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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님의 서재입니다.

소설 속 몰락한 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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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쉬러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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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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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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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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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9,675

작성
24.05.0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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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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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
11쪽

용병(1)

DUMMY

덜컥


건물을 나서자 흙바닥 위에 덩그러니 놓인 작은 우물이 보였다.

건혁은 수레를 사용해 물을 퍼낸 다음 가장 먼저 입부터 헹궈냈다.

이어, 망토를 걸친 상태로 온몸에 물을 뿌렸는데.


“하아...”


간만에 상쾌한 기분이 드는구나.

건혁은 슬그머니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겠지?

그는 상하의를 벗어 재빨리 물세탁을 했다.


“으음, 물기를 짜내도...조금 그러네.”


대금을 받자마자 옷부터 사야겠어.

건혁은 물에 젖은 모습으로 길드에 들어갔다.


“저...정말로 샤워를 하셨네요.”


“하하하, 죄송합니다. 그보다 대금은...”


“예, 1성급 마석 48개와 2성급 마석 57개...총 138만 9천 위드에 매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직원이 접수대 위에 돈주머니를 올려두었다.

건혁은 작게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틀간 토벌한 마수들로 무려 1,389만 원을 벌었다.

세금을 모두 제외하고도 저 금액이니...


‘용병도 꽤 할 만한 직업인데?’


서둘러 여관을 찾아가 몸 좀 제대로 씻어야 하지만...

지금은 눈동자 색부터 해결해야한다.


“이 마을에 마도구점이 있습니까?”


“예, 작기는 하지만 길드 바로 맞은편에 있습니다.”


바로 맞은편인가.

가까우면 좋지.


“감사합니다.”


건혁은 돈주머니를 건네받은 다음 곧바로 길드를 빠져나왔다.

그러곤 곧장 맞은편에 위치한 오래된 건물로 다가갔다.

간판에는 분명 마도구점이라고 쓰여 있다.

건물은...정말로 작네.


덜컥


건물로 들어가자 먼지가 잔뜩 쌓인 진열대들이 보였다.

계산대 쪽에 앉아 멍하니 건혁을 바라보는 80대의 여성점주.

그녀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손님이라...드문 일이구만.”


손님이 드물다고?

그만큼 장사가 안 되었다는 뜻인가?


“용병들이 다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3개월간 손님이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아서 말이야.”


그런데도 유지가 되고 있다니...


“‘휴스의 반지’와 ‘사란의 목걸이’가 있습니까?”


“흐음?”


점주는 미간을 좁힌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휴스의 반지’라...자네, 암살자인가?”


‘휴스의 반지’는 기척과 마기 등을 감추어주는 마도구로, 대개 암살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사란의 목걸이는 수인과 일부 마수들이 사용하는 투기, 그리고 마족들이 사용하는 마기 등의 기운을 순수한 마력으로 바꾸어주는 마도구다.


“올해로 12살이 된 용병입니다. 마수들 중 마력에 민감한 존재들이 있다고 해서 마련하고자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지인 중에 수인이 있어서요. 마법을 사용하고 싶다면서 사란의 목걸이를 찾길래...마도구점에 가면 하나 가져와달라고 하더군요.”


“몰골을 보면 영락없는 빈민가의 아이나 다름없어 보이는데...”


건혁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품속에서 현금다발을 보여주었다.


“돈은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이 꼴이 된 건 마을에 오기 전에 길을 잃어 사흘간 노숙을 한 탓이고요.”


노파는 끌끌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러면 그런 거겠지.”


“아참, 알파의 반지도 부탁드립니다.”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색상을 바꾸어주는 마도구, 알파의 반지.

목표는 이거다.

휴스의 반지와 사란의 목걸이는 눈속임을 위한 도구일 뿐.

물론, 있다면 큰 도움이 되겠지.

그런데...


아무래도 눈속임 효과는 전혀 없었던 모양이다.

알파의 반지는 대개 현상금수배범들이 자주 찾아가는 물건이니 말이다.

점주는 살짝 굳어진 얼굴로 건혁을 바라봤다.


“설마...”


건혁은 망토의 후드 부분을 깊게 눌러쓰며 눈가를 가렸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 지인에게 줄 물건입니다. 토인족(兎人族)이라 눈동자가 조금 붉어서요.”


“...그래.”


점주는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면서도 순순히 물건을 가져왔다.


“모두 20만 위드다.”


꽤 저렴하네?


“예전에는 100만 위드에도 거래되었던 물건들이지만, 요즘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져서 말이야.”


“그렇군요.”


