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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647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6.23 22:10
조회
1,539
추천
31
글자
18쪽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이.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45화



“덧셈과 곱셈 간의 관계는?”

“덧셈이 누적된 게 곱셈이잖아요.”


장미 선생님과 나의 공방은 오래 가지 않았다.


문제는 보통 긴 경우가 많고, 답은 그에 비해 짧은 경우가 많으니.


딜 교환비라고 해야할까? 먼저 지치는 쪽은 당연하게도 선생님이었다.


수세에 몰린 그녀가 시간을 벌 요량으로 비장의 문제를 내밀었다.


“이잇. 그럼 18 나누기 3은?”

“6. 그런데 나누기는 3학년 과정 아니에요? 그것도 두 자리 수는 나중에 배웠던 거 같은데.”


정곡을 찔린 장미 선생은 답이 없었다. 그저 가져온 수학 교과서만 뒤적거릴 뿐이다.


“선생님. 제가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다른 아이들을 생각하셔야죠.”


장미 선생은 주변을 보았다. 애들은 자기도 할 수 있다면서 칭얼거리거나, 하고 싶다고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그러니 저 같은 천재는 그냥 월반 시켜 주시는 게 어떨까요?”

“... 가렴.”

“감사합니다.”


나는 배꼽 인사를 하고 1학년 교실에서 나왔다.


뒤에서 ‘싸가지 없는 새끼’라는 말이 들렸지만 그냥 웃어 넘겼다.


이번 일은 내가 봐도 싸가지가 조금 없었으니까.


다들 자기도 월반할 거라고 고집을 부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즐거운 수업을 하시길 기원한다.


복도로 나오니 대기하고 있던 선생님이 나를 맞아주었다.


“화장실 가려고?”

“아뇨. 저보고 2학년 교실 가라 그러던데요.”


보조교사 역을 맡고 있는 선생님께서는 장미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더니 나를 2학년 교실로 데려가 주셨다.


“월반이라니.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구나. 자기소개 하렴.”

“안녕하세요. 삼길초 1학년 박상혁입니다. 짧은 인연이 되겠지만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인사를 마친 나는 선생님께로 나아가 손을 내밀었다.


“응? 뭐 필요하니?”

“시험지 있는 거 다 주세요.”

“시험 푸는 시간은 맨 마지막인데?”

“제가 한 번 더 월반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총만 안 들었지 강도나 다름없는 요구사항이다. 선생님이 준비한 절차를 대놓고 건너뛰겠다는 말이니.


하지만 2학년 담당 박일곤은 승부를 피하지 않는 유형의 선생인 것 같다.


그는 담담하게 시험지를 꺼내주었다.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느낌이다.


건방진 아이들에게 현실의 쓰디 쓴맛을 보여줘 기를 꺾는 걸 좋아하는 타입인 걸까?


“자. 일단 국어부터 풀어보려무나.”


시험지를 건네주는 선생의 눈이 의미심장하다.


하필이면 건넨 과목이 국어였다. 국어는 서술형이 많은 만큼 교사의 재량에 따라 점수를 부여할 수 있는 치사한 과목이기도 하다.


‘이렇게 나오시겠다?’


덩치는 산만해가지고 참으로 변태 같은 심성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까지다. 시비도 걸 건덕지가 걸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 보여주도록 하자.


정점의 DNA 소유자에게 그 정도는 일도 아니다.


나는 자리로 돌아가 연필을 집어 들었다. 그 뒤 막힘없이 답을 적어내려 갔다.


“끝.”

“벌써?”


답안지를 받아드는 선생의 낯에 불신이 어렸다.


“흠. 틀린 부분이 있으면 얌전히 수업을 듣는 거다?”

“그럴 게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채점을 할수록 선생님의 입에선 침음이 흘렀다.


“... 이게 말이 되나.”


마지막 한 문제가 남았을 때, 시험지에 빗줄기는 한 방울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동그라미, 그저 동그라미뿐이다. 하지만 선생도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역시나 마지막 서술형 문제가 바로 그것이었다.


