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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철 님의 서재입니다.

정의구현에 환장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도철
작품등록일 :
2021.02.22 16:47
최근연재일 :
2021.05.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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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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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61화

DUMMY

#


뇌신무 雷神舞

제 이형 第二形

광휘의 파도


그녀의 칼이 위아래로 요동치며 물결처럼 허공에 파문을 남긴다. 검에 일어난 새하얀 불길은 나비처럼 흔들린다.


왼발

오른발


허벅지에 잔뜩 힘을 주어 휘두르는 검격에 위력을 더하고, 리듬감을 부여해 결코 끊이지 않는 검초.


웅웅웅웅


그녀의 팔목에서 시작된 미세한 떨림은 엄청난 속도가 되어 환상적인 검무를 이어간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는지 이어지는 검격은.


제 일형 第一形

몰아치는 천둥


-파지지직!

“와라 영락한 것들아, 그리고 인간을 위해 죽어라.”

손아귀에 벼락을 움켜쥐고 혈귀들의 안면에 터뜨리는 것이었다.


그녀의 모습은 형체가 없는 거대한 악의를 심판하는 정의의 사자를 닮아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상대하는 것들을 흡혈귀가 되기 전에도 클랜의 수좌를 논했던 자들.




들이닥치는 벼락을 크게 힘들이지 않고 막아낸다.


“네놈들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지. 항상 고고한 척, 속세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핑계로 방관하던 것들이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튀어나와 모든 걸 망쳐버려. 너희들만이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 그 오만함이 네가 여기서 무릎을 꿇는 이유가 될 것이다.”


정후의 안쪽으로 자세를 낮추어 파고드는 짐승들. 뱀처럼 구불구불 요혈만을 노리고 들어오는 손톱에 그녀는 정신없이 뒤로 물러났다. 가슴을 노린 찌르기를 철판교(鐵板橋)의 수법으로 허리를 젖혀 피한다.


독사의 어금니같이 발목을 옥죄는 공격을 하체에 집중한 뇌기로 태워버린다.


“계속해서 발버둥 쳐라 오만방자한 것아. 네년이 경멸하는 조악한 마귀들의 손에 노리개가 될 테니.”


“그리고 결정적으로 네년의 동작 하나 하나는 너무 커서 맞아줄 수가 없단 말이다!”

사내의 손톱이 그녀의 목덜미를 스쳤다.


피슛


순식간에 손톱에 맞닿은 상처가 검게 물든다.


“독!”

그녀의 뇌기에도 타들어 가지 않고 퍼지는 것을 막는 것이 고작. 심상치 않은 적들의 실력에 그녀의 이마에는 땀이 조금씩 맺히기 시작했다.


꽉 다문 입에서 선혈이 흐른다. 입가에 맺힌 피를 소매로 닦아내며 주위를 살피는 정후. 중과부적의 상황에서 혈로를 찾는 그녀를 돕는 이가 있었으니, 첨탑의 꼭대기에서 궁지에 몰려 위태롭던 무백이었다


『 시스템 Esquire. 백업을 시작합니다.

좌표계산 clear

탄도형 기상문 clear

패턴 분석 clear

사고연산 보조 clear

상대 : 고위 혈귀 다수

브류나크의 사용을 승인합니다. 』


독기가 그녀의 목 끝까지 차오르며 정후의 행동이 굼떠지자 배후에서 강렬한 마기가 그녀를 노렸다. 그 일격에 그녀의 보의가 찢겨지고, 목숨이 위험한 절체절명의 순간.


-휘유우우웅


“브류나크- 시동”

성스러운 빛의 창이 놈의 심장을 불태웠다.


-파아아앗!


자그마치 5M에 이르는 거대한 빛의 창은 놈을 불태우는 것으론 모자라는지 지면에 박혀 마기가 넘실대는 대지를 정화했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그녀, 그런 그녀를 구한 무백에게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다시 한 발을 장전하는 그를 좌시하지 않고 들이닥치는 혈귀들.


2회전의 막이 오른 것이다.


#

“생각보다 너무 멀리 와버렸나.”

건조한 음성의 주인은 수민. 수민의 기억 속에는 무수히 많은 흡혈귀들이 도시를 전복시킨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락(奈落)의 끝에서부터 기어나온 악마들. 그 존재들이 활보할수록 대지는 서러운 울음을 내보인다.


그 원인은 분명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악귀들이 세상을 혼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과거 메피스토가 영혼상인을 자처하며 비탄에 잠긴 영혼들을 가공하여 영혼의 절규를 추출해낸 행위와 다를바가 없는 패악.


수민의 내면은 인간을 소모품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칠악에 대한 분노로 팽배해 있었다, 자신의 운명을 농락한 것으로 모자라 세상에 암운을 드리우는 암세포 같은 존재들. 한편으로는 그런 것들이 만들어낸 양산형 악귀들을 상대하고 있을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수민의 발걸음은 빨라져 갔다.


