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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634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7.0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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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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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6쪽

불온한 기색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55화



“뭐? 빵이 없다고?”

“네. 저희가 얼마 전부터 예약제로 팔고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공부빵 판매를 예약제로 바꾸고 나서부터 종종 생기는 일이다.


아무리 우리가 미리 공지를 하고, 현수막을 세우고, 심지어 지역 신문에다가 홍보까지 했음에도 못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


안타깝긴 하지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한 번 편의를 봐줘 한정 수량 이상으로 공부빵을 판매하면, 그 뒤론 왜 자기는 안 되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칙이 중요하다. 손님을 대응하고 있던 유리 누나는 매뉴얼대로 일처리에 나섰다.


“오늘은 판매가 불가능하지만 저희가 예약을 도와드릴 수는 있습니다.”


예약을 돕고 적당한 보너스 빵을 담아 드린다. 그게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보통 손님들은 이 정도 선에서 마음을 달래고 돌아가시는데 간혹, 아니 그보다는 많이 다른 케이스의 손님들이 나타난다.


“언제인데?”


그런 손님들의 특징 하나, 어딜 가든 반말을 기본 베이스로 삼는다.


“6월 2일 괜찮으세요?”

“6월? 유워어어얼? 지금 장난해? 한달이나 남았잖아!”


특징 둘, 어째서인지 화가 잔뜩 나 있고 이를 숨기지도 않는다.


유리 누나는 용케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응대했다.


“저희가 선착순으로 주문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요. 이해 좀 해 주세요.”

“쯧. 됐고! 그 뭐냐 제일 맛있는 걸로 5개 예약 걸어 두쇼!”


저렇게 불가능한 것만 골라서 말하는 것도 재능이다.


유리 누나가 3종류, 개별 2개씩 구매가 가능하다고 설명을 드리자


‘빵 한 번 먹기가 왜 이렇게 번거로워!!’라는 호통이 날아왔다.


또, 계산을 도와준다니까 ‘사람 일이 어떻게 될 줄 알고 미리 결제를 하냐’며 난리를 치는 통에 예약 판매의 구조에 대해 오랫동안 설명을 해야만 했다.


참 불만도 많다. 저 손님의 입에서 다음에 나올 말을 맞춰볼까?


백이면 백 빵 값이 비싸다고 난리를 칠 것이다.


“하이고! 2만 8천? 2만 8처언! 지금 누굴 벗겨 먹으려고!”


아자. 정답이다.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설명해줘도 듣지 않으며, 가게 사정과 상관없이 자기 주장을 고집하는 손님.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진상이라고 부르기로 사회적 합의를 마쳤다.


나는 더 볼 것도 없이 양 손으로 박수를 두 번 쳤다.


그러자 위층에서 두 사람이 내려와 진상 손님을 데리고 바깥으로 나갔다.


“잠깐 저랑 이야기 좀 하시죠.”

“하시죠!”


우리 빵집 명예 경호원 홍 사범과, 그 수제자 광언이다.


진상을 상대할 땐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장사 분위기를 해치는 건 당연하고, 뻑하면 주변 사람들을 선동하려 든다.


그렇기에 저렇게 격리시켜놓고 처리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다.


나는 잠시 업무를 멈추고 진상이 털리는 모습을 구경했다.


“오~ 말로는 안 되니까 주먹을 꺼내 들었는데~”


진상 아저씨는 주먹을 요리 조리 흔들며 홍 사범을 위협했다. 븅신.


홍 사범은 보지도 않고 피하며 광언이에게 무언가를 전했다.


느낌상 티 안 나게 때리는 법 아니면 상대가 죽지 않을 정도로 힘을 조절하는 법,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잠시 후 쿵 소리와 함께 진상이 제압되었다.


진상은 바닥에 쓰러진 상태에서도 뭐라, 뭐라 고함을 질렀다.


꼭 가족오락관의 고요속의 외침 게임을 하는 것 같다.


“경... 찰... 불러? 하, 경찰을 부르시겠다?”


마음껏 부르라지. 내가 삼길동에 오자마자 한 게 경찰과의 친분 형성이다.


반월동에서 몇 번 겪어보니까 참 편리하더라고.


