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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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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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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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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5
글자수 :
299,675

작성
24.05.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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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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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1쪽

발전하는 라빈 마을(3)

DUMMY

“몰락한 페이슨 가문의 가주이면서 10대 초반인 소년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아마 기사 헤드라인에 게재될 것입니다.”


“최상급 익스퍼터의 검기와 2서클의 마법을 사용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예, 고등아카데미에서 천재라 불리는 학생들도 대부분이 중급...높아봐야 상급 익스퍼터 수준이며, 마법은 2서클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면 우승은 어렵지 않겠어.”


칼리아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내년에 대회 일정이 나오면 바로 알려줘.”


“알겠습니다.”


“아참, 그러고 보니 황족이 황룡대회에 참가하는 경우도 있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전했다가 다른 귀족가문의 자제에게 패배했다간...”


여간 망신이 아닐 것이다.


“쯧, 그건 좀 아쉽네.”


뭐가 아쉽다는 걸까?

칼리아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질문을 해보고 싶지만...

왠지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아무튼, 계속 수고해줘.”


“예, 알겠습니다.”


라빈 마을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 그 시각.

로드반 가문으로 통신구 하나가 도착했다.

짧은 검은 머리카락의 40대 중년, 그란트 L 로드반 자작은 시종장이 건넨 통신구를 보고 미간을 좁혔다.


“이건...”


“페이슨 가문에서 보내온 통신구라고 합니다.”


“페이슨...? 아, 그러고 보니 답신을 보낸다고...아예 통신구를 보내왔군. 페이슨 가문의 사정을 고려하면 꽤 부담이었을 텐데 말이야.”


“페이슨 가문에서도 무언가 얻고자하는 게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령 자작님과의 친분이라든가.”


“친분은 이쪽 역시 바라고 있었으니 상관없지만...”


“페이슨 경은 12살의 어린아이입니다. 당장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로드반 가문과 친분을 쌓고자 하는 것일 수 있으니...”


“그래, 한 번 대화를 나눠봐야겠어. 재무관부터 불러주게.”


“알겠습니다.”


‘소뿔도 단김에 빼라’라고 했던가?

그란트는 서랍에서 마법진이 새겨진 장사각형의 상자, ME박스(Magic Energy box)를 꺼냈다.

ME박스란, 마석의 에너지로 마도구를 작동시키기 위한 도구라고 보면 된다.

ME박스에 3성급 마석을 담고, 어댑터를 통신구에 연결한 그란트.


“아스탄 N 페이슨...어떤 소년인지 궁금하군.”


똑똑똑


재무관인 제프리가 집무실에 들어오자, 그란트는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해주길 요청했다.


“...조금 긴장이 되는군요.”


“하하하하, 통신구에 얼굴이 비치지 않게끔 해줄 테니, 그냥 페이슨 경과의 대화를 듣고만 있어주게.”


“알겠습니다.”


그란트는 어댑터에 설치된 조그마한 버튼을 눌러 마석 에너지를 통신구에 주입시켰다.

밝게 빛나는 통신구.

ME박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잠시 뒤, 통신구에 검은 머리의 소년이 비쳐졌다.


[예, 페이슨 가문의 가주, 아스탄 N 페이슨입니다.]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는군. 나는 로드반 가문의 가주인 그란트 L 로드반이라고 하네.”


[아, 자작님께서 직접 연락을 주실 줄은...]


“통신구까지 보내주었는데 당연히 직접 연락을 해야지.”


[그렇군요. 저에게 보내주신 초대장은 확인했습니다.]


“그래, 언제쯤 방문할 수 있는지 들을 수 있겠나?”


[당장 예정된 일정은 없어서...언제든지 로드반 가문에 방문할 수 있습니다.]


아스탄의 대답은 예상한 그대로였다.

당장 조급한 것은 그란트가 아닌 아스탄 쪽일 테니 말이다.


“나도 당분간은 특별한 일정이 없으니, 닷새 뒤쯤에 얼굴을 볼 수 있겠나?”


[예, 괜찮습니다.]


“그래, 그러면 닷새 뒤에 얼굴을 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초대장을 보내주셨는지...알 수 있겠습니까?]


“하하하하, 특별한 이유는 아니네. 단순히 이웃 영주들과 친분을 다지고 싶어서 말이야. 거기다 자네의 이야기를 시엘로 마을의 용병길드로부터 전해들은 바도 있고.”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닷새 뒤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조심히 들어가게”


[예, 자작님께서도 편안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연락을 마친 그란트는 픽 웃으며 제프리를 바라봤다.

정말로 간단한...그래, 안부 인사나 다름없는 대화였다.

