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47,366
추천수 :
995
글자수 :
299,675

작성
24.05.13 18:20
조회
1,095
추천
22
글자
11쪽

슬럼가(2)

DUMMY

“여관에서 좀 쉬다가 해가 지자마자 바로 움직이자고.”


“알겠습니다.”


10명의 간부들 중 대표격을 맡게 된 하급 익스퍼터의 간부, 도르돈.

그는 동료들과 함께 여관에서 휴식을 취하고 곧바로 아스탄을 따라 슬럼가로 들어갔다.

벤텔라의 슬럼가는 한바탕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촤아악ㅡ!


“끄아아악!”


“아...악마! 저...저 악마가 왜 벤텔라에...!”


알프에서 도망친 범죄자가 있었나?

누군가가 아스탄을 향해 악마라 부르면서 황급히 도망쳤다.

슬럼가의 거리는 순식간에 붉은 강이 되어버렸다.


푸욱!


“커헉...!”


“사...살려...”


아스탄의 눈동자는 광기로 일렁였다.

1~2시간 만에 5백여 명의 범죄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공포에 질린 범죄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질 무렵.

아스탄은 지부장들을 생포해 권속으로 만들었다.


“세 명...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나. 대신, 너희가 남아서 통제해.”


알프에서 너무 많은 이들을 권속으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막 죽여 버렸다간 간부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겠지.

때문에 알프에서 데려온 간부 두 명을 벤텔라에 두었다.

총 다섯 명의 간부가 벤텔라를 통제할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세 명의 간부들은 카오스에 고개를 숙였고, 잔존한 범죄자들을 모아 벤텔라의 슬럼가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류밀라인가?”


“예,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류밀라에서 역시 아스탄은 수백 명의 범죄자를 학살하였고, 루스톨에선 1천에 가까운 범죄자를 죽여 ‘악귀’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부...부디 맡겨주십시오!”


카오스 조직 루스톨 지부장이 된 루카스.

중급 익스퍼터 중에서도 완숙의 경지에 이른 남자로, 그는 권속이 되자마자 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무력, 수명, 젊음을 얻은 그는 흥분을 느꼈지만, 그 이상으로 아스탄을 두려워했다.


‘이...이 자는 악마다. 어찌 1천 명이나 되는 인간들을...!’


이래서 사람들이 마족들을 두려워하는 걸까?

루카스는 아스탄이 자리를 벗어날 때까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린 채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뒤, 아스탄이 모습을 감추자, 루카스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깊게 한숨을 토해냈다.


“하아...”


상급 익스퍼터가 되었음에도 아스탄의 경지는 엿볼 수 없었다.

그는 검기와 마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괴물이다.

그런 괴물을 상대할 바에는 대도시의 지부장들과 싸우고 말지.



◆◆◆◆◆



알프, 벤텔라, 류밀라, 루스톨의 슬럼가가 카오스 조직에 의해 무너졌다는 소식은 알바리드의 범죄조직 지부장들에게도 전해졌다.

스컬, 데스펠, 아키드, 펜버, 바바라스는 모두 경쟁관계에 있는 조직들이다.

때문에 쉬이 동맹을 맺을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루스톨의 슬럼가가 무너지면서 데스펠의 몇몇 조직원들이 작게 술렁였다.


“지금이라도 다른 조직들과 동맹을 맺는 게 좋지 않나...?”


무력으로 짓밟고 상대조직을 굴복시키는 카오스.

그 기세가 심상치 않았다.

물론, 크게 개의치 않는 자들도 있었다.


“푸하하하! 너 쫄았냐?”


“우리 지부장님은 최상급 익스퍼터라고? 자작가문의 기사단장이 덤벼도 문제없는 괴물!”


“백작가의 기사단장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서?”


“카오스의 우두머리...지금은 ‘블러드’라고 부른댔나? 하여간, 그 녀석이 최상급 익스퍼터라는 소문이 돌고 있긴 하지만, 지부장님이랑은 그 깊이가 다르지.”


“맞아, 같은 경지라고 해서 실력이 똑같은 건 아니니까.”


“알바리드를 공격해올 거라는 것도 추측이라면서? 스컬의 지부장도 최상급 익스퍼터인데...그 녀석들이 정말로 알바리드를 공격해올 거라고 생각해?”


“그건...”


확실히, 알바리드의 슬럼가는 다른 도시의 슬럼가들과 격이 다르다.


“우리 조직원들만 1천 명이 넘어!”


“스컬도 8백 명이 넘는다지?”


“아키드, 펜버, 바바라스를 비롯해 중소규모 조직들까지 포함하면...”


데스펠의 조직원들은 카오스라는 조직을 까내리며 무시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카오스의 규모는 스컬과 데스펠에 비해 조그마한 수준에 불과했다.

라바디안 제국의 남부지방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두 조직.