아마 진상이 어떤 소란을 피우던 빵집에는 아무런 위해도 안 갈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경찰이 진상을 끌고 가는 선에서 이번 사건도 마무리가 되었다.


나는 고생한 두 사람에게 음료수를 꺼내 건넸다.


“고생했어요. 근데 애한테 사람 때리는 모습 같은 거 보여줘도 되는 거에요? 교육에 안 좋아 보이는데.”

“하! 너를 잡으려면 이 정도도 부족해. 그리고 어중간하게 가르쳐봤자 사람만 다쳐. 제대로 가르치는 게 나아.”


홍 사범은 음료수를 한 입에 들이키곤 광언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 그러냐 흐엥아.”

“네! 그렇습니다!”


광언이는 쪼그만 게 몇 주 사이에 정신 교육을 단단히 받았는지 눈빛이 살벌하다.


저번에 크게 손봐줬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부쩍 대항의식을 불태우고 있다.


이쪽을 노려보길래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


‘어쭈?’


녀석은 피하지 않았다. 뭔가 꼴받아 광언이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아야! 왜 때려!”

“눈빛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나도 모르게 손이 나갔다. 광언이의 눈에 독기가 빠지고 물기기 차올랐다. 이제 좀 마음에 든다.


끄윽 끄윽 거리며 울음을 참는 광언이가 불쌍해 빵을 하나 내밀었다.


“먹을래?”

“... 먹을래.”


맛이 있는지 울먹이면서도 빙그레 미소를 짓는 광언이었다.


좋아. 이걸로 원만하게 해결이다.


나름 만족하고 있자니, 홍 사범이 어이가 없다는 눈치로 보았다.


“왜요.”

“... 아니. 갈 길이 멀겠다 싶어서.”


매장은 다행히도 판매를 재개한 상태였다. 유리 누나가 능청스럽게 손님들을 다독이는 걸 보아 추가적으로 조치할 건 없어 보인다.


굳이 내 도움이 필요할 것 같진 않아 홍 사범님이랑 노가리를, 아니 수다나 떨기로 했다.


“언제나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응? 어쩐 일로 칭찬이냐.”

“사범님 정도의 고급 인력을 이렇게 부려먹기는 쉽지 않거든요.”


홍 사범도 웃긴지 피식 웃었다.


“확실히. 요새 고생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네. 빵집에 뭔 놈의 진상이 저리 많냐?”

“공부빵을 예약판매로 바꾼 다음부터 부쩍 많아졌네요.”


손님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불만을 이 기회에 다 터트리는 그런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불만이야 있을 수 있다. 정당한 불만은 들어야지. 하지만 다 이유가 있는 걸 뭐라 그런다.


대표적으로 빵이 비싼 이유.


봉식 아저씨가 빵 가지고 장난치고 싶지 않다고 좋은 재료를 다 때려 박아서 비싼 걸 우리보고 뭐 어떡하라고!


가평 잣, 보성 녹차 등 가장 유명한 곳의 가장 상등품의 재료를 공수했으니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때문에 매장 내의 다른 빵들에 비해 2000원 정도 비싸지만 마진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무리 설명을 해도 사람들한테는 그저 비싼 빵에 불과할 뿐이다.


아 뭐 여기까지는 좋다 이거야. 누가 좋은 소리만 들을 줄 알고 장사 시작했겠냐고.


그런데 요즘 추세가 이상하다. 심상치가 않다.


뒷골이 땡기고 오싹한 것이 뭔가 일어날 것만 같이 불안하다.


‘요새 너무 별 탈이 없긴 했지.’


납치도 그렇고, 예언교도 그렇고, 1학년 부장이나 어머니회도 그렇고.


내가 좀 잘나간다 싶으면 이상하리만치 무슨 일이 일어난다.


요근래 한동안 승승장구했으니 무언가 사건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확신도 아니고, 전조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냥 주기적으로 세상에 억까당한

내 뒤통수가 조심하라며 경고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홍 사범을 가게에 배치했다. 저 양반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큰 문제는 없을 테니까.


“에효! 본점은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괜찮다던데?”