그럼에도 제프리는 다소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로 통신구를 바라봤다.


“어떤가?”


그란트의 물음에 제프리는 조용히 눈가를 좁혔다.


“제가 아는 도련님과는...너무나도 다르군요. 외견은 거의 일치합니다. 하지만 목소리부터 대화에서 나오는 자신감까지...물론, 직접 만나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 허세를 부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


“하여간, 페이슨 경과의 대화에는 자네도 참석해주게.”


“예?!”


“전 주인이 어찌 바뀌었는지 한 번 보고 싶지 않은가?”


“그건...”


“아니면 그대를 내친 페이슨 경에게 조소라도 보내주든가.”


그란트의 장난어린 목소리에 제프리가 쓴웃음을 지었다.

통쾌함은 이미 느끼고 있다.

지금 궁금한 것은 아스탄의 변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약혼녀인 세실리아 G 포센 공녀에게 뒤통수를 맞았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 이후의 아스탄이 궁금해졌다.


‘페이슨 가문의 몰락에는 포센 제3공녀와 그녀의 현 약혼자인 라이어드 황태자가 관련되어있을 거다.’


제프리는 아스탄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

수십 년간 페이슨 가문을 위해 일해 온 자신이 아닌 불과 몇 년의 인연밖에 되지 않은 약혼녀를 믿고 자신을 저택에서 내쫓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전대 백작부부에게 받은 은혜를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지는 건 어쩔 수 없군.’


제프리는 작게 한숨을 흘리면서 아스탄과의 재회를 고대했다.



◆◆◆◆◆



라빈 마을의 변화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인부들을 고용한 거지?

1천여 명에 달하는 인부들과 거리에 들어선 수많은 노점들.

인부들이 머무르는 천막촌까지.


“지금은 공장도 건설되고 있다면서?”


“도대체 무슨 돈으로 이런...”


“경비병을 추가로 고용한다는 소식도 있어.”


아스탄이 B랭크 용병이라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단지, B랭크 용병이 그렇게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지 의아할 뿐.

주민들이 술렁이던 그 때.

아스탄은 칼리아를 통해 사두마차를 준비했다.


“호위로는...”


“수배되지 않은 간부가 있던가?”


“간부들은 모두 현상금수배범들입니다. 하지만, 일전에 권속으로 만든 다섯 암살자들은 현상금이 걸려있지 않다고 하더군요. 최하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룰 수 있으며, 나름 암살기술도 익히고 있어 1~2성급 마수들 정도는 토벌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 그러면 그 녀석들을 호위로 대동하고. 마차를 운전할 수 있는 녀석도 한 명 부탁해.”


“알겠습니다.”


칼리아는 카오스 조직 라빈 마을 지부에서 마차 운전에 능숙한 조직원 하나를 뽑았다.

아스탄은 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세바스부터 찾았다.


“세바스.”


“예.”


“로드반 저택에 함께 가줘야 할 것 같은데...”


“준비하겠습니다.”


“손녀는 저택에 데려와서 시종들에게 맡겨둬.”


“그래도...되겠습니까?”


“상관없어.”


세바스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그보다도 기존 주민들에겐 면세를 적용하고 있지만, 이주민들이 마을에 정착하게 되면...당연히 세금을 거둬야겠지? 그쪽에 대해서도 따로 준비를 해둬. 이참에 사무직원도 몇 명 뽑든가.”


한 푼도 없었던 세금수입이 앞으로 조금씩 늘어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처리해야할 예산항목들도 늘어나게 되겠지.

세바스 혼자서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도 모른다.


“사무직원은...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하여간 짧게는 4박 5일...길게는 일주일 이상의 여행길이 될 거야.”


“알겠습니다.”


로드반 저택이 위치한 소도시, 휴란.

5만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작은 도시로, 휴란의 슬럼가 역시 현재는 카오스 조직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휴란행의 준비가 마무리되고, 아스탄과 세바스는 칼리아가 준비해준 사두마차에 올라탔다.


“출발하겠습니다.”


마부의 목소리와 동시에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을 탄 채 마차 주변을 호위하는 검은색 제복차림의 용병들.

세바스는 그들을 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경비대를 데려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그들은 마을을 지켜야지. 또, 그들의 실력으로 마수를 토벌하는 것은...”


“예, 아무래도 조금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에 비해 마차를 호위하는 이들은 C랭크 용병들이다.

1성급 마수 정도는 어렵지 않게 쓰러트릴 수 있겠지.

아스탄은 고개를 끄덕이며 범죄자들의 준비성에 감탄을 터트렸다.


