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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구. 님의 서재입니다.

정점의 DNA로 뉴 스타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서지구.
작품등록일 :
2022.05.11 21:31
최근연재일 :
2023.01.01 00:00
연재수 :
203 회
조회수 :
207,644
추천수 :
3,569
글자수 :
1,721,531

작성
22.06.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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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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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6쪽

서열정리 2

DUMMY

정점의 DNA로 New Start


39화



분노를 숨기지 않고 포효했건만 다빈의 반응은 떨떠름했다.


“갑자기 옥상은 왜? 뭐하게?”


젠장. 꼬맹이들은 일차원적인 사고밖에 못한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


엉겁결에 내 말의 의도를 조곤조곤 설명하게 생겼다. 그것도 화가 난 상태에서.


“너는 내가 아팠으면 좋겠지?”

“그래!”

“그래. 얼마든지 싸워 줄 테니까. 옥상으로 따라오라고. 참고로 니가 데려올 수 있는 놈들은 다 데려와도 좋아.”


녀석은 범의 아가리에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신나서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니가 그러자고 한 거다? 말 바꾸기 없다?”

“그래.”


삼길초에 피바람은 한 번으로 족하니까.


“아. 구경꾼은 안 돼. 싸울 놈들만 데려와.”


보는 눈이 많으면 곤란하다. 지금부터 있을 싸움은 비밀리에 진행돼야 한다. 그래야 뒤처리가 편하다.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려고 하니, 누군가 나를 붙잡았다.


“야!”

“아 또 왜! 뭐! X발 왜! 이다빈!”


욕을 한바탕 퍼부으니, 이다빈이 빼액 소리를 질렀다.


“아니! 내가 안 불렀어!”


그러고 보니 목소리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손을 들고 발언권을 기다리고 있는 광언이 보였다.


“왜?”

“선배님한테 들은 건데. 우리 학교 옥상은 항상 잠겨있대.”

“...”


생각해보니 그렇다. 이곳은 말죽거리가 아니라 삼길동이다. 유서 깊은 학교에서 위험하게 옥상을 열어둘 리가 없다.


‘X발 쪽팔리게.’


“그렇다는데?”

“X발 그럼 학교 뒷산에서 싸우던지! 빨리 오기나 해! 30분까지 와!”


깐족거리는 이다빈의 모습이 꼴 뵈기 싫어, 침을 툭 내뱉고 뒷산으로 향했다.


이다빈 이 녀석. 나를 부끄럽게 만든 죄는 톡톡히 치러줘야겠다.


이를 갈며 이동하고 있자니, 멀리서 한 아이가 찾아왔다. 가끔 공놀이를 같이 하던 반 친구였다.


“상혁아. 괜찮아? 선생님 불러줄까?”


역시. 아직 대한민국의 미래는 희망이 있는 걸까.


그래도 정상적으로 나를 챙겨주는 녀석이 있어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그보다 선생을 부른다고? 원만한 뒤처리를 위해서 선생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 일을 더 키우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을 테니까.


“좋아. 45분. 아니다. 40분에 선생님한테 뒷산에 좀 와달라고 해줄래?”


싸움 약속을 30분에 잡았다. 녀석들을 정리하는데 15분은 과하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5분 컷도 가능할 것 같은데 할게 좀 있어서 넉넉하게 불렀다.


그런데 그 아이는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지금 말고? 괜찮을까? 쟤네 무서운데.”


‘내 팔, 다리에 내재된 근육을 보여줘야 안심을 하려나’


그냥 조금 더 설득해보기로 했다.


“응. 지금 말고 40분. 우리 담임인 공아린 선생님 불러줘, 그럼 내가 공중제비보다 신기한 거 보여줄게.”

“진짜? 진짜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교실로 돌아왔다. 이걸로 뒤처리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남은 건 무자비한 폭력, 그리고 서열정리일 뿐이다.


다빈이 몇 명을 데려오건 걱정 따윈 안 된다. 그래봤자 상대는 초등학생, 이 몸은 정점이다.


이따가 장기자랑으로 뭘 보여줘야 할지에 대해 걱정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다.


“공중제비보다 신기한 게 뭐가 있더라?”


여차하면 공중제비 두 바퀴를 뛸 생각을 해야겠다.


* * *


정확히 10분이 지났을 즈음, 한 무더기의 꼬맹이들이 뒷산 공터로 들어왔다.


그 필두에는 이다빈과, 조금 귀티나게 생긴 남자애가 있었다.


“박상혁! 오늘이야말로 우리 엄마의 복수를 해 주마!”


귀티나게 생긴 녀석의 손가락질을 시전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상대 머릿수를 확인했다. 기특하게도 광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우. 스물여덟. 거의 서른이나 되네?”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였기 때문에 1 vs 30 같은 거에 로망을 가지고 있다.


설마 살면서 1 vs 30을 하게 될 줄이야. 그것도 30측이 아닌 1측이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야! 무시하지 마!”


귀티 꼬맹이가 빽빽 성질을 부린다.


“내가 그쪽 엄마한테 뭐를 했다고 그러냐?”


흠. 생각해보자. 이다빈이 눈치를 보고 있으니까 저 녀석 보다는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는 뜻이고.


최근에 치욕을 당한 아줌마라...


“혹시 너네 엄마가 어머니회 꼴등이시니?”

