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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철 님의 서재입니다.

정의구현에 환장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도철
작품등록일 :
2021.02.2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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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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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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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DUMMY

#

수민의 활약에 전장의 흐름은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다. 꺼져가는 불씨가 되살아나자 멀리서 전장을 관망할 뿐이었던 서울의 초인들이 사령탑에서 물러나 그들이 데려온 클랜들을 이끌고 수민을 제거하기 위해 나섰다.


사흉(四凶).

서울을 대표하는 사인의 하이랭커.


홍영(紅瀛), 청랑(靑狼), 율도(栗島), 사일(死日)을 위시한 수십 개의 클랜들이 수민이라는 희망을 짓밟기 위해 모인 것이다.


#6, 7, 8, 9위가 한곳에 모이는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지만 인천공략을 서울이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사인의 하이랭커, 수백 명의 고위 혈귀들은 분명 엄청난 전력이다. 한명 한명이 체페슈 따위라 말할 수 있는 전장의 베테랑들.


“이제야 싸울 맛이 나겠네. 이 정도는 되어야 서울이지.”

지금까지의 적들과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비교도 되지 않는 적들을 맞이하는 수민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음음. 좋아. 이 몸의 첫 상대로 부족함이 없으렷다!”


으하하하

지금껏 구경만 하던 롤랑이 그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것이었다. 수민의 곁에선 그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현세에서의 첫 전투를 준비했다.



“혼자서도 충분한데··· 굳이?”

눈치 없이 끼어든 롤랑이 거슬리는 듯 수민은 꼽을 주었지만, 롤랑은 얼굴에 철면피를 깔고 뻔뻔스럽게 대답했다.


“효율성의 문제인 것이지. 누가 더 많이 베는지 내기를 해볼까?”

허공에 주먹을 붕붕 휘두르며 익살스럽게 웃는 롤랑. 긴장감을 풀려 하는 듯 입으로 소리를 내는 그의 모습에 수민은 싸우지도 전부터 맥이 빠져버릴 것만 같았다.


“내가 먼저 가지.”


흐읍


숨을 깊게 들이쉬며 주먹을 말아쥐는 수민은 정명한 눈빛을 보였다.


“그럼 내가 나머지를 맡지.”

비록 생전 함께 전장을 누비던 애마는 사라지고 없지만, 역전의 용사인 그는 두 발을 지면에 댄 채 오만하게 몰려오는 적들을 내려다보았다.


쿠구구구궁


혈귀들이 기사들의 차징을 따라하듯 지면을 울리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넓게 산개하여 점차 포위망을 좁혀오는 그들. 제각기 다른 클랜 마크를 가슴에 새긴 채 수민 일행을 둘러쌓으려 하였다.


끼기기긱


붉은 달 안개, 피를 부추기는 요사스러운 소리에 사냥개 시절 광기에 휩싸인 그 시절 그 모습이 수민의 주변을 아른거렸다.


요사스러운 달의 영항 때문일까, 롤랑을 제외한 이곳의 모두는 녹아내리는 월광에 취해 한 무리의 짐승이 되었다.


“가련한 짐승들아, 내가 너희들의 죽음이다!”

가래끓는 목소리로 쇠 긁는 소리를 내는 수민은 진형을 갖출 여유 따위는 주지 않겠다며 적들 한가운데로 난입했다.


쿠구구구구궁


단순한 도약만으로 찢을듯한 파공음을 내는 수민은 천근추(千斤錘)의 묘리로 지면을 강타했다. 하지만 체페슈와는 급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연기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며 그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되려 착지하는 순간을 노려 목덜미를 물어뜯으며 하는 그들을 수민은 차분하게 한 번의 찌르기에 하나씩 그들의 대가리에 창을 꽂아 넣었다.


푸슛


창대를 타고 흐르는 녹진한 핏물과 얼굴에 튄 핏자국은 누가 괴물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새하얀 어금니를 드러내며 혀를 낼름거리는 수민의 모습은 마기의 봉인이 풀린 것만 같이 의심스럽다.


으흐흐흐흐 이것이 정의다!


수민을 죽이기 위해선 자신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그들은 각자 방위를 점하여 처음부터 투신체를 선보였다.


질긴 생명력과 방어력의 #9 아틀라스.

살인에 특화된 #8 베틀메이지.

묵직한 일격을 자랑하는 #7 권극(拳極).

이도류의 달인 #6 검호(劍虎).


진정한 의미에서의 서울의 네임드들이 나선 것이었다.


#


수민이 사흉과 대치중인 것과 달리, 롤랑은 홀로 흡혈귀가 된 수백의 랭커들을 상대해야만 했다.


“으쌰.”



촤아아앙!