건혁은 20만 위드를 지불한 다음 마도구를 건네받았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점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조용히 건혁의 등을 응시했다.

160cm도 채 되지 않는 어린아이다.

저 아이가 범죄자일리는 없겠지.

범죄자라 하더라도 소매치기 수준일 터.

그러나 조금 전 구매한 마도구들은 일개 소매치기가 구매할 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었다.


‘소매치기범이라면 식량을 최우선적으로 구매할 테니...’


그래, 괜한 생각은 하지 말자.

점주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계산대 쪽에 놓인 의자에 걸터앉았다.


덜컥


마도구점을 나선 건혁은 곧바로 알파의 반지부터 착용했다.

이어, 용병길드 건물로 다가가 창문에 비친 본인의 얼굴을 살폈다.

반지에 마력을 주입한 순간, 눈동자가 검게 물들었다.


‘...신기하네.’


건혁은 곧바로 여관부터 찾았다.

지금은 찝찝한 몸을 씻는 게 최우선이다.

입 안도 텁텁하고.


‘저기다!’


2층 규모의 작은 여관.

건혁이 여관에 들어가자 점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닌데 왜 비 맞은 생쥐 꼴인 거지?


“하루만 묵겠습니다. 그리고 옷 좀...받을 수 있을까요? 옷값은 제대로 지불하겠습니다. 치약이랑 칫솔도 있다면...”


“예, 뭐...”


점주는 떨떠름한 얼굴로 건혁의 요청한 물건을 준비해주었다.


“옷은 아들이 입던 것입니다. 세탁은 해두었으니...”


“예, 감사합니다. 방은 샤워시설이 있는 곳으로 부탁드립니다.”


건혁은 옷, 비누, 치약, 칫솔을 건네받은 다음 숙박비까지 일괄로 지불했다.

건혁을 의심스레 바라보던 점주는 돈을 받자마자 친절한 얼굴로 열쇠를 건네주었다.


“203호실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2층에 위치한 작은 원룸형 침실.

건혁은 침실에 붙은 개인 샤워실에서 곧바로 몸부터 씻어냈다.

양치를 하고, 비누로 몸을 씻자, 개운함이 느껴졌다.


“후우, 생각보다 꽤 많은 마력이 필요하네.”


샤워기는 마력을 주입받아 물을 만들어낸다.

따뜻한 물을 사용하기 위해선 열을 높여주는 마도구에 마력을 주입해야하는데.

용병들은 대개 마석을 사용하는 모양이다.

건혁은 샤워를 마친 다음 1층으로 내려갔다.


“옷은...잘 맞는 모양이네요.”


“예, 그보다도 음식을 주문할 수 있을까요?”


이곳은 1층을 식당으로 사용 중인 여관이다.

숙식을 이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점주는 물론이라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쪽의 A정식이랑 C정식을 부탁드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대금은 선불입니다만...”


건혁은 곧바로 2천 위드를 건네주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점주는 곧바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A정식이랑 C정식 하나씩!”


아무래도 주방에선 아내가, 접수대 및 홀에서는 남편이 근무하는 모양이다.

음식이 테이블 위에 대령되자 건혁은 허겁지겁 식사를 시작했다.

열매가 아닌 제대로 된 음식을 도대체 얼마 만에 먹어보는 걸까?

뭐, 실제론 2~3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체감상 몇 개월은 열매만 먹은 기분이다.


“잘 먹었습니다!”


건혁은 오랜만의 포만감에 미소를 지으며 침실로 올라갔다.

침대에 드러누우려던 그 때.

오전에 마주친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양치해야지.”


트라우마처럼 남겨진 경험에 건혁은 곧바로 샤워실로 들어갔다.

작은 세면대에서 양치를 한 다음 침대에 눕자 한순간에 수마에 빠져들었다.

포근한 침대와 부드럽고 따뜻한 이불.

평소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잠자리가 지금은 너무나도 행복하게 느껴졌다.

다음날 아침 역시 여관 1층에서 식사를 한 다음 곧바로 용병길드를 찾아갔다.


“아, 어제 그...”


어젠 망토를 쓰고 있어 얼굴을 못 봤을 텐데...

아무래도 목소리와 체격으로 알아본 모양이다.


“용병패를 발급받고 싶습니다.”


“네? 용병패가...없으세요?”


용병도 아닌데 그 정도의 마석을 가져왔단 말인가?


“그...그렇군요. 그러면 이쪽의 신청서를 먼저...”


건혁은 여직원이 건네준 용병패 발급 신청서에 자신의 개인정보를 기입하기 시작했다.