하긴 반월동에서 우리 빵집은 거의 종교 수준이나 다름없다. 고작 이런 문제 때문에 사고가 일어날 리가 없다.


엥? 그런데 본점 일을 홍 사범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빤히 쳐다보자 그가 변명하듯 덧붙였다.


“아. 하하. 유리씨한테 들었지.”


흠. 사이가 안 좋다더니 그 사이 또 관계를 회복했나보다. 연인끼리 이야기 할 일은 많을 테니까.


나는 다 알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홍 사범의 허리를 두드려주었다.


“왜! 뭐! 그 음흉한 표정은 뭔데?”

“아뇨. 가게 좀 잘 부탁드린다고요. 유리 누나랑 꽁냥거린다고 실수하지 마시고.”

“야! 어디가! 야 인마!”

“아~ 엄마가 부르잖아요!”


엄마가 어떤 나이 드신 할머니랑 같이 서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어떤 일 때문에 나를 찾는 건지 알 것 같았다.


‘또 그 일인가.’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은 크게 3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평범하게 잘 사가는 손님.


두 번째는 앞서 소개한 진to the 상.


마지막은 아주 가끔 오시는 손님들이다. 주로 우리 빵집의 가격이 부담스러워 특별한 날만 가게를 찾으시는 분들.


사실 공부빵 판매를 시작한 이후 불만을 토로하는 건 진상뿐이 아니다. 세 번째 유형의 손님들 비중도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엄마의 곁에 있는 저 할머니를 들 수 있다.


그녀는 사정이 있어서 손자를 직접 키우고 계시다고 한다.


할머니가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연금하고 공병 수거해서 번 돈 정도가 전부일 터.


그럼에도 무슨 축하할 일이 있으면 꼭 우리 가게에서 빵을 사가곤 한다. 우리가 오픈 이벤트로 나눠준 빵을 손자가 먹고 반했다나.


그런데 그런 분이 왜 저렇게 안 좋은 기색을 보이고 있으며, 엄마는 난감한 눈치일까?


보나마나 뻔하다. 저 할머니도 공부빵을 샀기 때문일 것이다.


할머니는 손자를 위해 사비를 탈탈 털어서 손자에게 빵을 먹였고, 당연하게도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그들 입장에선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는데 효과는 없으니 사기를 당했다는 기분일 터.


그래서 불만을 토로하러 온 것 같다.


“하아.”


저런 사람은 진상으로 분류할 수 없다. 애초에 내가 한탕 해먹으려고 벌린 판에 휩쓸린 사람이니까.


봉식 아저씨가 빵 출시 전에 염려한 게 바로 이런 부분이다.


그의 빵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 나오는 걸 걱정했으니까.


엄마 역시 그 정신을 훌륭하게 이어받았다. 보라. 지금만 해도 할머니의 두 손을 꼭 잡고 위로를 건네고 있지 않나.


그래서 내가 준비한 게 있었으니. 바로 찾아가는 에프터 케어 서비스다.


빵을 구매했는데 효과를 못 본 사람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빵을 못 사는 사람들을 보면 슬그머니 나가 기침을 하는 거다.


‘안녕하세요. 교류회에서 1등을 차지한 박상혁이라고 합니다. 빵이 효과가 없으셨다고요?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댁에 찾아가 어떤 게 문제인지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혹시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인터뷰 기사도 항상 옆에다가 껴 둔다.


그러면 보통 백에 아흔 아홉은 두 팔을 벌려 환영한다.


나는 몇 시간 동안 그 집의 공부 코칭을 해 줘야겠지만, 그 대신 빵 구매자들은 불만은 금새 사그라든다.


공부빵을 사면 교류회 1등이 덤으로 오다니, 이 정도면 확실한 애프터 케어 아닌가.


참고로 이래도 전혀 손해가 아니다. 우리 주요 고객님들께서는 아직도 공부빵을 사치품으로 사용하고 계시니까.


나도 엄마와 봉식 아저씨를 실망시키지 않아도 돼서 좋다.


다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아까 말했듯 예감이 안 좋다.


홍 사범을 세워놓았지만 내가 가게에 남는 편이 안심이 된다.


“흠. 뭔가 있는데.”


가만히 서서 고민을 하고 있자니 엄마가 다가왔다.


