은 용병은 물론 모험가 길드에서도 기피대상이었다.


그런 자신에게 펼쳐진 첫 번째 모험.


분명 이 세계는 모험이라고 하기엔 단어 선택이 이상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왠지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리는 것이


마치 어렸을 때 꿈을 떠올리게 해서


모험같다고 느꼈다.


"가자아!!!!!"


척- 왼손으로 바리게이트를 잡고


에이든도 마차가지로 부웅- 날아 올랐다.


"정말....미친놈이 맞는군요..휴먼"


멸망한 세상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모습.


금발 청안의 에이든은 새하얀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


띠링-

[강남역 2번출구: 강남역에 위치한 지하철 2번 출구다]


"다 왔구만!"


"맞습니다. 그만 웃고 내려오시죠"


"이제 고민 끝, 행복시작인건가?"


"아니요. 고민시작, 고민시작입니다. 휴먼"


에이든은 파트라슈의 말을 한귀로 흘리고 지하로 들어갔다.


파트라슈의 말대로 이곳은 돌연변이가 보이지 않았다.


얼마전에 소독이 있었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었다.


파트라슈를 따라 조용히 걸어가는 에이든.


그리고 뒤이어지는 파트라슈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지역은 구(舊)대한민국. 50년전에 대한민국이라고 불렸던 곳입니다"


"현석아재가 살았던 곳이네"


"하지만 세계정부 「셀베이션(Salvation)」의 출범아래, 제 5구역에서 제 10구역으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어디간나고 했죠? 에이든?"


"7구역. 하쉬만인가 허스트튼가 하는 양반 만나러 간다면서"


"허스만입니다. 그리고 7구역은.."


에이든은 갑자기 멈춰선 파트라슈를 따라 멈췄다.


척-


파트라슈가 가르키는 것은 커다란 지도였다.


[지하철 노선도]라고 적힌 지도는 구(舊)대한민국 전역을 감싸고 있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지하철은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 거미줄처럼 펼쳐져있었다.


그리고 파트라슈가 레이저 포인트로 가르키는 지점.


현재 위치인 강남역에서 쭉내려오다 보면 보이는 곳.


7구역.


세계정부 「셀베이션(Salvation)」의 최종 방어기지 10곳 중 하나.


철벽의 요새, 타이탄(Titan)이라고 불리는 곳.


과거 제주도(Jeju Island)라고 불렸던 섬이었다.


"이곳이 7구역. 저희의 최종 목적지입니다."


"꽤나... 멀구만"


에이든이 거리를 계산하기 시작할때였다.


"에이든. 누군가 옵니다"


에이든 키만한 검은색의 무언가.


파트라슈가 언급했던 3가지 변수 중 하나.


왼쪽 눈을 감으면 보이는 녀석의 존재.


띠링-

[1종 돌연변이 개(犬,狗)-진돗개 : 키 160 cm, 무게 50kg, 몸길이 2m. 진돗개의 돌연변이 형태. 용맹하고 충성심이 강해 주인을 잘 따른다. 그리고 구(舊)대한민국의 사냥개다]


마치 웨어울프를 연상시키는 저 커다란 검은 물체.


첫 번째 변수, 동물형 돌연변이다.


그리고 푸른 눈동자에 보이는 사냥개라는 단어.


사냥개라는 그 짧은 단어는 에이든을 긴장시키기 충분했다.


"싸우고 가야합니다!"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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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전조 (4). +1 22.05.26 45 7 15쪽
15 전조 (4). 22.05.24 54 7 12쪽
14 전조 (3). 22.05.23 45 5 12쪽
13 전조 (2). 22.05.22 47 5 11쪽
12 전조 (1). 22.05.22 49 5 9쪽
11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그리고 휴먼 (2). 22.05.20 50 4 11쪽
10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그리고 휴먼 (1). 22.05.19 51 4 13쪽
9 변화 (4). 22.05.18 56 6 13쪽
8 변화 (3). 22.05.17 67 6 13쪽
7 변화 (2). 22.05.16 66 6 11쪽
6 변화 (1). +2 22.05.15 79 7 18쪽
5 내 이름은 에이든. 22.05.14 108 8 16쪽
» 2150년의 지구 (3). 22.05.12 153 17 12쪽
3 2150년의 지구 (2). 22.05.12 195 28 13쪽
2 2150년의 지구 (1). +1 22.05.11 252 31 12쪽
1 프롤로그. prologue 22.05.11 294 3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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