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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구 님의 서재입니다.

잡화상인 내가 용사대신 귀환했더니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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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06.01 00:01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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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6
추천수 :
184
글자수 :
105,356

작성
22.05.12 01:04
조회
194
추천
28
글자
13쪽

2150년의 지구 (2).

DUMMY

****

안드로이드(Android).


인간과 닮은 외관과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로봇을 일컫는 말.


안드로이드는 로봇공학의 정수이자, AI의 기술의 복합적 결정체다.


그렇다면 안드로이드는 인간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이것은 한 안드로이드의 아주 오래된 기억.

.

.

'파트라슈. 니 이름은 파트라슈야!'


[제놈사 최신형 AI 안드로이드 로봇. 2090년 모델 Ver.03. R4D4-C2PO라고 합니다.]


'아니 파~트~라~슈~ 그게 니 이름이라고오!'


[파.트.라.슈. 이름을 입력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와- 하는 소리와 함께 자그마한 소녀가 그녀 몸집보다 큰 로봇을 끌어안았다.


조그마한 5살 주인님을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건 50년도 더 된 오래된 기억.


​아니 AI인 파트라슈에겐 메모리가 적당한 표현일 것이다.


우웅- 다른 메모리가 재생된다.


금색머리를 양갈래로 묶은 소녀가 카메라에 손을 휘적이고 있다.


'파~트~라~슈! 잘 찍고 있어?? 이거 미튜브(Metube)에 올릴거니까 제대로 찍어!'


[잘 찍고 있습니다. 제목은 '공주님이 만드는 초소형 드론만들기' 어떤가요?]


'우웩~ 센스가 없구만! 센스가 없어 파트라슈! <속보, 천재신동 스텔라가 직접만드는 최소형 드론?! 멜론머스크 증손자도 놀라다> 이걸로 해'


[푸훗. 알겠습니다]


'으잉? 웃었어? 너 일로와!'


위잉


'어쭈 도망쳐?? 잡히면 오늘 충전은 구닥다리 건전지로 24시간 걸쳐 충전하는 거야!!!!!'


주인님의 말투는 분명화내고 있지만 표정 분석으로는 행복 100%가 뜨는 건.


AI인 파트라슈로서는 이해불가했다.


우웅- 마지막 메모리가 재생된다.


주인님은 소녀에서 숙녀로 변했고 어느새 파트라슈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하-하- 파...트라슈! 여기 가만히 있어 금방올게! 바깥은 너무 위험하니까'


2105년, 전염병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점. 온갖 생물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사람, 개, 고양이, 식물까지 뭐 하나 안전한 것이 없는 지금.


세계는 멸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외부로 나간다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하고 불합리한 일 중 하나였다.


[주인님!! 집에 있는게 더 안전합니다!!]


'옆집 메이 할머니가.. 발전기에 깔렸어...빠르게.. 하아..구하고 올게!'


[안됩니다! 차라리 제가 가겠습니다!]


'명령이야'


[또! 그런.....무책임한 말을...]


'파트라슈 넌 내게 마지막 남은 가족이잖아'


그 말을 남기고 떠난 주인님은.


24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펑-


투다다다


총소리와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밖에서 들려오지만


'Stay here'이라는 별거 아닌 한 줄의 명령이.


단지 몇 바이트(Byte)의 데이터 쪼가리가.


파트라슈의 몸을 얽메였다.


그날 파트라슈는 '후회', '무력감', '불안', '슬픔', '우울', '원망', '그리움', '절망' 이라는 인간의 불합리한 감정을


조금,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을 건너서


가을을 맞이했고


또 다시 수 차례의 총성이 이어졌다.


그리고 겨울.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파트라슈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신 주인님이 남긴 메세지.


'이 메세지를 보면 파트라슈 넌 자유야. 아마 내가 죽거나 사라졌겠지? 여행을 가도 좋고~ 새주인을 찾아도 좋아~남은 여생을 마음껏 즐기도록 해!'


