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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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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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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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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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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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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로드반 자작가문(1)

DUMMY

아스탄과 세바스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마차는 말의 휴식을 위해 인근 마을에 경유했고, 그동안 일행은 식사를 했으며, 이동을 재개하자마자 마주친 1~2성급 마수로 이동시간은 크게 지체되고 말았다.


‘본래는 이틀에 걸쳐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휴식과 전투까지 포함해 총 12시간의 이동시간으로 휴란에 도착했다.

늦은 저녁시간이다.

지금 로드반 저택을 찾아가는 것은 실례겠지.

때문에 아스탄으 중심가의 고급여관을 찾아갔다.


“너희는 3인실 2개 잡아줄 테니까 적당히 쉬고 있어. 이걸로 저녁이랑 내일 아침 챙겨먹고.”


아스탄은 마부로 함께한 조직원과 C랭크 용병으로 위장한 다섯 암살자들에게 1만 위드 지폐 다섯 장을 건네주었다.

50만 원 상당의 현금이다.

고급여관이라고는 하지만 소도시의 고급여관이니, 여섯 명의 식사비용으로 충분할 것이다.


“세바스, 너도...”


60대 후반의 노인에게 ‘너’라는 표현은 조금 심하지 않을까?

아스탄은 살짝 가슴이 미어졌으나, 세바스의 얼굴은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후우, 1인실을 잡아줄 테니 편히 쉬어. 저녁은 이걸로 해결하고.”


“저는 조금 떨어진 여관에서 휴식을 취해도 상관없습니다. 식사비용 역시 1만 위드는...”


“그냥 여기서 쉬어. 길어봐야 사흘 정도니까.”


본래 이동하는 데에 이틀 정도 걸릴 것으로 계산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도착해버렸으니...

이 정도면 일주일이 되기 전에 라빈 마을로 돌아가겠어.

아스탄은 세바스의 불편해하는 얼굴은 무시한 채 직접 3인실 2개와 1인실 2개를 2박 3일 동안 빌리기로 했다.


“이쪽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1성급 마석입니다. 2박 3일 동안 머무르신다면...방마다 2개씩 가져가시면 되겠습니다.”


아스탄은 세바스 일행을 불러 열쇠와 마석을 받아가게끔 했다.


“내일 오전 10시까지는 편히 쉬도록 해. 그리고 세바스, 너는 10시쯤 로드반 저택으로 찾아가 내가 도시에 도착했다는 걸 자작님에게 알려.”


“...알겠습니다.”


“그럼, 다들 푹 쉬어라.”


아스탄은 몸을 돌려 곧장 침실로 올라갔다.

확실히 도시의 고급여관은 인테리어부터가 다르구나.

1층 식당부터, 계단, 복도, 천장, 침실까지.


“제 값은 하네.”


벽에는 새하얀 벽지가, 바닥에는 새하얀 타일이.

가구 역시 검은색으로, 지구의 세련된 인테리어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았다.

침실의 규모는 대략 8평 정도.

욕실은 3평으로 나름 넉넉했다.

욕조도 있고.

아스탄은 침실 구석에 비치된 ME박스로 다가가 접수대에서 받은 1성급 마석을 넣었다.

그리고 어댑터의 버튼을 누르자 천장에 걸린 등불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여러 도시를 거치면서 몇 번이나 사용해본 거지만...

확실히 대단한 기술력이다.

참고로 ME박스의 연결선은 욕실의 마도구와도 연결되어 있어 체내의 마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물을 사용할 수 있다.


‘세 명이서 한 개는 조금 불편하려나?’


그래도 간단한 샤워 정도는 가능하겠지.

아스탄은 침대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1층 식당으로 내려가 혼자서 조용히 저녁을 먹었다.


‘손님이 많지는 않네.’


식사를 하는 이들도 대부분 부유한 상인들 정도로 추정됐다.

아스탄은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수면에 들었는데.

날이 밝자마자 세바스는 식사를 하고, 서둘러 옷매무시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거울에는 깔끔한 정장차림의 60대 백발노인이 비쳐졌다.


“재무관님, 저희가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두 암살자가 세바스를 호위하며 로드반 저택까지 안내해주었다.

세바스는 저택을 지키던 병사에게 다가갔다.

병사는 세바스의 깔끔한 차림을 보고 정중한 모습을 보였다.


“무슨 용무이십니까?”


“로드반 자작님의 초대로 페이슨 경께서 휴란에 도착하였습니다. 페이슨 경이 휴란에 도착했다는 것을 로드반 자작님께 전달해주십시오.”


“아...! 소식은 이미 들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미리 언질을 받은 건지 경비병은 다급히 동료병사에게 달려갔다.


“머무르고 계시는 여관이 어딘지 알려주시면 저희가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세바스는 중심가의 고급여관 이름을 알려주었다.

