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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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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최근연재일 :
2024.06.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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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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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675

작성
24.05.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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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라빈 마을(2)

DUMMY

촌장은 23만 위드라는 금액에 화들짝 놀라며 아스탄의 손을 붙잡았다.


“부디 시켜만 주십시오! 이 노구를 불살라서라도...!”


“...아니요,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마을의 예산을 책정하여 지출예상 비용을 계산하는 등...각종 자금관리와 지금까지 해 오신 공문에 대한 부분만 맡아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60대의 노인에게 일자리를 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으리라.

아내는 일찍이 병들어 죽었고, 자식들은 도시로 떠났다.

자신에게 남은 건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찾아와 자신에게 입양된 손녀뿐.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손녀를 위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

죽어있던 촌장의 눈동자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예, 감사합니다!”


촌장...아니, 페이슨 가문의 재무관이 된 세바스는 서둘러 시종들을 저택으로 불러 모았다.


“먼저 고용계약서부터 작성하도록 하죠.”


“저...정말로 매달 20만 위드를 받을 수 있는 건가요?”


통통해 보이는 40대 중년 여성의 물음에 아스탄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한 달 전에 해고를 통지하고 곧바로 저택에서 내쫓을 겁니다. 남의 돈을 버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아...”


“일단, 이주일간 이 저택을 비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깨끗하게 청소 및 관리 부탁드리겠습니다. 재무관께선 시종들의 감독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재무관에게는 다양한 임무가 주어졌다.

시종들의 관리감독, 시엘로 마을에서 찾아오게 될 인부의 통솔, 마을관리와 발전을 위한 예산편성 등.

세바스는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주십시오.”


“그럼, 수고해주시고...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시 돌아왔을 때는 이 저택에서 편히 좀 쉬고 싶네요.”


아스탄은 손을 흔들면서 저택을 빠져나갔다.

세바스는 곧바로 시종들을 바라봤습니다.


“청소도구는 영주님께서 이미 가져다 두신 상태입니다. 여러분들은 내일 아침 8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까지 저택의 청소를 진행하겠습니다. 청소가 끝난 다음에는 5명이 주간근무를 하고, 나머지 3명이 야간근무를 하게 될 예정입니다.”


“주간근무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야간근무시간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이니 추후 희망하는 근무시간을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적당히 조율하여 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시종이 된 여덟 명의 여인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세바스는 조금 기대했다.

과연 그 어린영주는 이 시골마을을 어떻게 바꾸어줄까?

정말로 주민들이 배고픔을 걱정하지 않고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게끔 해주려나?

마을의 발전은 곧 손녀의 밝은 미래와도 연결될 것이다.

그러니...


‘영주님을 돕기 위해선...나 역시 노력해야한다.’


그렇게 라빈 마을에 변화가 시작됐다.

이주일 동안 저택을 청소하는 시종들.

세바스는 그들을 감독하며 목책을 만드는 인부들을 통솔했다.

이어, 건설전문가와 함께 10여 명의 인부들이 찾아와 병사들의 숙소를 짓기 시작했는데.

마을 주민들은 그 광경을 보며 당황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도...도대체 이런 작은 마을에 무슨...”


“병사들이 머무를 수 있는 숙소를 짓겠다는 모양이야.”


“병사라니...? 이런 작은 마을에 무슨 병사를 둬?”


“최소한의 치안을 위해서라고 하니...뭐, 어쩌겠나.”


“주변에서 고블린 놈들이 가끔씩 나타난다고 하잖아. 녀석들이 우리 마을을 공격해오면...”


“방책에다가 사병까지...안전은 보장되겠구만.”


세바스는 인근 숲에서 고블린과 코볼트 무리가 출몰했다는 소식을 게시판에 올렸다.

물론, 거짓말은 아니다.

거리가 조금 멀 뿐이지.

주민들의 위기의식을 높여 방책과 사병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세바스.

마을 주변에 방책이 둘러지고, 저택이 깨끗이 청소되며, 병사의 숙소가 건설되던 그 때.

소도시 알프를 방문한 아스탄은 슬럼가에서 한바탕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콰앙!


“끄아아악!”


촤아악! 서걱!


“마...막아! 놈을 막아라!”


"X발, 저게 무슨...!“


라바디안 제국 남부지방에서 활동하는 대규모 범죄조직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보유한 스컬의 지부가 폭삭 주저앉았다.

스컬보다 약간 아래에 위치한 데스펠, 바바라스, 아키드, 펜버 등의 조직들 역시 단 한 명의 소년에 의해 무너졌다.


“커헉...! 사...살려...”


바닥에 주저앉은 채 자비를 구하는 흑발의 여인.

그녀의 얼굴은 흉측하기 그지없었다.

얼굴이 못생겼다는 뜻이 아니다.


‘화상에...완전히 뭉개져버렸군.’