무엇도 답이 될 수 있고, 모두가 답이 아닐 수 있는 문제였으니까.


그러니 적당한 이유를 들어 틀렸다고 하면 될 터.


그러나 그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문제 아래로 A4용지 절반에 가까운 분량의 정답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Q. 다현이가 눈물을 터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A. 사람은 다양한 상황에서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다현이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개인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기록을 넘어서며 발전을 이루었죠. 그 눈물은 분명 슬픔과 기쁨이 복합적으로 섞인...’


정답에 가까운 모든 가능성들이 한 문단에 모두 집약되어 있었다.


아마 박일곤이 이 문제의 정답을 준비했다면 이와 비슷하게 적지 않았을까.


고작 8살이 적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수준의 명문이었다.


결국 박일곤은 내 문제지에 흠집을 내지 못했다. GG다.


복도로 나가자 보조교사님의 아는 체를 해왔다.


“화장실?”

“아뇨. 저보고 2학년에 있기 아까운 인재라면서 3학년으로 가라던데요?”

“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넘어온 지 10분이 안 되었다.


그런데 벌써 3학년으로 넘어간다고 하니 보조교사의 낯이 당황으로 물드는 것도 당연했다.


박일곤 선생한테 사실을 확인한 보조교사는 나를 3학년 교실로 데려갔다.


“아. 어차피 또 오실 거 같은데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요.”

“... 왜?”

“4학년 교실에 볼 일이 있어서요. 금방 올 게요?”


1, 2학년을 제꼈다는 소식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진 모양이다.


3학년 선생 김삼식은 올 게 왔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삼식은 부자연스럽게 가르치던 수업을 중단하고 다른 유인물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자. 국어는 여기서 끝이다. 우리는 4학년 영어를 배워보자꾸나.”


3학년부터 배우는 영어를 통해 나를 막으려는 속셈 같다.


그냥 좀 순순히 보내주지. 월반이 나오면 자신들의 위신이 깎인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숨을 크게 들이 키고 오늘만 3번째인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너무 자주해서 질리니까 이번에는 살짝 다른 방식으로 해보기로 했다.


“Hello my name is 상혁 park. I’m lived in 삼길동. Nice to meet you.”


실내가 외국인을 만난 한국 사람들의 반응만큼이나 조용해졌다.


누구는 a, apple, b, bed, c, cat을 배우고 있는데 유려하게 영어로 말을 하니 퍽 놀란 듯 하다.


“쟤 외국에서 살다 왔나봐.”

“외국인 아냐?”


듣기 좋은 수군거림도 들렸다.


회귀 이전, 시간날 때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초급 회화’ 책을 열심히 읽은 보람이 있다.


여기서 I'm fine thank you, and you?를 시전하면 회화 밑천의 80퍼센트가 거덜나긴 하지만, 입만 다물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삼식 선생님은 뭐라도 해보려고 문제를 던져보았지만.


“I, My, Me, Mine”

“We, Our, us, ours”


초등 영어 정도로는 나를 붙잡을 수 없었고.


약속했던 대로 자판기 커피가 식기 전에 복도로 나올 수 있었다.


보조 교사가 어이가 없다는 눈치로 나를 보고 있었다.


“넌. 뭐니.”

“그러게요. 인간은 뭘까요. 단순히 태어난 김에 살기엔 인간은 너무나도 많은 가능성을...”

“아니. 참. 하. 됐다.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이것 참. 오랜만에 인간의 존재의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하긴 술 없이 이야기하기엔 너무 허황된 이야기긴 하지.


“삼길초 1학년 3반 박상혁이에요.”

“아~ 네가 그 꼬마구나. 헉! 그럼 지금 4학년 교실에 있는 건?”

“불쌍한 제 동생이죠.”


1학년끼리 형 동생이 어디 있냐는 말을 뒤로하고 4학년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교실로 향했다.


확실히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폐가에 방문하면 몸이 으슬으슬하고, 절 같은 데에 방문하면 정신이 맑아지듯.


장소는 분위기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곳은 전쟁 비슷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뜨겁고 무거웠다.