‘각 지부마다 위장용으로 수십 개의 용병패를 준비해두고 있다니...거 참, 사람 믿기 어렵네.’


용병패의 발급은 어렵지 않았다.

수배만 되지 않았다면 간단한 개인정보만으로도 가능하니 말이다.

거기다 비리를 저지르는 몇몇 길드에선 뇌물을 받고 존재하지도 않는 실적들을 기록해 D~C랭크 용병패를 발급해준다는 모양이다.

물론, 부정습급이 가능한 것은 C랭크까지로, B랭크 이상은 직접 실적을 쌓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평범한 용병들은 뇌물을 줄 능력도 없겠지만...’


귀족들 사이에서 역시 부정승급은 흔하게 이루어졌다.


드르륵 드르륵


덜컹


마을을 벗어나 비포장도로를 달리기 시작한 사두마차.

들리는 건 마차의 바퀴소리와 용병들이 탄 말발굽소리뿐이었다.

아스탄은 이동하는 도중 세바스와 함께 마을발전계획의 진행상태를 점검했다.


“여관건물들은 아마 이번 달 안에 완공될 것입니다.”


“생각보다 빠르네?”


“예, 공사에 필요한 마도구들을 구매한 덕도 있지만, 스카리안 상단에서 건설자재를 대량으로 보관해두고 있어...”


“스카리안 상단?”


“건설자재의 유통을 주로 하는 상단입니다. 몇 달 전 자재 가격이 곤두박질을 칠 때 재고를 미리 대량으로 받아둔 모양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로 자재가격에 큰 변동이 없어...창고에 재고가 가득 쌓여 있었다고 하더군요.”


“호오...”


“스카리안 상단에선 인근 상단들보다 저렴한 금액에 자재를 판매해주겠다면서 배송까지 보장해주었습니다.”


모처럼의 VIP고객이기 때문일까?

스카리안 상단은 보유한 모든 짐마차를 총동원하여 배송을 시작했다.

매일 라빈 마을에 방문하는 스카리안 상단의 마차는 무려 50여 대.

그들의 빠른 배송에 세바스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참에 그들이 보유한 모든 자재를 받아두시는 건 어떤지...”


“창고는 언제쯤 지어지는데?”


“자재수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다가 인부의 숫자도 숫자이니...날씨만 괜찮다면 여관건물과 비슷한 시기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좋아, 다음으로 이주민을 받기 위한 다가구주택은...”


“여관건물보다 면적이 크고 내부구조도 조금 복잡하여...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 하루아침 만에 건설되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그래도 속도는 최대한 높여야한다.

공장이 건설되더라도 노동자들이 숙식을 해결할 장소가 없다면 의미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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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질리언(1) 24.05.26 645 17 11쪽
27 로드반 자작가문(3) 24.05.25 682 18 12쪽
26 로드반 자작가문(2) 24.05.24 660 18 11쪽
25 로드반 자작가문(1) 24.05.23 730 14 12쪽
» 발전하는 라빈 마을(3) 24.05.22 734 15 11쪽
23 발전하는 라빈 마을(2) 24.05.21 746 13 11쪽
22 발전하는 라빈 마을(1) 24.05.20 787 13 11쪽
21 슬럼가(10) 24.05.20 726 16 11쪽
20 슬럼가(9) 24.05.19 738 14 11쪽
19 슬럼가(8) 24.05.19 776 12 11쪽
18 슬럼가(7) 24.05.18 839 14 11쪽
17 슬럼가(6) 24.05.17 889 16 11쪽
16 슬럼가(5) 24.05.16 923 18 12쪽
15 슬럼가(4) 24.05.15 966 18 11쪽
14 슬럼가(3) 24.05.14 1,019 20 11쪽
13 슬럼가(2) 24.05.13 1,097 22 11쪽
12 슬럼가(1) 24.05.12 1,182 23 11쪽
11 라빈 마을(2) +3 24.05.11 1,223 26 12쪽
10 라빈 마을(1) 24.05.11 1,260 27 11쪽
9 B랭크 용병(4) 24.05.10 1,264 26 11쪽
8 B랭크 용병(3) 24.05.10 1,293 27 11쪽
7 B랭크 용병(2) 24.05.09 1,410 27 11쪽
6 B랭크 용병(1) +3 24.05.09 1,553 31 11쪽
5 용병(2) +3 24.05.08 1,696 30 11쪽
4 용병(1) +4 24.05.08 1,893 30 11쪽
3 몰락한 백작가의 장남(3) +5 24.05.08 2,138 38 12쪽
2 몰락한 백작가의 장남(2) +2 24.05.08 2,457 4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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