아스탄은 자세를 낮추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네가 데스펠의 지부장이라면서?”


정확히는 데스펠 알프지부의 지부장이다.

소도시의 지부장은 정말로 나약하기 그지없었다.

하급 익스퍼터의 검기만으로 지부장이 될 수 있다니...


“안 죽여, 안 죽여. 그러니 얌전히 있어. 알겠지?”


그녀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온몸이 부러진 상태다.

이 상태로 어떻게 움직여?!

아스탄은 씨익 웃으며 그녀의 목덜미에 송곳니를 박았다.


푸욱!


“끄으으윽...!”


그녀가 이를 악물면서 발작을 일으켰다.

몸속으로 무언가가 흘러들어온다.

당장 막아내야 한다.

어떻게든 토해내야...!


“죽고 싶어?”


귓가에 맴도는 싸늘한 목소리에 그녀는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아스탄은 그녀의 변화를 조용히 지켜봤다.

조금이지만 그녀로부터 마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눈동자도 붉어졌고.


스윽


아스탄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술병을 쥐어 내용물을 그녀의 얼굴에 뿌렸다.


촤악!


“크헉...!”


술은 냉수마냥 차가웠다.

덕분에 여인은 금세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

아스탄은 자세를 낮추며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이제부터 너는 내 권속이다.”


“그...그게 무슨...”


“머리 박아.”


쿠웅!


여성이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크윽...!”


“고개 들어.”


힘겹게 고개를 든 여인.

아스탄은 오른손에 쥔 술병을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무슨 뜻이지?

술을 마시라는 건가?

여인이 미간을 찡그리던 그 때.

술병에 자신의 얼굴이 비쳐졌다.

녹아내렸던 화상자국들이 말끔히 사라졌다.


“아...아...”


벙어리가 되어버린 그녀의 모습에 아스탄은 조용히 술병을 바닥에 내려두었다.


덥석!


여인은 재빨리 술병을 잡고 자신의 얼굴을 응시했다.

그러곤 천천히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


“저...정말로...”


“나는 이 라바디안 제국의 어둠을 지배할 생각이다. 그 계획의 시발점으로 이곳을 점령했지.”


아스탄의 이야기에 여인이 멍을 때렸다.


“나는 마족이다.”


“...?!”


“정확히는 뱀파이어족이고.”


“그...그럼...”


“그래, 너 역시 뱀파이어가 된 거지. 나쁘지는 않잖아? 얼굴의 흉터도 사라지고, 수명도 몇 배로 늘어난 데다가, 젊음까지도 유지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건...”


확실히 매력적인 이야기다.


“일단, 이 알프의 범죄자들부터 전부 내 아래에 둘 생각인데...쓸 만한 것들은 권속으로 만들어 아랫것들을 관리하게끔 해야겠지? 아, 참고로 마족이라는 사실은 함구해둬. 괜히 황실기사단과 성직자들이 움직였다간 골치가 아파지니까.”


여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 역시 마족이 되었다.

괜히 함부로 발설했다간 자신의 목숨마저 위험해지겠지.


“그래, 이젠 네 이야기도 조금 들어볼까? 이름부터 과거의 행적까지 모두.”


그녀는 침을 한 번 삼키며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제...제 이름은 칼리아입니다.”


과거엔 시골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마을의 주민이었다는 그녀.


“마을주민이 검술도 배우던가?”


“부...부모님께서 용병이셨기에 검기를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흐음...”


마을에서 천재검사로 불리던 칼리아는 영주의 아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었다고 한다.

영식의 과도한 애정공세에 질색을 한 칼리아.

결국 그녀는 영식을 향해 확고한 거절의사를 드러냈는데.

그 모습을 본 마을주민들은 키득거리면서 영식에게 더욱 큰 수치심을 주었다.


“이후 저희 가족들은 역모죄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마족들에게 마석을 공급해주었다는 명목으로...”


“응? 갑자기?”


“예, 정말로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증거 따윈 존재하지도 않았다.

단순한 증언만으로 구속된 채 도시로 이송된 칼리아의 가족들.

그들에게 처해진 처벌은 화형이었다.

도시의 주민들로부터 거친 욕설을 들으며 불꽃에 타죽은 부모님.


“저는...죽이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대신, 얼굴에 불을 붙여...”


아름다운 얼굴을 흉측하게 만들었다는 모양이다.


“...살아서 지옥을 맛보라는 뜻이었겠죠.”


칼리아가 주먹을 쥐며 이를 악물었다.


“가문의 이름은?”


“...보번.”


듣도 보도 못한 가문명이다.

아스탄의 기억에도 없고.


“내가 라바디안 제국의 어둠을 지배하게 될 때, 보번 가문을 네 손으로 없앨 수 있도록 도와주마.”


“에...?”


“보번이라는 가문명을 세계에서 지워주겠다는 말이야.”