나는 들어가기에 앞서 문에다가 귀를 슬쩍 대 보기로 했다.


“크하하하하. 6분의 4를 약분해보거라. 네가 정말 전 과목 만점자라면 이 정도는 수월하겠지?”

“음... 3분의 1? 히익!”

“3분의 1은 무슨!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역시 삼길초 그 입만 산 곳이 우리를 속인 것이로구나!”

“그건 제가 아니에요! 흐어어어어엉.”


여러 어른이 한 꼬마를 울리고 있다.


“이런 이런 학년고사 수석이 고작 약분을 못해서야 쓰나. 킥킥.”

“너무 놀리지는 마. 고작 꼬마 울보 아닌가? 크크큭.”


4학년들은 자신보다 어린 아이를 희롱하고 있었다.


방안의 모두가 열과 성을 올려 한 사람을 괴롭히고 있으니 이게 바로 지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벌컥 문을 열자, 사람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


엉엉 울고 있던 지훈이와 눈이 맞자, 녀석이 더 거세게 울음을 터트렸다.


“흐어어어엉. 상혁아. 이 사람들이 내가 아니라는데 안 들어서...”


딱 봐도 그래 보인다. 애초에 쟤가 상혁인지 지훈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자리다.


그저 스스로 전과목 만점자를 칭하는 사람을 골려주기 위한 곳으로 보인다.


나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받아 넘기며 칠판으로 향했다. 그리고 분필을 집어 들었다.


‘2/3’


실내의 분위기가 변했다. 이전까지와는 결이 다른 소란스러움이다.


이전까지는 누군가를 놀리기 위한 시시덕거림이었다면, 지금은 낯선 무언가를 경계하는 것 같은 수군거림이다.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는 지훈이에게 설명했다.


“이건 약분이야. 분수를 찢어.”


그래도 지가 뭐 때문에 맞고 있었는지는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녀석은 분했는지 ‘약분’이란 말을 되뇌며 중얼거렸다.


나는 녀석이 소매로 눈물을 다 닦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문 쪽을 가리켰다.


“저기 선생님께서 1학년 교실로 안내해 주실거야.”

“응.”

“여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무 기죽지 말고.”

“... 그래.”


말은 그렇게 해도 상당히 분했던 모양이다. 나였어도 트라우마가 남을 상황이었으니까.


아무래도 특효약이 필요할 것 같다.


“야. 잘 들어. 이제 1학년 수업에 삼길초 출신은 누구밖에 없지?”

“... 나?”

“그래. 짜샤. 나 없으면 누가 왕?”

“... 나.”

“맞아. 가서 서열정리 하고 있어. 믿어도 되지?”

“응!”


드디어 녀석이 기운을 차렸다.


쟁쟁한 꼬맹이들이 모였으니 지훈이가 거기서 1등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축 쳐져 있는 것보다야 낫겠지.


어쩌면 일이 이렇게 된 건 내 영향도 있으니까.


괜히 나 때문에 쟤가 트라우마 생겨서 인생 망가지고 그럼 찜찜하기만 하다.


나는 보조 교사의 손을 붙잡은 지훈이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었다.


문이 닫히고, 모두의 시선은 여전히 나한테 꽂혀있다.


“뭘 봐요. 문제 안 꺼내고.”


복수의 시간이다. 삼길초에 꽤나 잘난 놈이 하나 있다는 걸 알려주마.


아, 착각하면 안 된다. 삼길초가 잘난 게 아니다. 내가 잘난 거지.


교류회장이라는 사람이 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왔다.


“네가 상혁이라고? 흐음.”


난 영민한 초등학생이어서 흐음 뒤에 숨은 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전혀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겠지.


나 말고 엉뚱한 꼬맹이 데려다가 붙잡고 있던 아저씨한테 듣고 싶은 말은 아니다.


“전 과목 만점자를 위해 준비한 문제만 문제집 한 권 분량이다. 과연 네가 얼마나 풀 수 있을 것 같으냐?”

“이론만 설명해준다면 얼마든지. 언제까지라도.”


