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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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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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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86
추천수 :
990
글자수 :
299,675

작성
24.05.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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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1
추천
26
글자
11쪽

B랭크 용병(4)

DUMMY

“고블린 가죽 98개, 고블린 장군 가죽 1개...”


참고로 고블린 가죽은 크게 훼손되지 않은 것들만 가져왔다.

훼손된 것은 가져와봐야 푼돈도 못 받을 테니까.

리나는 마도구를 가져와 마석의 마력농도를 체크하면서 무언가를 기록했다.


“2성급 마석 127개, 3성...어? 4...4성급 마석?!”


리나가 경악한 얼굴로 마도구에 표시된 수치를 확인했다.

확실히, 3성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강했다.

최상급 익스퍼터에 근접한 투기(鬪氣).

그런 괴물이 무슨 3성급 마수야?


“그 마석이 4성급이라고?”


군트의 물음에 리나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가...간신히 4성급 마석의 수치에 올라서긴 했지만...상급 익스퍼터의 검사가 쓰러트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그에 군트는 고개를 돌려 아스탄을 바라봤다.


“그렇다고 말하는군.”


변명을 해보라는 듯한 모습에 아스탄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뒤뜰에 비치된 목검을 쥔 아스탄.

그에 군트가 경계를 취했다.


스륵


아스탄은 군트의 경계를 무시한 채 검신에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둘렀다.


‘무...무슨...?!’


군트는 경악한 얼굴로 온몸을 떨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며칠 전까지 상급 익스퍼터였던 소년이...!


“이 정도면...변명이 되겠습니까?”


“...”


“적당히 용병으로 활동해보고자 경지를 낮춰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렇다면 D~C등급 의뢰만 수행해 경지를 감췄으면...”


“생각한 것보다 보수가 조금 적어서요. 거기다 이번 B등급 의뢰는 토벌을 해달라는 의뢰였잖아요. 마석뿐 아니라 부산물까지 따로 처분해서 수익을 거둘 수 있으니...돈이 필요한 저에게는 정말로 매력적인 의뢰였죠. 고블린 장군이 그 정도로 강할 줄은 몰랐지만요.”


“...보고도 믿을 수가 없군. 정말로 12살이 맞는 건가?”


“그건 확실합니다. 귀족은 출생을 신고하는 거 아시죠? 제 출생기록을 한 번 조사해보시면 바로 확인이 가능할 겁니다.”


아스탄의 검기를 보고도 어리둥절하던 리나는 미간을 찡그린 채 군트를 올려다봤다.


“지금...무슨 이야기들을 하시는 거예요?”


“저 아이가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루고 있구나.”


군트가 허탈이 웃으며 말하자, 리나의 얼굴은 놀람으로 가득 찼다.

용병길드에서 근무하며 최상급 익스퍼터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를 알았다.

시엘로 마을에 방문한 최상급 익스퍼터의 용병은 단 한 명도 없다.

상급 익스퍼터의 실력자를 찾아보는 것도 어려운 일이겠지.

하물며 최상급 익스퍼터의 실력자들은 대개 고위가문 또는 황실로부터 스카우트를 받고 기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 했다.


‘저...저 아이가...황실기사에 견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단 말이야?’


아니, 본래 백작가의 영식이었다면 어느 정도 재능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12살에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사용할 수 있다니...

리나의 얼굴에서 생각을 읽은 듯 군트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와 2서클의 마법을 다룰 수 있는 마검사는 제국에서도 찾아보기 드물지.”


“아...”


“부산물이나 제대로 확인해. 영주님에게는 내가 따로 보고를 올릴 테니까.”


“...네, 알겠습니다.”


리나는 아스탄을 힐끔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여 고블린의 뼈들을 확인했다.

고블린의 갈비뼈는 강도가 낮아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없었다.

때문에 아스탄은 가장 비싸게 팔리는 척추와 이빨 등의 부분만을 회수해왔다.


“일주일도 채 안 됐는데 도대체 얼마나 버시려고...”


리나는 계산을 하면서 질린 표정을 지었다.


“죄송한데...창고로 옮기는 걸 조금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그보다 길드에 다른 직원은 없는 건가?


“원래는 직원이 두 명 더 있었어요. 그런데 한 명은 장기출장을 나간 상태고, 다른 한 명은 개인사정으로 휴가를 내고 있어서...”


“아...”


“시엘로 마을에 거주하거나 방문하는 용병들은 대부분 F~D랭크 용병들이예요. 그마저도 요즘에는 많이 줄어들어 혼자서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죠.”


“아하하하...”