일개 기사가 고급여관에서 머무르고 있다고?

아무리 소도시의 고급여관이라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경비병은 살짝 의아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점심시간 이후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예, 그럼...”


세바스는 저택을 뒤로하고 여관으로 돌아갔다.

아스탄은 세바스 및 용병과 마부를 모두 불러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점심시간은 대체로 12시부터 시작된다.

어차피 식당에서 마주칠 텐데...


‘따로 앉아서 어색하게 먹는 것보단 낫잖아.’


아스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세바스와 눈을 마주쳤다.


“라빈 마을도 휴란 정도의 도시는 되어야할 텐데...”


“1~2년만으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그래도 이주 의사를 밝히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건설되고 있는 공장들이 모두 완공될 경우, 1~2백 명의 직원들이 고용될 예정입니다. 건설예정인 공장들까지 포함하면 3백여 명의 직원들이 고용되겠군요. 그 경우, 마을에 용병길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에 상점가들이 들어서면서 이주민들이 늘어나겠죠. 하지만...”


당장은 많아봐야 1천 명 정도가 한계다.


“소도시의 기준은 주민의 숫자가 1만 명 이상일 때입니다. 대개는 1~5만 명까지를 소도시로 부르고 있죠. 중도시는 그 이상의 규모로...대부분 10만 이상의 인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대도시는?”


“라바디안 제국 남부지방의 중심지라 불리는 알바리드의 인구는 87만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개는 30만 이상의 규모면 대도시로 구분된다고 들었습니다.”


알바리드가 그 정도로 거대한 도시였던가?


“참고로 수도에는 1천만에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더군요.”


“...라바디안 제국의 인구가 얼마나 되지?”


“아종족들까지 포함하면 2억을 조금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어마어마하네.

도저히 중세배경의 시대라고 보기 어려울 지경이다.


“하아, 뭐...1~2년 만에 라빈 마을을 도시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지금의 성장세라면 다른 상단들도 곧 저희 마을로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10년까지는 아니더라도 5~6년이면 충분히 도시로 발전시킬 수 있겠지요. 물론, 그것도 예산이 충분할 때의 이야기입니다만...”


“예산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괜찮은 후원자들을 찾았거든.”


“너무 외부의 자금을 들이시는 것은...”


“걱정하지 마. 따로 담보로 잡은 건 없으니까. 오히려 그쪽도 내 도움이 필요해서 서로 윈-윈하는 관계라고 보면 돼.”


“아...”


세바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식사를 재개했다.

아스탄 역시 마찬가지.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어떤 후원자이기에...’


그 많은 돈을 후원해준단 말인가.

후원자의 정체를 묻고 싶지만, 아스탄은 대답할 뜻이 없어보였다.

그렇다면 이야기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세바스가 조용히 한숨을 흘리자, 아스탄은 식기를 쥐면서 음식을 내려다봤다.


‘카오스 조직원들을 데려오면 1~2천 명 정도는 더 채울 수 있으려나?’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조직원들은 대개 불법적인 상행위로 수익을 얻는다.

라빈에는 슬럼가라 부를만한 곳이 없다.

거기다 상행위를 하더라도 소비할 이들이 있어야 하지.


‘데려와 봐야 쓸데가 없으면 굶어죽게 되겠어.’


일도 안하는데 무작정 월급을 챙겨줄 순 없잖아.


“나는 먼저 일어날 테니까, 다들 로드반 저택으로 갈 준비해둬.”


“알겠습니다.”


아스탄은 침실로 올라가 양치를 한 다음 칼리아가 준비해준 검은색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똑똑똑


“세바스입니다.”


“왜?”


“로드반 가문의 기사들이 찾아왔습니다.”


“...지금 나갈게.”


병사도 아니고 기사를 보냈다고?

로드반 가문에서 초대장을 보내왔을 때는 의문이 들었다.

어째서 그들이 자신을 초대한 걸까?

페이슨 가문은 인구 80여 명의 작은 마을을 보유한 몰락귀족가문이다.

영주는 12살의 어린아이인데다가 재산은 한 푼도 없다고 알려졌다.


‘페이슨 가문이 보유한 영지는 라빈 마을을 중심으로 반경 1.5km 정도까지에 불과해.’


지름으론 3km 정도다.

해당 영지를 도시로 발전시킨다면 아마 소도시를 넘어서는 거대한 도시가 탄생할 것이다.


‘도시로 발전시키기에 적합한 평야지대이지만...’


자원 하나 얻을 수 없는 지역이다.

그렇다면 그의 목적은 아마 소드마스터의 검사겠지.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루는 12살의 소년.

20대...아니, 30대가 되더라도 소드마스터만 될 수 있다면, 페이슨 가문의 가치는 급격히 높아질 것이다.


