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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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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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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32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1.09.15 19:00
조회
672
추천
16
글자
12쪽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1)

DUMMY

난 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지만, 단지 그 세계의 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뿐 그 세계안의 내용물을 마음대로 설정하는 권한이나 능력은 없다. 그래도 자연이라는 녀석은 매번 세상을 창조하는 나의 의지와 상상을 제법 멋들어지게 반영시켜 주고는 하였다.


-야쿱의 회상록 중에서 -



*****



용기는 탄산음료 기포가 몸속에 퍼져 나가는 기분 탓에 의식을 찾았다. 하지만 무겁게 내려앉아 있는 눈을 간신히 그리고 천천히 들어 올려 사물을 식별할 수 있게 되었을 쯤에는, 감옥문이 이미 닫히고 있는 모습만 보였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짐작하는 것은 그전에 경험상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분명 그 머리에 뿔달린 절름발이가 다시 와서 자기한테 그 파란색 열매를 먹이고 간 것이리라. 그리고 그 열매를 먹고 나서 조금만 있으면 힘이 다시 솓을 것이니 잠시만 기다리자 라고 생각한 그는 다시 눈을 감고 머리를 벽에 기댔다.


그러나 잠시 후, 용기는 자신의 몸이 갑자기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고는 이상하게 여겼다. 이런 현상은 처음 겪어보기 때문이었는데 몸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몸안에 있는 모든 혈관들이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으억!...”


용기는 점점 심해지는 고통에 의해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몸이...터져 나갈 것 같아!...”


불끈불끈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던 체내의 수많은 혈관들은 이제 그 혈관 내부를 통해서 뭔가를 온몸 전체에 왕래 시키고 있었다.


마치 수십 아니 수백 마리의 말들이 자신의 혈관 내부를 미친듯이 달려 다니며, 그 무지막지한 다리 힘으로 가차없이 혈관들을 두드려 밟고 있는 느낌이었다. 말들의 숫자는 점점 많아지고, 말들이 밟아대는 혈관들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으아아아아아!!”


용기는 자신이 느끼는 그 엄청난 고통에 다시 커다란 비명을 지르며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가? 갑자기 그의 몸이 하얗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빛이 나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그 광채가 너무 눈이 부셔 감옥안 모든 곳을 아주 환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의 몸이 점점 떠오르기 시작했다. 왼팔과 두 다리에 걸려 있는 쇠사슬 때문에 중간에 멈춰서기는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그의 배가 앞쪽으로 튀어 나오면서 몸이 활처럼 구부려졌다.


한참을 마치 실이 달린 꼭두각시 인형처럼 공중에 매달려 있던 그의 몸의 광채가 약간 줄어 들었을 때, 놀라운 일은 또 일어났다.


이번에는 용기의 몸에서 드드득, 드드득 하는 마치 온몸에 부서진 뼈들만 있는 상태에서 그 수많은 뼈들을 접골하는 듯한 무시무시한 소리가 감옥안에 울려 퍼지더니, 그의 피부가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또한 그의 머리 카락과 몸에 있는 모든 털들이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 나가더니, 그 자리에 바로 새로운 피부들이 솓아나기 시작했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어 던지고 새로 태어나 듯, 용기의 몸도 그전에 모든 피부를 버리고 새로운 피부로 채워졌다.


이제 이 믿기 어려운 이상한 현상도 드디어 막을 내린 것일까? 그의 몸에서 나던 광채가 모두 사라져 갔을 쯤, 그의 몸도 공중에서 내려와 털썩 내려 앉았다.


분명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잃고 백옥처럼 새하얀 피부와 온몸에 털 한 줌 없는, 심지어는 눈썹도 없는, 나체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용기의 얼굴은 어찌된 일인지 매우 평온해 보였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


어떤 소리가 용기의 귓가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그가 다시 의식을 되찾았을 때 그는 이전부터 자기 귓가에 들려오던 정체 없는 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리........?”


뭔가가 들렸다. 그 노란색 미르마라는 열매를 먹어서 그런것일까? 하지만 자신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는것 같은데 소리가 너무 작았다.


“.....................고!”


조금 더 귀 기울여 들으니 소리가 밑바닥 쪽에서 나고 있었다. 용기는 그 소리를 좀 더 정확히 듣기 위해 몸을 최대한 바닥에 밀착 시킬려고 하던 중에, 자신의 오른팔과 오른손이 벌써 다 재생 되어 있음을 보고 살짝 놀랬다.


왼팔의 경우 완벽하게 재생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는데, 오른팔은 이리 빠른 시간에 재생이 되다니?