주인님다운 산뜻한 메세지였다.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파트라슈가 몸을 움직였다.


못 된 주인님을 찾으러 갈 시간이다.


5년만에 움직이는 바퀴는 꽤나 무거웠다.


-철컥


마지막으로 재생된 메모리가 끝나고 파트라슈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았다.


"주인님. 어디계신가요"


메모리를 계속 재생하는 이유는 데이터를 쌓고 비교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자유의 몸이 되고 주인님을 찾으러 돌아다닌 지도 오래.


주인님의 얼굴도 많이 변했을 것이 분명할 것이다.


꽤나 시간이 흘렀기 때문.


파트라슈 앞에 달려있는 네모난 소형 모니터가 깜박인다.



주행거리: 1,197,200km.


기록: 40년, 103일, 12시간.



​"제 5구역은 역시 인간이 없는건가...."


이 일대를 다 뒤져본 파트라슈는 제 7구역을 가고자 몸을 틀었다.


이 일대에 빛나는 거라곤 별, 달, 자신의 소형모니터가 전부다.


그때.


솨아아-


​하늘에서 새하얀 빛무리가 떨어졌다.


​터미널 옆 쓰레기 소각장 쪽이다.


'뭐... 뭐지?'


파트라슈는 빠르게 빛이 보이는 곳으로 향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철 쓰레기 더미에 숨어 상황을 지켜보았다.


​야간 투시 기능으로 본 것은.


​놀랍게도


아주 놀랍게도!


살아있는, 그것도 감염이 안된 인간이었다.


파트라슈는 절전모드로 소리를 최대한 죽이곤 인간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처음에는 한숨을 쉬고 땅을 치기 시작했다.


공기 중 수분으로 보아 아마 눈물도 조금 흘린 듯 싶다.


​파트라슈가 인간에 대해 '남성. 키는 176cm 정도. 차림새는 본적이 없음'을 기록할 때.


​인간이 벌떡 일어나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그 다음 갑자기 냅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추가로 '알수없는 특이한 행동을 함'을 작성할 때.


​소음에 가까운 노랫소리가 들렸다.


​"치얼업 베이베♪~♬ 치얼업 베이베 ♬~♪"

​.....

..

.

.

아마 자신이 인간이었다면, 분명 간담이 서늘하다는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저...저게...무슨...'


미친놈이다.


그것도 아주 단단히 미친놈.


​멸망한 세계에서 알아야하는 3대 원칙. 그 중 마지막 원칙.


​저 미친놈은 그걸 어기고 있었다.


[3. 밤에는 소리를 내지말자. 변종생물들이 깨어난다.]


​멸망한 세계에서 밤에 소리를 내는 것은 죽여달라는 것과도 같다.


​그런데 저 인간은 도대체 뭐란말인가.


​빨리 멈추지 않으면 분명 변종인간이나, 변종생물들이 들이 닥칠 것이다.


​"암! 온! 더! 넥! 스! 트! 레! 벨!"


​'말...말려야해!!'


​로봇인 자신은 상관없지만 저자는 분명 죽을 것이다.


​1년만에 만나는 인간을 이렇게 허무하게 잃는게 말이나 되는가!


​파트라슈는 바스락- 일부로 작은 소리를 내어 인간의 주의를 끌었다.


​고개를 돌아보는 인간.


​'오케이! 됐어!'


​자신의 소형 모니터에 글씨를 입력했다.


[쉿! 조용히 하세요 변종생물들이 몰려옵니다. 여쭤볼게 있습니다. 대화가능하신가요?]


​그리고 다시 바스락- 소리를 내었다.


​자신쪽을 바라보는 인간.


​어두운 밤 속에 이 모니터가 안보일리가 없다.


​'그래 여기야 여기!'


​반가운 마음에 모나터를 흔드는 파트라슈를 맞이한 건.


​알 수 없는 언어의 더 큰소리였다.


​"◆...●◆●!(누...누구냐!)"