“상혁아. 저 분은 김옥순 할머니라고 하시는데, 공부빵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하셔.”

“네 엄마.”

“환불을 해드려도 상관없는데, 이왕이면 상혁이가 도와드리는 편이 옥순 할머니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혹시 도와줄 수 있을까?”


엄마는 항상 이렇게 정중하게 부탁을 하곤 한다. 아들내미한테 부탁하는 거면 좀 더 편하게 해도 될 텐데.


다른 집 보면 그냥 부모가 포켓몬 부리듯 ‘가라! 자식몬!’ 그러면 자식이 ‘자식자식!’ 소리 내며 심부름을 하더구만.


엄마를 슬쩍 보니, 꽤나 진지한 표정이다.


천재지변이 일어나거나, 내가 정말 힘들거나, 갑자기 이세계로 전송되는 게 아닌 이상 도와줬으면 하는 그런 모양새다.


“끄으응.”


내 침음이 길어지자 엄마가 입을 열었다.


“상혁아 아주 예전에 너가 1살 무렵일 때 말이야. 엄마도 저렇게 배고팠던 시절이 있었어.”


아, 엄마가 필살기를 시전하셨다.


“상혁이랑 오래 행복하려면 엄마도 일자리가 필요했고, 용기를 내서 대한제일 빵집에 찾아간 거야. 그 때 받은 대접은 아직도 잊지 못해. 그래서 저 분의 일이 남 일 같지가 않아.”


그냥 참고하라는 식으로 툭 던지는 말했지만, 나는 저 말을 외면하지 못한다.


어찌 잊겠는가, 내가 우리 가족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첫 번째 일이었는데.


감을 우선하느냐, 엄마의 부탁을 우선하느냐.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알았어요. 엄마!”

“으구. 우리 착한 아들.”


나는 엄마의 손을 잡고 옥순 할매에게 다가갔다.


“반갑습니다! 제가 바로 교류회 1등 박상혁이라고 합니다!”


여전히 찜찜하긴 하지만 홍 사범이 있는데 뭐 별 일이라도 있겠나. 하하. 하하하.


“아이고! 선생님! 잘 좀 부탁합니데이.”


어느새 옥순 할매는 얼굴이 밝아져 나를 그녀의 집으로 모시고 가려 했다.


‘그래. 다 행복하면 그걸로 된 거지 뭐.’


홍 사범에게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 * *


“어... 그니까 이 분이 할머니 손자라 이 말이시죠?”

“맞습니더 선생님요. 저거 자석이 얼라를 좀 일찍 봤다 안캅니까.”


옥순 할매의 말대로 손자분이 조금 성숙했다.


우리 집 빵을 좋아하는 손자라길래 코찔찔이를 생각했는데, 웬 소금쟁이 같이 기다란 남자가 앉아있다.


교복을 입은 걸로 보아 초등학생은 아닌 걸로 보인다.


“그럼 잘 좀 부탁합니데이.”


옥순 할매는 그 말을 남기고 방문을 닫고 나갔다.


방 안에 침묵이 흘렀다. 안 그래도 좁은 방이라 어색함이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여기선 연장자인 내가 말꼬를 트는 게 맞는 것 같다.


“어... 안녕하세요. 교류회에서 1등한 박상혁이라고 합니다.”


그 말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Mr. 소금쟁이가 말을 쏘아붙였다.


“너냐? 우리 할머니 부추겨서 그런 말도 안 되는 빵 사오게 시킨 게?”


사람의 말이란 때론 내용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쓸데없이 고압적인 자세, 강한 어투, 사회에 대한 불만이 담긴 눈.


‘저 새끼 중학생이다.’


굳이 물어볼 것도 없다. 1000퍼 이상 확신한다. 나도 중학생 때 한 3년 동안 저런 얼굴을 하고 있었거든.


질풍노도의 시기를 먼저 겪은 사회의 선배인 만큼 이해해주기로 했다.


“저희 집 빵을 좋아하신다고 들어서 제가 좀 싸온 게 있거든요.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나 하실까요?”

“필요 없어. 사람을 우습게보고 돈이나 착취하는 그딴 쓰레기 같은 가게에서 만든 빵은.”