그는 자신이 그동안 너무 오래동안 의식을 잃고 있었나 하고 잠시 생각했지만, 또다시 감옥 바닥을 통해 들려오는 소리에, 이번에는 오른손을 귀에 가져다 대고 몸을 최대한 바닥쪽으로 기울여 온 신경을 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들리...고?”


아. 뭔가가 좀더 들리기 시작했다. 들려오는 소리가 자신에게 들리냐고 묻고 있는듯 했다.


“네. 들려요! 그런데 조금 크게 말하세요!”


용기는 바닥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


“쉿!...너무...말하...들켜!”


밑에서 오는 소리는 이제 점점 잘 들리기 시작했고, 자신에게 들킬지도 모르니 너무 크게 말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용기는 아까보다 더 소리에 집중했다.


“이제 잘 들리나?”

“네. 이제 잘들려요. 그런데 누구세요?”


용기는 거북이들 이외에 누군가와 대화를 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살짝 흥분되기 시작했는데, 상대방의 목소리가 무척 명랑하고 유쾌한 것도 한몫 거들기는 했다.


“아. 난 너의 감옥 밑에 층에 있는 죄수야. 이름은 투카르스. 넌 이름이 뭐냐?”

“아. 전 홍용기 라고 합니다. 성이 홍이고 이름이 용기 입니다.”

“용기? 밥그릇?”


그 소리에 용기는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며 목소리를 높였다.


“밥그릇 아니거든요! 한자로 용용(龍) 자에 터기(基) 자를 씁니다. 즉 용의 터라는 뜻으로 용처럼 훌륭한 사람을 뒷받침 해줄만한 제 2인자가 되라는 뜻입니다!”


용기는 사실 어렸을 적 자기 이름을 가지고 그릇을 뜻하는 용기(容器)로 해석한 친구들에게 종종 놀림감이 되곤 했었다. 그래서 그는 ‘그릇’ 이라는 별명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아. 그렇군. 하하하. 미안. 흠...그런데 용의 대지라...이름마저 우리 황룡족과 인연이 있군. 좋아!”

"황룡족이요?”


용기는 밑에 층의 죄수가 이름부터 이상하더니 뭔족이라고 하는데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너 목소리가 너무 커. 나처럼 전음으로 이야기해.”

“전음이요?”

“뭐...알리가 없으리고는 짐작했지만. 너 정말 무식하구나? 하하”

“뭐라고요!”


용기가 발끈한 것을 무시하고 투카르스는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아까 나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을 때처럼 하면 돼. 너의 입술에 기를 모아서 밑을 향해 말을 해봐.”


‘아까처럼?’


용기는 아까 자신이 귀에 모든 신경을 집중했던 장면을 머리속으로 떠올리며, 입술에 다시 모든 신경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입 주위에 손나팔을 만들어 모기만한 목소리로 감옥 바닥을 향해 조그맣게 말했다.


“여보세요? 들리세요?...됐나요?”

“············너 뭐하냐?”


투카르스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아까처럼 하라고 해서...”

“기를 집중하라고! 손만 입에 가져다 댄다고 기가 집중되냐?”

“아...그건 어떻게 하는건데요?”

“아...무식한 놈. 그럼 일단 손가락 하나를 코 앞에 두고, 입술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그 손가락을 향해 말해봐”


용기는 자기를 또다시 무식한 놈이라 칭하는 이 무례한 아래층 죄수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같은 죄수라는 처지에 있는 자와 말을 섞는 것이 그 미친 거북이들 보다는 좀 더 나을것 같아서 조금 더 협조 해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대화는 잠시 멈추어야만 했다.


“헉...힘들어. 너의 귀에 기를 보내 전음도 해야 하고, 너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또 하나의 다른 기를 발산해 너의 입 근처까지 올려 보내야 하니, 내 몸 상태로는 이런식으로 오래 대화하기 힘들어...”


투카르스가 숨을 가파르게 쉬면서 힘들어 했기 때문이었다.


“야. 헉헉...일단 내가 운기행공이라는 걸 알려 줄테니까 그걸 연습하고 있어. 그걸 익히면 기를 움직이는게 쉬워지고, 그러면 너가 나한테 전음으로 말할 수 있게 될거야. 헉헉.”


용기는 도데체 투카르스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당최 알 수 없었다. 물어보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틀키지 않게 목소리를 작게 해서 그와 대화를 할려면 전음인지 뭔지를 해야하고 그것을 할려면 또 운기행공인지 뭔지를 해야된다고 하니, 일단 질문들은 뒤로 미루고 투카르스의 지시를 따르기 시작했다.