“나이는...12살이시네요?”


“하하하, 그렇게 나이 들어 보였나요?”


신장은 평균 12세 남자아이와 비슷할 텐데 말이다.


“어제 고블린의 마석을 가져오신 걸 보고 드워프족이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인족에다가 12살이라니...”


라바디안 제국에는 엘프, 드워프, 수인 등의 다양한 종족들이 살아가고 있다.

인족에 비해 숫자가 적고 약간의 차별을 받고 있을 뿐이지.


“아쉽게도 어제의 실적은 인정을 받을 수 없습니다.”


“네.”


“일단, F랭크 용병패를 발급해드리겠습니다. 승급을 바라신다면 등급이 높은 의뢰를 완료하시면 되지만, A~S등급 의뢰는 의뢰를 받을 수 있는 랭크가 따로 존재하니 참고해주십시오.”


“그러면 고블린을 토벌하는 건 등급이 어느 정도 되나요?”


“토벌수에 따라 D~C등급 의뢰로 구분됩니다.”


의뢰를 받게 되면 등급에 따라 정해진 기한 내에 의뢰를 완료해야한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D등급 의뢰는 3일, C등급 의뢰는 5일 이내에 완료하셔야합니다.”


건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턱을 매만졌다.

용병패에 기입된 ‘F’라는 랭크가 살짝 거슬린다.

라빈 마을에 용병길드가 있을지 어떨지 모르니...

조금은 랭크를 높여두자.


“가까운 곳에서 의뢰를 해보고 싶은데...승급에 도움이 될 만한 의뢰가 있을까요?”


“그럼, 이쪽의 C등급 의뢰는 어떠신가요? 3km쯤 떨어진 초원에서 코볼트가 출몰하고 있다는 모양입니다. 코볼트 15마리를 토벌하고 가죽과 마석을 가져와주시면 됩니다.”


“B등급 의뢰는...”


“일반 오크와 고블린 장군 및 주술사 등의 토벌이 있습니다. 거리는 10km...아니, 그보다 멀 수 있는 지역이라...아, C등급 의뢰를 여러 번 완료하실 경우에도 B랭크로 승급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가까운 곳에서 C등급 의뢰를 수행하는 게 좋겠네.

건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블린과 코볼트를 토벌하는 C등급 의뢰 3개를 선택했다.

토벌해야하는 마수의 숫자는 총 50마리다.


“어...조금 전에 말씀드렸듯 C등급 의뢰는 5일 이내에 완료를 하셔야합니다. 의뢰에 실패하게 되면 위약금으로 길드에 1만 위드를 지불하셔야 하니, 의뢰를 하나 완료한 다음 또 하나를 받으시는 게...”


“세 개 모두 받도록 하겠습니다.”


“으음...알겠습니다.”


여직원은 살짝 불안한 얼굴로 의뢰목록 옆에 아스탄의 이름을 기입했다.


“고블린과 코볼트가 출몰하는 지역이 표시된 지도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나중에 라빈 마을이라는 곳에도 방문해야 해서 그쪽 지도도 부탁드립니다.”


“예, 알겠습니다.”


건혁은 2천 위드를 지불해 2장의 지도를 건네받았다.


‘거 참...많이 차이가 나는구만.’


인터넷에서 본 상세한 지도와 차이가 너무나도 크다.

대략적인 그림과 거리 및 방향만을 알려주는 이 세계의 지도.

손으로 직접 그리고 그것을 마도구로 복사한 모양이다.

이런 지도를 하나에 1천 위드나 받아?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예, 수고하세요.”


건혁은 떨떠름한 얼굴로 길드를 나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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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로드반 자작가문(2) 24.05.24 658 18 11쪽
25 로드반 자작가문(1) 24.05.23 728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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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슬럼가(8) 24.05.19 775 12 11쪽
18 슬럼가(7) 24.05.18 839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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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슬럼가(2) 24.05.13 1,093 22 11쪽
12 슬럼가(1) 24.05.12 1,180 23 11쪽
11 라빈 마을(2) +3 24.05.11 1,222 26 12쪽
10 라빈 마을(1) 24.05.11 1,259 27 11쪽
9 B랭크 용병(4) 24.05.10 1,261 26 11쪽
8 B랭크 용병(3) 24.05.10 1,290 27 11쪽
7 B랭크 용병(2) 24.05.09 1,407 27 11쪽
6 B랭크 용병(1) +3 24.05.09 1,549 31 11쪽
5 용병(2) +3 24.05.08 1,692 30 11쪽
» 용병(1) +4 24.05.08 1,888 3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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