​"삐빅- 아니 미친겁니까! 휴머언!!!!!"


벌떡일어나는 파트라슈와 깜짝놀라 주먹을 쥐는 에이든.


​AI 안드로이드 로봇 파트라슈와 이세계 잡화상인 에이든의 만남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


"...."


"...."


수상한 자와 대치하고 있는 현재.


에이든은 주먹을 꽉 쥐고 눈 앞의 적을 응시했다.


작은 몸집을 지닌 사내. 아니 사내라고 하기엔 형태가 이상했다.


물체라고 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그런 이상한 존재 가운데에 푸르스름한 빛이 둥실 떠있다.


떠다니는 빛이 지구의 문자라는 사실은 자세히 보니 알 수 있었다.


용사의 몸에 적힌 글씨와 아주 유사했기 때문.


용사는 팔뚝에 왠 글씨가 있었는데, 그가 말하기를 지구의 문자라고 했다.


지구의 문자인가. 하지만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에이든은 답답할 따름이었다.


용사가 가지고 있는 장비구, 「언어의 목걸이」가 있으면 또 모를까.


「언어의 목걸이」는 세상의 모든 언어를 이해와 번역하게 해주는 하르틴 제국의 보물 중 하나이다.


용사는 그 목걸이를 한 몸처럼 붙들고 다녔다.


그래서 분명... 귀환식 때도..


으음...차고있지...


않았다...!?


쿠당타당-하는 소리와 함께 에이든은 바닥을 기어서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짐덩이!


나랑 짐덩이가 같이 딸려왔다면!


"ĦĿㅍĿŒㅍ※ㄱ!&*◆ㄹ▶ㅍㅂ※★●!!!(미...미친 휴먼! 쉬..쉿! 더 이상은 못 봐줍니다아!)"


우웅-


푸른색 빛이 하늘 위로 떠올랐다.


푸르색 조그만 빛은 점점 커져 칠흑같은 어둠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환해진 공간.


싸구려 고철, 찌그러진 자동차, 머리가 없는 안드로이드 로봇이 어둠에 숨었던 부끄러운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5구역 쓰레기 소각장'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푸른 빛에 반사되어 반짝인다.


그 와중에 에이든은 자신의 몸만한 짐덩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찾았다!!!"


그리고 밝아진 지금을 틈타서 빠르게 짐을 뒤적였다.


"이건...아니고. 이것도 아니야! 으잉? 이런...귀물이 여기에??.."


그리고 마침내 보이는 푸른색 목걸이.


에이든이 찾아 해매던 「언어의 목걸이」 였다.


이거면 저 물체와 대화도 가능할 것이다. 아니 그걸 넘어서 꿈꾸던 천국이 기다리고 있다.


토와이스(Towice), 레드벨붕(Red Velvung), 에수파(Aesupa)님 기다리십쇼


요정님의 독실한 신자가 지금 갑니다.


띠링-


[언어의 목걸이: 하르틴 제국의 5대 보물 중 하나. 용사 이현석의 애장품 1호. 세계의 모든 언어를 이해하고 번역해주는 진귀한 물건. 이거라면 엘프, 마족, 드워프, 수인과도 친구가 될 수 있을 지도?]


다시한번 「감정」으로 교차검증을 끝낸 에이든은 목걸이를 썼다.


훗-


이제 이상한 존재가 아닌 손님으로 당당하게 인사할 수 있을 것이다.


에이든은 고개를 돌려 아까 푸른색 빛을 지닌 희한한 물체를 찾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굴러오는 물체. 하얀색....공?


형태가 어찌 중요한가. 이제 말이 통하니 친구가 될 수 있다.


에이든이 알고 있는 지구는 그런 곳이었다.


화목하고 질서정연하며


깨끗하고 예의바른 곳!


"크흠... 아.. 안녕하시오!! 반갑소!! 나는 하르틴 제국의 에이든..."


친구를 사귄적이 별로 없어 에이든은 부끄러웠다.


부끄러운 에이든에게 들려오는 소리.