“아...”


“참고로 보번 가문의 작위는 어떻게 되지?”


“남작입니다.”


남부지방의 슬럼가만 지배해도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가문이네.


“보번이 남작 가문이기는 하지만...크란테스 공작가의 가신 가문이기에...”


함부로 건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건가.


“그래, 일단 알프의 범죄조직을 모조리 박살낸 다음 하나로 통합시켜보자고. 조직명은...그래, 카오스가 적당하겠어.”


아스탄은 씨익 웃으며 칼리아와 눈을 마주쳤다.


“알프에 존재하는 범죄 조직들의 거점으로 안내해.”


“알겠습니다.”


“아참, 스컬이랑 바바라는 이미 정리했으니까. 그쪽은 건너뛰고.”


칼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에게 망설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 데스펠의 알프지부는 무너졌다.

지부장인 자신이 패배하는 것으로 말이다.


‘내게 자결하라 명령을 내린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어.’


그의 명령 한 마디에 머리를 바닥에 박아야했다.

발악조차 불가능하다.

아스탄에게 살의를 품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리며 두통이 몰려왔으니까.


‘복수를 도와준다면...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아주마.’


칼리아는 눈동자를 번뜩이며 아스탄과 함께 지부를 빠져나갔다.

슬럼가의 거리를 거닐면서 범죄조직을 순회한 아스탄.

칼리아는 그의 무력을 보고 경악을 터트렸다.

자신을 어린아이처럼 다룰 때부터 느끼곤 있었지만...


“이 정도...였단 말이야?”


아스탄은 생포한 우두머리와 간부들을 모조리 권속으로 만들었다.


“모두 17명인가.”


“대부분이 한 단계 높은 검기를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 역시...”


중급 익스퍼터의 검기를 다루게 된 칼리아.

그녀는 마족이 된 것에 나름 만족스러운 느낌을 받고 있었다.

인간들이 바라는 수명, 젊음, 무력에 대한 욕망을 이룰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마도구들을 추가로 더 구매해야겠어.”


알프의 마도구점에서 마련한 사란의 목걸이, 휴스의 반지, 알파의 반지는 각각 5개씩이다.

슬럼가를 지배하는 게 이렇게 쉬울 줄 누가 알았을까.

그들에게 충성심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우두머리의 목숨보다, 동료의 목숨보다, 본인의 목숨을 더욱 소중하게 여겼다.

강자의 앞에선 무릎을 꿇고 굴복하기까지.

약한 자에게는 강해지고, 강한 자에게는 약해지는...

말 그대로 짐승과 다를 바 없는 놈들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14 HL일원
    작성일
    24.05.11 18:22
    No. 1

    계상->계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0 러쉬러쉬
    작성일
    24.05.13 17:13
    No. 2

    소중한 지적 감사합니다.
    계산하여 장부 등에 작성하다는 뜻으로 '계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만, 문맥과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4 HL일원
    작성일
    24.05.13 18:47
    No. 3

    괜찮아요 이런 단어도 있구나 하고 배우고 갑니다 검색해보지 않은 제 잘못이죠 뭐~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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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질리언(2) 24.05.27 608 16 11쪽
28 질리언(1) 24.05.26 644 17 11쪽
27 로드반 자작가문(3) 24.05.25 680 18 12쪽
26 로드반 자작가문(2) 24.05.24 658 18 11쪽
25 로드반 자작가문(1) 24.05.23 728 14 12쪽
24 발전하는 라빈 마을(3) 24.05.22 732 15 11쪽
23 발전하는 라빈 마을(2) 24.05.21 743 13 11쪽
22 발전하는 라빈 마을(1) 24.05.20 783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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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슬럼가(9) 24.05.19 736 14 11쪽
19 슬럼가(8) 24.05.19 773 12 11쪽
18 슬럼가(7) 24.05.18 838 14 11쪽
17 슬럼가(6) 24.05.17 887 16 11쪽
16 슬럼가(5) 24.05.16 921 18 12쪽
15 슬럼가(4) 24.05.15 964 18 11쪽
14 슬럼가(3) 24.05.14 1,018 20 11쪽
13 슬럼가(2) 24.05.13 1,093 22 11쪽
12 슬럼가(1) 24.05.12 1,179 23 11쪽
» 라빈 마을(2) +3 24.05.11 1,222 26 12쪽
10 라빈 마을(1) 24.05.11 1,258 27 11쪽
9 B랭크 용병(4) 24.05.10 1,260 26 11쪽
8 B랭크 용병(3) 24.05.10 1,290 27 11쪽
7 B랭크 용병(2) 24.05.09 1,407 27 11쪽
6 B랭크 용병(1) +3 24.05.09 1,549 31 11쪽
5 용병(2) +3 24.05.08 1,692 30 11쪽
4 용병(1) +4 24.05.08 1,887 3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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