그가 두 손으로 쥐고 있는 용아검(龍牙劍)에 어둠을 가르는 신성(神星)이 깃든다. 힘을 가할수록 밝게 빛나는 그것은 롤랑에게 팔라딘의 칭호를 안겨준 성령(聖靈).


-우우우웅


“우선은 10%!”


크으윽


이를 꽉 깨물며 온몸이 하얗게 타들어 가는 고통을 삼키는 그는 악의 무리에게 백열의 철퇴를 내리쳤다.


콰아아아아아앙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신성의 해일! 어두운 밤을 끝내는 개벽의 순간. 지금까지의 나사 빠진 롤랑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위용을 떨치는 빛의 참격에 세상에 균열이 발생한다. 수민은 신성이 지나간 자리를 보며 전율을 느꼈다. 이것이 중세의 절대자.


“육체마저 완벽했다면···, 상상하기 무섭네.”


휘이이잉


자신이 위치한 장소까지 후폭풍의 영향이 미치자 수민으로서도 승부욕이 일었다.


“누가 더 많이 베나 내기를 하자고? 반칙이잖아 저건.”

바닥에 운하가 생겼다. 신성의 근원지로부터 시작해 전장의 판도를 뒤엎는 무쌍의 힘은 자신의 정면으로 뛰어든 수십 마리의 혈귀들을 참살했다.


파사삭


거대한 힘을 잠시나마 담아두었던 그의 대검은 드래곤 본으로 만들어진 것이 거짓말같이 날이 무뎌지고, 검신에는 잔금이 생겨났다.


“일회용으로 소모하기엔 아까운 검이었는데···.”

못내 아쉽다는 듯 안타깝게 검을 매만지던 롤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검을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고는 두 주먹을 정권 자세로 말아쥐고 기수식을 취했다.


“오거라, 인간이기를 포기한 짐승들아!”

천지를 뒤흔들며 요동치는 바람 속에서 홀로 오롯이 서 있는 롤랑의 몸에서 흑백의 기운이 넘실거린다. 심연과 맞닿은 깊고 어두운 마기가 그의 몸을 감싼 창백한 빛의 신성을 향해 이를 번뜩인다. 대척점에 있는 서로 상극의 기운들이 충돌하는 모습은 혼돈을 연상케 한다.


#

한편 롤랑의 싸움을 뒤로한 채, 수민과 네 명의 절대자들의 전투가 지금 막 시작되었다. 사대 일이라는 이점을 잘 살리기 위해 처음부터 그들은 투신체를 이끌어냈다.


“개나 소나 투신체라니, 이건 좀 너무한데. 초월경이 이렇게 흔한 거였나?”

수민 또한 황급히 은빛 갑주의 투신을 드러내며 맞선다.


검호의 푸른 늑대가 은빛 갑주를 물어뜯기 위해 아가리를 벌리며 날아오자 어림없다는 듯 수민은 창을 아래에서 위로 치켜세우며 주둥이를 꿰뚫었다. 후방에서 퍼붓는 마법의 폭격을 창에 매단 늑대를 뒤로 돌려, 막아서며 수민의 투신은 광전사가 되어 몸에 닿는 공격들을 무시하며 메이지의 옆구리에 창을 박아넣었다.


“우선 한 놈!”


#


투신들의 싸움과 별개로 수민은 넷의 공격에 꽤나 애를 먹고 있었다.


파아앗!


오로지 꿰뚫는 다는 의념을 빚어 던져낸 창은 선두의 위치한 무척이나 단단해 보이는 갑주를 걸친 아틀라스의 방패를 관통하는 것에 그쳤다.


쩌엉!


공격이 막힌 틈을 타 빈손인 수민에게 삼인의 연격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끊임없이 수민의 체력을 갉아먹는다. 한 쌍의 소태도를 이용해 공방일체의 검무를 피워내는 검호.


입체적인 몸놀림으로 수민의 빈틈을 베고, 찌르기를 반복하는 검호. 수민의 목덜미에 꽂아 넣겠다는 듯 칼을 역수로 움켜쥐고 허공에서 몸을 뒤틀어 예측을 벗어나는 검초.


까앙



스르륵


건틀렛을 이용해 검호의 검초를 흘려보내려 하면.


“그래비티 컨트롤.”


-고오오오오


수민의 발을 묶는 엄청난 중력.


중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배틀메이지의 다양한 디버프가 수민의 반응을 굼뜨게 하여 빈틈을 유도한다.


쿠와앙


날아드는 소태도를 손목으로 튕겨내고 마법의 영향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수민의 허점을 아틀라스의 뒤에 숨어있던 권극의 비기가 파고든다.


철권(鐵拳)


뻐억!

쿠콰콰콰쾅!!


“으억!”


강철의 색을 디는 권극의 비기는 미사일 같은 폭음과 함께 수민을 멀리 튕겨내었다.