값싼 도발에는 광오한 자신감으로 대응하는 게 상책이다.


“아. 맞다. 이왕 하는 거 여러 번 귀찮게 하지 말고 한 번에 좀 부탁드려요.”

“뭐?”

“이미 월반을 3번이나 했어요. 더 이상은 귀찮고 여기서 다 해결합시다.”


5, 6학년 과정도 해치워버리자는 말에 교류회 회장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1학년이 6학년 과정을 밟겠다고? 와하하하하! 그래. 전과목 만점자면 그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손짓했다. 한 번에 덤비라는 의사표현이었다.


“드루와! 다 드루와!!!”


반응이 차가웠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남자의 로망이 담긴 대사라 꼭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마 애들이 신세계를 봤으면 뜨거운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 믿으며 엉거주춤 의자에 앉았다.


교류회 회장은 당연한 것처럼 칠판을 차지하고 문제를 적었다.


“분수를 소수로 나타내는 법부터 배워보자꾸나...”

“1/2은 0.5, 1/3은 0.333, 1/4은 0.25.”

“하! 정답이다. 그럼 확률도 알 수 있나 보자고. 하나의 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률이라고 하는데...”


강의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교실은 나와 회장만을 위한 공간이 되었다.


난이도가 높아짐에 따라 다른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 학교에서 날고 긴다고 하는 녀석들이 무력하게 입을 떡 벌리고 있는 꼴은 꽤나 볼만했다.


“하하. 싸가지가 없을만한 실력은 되는구나. 그럼 이 문제를 풀어봐라!”


교류회 회장은 칠판에 주머니를 그리더니 여러 색의 구슬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속이 미식거리기 시작했다. 1회차 때 정말 싫어하던 구슬 뽑기 확률 문제다.


1학년 상대로 이런 문제를 내다니 치사하기 그지없다.


“자. 주머니 안에 파란 구슬 3개, 초록 구슬 1개, 분홍 구슬 6개가 있습니다. 이 중 구슬을 뽑았을 때 파란 구슬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칵 퉤!”

“지금 뭐하는 거니?”

“아. 조금 울렁거려서요. 답은 3/10입니다.”


내가 고난도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마저 맞추자, 회장이 입술을 짓씹었다.


이제 슬슬 인정할 때가 된 거 같은데.


“그럼. 파란 구슬 하나를 뽑고 그 다음 구슬로 초록 구슬을 뽑을 확률은?”


얼레리? 이 양반 지금 밑장빼기를 하고 있다.


은근슬쩍 확률 문제인 척 중학교 문제를 꺼내고 있다.


눈빛을 보아하니 이 문제가 저쪽의 비장의 한 수인 모양인데.


‘그럼 상대해 주는 수밖에.’


“구슬을 하나 뽑았으니 남은 구슬은 9개. 그 중 초록색은 하나니까 1/9이겠네요.”


교류회 회장의 입가가 씰룩거렸다. 드디어 건수를 잡았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나도 아직 문제를 다 푼 게 아니다.


그냥 헛된 희망을 줘보고 싶어서 잠시 뜸을 들였을 뿐이다.


“틀렸...”

“하지만. 첫 번째 뽑기가 있어야 두 번째 뽑기가 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 두 확률을 곱해야할 것 같아요.”


확률, 분수의 곱하기.


“3/10 곱하기 1/9. 3/90이 되지만. 약분하면 30분의 1이 되겠네요. 아. 소수로 표현해 드려요?”


약분으로 화룡점정. 그동안 월반하며 배웠던 수학 개념들을 모두 활용한 문제 풀이였다.


4학년 애들은 멍하니 회장의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오는지만을 바라보고 있다.


풀이과정을 들어봤자 무슨 말인지 모르니, 결과만을 확인하려는 행동이다.


잠시 얼이 빠졌던 회장의 입에서 이윽고 떨린 목소리가 나왔다.


“정답. 정답이다! 정답이야!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그 정도로 추론할 수 있다니! 믿겠다. 너는 천재가 맞군!”