빠직, 머리에 핏줄이 솟았다. 그래도 10초 만에 태세를 바꿀 만큼 내 인내심은 얕지 않다.


“그럼 우리 공부 이야기 할까요? 제가 이래 뵈어도 공부를 좀 잘 하거든요! 제가 도와드릴 게 있을 것 같아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잘 해봤자지. 됐고 꺼져.”


하. 하하. 30초면 그래도 많이 참은 거 같다.


우리 고갱님께서는 에프터 케어 서비스를 받기 전에 정신개조를 받아야겠는 걸?


혹여나 옥순 할매가 듣고 놀라실 수도 있기 때문에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이에요. 형은 몇 학년이세요?”

“... 중학교 1학년이다. 왜!”

“제가 교류회에서 초등학교 6학년들을 다 제끼고 1등을 먹은 거거든요. 당연히 6학년 공부는 다 할 줄 안다는 소리겠죠?”


소금쟁이의 표정이 굳었다. 말투가 한층 더 사나워졌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새끼야!”

“뭐 어쩌긴요. 그쪽은 중학생인데 공부를 못하니까 저보다 공부를 못할 수도 있다 이 말이죠.”

“입 닥치고 꺼져.”


블X치에 그런 말이 나온다. ‘너무 강한 말은 쓰지 마, 약해보인다고.’


실제로 소금쟁이 형도 겁나게 약하고 모지리 같아 보였다. 지금도 내 기백에 압도당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 대결해요! 형이 지면 얌전히 아가리 닫고 시키는 대로 공부를 하기로!”


내가 졌을 때의 메리트는 굳이 제시하지 않았다.


어차피 질 일도 없을 텐데 뭐하러?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추천과 선호작, 댓글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빠른 전개를 위해, 오늘은 1편을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따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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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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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한 손에는 꽃, 한 손에는 총 2 22.07.06 1,257 23 15쪽
58 한 손에는 꽃, 한 손에는 총 +1 22.07.05 1,311 24 18쪽
57 반박 기사를 내다. +1 22.07.04 1,298 22 15쪽
56 엄마 말을 들으면 손해를 볼 일은 없다. +3 22.07.03 1,306 25 17쪽
» 불온한 기색 +1 22.07.03 1,315 19 16쪽
54 공부빵이 궤도에 오르다. 22.07.02 1,349 26 16쪽
53 첫 판매와 서열정리 +2 22.07.01 1,411 25 27쪽
52 폭풍전야 +1 22.06.30 1,390 28 16쪽
51 ppl 개시 22.06.29 1,440 26 18쪽
50 머리가 좋아지는 빵을 개발하다 22.06.28 1,463 31 19쪽
49 인터뷰로 ppl을 준비하다 22.06.27 1,524 30 16쪽
48 당첨이 예정된 복권이 되다 +2 22.06.26 1,585 31 22쪽
47 선을 긋다 22.06.25 1,567 28 18쪽
46 초등학교의 정점에 오르다. 22.06.24 1,559 29 18쪽
45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2 22.06.23 1,539 31 18쪽
44 교류회 +1 22.06.22 1,573 31 17쪽
43 vs 엄친아 +1 22.06.21 1,603 33 21쪽
42 교사보다 서열이 높은 학생이 있다? +1 22.06.20 1,663 31 17쪽
41 풀었는데요 +1 22.06.19 1,639 31 17쪽
40 서열정리 3 +1 22.06.18 1,649 33 17쪽
39 서열정리 2 +2 22.06.17 1,642 33 16쪽
38 서열정리 1 +2 22.06.16 1,691 30 18쪽
37 설마 자기 소개를 이런 식으로 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22.06.15 1,694 33 19쪽
36 입학식 +1 22.06.14 1,755 31 15쪽
35 2호점 개점 +1 22.06.13 1,813 33 17쪽
34 자식몬 대결 22.06.12 1,810 38 18쪽
33 뿌슝빠슝 할아버지 기를 세워드리는 7살 손자가 있다? 22.06.11 1,851 34 14쪽
32 할아버지와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22.06.10 1,883 33 12쪽
31 마지막 예언 +1 22.06.09 1,877 3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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