‘시민들을 구한답시고 홀로 그것들을 상대하는 짓 같은 건 하지 않았으면 하는데···.’ 서로가 거울의 양면과도 같이 닮아있는 것을 알기에 이 불길한 예감은 높은 확률로 현실이 되어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그런 모습에 반한 것이긴 하지만.


-휘릭


바람의 길을 따라 설산의 설표(雪豹)처럼 질풍이 되어 질주하는 수민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가슴에 천근을 매단 느낌. 한 여인을 사랑한 한 남자. 그들의 앞은 핑크빛 미래가 기다리기보다, 고통으로 점칠 된 가시밭길이 펼쳐져 있겠지만 그런 것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며 서로를 애타게 갈구(渴求)할 뿐이었다.



#

“숨겨놓은 한 수는 저 친구가 끝인가? 그 정도로는 비참한 말로를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데?”


-카앙! 카가강!


쉴새 없이 공간을 격하는 손톱을 찔러 넣으며 사내는 그녀를 농락한다.


“처음의 그 기세는 어디 갔지? 아! 설마 일회용 기술이었나. 그것 참 안타깝군. 네 곁을 지키던 남자, 창절(槍絶)이 보게 될 너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새하얀 네 피부를 보니 정말인지 더럽혀주고 싶잖아!”


“빌어 처먹을 위선자 년. 혼자 깨끗하고 고결한 척하는 연옥의 창부야. 네년을 볼 때마다 항상 꼴릿했지. 그 야들야들한 피부를 만지고, 짓밟고 싶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네 백마 탄 왕자님은 오지 않아. 지금쯤 사흉(四凶)에게 사지가 찢긴 채 이곳으로 끌려오고 있을 거다. 그리고 그놈의 눈앞에서 네년을 겁탈할 거야.”


“너희 연놈들이 그렇게 경멸하고 증오하는 우리의 아이를 낳는거지. 상상만으로도 짜릿해. 그가 절망하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 정의의 용사님이 망가지는 모습···. 더럽혀진 너를 보며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까? 더럽다며 너를 버리지는 않을까?

그리고 네가 잉태한 아이를 과연 정의를 외치는 그가 어떻게 할까? 악의 씨앗이라고 죽이지는 않을까? 내가 악당이라서 정말 다행이야. 직업만족도가 하늘로 치솟는단 말이지. 그러니까 좀 더 격렬하게 발버둥 쳐봐, 혹시 아니 측은한 마음에 널 놓아줄지?”


그녀의 슬픈 운명을 암시하듯 달빛조차 구름에 가려 그 빛을 잃었다.


“항상 그런 마음을 품고 살았구나 너희는. 정말로 다행이야, 너희가 인간이기를 포기해서. 인간 실격이야 너희들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는 좋네. 날 보면서 그런 마음을 품고 지냈다니, 정말 안타까워. 하긴, 내가 생각해도 한 남자에게만 묶여있기에는 내가 너무 매력적이지.”


“하지만 너무 늦었어. 임자가 이미 생겨버렸는걸. 너희 따위와는 비교하는 것이 민망한, 내가 꿈꾸던 멋진 사람인걸? 그리고 정말 미안하지만 너희들 고자잖아. 세포단위로 인간을 포기한 너희들이 임신에 대한 동경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금 더럽네.”


우웩


“물론 너희들이 우리가 돌아다닌 전장의 피해자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게 너희가 저지른 죄악의 면죄부가 될 쉬는 없는 거야.”


“사흉(四凶)? 그깟 허울뿐인 랭킹이 무슨 의미가 있지? 조금이라도 낮에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그 비참한 삶을 연명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도망치는 것을 추천할게. 느껴지거든, 내 사랑이 이곳을 향하고 있다는 게.”


혈귀들의 공격에 조금씩 상처가 늘어가면서도 그녀는 쉴새 없이 떠들었다. 그 원색적인 조롱과 도발에 그들은 역으로 흥분하여 거친 숨결을 내쉬었다.


푸-욱


그녀의 보의를 뚫고 백옥같은 그녀의 살 같을 파고드는 손톱. 그녀의 입놀림과는 달리 그녀의 상태는 눈을 둘 곳이 없을 만큼 민망했다. 상의는 이미 옷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걸레짝이 되었고 하의는 갈고리 같은 손톱에 뜯겨 나간지 오래.

아슬아슬하게 주요 부위만을 가린 채 피를 흘리는 그녀의 모습은 극도로 색정적이었다.


#


“주둥이를 놀리는 것에 비해 실력이 따르지 못하는군.”

침을 흘리며 짐승과 같은 몸놀림으로 그녀를 제압하는 사내들의 눈빛에는 욕정이 가득하였다.