‘소드마스터의 가신은...확실히 매력적이네.’


필리스, 바르반, 오스폰만으로도 든든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소드마스터의 검사가 자신의 가신이 된다면...

가문의 위세부터가 달라질 것이다.


덜컥


“가자.”


“예.”


아스탄은 세바스와 함께 1층 식당으로 내려갔다.

푸른색 제복차림의 두 기사가 아스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아, 시엘로 마을에서...”


“예, 루드입니다.”


시엘로 마을 용병길드에서 마주했던 갈색 머리카락의 청년, 루드와 군청색 머리카락을 지닌 리판이 정중한 모습으로 예를 갖추었다.


“두 분이 마중을 나올 줄은 몰랐군요.”


“아무래도 안면이 있는 저희가 안내를 맡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저희가 저택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스탄은 고개를 끄덕이며 여관을 나섰다.

여관 앞에 멈춘 사두마차.

그 뒤로 다섯 명의 용병들이 나열했다.

카오스 조직에 소속된 암살자들이다.

루드와 리판은 마차와 호위를 보고 살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


‘이 정도의 마차를 구매할 수 있었던가? 라빈 마을의 사정을 고려하면...’


‘용병들 모두 똑같은 제복차림이군. 거기다 오크가죽으로 만든 흉갑까지...’


3성급 마수인 오크가죽으로 만든 흉갑은 F~D랭크 용병들이 착용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귀족이라면 모를까.


‘페이슨 가문의 사정을 생각하면...너무 사치스러워 보이긴 하는데.’


루드와 리판은 생각을 멈추었다.

깊게 생각해서 무엇 하겠는가.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인데.

두 사람은 말에 올라타 곧바로 마차 앞으로 나섰다.


“출발하겠습니다.”


마부의 목소리와 함께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드반 가문 쪽에서는 가신이 되는 대가로 지원금을 제시할지도 모릅니다.”


“딱히 자금이 필요한 건 아닌데...”


하물며 자작가문의 지원이다.

받아봐야 얼마나 받겠는가.


“후원자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저는 로드반의 가신이 되는 쪽으로 영주님을 설득했을 겁니다. 자작가문의 가신이 된다면 페이슨 가문으로선 든든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입니다.”


“지금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거절의사를 보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영주님의 장래성을 고려한다면 고위가문의 가신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그 경우, 페이슨 상단은 큰 이득을 볼 수 있겠지요. 거기다 인근 영주들 역시 페이슨 가문을 쉬이 건들지 못할 테고 말입니다.”


“결국에는 뱀의 꼬리가 될 것이냐, 용의 꼬리가 될 것이냐...그런 뜻이네.”


“예.”


즉, 꼬리도 용의 꼬리가 낫다는 말이다.

아스탄은 작게 한숨을 흘리며 창밖을 내다봤다.

어차피 자신의 목적은 황태자와 세실리아의 목숨이다.

결과적으론 황실의 몰락이 되려나?


‘뒤를 봐줄 사람이 있다면...움직이는 건 편해지겠어.’


고위가문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뭘 어떻게 해.’


황룡대회에 출전해야지.

관심도 받고, 영지도 받고, 상금도 받고, 운 좋으면 승작도 노려볼 수 있으리라.

대회 하나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득을 볼 수 있는 건지...

아스탄은 기대된다는 듯 입술을 씰룩거리면서 팔짱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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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로드반 자작가문(3) 24.05.25 682 18 12쪽
26 로드반 자작가문(2) 24.05.24 659 18 11쪽
» 로드반 자작가문(1) 24.05.23 730 14 12쪽
24 발전하는 라빈 마을(3) 24.05.22 733 15 11쪽
23 발전하는 라빈 마을(2) 24.05.21 744 13 11쪽
22 발전하는 라빈 마을(1) 24.05.20 785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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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슬럼가(9) 24.05.19 738 14 11쪽
19 슬럼가(8) 24.05.19 776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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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슬럼가(3) 24.05.14 1,018 20 11쪽
13 슬럼가(2) 24.05.13 1,093 22 11쪽
12 슬럼가(1) 24.05.12 1,180 23 11쪽
11 라빈 마을(2) +3 24.05.11 1,222 26 12쪽
10 라빈 마을(1) 24.05.11 1,259 27 11쪽
9 B랭크 용병(4) 24.05.10 1,262 26 11쪽
8 B랭크 용병(3) 24.05.10 1,290 27 11쪽
7 B랭크 용병(2) 24.05.09 1,407 27 11쪽
6 B랭크 용병(1) +3 24.05.09 1,550 31 11쪽
5 용병(2) +3 24.05.08 1,692 30 11쪽
4 용병(1) +4 24.05.08 1,888 3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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