데구르르-


"입을 다무십시오! 미친 휴머언!!!!!"


하늘에 떠있던 푸른 빛은 에이든을 향해 떨어졌고


구(球) 형태의 AI 안드로이드 파트라슈는 에이든에게 멋진 '번개 박치기'를 시전하였다.


****


"그러니까...여기는 내가 알고 있는 지구가 아니라는 말이냐"


"검색한 결과. 토와이스(Towice), 레드벨붕(Red Velvung), 에수파(Aesupa)는 130년 정도 전에 활동하던 걸그룹입니다. 지금은 2150년, 시간대가 꽤나 다릅니다"


"그리고 천국이나 파라다이스가 아니라는 것도..."


"아까도 몇 번을 말했습니다. 현재 인류는 「솔라바이러스」에 의해 괴멸된 상태. 생물의 87%가 멸종. 그 중 인간은90%가 변이되어 생물학적으로 사망한건 아니지만...광인이 되었습니다. 즉, 지구는 천국이나 파라다이스의 의미와 부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옥이 적합한 단어입니다."


에이든은 파트라슈라고 자신을 소개한 흰색 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기절해있던 자신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믿지 않았다.


너무나 터무니 없는 이야기에 지구식 장난인 줄 알던 자신에게 모니터라는 물체를 들이밀어 동영상이란 걸 보여준지도 꽤나 시간이 지났다.


그럼에도 믿지 않았다.


왜냐면 눈을 속이는 마법의 종류일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믿지 않았다.


하지만 왼쪽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것은


아마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처절한 몸부림의 한 종류가 아닐까.


띠링-

[1종 변종인간: 광인이 된 사람의 모습]


띠링-

[1종 변종인간: 광인이 된 사람의 모습]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파트라슈는 커튼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들어오는


눈을 찌를듯한 햇빛.


그 밝은 햇빛은 소년의 금빛 머리카락을 환하게 비추었고


소년의 푸른눈동자는.


띠링- 띠링- 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띠링- 띠링


세계 멸망이 진실임을 「감정」 받았다.


창 문 밖에 보이는 건, 셀 수도 없이 많은 변종생물들.


소년 옆에선 안드로이드는 말했다.


"아! 아니면.....신약 성경에 나오는 요한묵시록의 이미지. 세계의 종말. 아포칼립스(Apocalypse)가 어울리겠군요"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안드로이드 로봇, 파트라슈의 외관은 리그XX레전드라는 게임에 노란 깡통로봇과 흡사합니다. 하얀색 몸체와 몸통 부근에 소형모니터가 달려 있는 것이 파트라슈만의 독특한 특징이죠 ㅎㅎ.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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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숨바꼭질 (1). 22.06.01 30 2 15쪽
18 전조 (6). 22.05.30 38 0 14쪽
17 전조 (5). 22.05.28 41 4 12쪽
16 전조 (4). +1 22.05.26 45 7 15쪽
15 전조 (4). 22.05.24 54 7 12쪽
14 전조 (3). 22.05.23 45 5 12쪽
13 전조 (2). 22.05.22 47 5 11쪽
12 전조 (1). 22.05.22 49 5 9쪽
11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그리고 휴먼 (2). 22.05.20 50 4 11쪽
10 안드로이드, 사이보그, 그리고 휴먼 (1). 22.05.19 51 4 13쪽
9 변화 (4). 22.05.18 56 6 13쪽
8 변화 (3). 22.05.17 66 6 13쪽
7 변화 (2). 22.05.16 66 6 11쪽
6 변화 (1). +2 22.05.15 79 7 18쪽
5 내 이름은 에이든. 22.05.14 107 8 16쪽
4 2150년의 지구 (3). 22.05.12 152 17 12쪽
» 2150년의 지구 (2). 22.05.12 195 28 13쪽
2 2150년의 지구 (1). +1 22.05.11 252 31 12쪽
1 프롤로그. prologue 22.05.11 293 3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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