불결한 것을 보았다는 표정으로 얼굴에 침을 뱉는 그녀. 하지만 침을 피하지 않고 되려 혀를 내밀어 낼름 핥은 사내는 그녀를 붙잡고 따귀를 날렸다.


철썩


철썩


털이 가득한 야생의 곰 같은 팔뚝으로 후려갈긴 따귀는 그녀의 얼굴을 피로 물들이고, 보랏빛 흉터를 남겼다.


“버릇없는 암캐는 벌을 받아야지.”


-찌이이익!


그녀의 입에 조각난 시신의 팔뚝을 물리고 사내는 버릇을 고쳐주겠다며 얼마 남지 않은 옷을 우악스럽게 찢어발겼다.


실오라기 하나 없이 발가벗겨진 그녀의 나신은 은은한 달빛 아래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청초한 상아빛 피부, 허리를 타고 내려오는 유선의 곡선은 매끈한 골반에서 아찔한 절경을 이루었다.

사과를 닮은 두 덩이의 아름다운 둔부로부터 이어진 탄력적인 허벅지는 약동하는 생명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단련된 육체가 발산하는 달콤한 유혹. 입가에서 흘러나온 핏방울이 그녀의 쇄골을 타고 내려와 풍만한 젖가슴 사이로 흘러내려 오목한 배꼽에 맺히는 모습은 세상 그 무엇도 비할 수 없는 선정적인 장면인 것이다.


유려한 곡선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은 이미 지상의 것이 아니었다. 그 뇌쇄적인 모습에 이성을 잃은 사내들이 손을 뻗는 순간.


-콰과과과과광!!


공간을 가르며 유성처럼 날아온 창 한 자루가 그녀를 탐하려 한 짐승들의 대가리를 터뜨렸다.


-푸슛!


터져 나온 피는 그녀와, 사내들의 몸을 적시며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절망을 선사하였다.


“바보야. 그래도 아주 늦진 않았네.”

강인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여성인 그녀에겐 그 무엇보다 가혹했을 시간이었다. 수치스러움을 뒤로 감추며 떨리는 목소리로 수민을 찾는 그녀는 지금껏 수민이 본 모습 중 가장 가녀린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황급히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추스린 후 그녀의 나신을 자신의 갑주로 급히 가렸다.


“내가 남았어야 했는데···, 나는 또다시 잘못된 선택을 했어······.”


끄으으윽


자조적인 어투로 자책하는 그의 입술을 그녀는 자신의 입술로 틀어막으며 오히려 고맙다고 속삭였다.


“여자의 몸으로 이 정도 각오도 안했을까봐? 오히려 이렇게 극적인 순간에 구해줘서 나는 더욱 설레는걸.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말이야.”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늦어버린 듯한 모습에 머릿속에서 무엇인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성을 유지하던 마지막 끈이 툭 하고 끊어지고, 수민은 분노에 몸을 맡겼다.


‘버서커(berserkr)’

그녀의 표현을 빌어 표현하자면 그것 말고는 묘사할 방도가 없었다. 북풍한설보다 차가운 분노가 수민을 지배한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마기는 선기와의 조화를 이루어 일시적이지만 마침내 태극에 도달한 것이다.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해진 수민은 태극이라는 개념을 무의식적으로 형상화하였다. 무인으로서 이룩한 역사적인 업적에 감복한 듯 수민의 능력 또한 2차 각성에 들어섰다. 아직은 정확한 능력은 확인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초월경을 넘어섰다는 것.


수민의 머리 위로 세 봉오리의 꽃이 환영과 같이 피고 지며, 다섯 개의 빛의 고리가 연이어 생겨났다.

삼화취정 三花聚頂

오기조원 五氣朝元


수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의지에 천지가 감응하여 뒤따르는 지고의 경지에 발을 내딛은 것이다.


이대로 수민을 내버려 둔다면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릴 것을 직감한 혈귀들은 자신들의 종족 특성을 발휘하였다.


-스르르릉


그들의 손끝에서 흐르는 피는 바닥과 접촉하여 붉은 연무(煙霧)를 흩뿌렸다.


저열하긴 하지만 마(魔)의 일족답게 사특하기 그지없는 술법을 펼치는 그것들은 연무 속에서 무수히 분열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먹어치운 생물로 변하기 시작했고 인간, 요괴를 지나 환상종(幻相種)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이 정도면 전쟁을 위해 급하게 변이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는 것 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데···.”

분쟁을 근절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수민 일행이지만 서울은 이미 오래전부터 칠악과 연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그 뿌리를 찾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썩어버린 서울. 정후는 이번 임무가 끝나면 다른 도시들과의 공조를 제안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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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화 21.04.15 75 0 12쪽
49 49화 21.04.14 11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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