“물론, 이렇게 많은 부산물을 가져오는 게 싫다는 뜻은 아니에요. 오히려 저희 길드로선 실적을 높일 수 있어 VIP와 같은 고객님이죠.”


높은 실적을 기록하면 중앙...즉, 수도의 용병길드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모양이다.


투욱


20분에 걸쳐 모든 부산물이 길드창고로 옮겨졌다.


“후우, 정말로 감사해요. 혼자 나르려면 아마 1시간은 더 걸렸을 거예요. 일단,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려주세요.”


리나가 접수대에서 계산을 진행하는 사이 아스탄은 대기실의 나무의자에 앉았다.


“네, 아스탄 님!”


리나의 부름에 자리에서 일어나 접수대로 향한 아스탄.


“총 723만 8000위드입니다. 한 번 확인해보세요.”


아스탄은 1만 위드 지폐 723장과 1천 위드 지폐 8장을 직접 세 보았다.


“예, 맞습니다.”


“의뢰보수는 추후 조사대가 돌아오면 드릴 수 있으니, 닷새 뒤에 길드를 한 번 방문해주세요. 아, 천주머니는 무료로 드릴게요.”


아스탄은 무료로 받은 천주머니에 지폐를 담았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리나의 배웅을 받으며 여관으로 돌아간 아스탄은 샤워를 마친 다음 곧바로 침대에 누웠다.


“보수를 받자마자 라빈 마을에 들러야겠어. 그 다음엔 소도시로 가서...”


그는 머릿속으로 이후의 계획을 구상하며 휴식을 취했다.

사흘간 의뢰로 얻은 수익이 1천만 위드를 넘는다.

이쯤이면 닷새 정도는 쉬어도 괜찮겠지.

그가 수마에 빠져들 무렵.

군트는 영주, 그란트 L 로드반 자작에게 조사대의 파견을 요청했다.


“B랭크 용병 혼자서 고블린 부락을 토벌했단 말인가?”


로드반 자작은 요청서의 상세내용을 확인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로드반 가문의 기사들조차 불가능한 일을...일개 용병이 해냈다고?

시엘로 마을에 그 정도의 용병이 있었던가?

용병길드의 마스터인 군트가 움직이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다.


“해당 용병에 대해 확인을 해봤습니다만...올해로 12살이 된 소년이라고 합니다.”


시종장의 이야기에 자작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지금 농담을 하는 건가?”


“시엘로 마을의 용병길드에 재차 확인해본 내용입니다.”


“12살에 B랭크 용병패를 발급받은 것도 모자라 고블린 부락을 괴멸시켰다? 허어...”


지금은 사실확인을 위해 조사대를 움직여야할 때다.

생각만 깊어져봐야 의미는 없겠지.

그리고 만약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로드반 가문에서 그 아이를 데려와야 한다.’


자신의 딸아이와 엮어서라도.


‘고블린 부락을 괴멸시켰다는 것은 상급 익스퍼터에 준하는 실력자라는 의미일 터.’


12세의 나이로 상급 익스퍼터에 도달했다면, 장래 소드마스터가 될 가능성도 존재할 것이다.


“당장 루엘 숲으로 조사대를 보내도록. 또, 그 용병에 대해 더욱 자세한 정보를 가져와라.”


“알겠습니다.”


시종장은 집무실을 나서자마자 다섯 명의 기사를 루엘 숲으로, 두 명의 기사를 시엘로 마을에 보냈다.


‘B랭크 용병이 고블린 부락을 괴멸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물며 그 용병이 12살의 소년이라면 더더욱...’


자작의 관심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동시에 고블린 부락의 괴멸이 거짓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일어났다.

하지만 그런 거짓을 보고해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시종장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



로드반의 기사들이 루엘 숲에서 발견되었다는 고블린 부락에 도착했다.

굳어버린 핏물.

도륙 난 육편들.

무너진 움막과 고블린 장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검까지.


“이걸...정말로 혼자서 했다고?”


“대검은 왜 두고 간 거지?”


“무게에 비해 큰돈이 되지 않아서 그런 거 아니야?”


“그...렇겠네. 그보다...”


부락의 규모를 보면 고블린의 숫자는 1백여 마리쯤은 될 듯 보였다.


“기사단에 올라온 보고서에도 1백 마리쯤은 된다고 쓰여 있었잖아.”


“그걸 12살 어린애 혼자서 쓰러트렸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그래.”


“...우리 임무는 부락의 괴멸을 확인하는 거야. 그러니, 이제 그만 돌아가자.”


“알겠어.”


기사들은 부락의 상태를 양피지에 상세히 기록한 다음 로드반 저택으로 복귀했다.