어찌나 감동했는지 회장은 기립박수를 시전했고, 4학년 학생들은 눈치껏 덩달아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대단하다.”

“똑똑해!”


과시욕과 성취욕이 동시에 풀로 충전되었다.


마치 이세계에 도착한 느낌?


‘아아. 이건 종속 시행이라고 하는 것이다.’를 시전하니 이세계인들이 ‘에에! 대단해~’ 하며 박수를 보내는 것 같은 상황이다.


새삼 내가 입에 달고 다니던 ‘치터’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정점의 DNA’라는 치트 덕에 지금, 교류회의 정점에 오르지 않았는가.


이 능력과 함께라면 나는 앞으로도 남들보다 몇 배나 빠르게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잠시, 그 짜릿한 고양감을 만끽했다.


그런데 회장 아저씨가 다짜고짜 다가와 내 손을 붙잡더니 복도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김 선생. 지금 빈 교실이 어디지?”

“그건 왜...”

“두 번 묻게 하지 말고!”

“오늘이 토요일이니까 아무데나 쓰셔도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 아주 날카로운 지적이었어.”


내가 듣기에는 참으로 븅X같은 대화였다. 회장 아저씨는 흥분한 나머지 머리가 제대로 안 돌아가는 모양이다.


“이봐 김 선생! 2학년 박 선생이랑, 5학년 진 선생, 6학년 이 선생 좀 불러오게.”

“왜 부르시는지...”

“재미있는 아이를 발견했다고 전하게. 가르칠 맛이 있어!”


교류회 회장의 손이 덜덜덜 떨렸다. 그는 흥분을 숨기지 않으며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이런 아이를 찾고 있었다고. 수업 잘 듣는 아이들을 넘어, 스스로 추론하고 공부를 즐길 수 있는 아이들을 말이야. 흐흐흐. 이 아이는 과연 어디까지 스스로 깨우칠 수 있을까? 무슨 교재를 준비해야 하지?”


보통 한 분야를 통달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미쳐야 한다고 말을 하곤 한다.


그런데 그 말은 잘못된 거 같다. 저 사람을 보면 공부에 미친놈이 아닌, 그냥 미친놈으로 보이니까.


‘어떻게 공부 잘하는 학생을 보고 흥분할 수가 있지?’


유망한 아이들 정보를 수집하던 것은 단순히 학교 진학 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들의 진짜 목적은 나 같은 아이를 찾는 것이었다. 나머지는 겸사겸사 진행하는 부산물일 뿐.


똑똑한 아이들을 찾아 자신들의 가르치고 싶은 욕구를 부딪힌다라. 참으로 변태 같은 집단이 아닐 수가 없다.


교류회 회장은 산더미 같은 참고서를 들고 오더니 따발총 같이 수학 이론들을 쏟아냈다.


과연 언제쯤 집에 갈 수 있을까를 계산하고 있던 도중, 회장이 불렀던 선생들이 도착했다.


그들 역시 산더미 같은 참고서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탐욕에 번들거리는 눈으로 나에게 질문했다.


“천재라고?”

“일단은요. 그런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해보니까 굳이 천재가 아니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


그들은 개쩌는 장난감을 발견한 것처럼 돌아가면서 수업을 진행했고, 때로는 합동공격을 펼치기도 했다.


‘X발. 내가 이긴 거... 맞지? 맞겠지?’


내가 대학생이었으면 대학원생으로 잡혀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날 교류회는 이례적으로 해가 저물도록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댓글과 추천 선호작은 언제나 제게 큰 힘이 됩니다.


비가 많이 오네요. 다들 우산 잘 챙기셔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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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8 kj******..
    작성일
    22.06.30 16:04
    No. 1

    전개가 시원시원하고 재밌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4 so****
    작성일
    22.12.15 14:00
    No. 2

    영어는 공부 좀 해야할 듯 싶은데.. 밑천이 금방 드러나겠어요. 수준이 말이야.. 그런데 회사 대리급이면 토익이나 토플 공부도 안하고 어떻게 들어간건가요? 거 참 신기하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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