대규모 조직이라 불리는 아키드, 펜버, 바바라스조차 스컬과 데스펠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

그런데, 이제 막 만들어진 신생조직이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불안해하던 조직원들은 동료들의 이야기에 맥주를 들이켜며 카오스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래, 미치지 않고서야 카오스 조직이 알바리드를 공격해올 리는 없을 거야.’


조직원들이 진탕 술을 들이켜며 향락을 즐기던 시각.

온종일 말을 타고 전력질주로 달려온 아스탄 일행은 알바리드의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동 중 마주친 도적단과 마수들 탓에 이동에만 8시간 가까이를 소요했다.


‘다른 조직원들까지 데려왔더라면...이틀은 더 걸렸겠지.’


아스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창밖을 내다봤다.

사람들이 거리를 거닐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자야겠다.”


아스탄 일행은 반나절 동안 수마에 취해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이 눈을 떴을 땐 해가 저물고 사람들이 자택으로 귀가하고 있었다.

여관 1층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아스탄 일행은 곧바로 슬럼가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퍼억! 퍼퍼퍽!


“쿠헥...?!”


도르돈이 범죄자 하나를 쥐어 패며 오른팔을 부러트렸다.


우드득!


“끄아악!”


“데스펠 지부로 안내하도록.”


“사...살려...”


“안내만 해주면 살려주마.”


“끄으...”


범죄자는 고개를 숙인 채 데스펠의 지부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휴스의 반지, 사란의 목걸이, 알파의 반지를 착용한 카오스의 간부들.

그들은 마기를 숨긴 상태로 주변을 경계했다.

중소도시와 다르게 대도시의 신전에는 상급 신관이 머무르고 있다.

대신관 바로 아래의 고위 신관이다.

더욱이 알바리드의 슬럼가는 지금까지 방문한 도시들과 격이 다르다.


‘하급 익스퍼터조차 간부가 될 수 없는 곳...’


‘루카스라도 데려오는 게 낫지 않았나 싶은데...’


간부들이 작게나마 우려를 표하던 그 때.

아스탄이 그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너희는 주변을 경계하고 있어. 나는...필리스를 데려올 테니까.”


“...알겠습니다.”


데스펠 알바리드 지부의 지부장인 필리스.

다행히 필리스는 여인이다.

지금껏 동성을 권속으로 만들 때마다 얼마나 끔찍했던가.

조금씩 익숙해지곤 있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콰앙ㅡ!


“뭐...뭐야?!”


“끄아악!”


도르돈 일행은 건물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도 묵묵히 주변을 경계하며 정문을 지켰다.

반면, 도르돈에게 오른팔이 꺾인 데스펠의 말단조직원은 멍하니 지부 건물을 바라봤다.

설마, 이 자들이 소문의 카오스 조직원들인가?!

방금 건물에 들어간 게 카오스의 보스고?


‘지...지부장님이라면 분명...!’


그의 바람은 아쉽게도 이루어질 수 없었다.

아스탄에게 두들겨 맞고 권속이 되어버린 보랏빛 머리카락의 여인.

그녀 역시 사란의 목걸이, 휴스의 반지, 알파의 반지를 착용한 채 아스탄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이제부터 네가 카오스 알바리드 지부의 지부장이다.”


“명 받들겠습니다.”


아스탄이 필리스와 함께 데스펠 지부를 빠져나오자, 도르돈 일행과 함께 결과를 기다리던 데스펠의 말단 조직원은 허망한 얼굴로 필리스를 바라봤다.


“지...지부장님께서...”


도르돈이 슬쩍 데스펠의 말단 조직원을 내려다봤다.


“이 녀석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처리해.”


“알겠습니다.”


도르돈은 고개를 끄덕이며 녀석의 목을 부러트렸다.


“제가 스컬의 지부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안내역을 자처하는 필리스의 모습에 도르돈이 살짝 움찔거렸다.

제국의 남부지방에서 열손가락에 꼽히는 현상금수배범이 바로 눈앞의 여인이다.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 되었던 그녀가...정중히 안내역을 자처하다니.


‘...줄은 제대로 탄 모양이군.’


아스탄 일행은 필리스의 뒤를 따라 슬럼가의 거리를 거닐었다.

그 시각, 스컬 알바리드 지부로 전해진 카오스의 공격소식.

가장 먼저 공격을 받은 것은 데스펠이라고 한다.

해당 소식에 지부장인 라이거는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허! 데스펠 지부에 들이닥쳤다고?”


“예, 이로써 스컬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필리스는 지부장님과 같은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사이니 말입니다.”


“뭐, 피해가 없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라이거는 씁쓸히 웃으며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잔을 집었다.


“녀석이 필리스를 쓰러트릴 가능성도...아니지, 이참에 데스펠을 공격하는 건 어떤가?”


부관은 라이거의 물음에 잠시 턱을 매만졌다.