“창절의 위명도 과대평가 되어있었군.” 하고 권극이 손을 툭툭 털어내자,

“소문은 항상 과장되어 퍼지기 마련이지. 저 무식하게 강한 투신체만 처리하면 되겠어.”


“잠깐. 왜 투신체가 아직까지 소멸되지 않은거지?”


쿠르르르릉!


메이지의 의문이 채 풀리기도 전에 아틀라스의 방패를 부순 수민의 창이 하늘에서 낙하했다.


촤아악


수민의 창이 메이지를 정수리부터 정확히 수직으로 반으로 갈라놓은 것이다. 메이지를 참살한 것이 모자라다며 웅웅 울어대는 설화는 피를 머금으며 더 많은 피를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만 같았다.


“···!!”

모든 것이 끝난 줄 알고 방심한 사이 수민은 이기어검의 술로 초고도 저격을 해낸 것이었다.


크크크크크크


자리에 대자로 누워 웃어대는 수민은 통쾌한 듯이 소리쳤다.


“방심? 너희 정도의 버러지들이 방심할 짬인가? 애송이들아, 나는 묵시록의 용을 물리친 무선의 제자이자, 살아서 검의 성좌가 된 사람도, 마법의 극에 이른 초월자도 만나보았다. 그들과 같은 연옥의 구성원인 나를 이렇게 과소평가해주다니, 정말 재미있었다.”

조롱과 폭언을 일삼으며 그들의 멘탈을 흔드는 수민의 언행은 사냥개 시절의 그것과 유사했다.

역시 그 근본은 어디 가지 않는 것인가.


“이제 세 놈 남았네? 김형이 어디 있는지 말해준다면 자비를 베풀어 줄 용의도 있다만?”

이미 팽팽해질대로 팽팽해진 그들의 근육은 수민의 말 따위는 흘려들으며 총력전을 각오했다.


스르륵


두 자루의 소태도가 허공으로 녹아 들어간다. 검호의 의념에 따라 점차 하나의 거대한 칼날로 형상화되는 그것은, 이전 정후가 소환한 사인참사검을 닮아있었다.


천극(天極).

편수검(片手劍) 프라가라흐.


파앗!


오색의 기운이 넘실대는 신비로운 칼날은 인지를 초월하는 속도로 공간을 격하며 수민의 이마를 향해 찔러들어갔다. 마찬가지로 수민에게 오의(奧義)를 선보이는 권극. 아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폭강(爆剛)을 오른손에 두르며 단순하지만 강한, 패도적인 기운을 흩뿌리며 나선의 일권을 뻗었다.


키이이잉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해 오른손이 터질 듯이 비명을 지른다.


파산권(破山拳)


콰드드득!


산을 무너뜨리는 무자비한 폭력이 수민을 노렸다.


마지막으로 모두의 앞에서 수민의 시야를 차단하는 아틀라스는 자신의 몸을 다이아몬드 이상의 강도로 경화하여 황소처럼 수민을 들이받기 위해 달려들었다.


쿵 쿵 쿵 쿵


삼 인의 오의가 한 사람만을 노리고 펼쳐지는 절체절명의 순간, 수민은 창 조차 회수하지 않고 그들을 맞이했다.


촤아아아


가볍게 그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수민


지구를 들었다는 전승이 있는 아틀라스의 역발산기개세를 수민은 당당히 힘으로 되받아쳤다. 열차를 멈추려는 사람같이 불가능해 보이는 그 모습은 현실이 되었다.


끼이이익


수민은 조용히 손을 뻗어 달려오는 아틀라스의 머리를 움켜지고, 깊은 발자국을 대지에 남긴 채 아틀라스를 단 한 손으로 정지시킨 것이다.


빠각!


그저 오른손에 힘을 주어 아틀라스를 재기 불능의 상태로 만들어버리고, 검호의 프라가라흐는 순전히 육감에 의존하여 그 위치를 포착한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오른쪽으로 살짝 젖히며 왼손으로 날아드는 칼날을 분쇄해버렸다.


-번쩍!


와장창


조각난 프라가라흐의 편린들 사이로 권극의 최후의 권이 마침내 파고들었다.


퍼엉!


“닿았다 놈!”


권극의 표정이 환해지며 이 촉감은 틀림없이 물리쳤다고 생각한 순간, 수민의 무릎이 권극의 명치를 가격했다.


꺼흑


본신의 무공은 단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하이랭커 넷을 묵사발 내버린 풍경에 이를 지켜보던 롤랑과 흑기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맙소사······.”

자신이 본 것이 믿기지 않는 듯 다들 눈을 비비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한편 ‘초식의 형에서 자유로워 졌다라, 조금은 성장했구나.’라고 롤랑이 생각하고 있을 때, 흑검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몰려드는 대군과 서울의 강자들을 보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저 둘이 압도해버렸기에 인천은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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