그 시각, 시엘로 마을에 도착한 기사들은 곧장 용병길드를 찾아갔다.


“루엘 숲의 고블린 부락을 괴멸시킨 용병에 대해 조사하라는 영주님의 지시가 있어서 그런데...해당 용병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자...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리나는 서둘러 군트를 불러왔다.


“오랜만입니다, 마스터.”


“그래, 영주님께서 보내셨다고?”


“예, 고블린 부락을 괴멸시킨 용병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가 있으셔서요.”


“끄응...유능한 녀석이 나올만하면 데려가 버리시니...”


“아하하...”


시엘로 마을에 C랭크 이상의 용병이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영주의 스카우트 때문이다.

도시로 진출하는 용병들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위해 하급귀족가문의 기사로 취직하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가문과 영지의 안전을 위해서이니...이해 좀 해주세요.”


길드를 방문한 두 기사 역시 본래 시엘로 마을에서 활동하던 C랭크 용병이었다.

때문에 군트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으며 최대한 조심스럽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뭐, 어차피 데려갈 순 없을 거다.”


“예?”


“그 녀석...일단은 귀족이거든.”


“그게 무슨...”


이름만 기사뿐인 하급귀족가문의 기사가 아닌 세습이 가능한 기사작을 보유한 귀족.

두 기사는 당황한 얼굴로 군트를 바라봤다.


“부...분명, 나이가 12살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 12살 맞아. 부모를 잃은 12살의 귀족이지.”


“...정확한 신분을 알려주십시오.”


“아무리 영주님이라도 영주민도 아닌...하물며 귀족의 정보를 함부로 발설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부담이 있어.”


“그건...”


“내일 녀석이 길드에 방문할 테니 다시 찾아와. 시간은 오전 10~11시쯤이다.”


상대는 평민이 아닌 귀족이다.

그렇다면 길드의 사정도 조금은 이해를 해줘야겠지.

기사들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다시 찾아뵙도록 하죠.”


두 기사가 길드를 나서자 리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군트를 바라봤다.


“괜찮을까요?”


“뭐가?”


“아니, 영주님께 알려졌다간...”


“해봐야 가신으로 들이는 정도겠지.”


귀족을...그것도 한 가문의 가주를 기사로 들일 리는 없으니까.


“그 맹랑한 꼬마라면...가신 제안을 거절할지도 모르겠군.”


“예?”


“가문이 몰락하고도 눈빛이 살아있었어. 오히려 무언가 거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움직임에 망설임이 없었지.”


또, 로드반 자작가문의 가신이 된다 하더라도 페이슨 가문이 얻을 이익은 없을 것이다.

해봐야 약간의 지원금 정도이려나?

라빈 마을의 규모를 생각하면 한 달에 1천만 위드가 최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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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질리언(1) 24.05.26 644 17 11쪽
27 로드반 자작가문(3) 24.05.25 682 18 12쪽
26 로드반 자작가문(2) 24.05.24 659 18 11쪽
25 로드반 자작가문(1) 24.05.23 729 14 12쪽
24 발전하는 라빈 마을(3) 24.05.22 733 15 11쪽
23 발전하는 라빈 마을(2) 24.05.21 744 13 11쪽
22 발전하는 라빈 마을(1) 24.05.20 785 13 11쪽
21 슬럼가(10) 24.05.20 724 16 11쪽
20 슬럼가(9) 24.05.19 738 14 11쪽
19 슬럼가(8) 24.05.19 776 12 11쪽
18 슬럼가(7) 24.05.18 839 14 11쪽
17 슬럼가(6) 24.05.17 889 16 11쪽
16 슬럼가(5) 24.05.16 922 18 12쪽
15 슬럼가(4) 24.05.15 965 18 11쪽
14 슬럼가(3) 24.05.14 1,018 20 11쪽
13 슬럼가(2) 24.05.13 1,093 22 11쪽
12 슬럼가(1) 24.05.12 1,180 23 11쪽
11 라빈 마을(2) +3 24.05.11 1,222 26 12쪽
10 라빈 마을(1) 24.05.11 1,259 27 11쪽
» B랭크 용병(4) 24.05.10 1,262 26 11쪽
8 B랭크 용병(3) 24.05.10 1,290 27 11쪽
7 B랭크 용병(2) 24.05.09 1,407 27 11쪽
6 B랭크 용병(1) +3 24.05.09 1,550 31 11쪽
5 용병(2) +3 24.05.08 1,692 30 11쪽
4 용병(1) +4 24.05.08 1,888 30 11쪽
3 몰락한 백작가의 장남(3) +5 24.05.08 2,135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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