“아키드, 펜버, 바바라스 놈들이 움직일지도 모릅니다. 일단은 데스펠의 피해를 확인하고 천천히 움직이시는 것이...”


“흐음...”


라이거는 와인을 들이켜며 생각에 잠겼다.

알바리드 슬럼가를 스컬이 지배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절호의 기회다.

데스펠을 집어삼킨 다음 아키드, 펜버, 바바라스의 세력까지 잡아먹는다면...

자신은 이 알바리드의 슬럼가에서 왕으로 군림할 수 있겠지.


“역시 움직여야겠어.”


“예?”


“조직원들을 모두 불러라! 데스펠을 총공격한다!”


부관이 라이거의 행동을 만류하려던 그 때.


투콰앙!


1층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5층 건물 전체가 흔들렸다.


“...?!”


라이거는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당장 내려가서 상황 확인해!”


“아...알겠습니다.”


부관은 서둘러 라이거의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콰앙! 콰콰쾅!


계속되는 폭발음에 라이거는 미간을 찡그리며 벽장에 걸려있는 대검을 뽑아들었다.


“어떤 건방진 자식이...!”


집무실을 뛰쳐나가 1층으로 내려가던 라이거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발걸음을 멈추어야했다.

수십 명의 조직원들이 목 없는 시체가 되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상급 익스퍼터인 부관은 검은 머리카락의 사내에게 멱살이 붙잡힌 상태고.


“저 자가 라이거입니다.”


사내의 옆에 선 보랏빛 머리카락의 여인.

라이거는 그녀를 보고 몸을 움찔거렸다.


“피...필리스? 네 X이 왜 이곳에...!”


필리스는 씨익 붉은 입술로 호선을 그렸다.


“왜긴 왜겠어? 이제부터 내가...카오스 알바리드 지부의 지부장이니까지.”


“뭐...?”


라이거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필리스를 바라봤다.

저 여자가 지금 무슨 X소리를 하는 거야?

데스펠의 지부장이었던 그녀가...카오스의 지부장이 되었다고?

라이거는 흑발의 사내를 향해 눈가를 좁혔다.

아니, 사내가 아니다.

신장과 얼굴만 보면 10대 초중반의 어린아이나 다름없으니까.


“네놈...정체가 뭐냐!”


라이거의 사자후에 소년은 픽 웃으며 부관의 목을 베어버렸다.

핏물이 하늘로 솟구치며 부관의 몸이 쓰러졌다.

10대 소년으로부터 볼 수 없는 잔혹한 광경이다.


“내가 누군지...네놈이 알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죽을 텐데 말이야.”


“이런 X같은 것이 감히...!”


라이거의 대검에서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가 일렁였다.


“죽어라ㅡ!”


라이거가 높이 뛰어올라 소년을 향해 대검을 내리찍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1 질리언(4) 24.05.28 579 15 11쪽
30 질리언(3) 24.05.27 587 15 11쪽
29 질리언(2) 24.05.27 609 16 11쪽
28 질리언(1) 24.05.26 645 17 11쪽
27 로드반 자작가문(3) 24.05.25 682 18 12쪽
26 로드반 자작가문(2) 24.05.24 660 18 11쪽
25 로드반 자작가문(1) 24.05.23 730 14 12쪽
24 발전하는 라빈 마을(3) 24.05.22 733 15 11쪽
23 발전하는 라빈 마을(2) 24.05.21 745 13 11쪽
22 발전하는 라빈 마을(1) 24.05.20 786 13 11쪽
21 슬럼가(10) 24.05.20 725 16 11쪽
20 슬럼가(9) 24.05.19 738 14 11쪽
19 슬럼가(8) 24.05.19 776 12 11쪽
18 슬럼가(7) 24.05.18 839 14 11쪽
17 슬럼가(6) 24.05.17 889 16 11쪽
16 슬럼가(5) 24.05.16 923 18 12쪽
15 슬럼가(4) 24.05.15 966 18 11쪽
14 슬럼가(3) 24.05.14 1,019 20 11쪽
» 슬럼가(2) 24.05.13 1,096 22 11쪽
12 슬럼가(1) 24.05.12 1,182 23 11쪽
11 라빈 마을(2) +3 24.05.11 1,223 26 12쪽
10 라빈 마을(1) 24.05.11 1,260 27 11쪽
9 B랭크 용병(4) 24.05.10 1,263 26 11쪽
8 B랭크 용병(3) 24.05.10 1,293 27 11쪽
7 B랭크 용병(2) 24.05.09 1,410 27 11쪽
6 B랭크 용병(1) +3 24.05.09 1,553 31 11쪽
5 용병(2) +3 24.05.08 1,696 30 11쪽
4 용병(1) +4 24.05.08 1,891 30 11쪽
3 몰락한 백작가의 장남(3) +5 24.05.08 2,138 38 12쪽
2 몰락한 백작가의 장남(2) +2 24.05.08 2,457 4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