운기행공(運氣行功)이란 몸안에 축적된 기를 운용하여 몸 안 전체로 순환시키는 방법을 말하는데 투카르스 말에 의하면 용기의 몸이 이미 환골탈태를 하면서 (용기가 환골탈태가 뭐냐고 대뜸 투카르스의 말을 끊고 물어보았지만 투카르스가 설명이 길어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자신의 기경팔맥과 생사현관이 전부 타통되어 임맥과 독맥이 연결 되었기에 기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신으로 순환 시킬 수 있다고 했다.


용기가 쉽사리 이해를 못하자 투카르스는 쉽게 말해 기라는 것을 다람쥐 쳇바큇 돌리듯이 몸안에서 계속 돌리면 된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그 기를 입술에 머물게 한 다음 자기 목소리를 기에 실어서 상대방의 귀에 보내면 그것이 전음이라고 했다.


그러나 용기에게는 쉽지 않은 일들이었다.


일단 기를 어떻게 운용하는지도 몰랐고, 기를 어떻게 입술에 머물게 하는지도 몰랐고, 목소리를 기에 어떻게 실어 보내는지도 몰랐고, 보이지도 않는 밑에 층의 투카르스 귀를 어떻게 찾는지도 몰랐으며, 심지어는 그 ‘기’ 라는 것이 돌로 되어 있는 바닥을 뚷고 지나갈 수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투카르스는 이미 그것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투카르스의 설명을 들으며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대략 1주일만에 밑에 층에 있는 투카르스에게 전음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아. 무식한 놈. 드디어 됐군.]


용기의 전음 성공 후 투카르스의 첫마디 였다.


[아니 그런데 왜 자꾸 무식하다고 그러세요? 그리고 언제 봤다고 자꾸 반말이세요?]


용기는 투카르스가 자꾸 자기에게 무식하다고 말하는 것을 더이상은 못참고 짜증을 부렸다.


[네가 뭘 아는게 있어야지. 하하하. 반말이 거슬렸구나? 그럼 너도 말놔.]

[네?]


용기는 갑자기 상대가 말을 놓으라고 하자 갑자기 어리둥절 했다.


[말 놓으라고. 내가 용이어서 너보다 나이가 몇천 살은 많겠지만, 암튼 괜찮아.]

[네...그럼. 말...놓을게...요.]


그리고 용기는 그동안 참고 있었던 모든 질문들을 순식간에 쏟아냈다. 그 길고 많은 질문들을 참을성 있게 듣고 있던 투카르스는 이렇게 말했다.


[뭐. 아무래도 궁금한게 많겠지. 이야기는 해줄께. 하지만 일단 운기행공은 계속해. 그게 하면 할수록 너한테 도움이 되니까. 그리고 난 몸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길게 이야기 못해. 좀 하다가 쉬었다가, 좀 하다가 쉬었다가 이렇게 가자고.]


그리하여 용기는 운기행공을 하면서 투카르스의 이야기들을 듣기 시작했다. 투카르스의 이야기는 꽤나 길었다. 그는 도중에 몇 번이나 쉬어야 했고, 용기가 중간에 말을 짜르며 질문을 하면 짜증을 내기도 했다.


그의 이야기는 왜 그의 종족이 요계에 오게 되었는가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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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3) 21.09.25 442 15 17쪽
20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2) 21.09.24 468 14 19쪽
19 반드시 살아 돌아가야 한다 (1) +1 21.09.23 481 15 16쪽
18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3) 21.09.22 497 15 21쪽
17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2) +2 21.09.21 483 15 12쪽
16 또 다른 운명을 향하여 (1) 21.09.21 495 16 14쪽
15 황룡의 무공 (6) +2 21.09.20 493 15 14쪽
14 황룡의 무공 (5) 21.09.20 516 15 15쪽
13 황룡의 무공 (4) +2 21.09.19 550 16 17쪽
12 황룡의 무공 (3) 21.09.19 539 15 18쪽
11 황룡의 무공 (2) 21.09.18 560 16 17쪽
10 황룡의 무공 (1) +2 21.09.17 610 17 15쪽
9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3) 21.09.16 588 17 10쪽
8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2) 21.09.16 639 17 20쪽
»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준비 과정 (1) +2 21.09.15 673 16 12쪽
6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5) 21.09.14 679 18 17쪽
5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4) 21.09.14 795 19 23쪽
4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3) 21.09.13 927 22 19쪽
3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2) 21.09.12 1,067 22 14쪽
2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1) +2 21.09.11 1,672 23 20쪽
1 프롤로그 +1 21.09.11 1,987 2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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