“7등이다!”


제대로 짚은 것 같다. 그리고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였는지도 알 수 있었다.


고작 이다빈 따위가 지갑을 털어서 모았다고 치기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분명 유복한 집에서 자란 저 녀석이 힘을 좀 쓴 것으로 보인다.


‘3명에 한 판씩 피자를 사줘도 이게 다 얼마야. 주동자 2명을 빼도 족히 10만원 가까이는 나오겠는데?’


고작 나 하나 잡자고 그 정도를 쓰다니. 참 돈도 많다.


참고로 내 지갑에도 저 정도 돈은 있다.


그러니 역으로 녀석들을 매수해서 주동자들을 조지는 방법도 있지만.


‘그건 멋이 없잖아. 돈도 아깝고.’


그런데 낭비하라고 주신 돈이 아니다. 엄마가 고생해서 번 돈은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써야한다.


“하하. 무섭냐! 그러니까 적당히 까불었어야지! 어머니회 7등의 아들! 임도ㅈ”

“야! 됐고! 빨리 덤비기나 해!”


학기 초라 그런지 처음 듣는 이름이 많다.


학년 부장 김동규라던지, 담임 공아린이라던지, 우리 반 빌런 이다빈이라던지.


정점에 이른 내 두뇌가 어련히 기억은 하겠지만, 그래도 정신적인 피로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금방 맞고 쓰러질 녀석 따위의 이름은 듣고 싶지 않았다.


“이씨! 애들아! 때려!”


명령이 떨어지자 애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진형이고 대형이고 없는 전형적인 애들 싸움 방식이다.


“그래. 빨리 맞고 빨리 끝내자.”


나는 걷기의 DNA와 반격의 DNA를 활성화시켰다.


다리와 팔에 내재되어 있던 근육이 폭발하듯 튀어 나왔다.


크게 포효하며 한 마리의 야수처럼 질주해 주먹을 꽂아 넣으려던 찰나. 불현듯 걱정거리가 떠올랐다.


‘전력을 다해도 되려나?’


평범한 초등학생을 상대로 싸운 적이 없기 때문에 손대중이 안 되었다.


사람이랑 싸운 것도 예전에 홍 사범이랑 싸웠던 게 마지막.


반면 그 사이 나의 근육은 무럭무럭 자랐고, 나의 전투력은 측정 불가 수준이 되었다.


아무리 사자는 토끼를 상대할 때도 전력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내가 그랬다가는 애들이 진짜 어디 한 군데 부러질까봐 겁이 났다.


이런. 너무 강한 것도 생각보다 귀찮은 법이었다.


“어이! 자신이 여기서 제일 강하다 싶은 사람 손!”

“나다! 으아아!”


마침 가까이 있었다. 나는 사양하지 않고 녀석의 옆구리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아악! 윽... 뿌에에엥. 엄마아아!”


손속이 과했던 모양이다. 옆구리를 부여잡더니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찾고 있다.


“미안. 다음 사람은 좀 덜 아프게 때려 볼게.”


그러나. 그 다음 사람도.


“아파! 아파! 아프다고!”


그 다음의 다음 사람도.


“흐어어어엉. 그냥 피자 안 먹을래. 엉엉.”


그 누구도 한 대를 넘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분명 팔에 힘을 점점 빼고 있는데도 효과가 없자 미안함을 넘어 어이가 없기 시작했다.


“아니. 너희들이 너무 약한 걸 어떡하냐?”


약간 재수 없는 캐릭터가 뱉을만한 대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물론 나도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녀석들도 나를 둘러싸고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냥냥펀치를 날렸다.


맷집 관련 DNA는 개방이 안 되었던 지라 평범하게 아팠다.


그런데 주먹을 휘두르다 보니 이미 8명 이상이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고.


이를 본 다른 녀석들은 겁을 먹어 제자리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아직 스무 명이나 남았는데 말이다.


‘뭔가.. 내가 기대했던 30대 1 싸움이랑은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은데?’


어쩌면. 30대 1이라는 무용담도 실제로는 별 것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김이 팍 세네.”


크리스마스 날 산타 분장을 하고 있는 엄마를 본 것 같은 심정이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근처에 있는 녀석의 허벅지에 발차기를 날렸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일단 시작한 이상 다 쓰러트릴 생각이다.


가만히 있어도 맞는다는 걸 깨달은 잔당들이 열심히 달려들었지만 소용없었다.


점점 몸이 풀리기 시작했고, 내 스텝은 점점 상대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괴... 괴물!”

“뭐야. 얘. 무서워!”


나중 가서는 놈들의 주먹이 내 몸을 스치지도 못했다. 반면 내 주먹은 착실하게 상대의 몸통에 꽂혔다.


결국 덤벼들었던 녀석들이 모두 땅에 등을 댄 다음에야 내 주먹질도 끝이 났다.


“뭐. 이런 거지. 초등학생한테 너무 많은 걸 바랐던 모양이야.”


어느 정도 상쾌한 기분이 된 나는, 쓰러진 녀석들을 내려다보았다.


“자 애들아. 다른 사람 부모를 놀리면 안 되는 거야. 알겠니?”

“...”


대답이 없다. 내가 말을 하나 빼먹은 탓이다.


“대답 안 하는 놈들은 한 대 더 맞는다?”


그 때가 되어서야 이곳, 저곳에서 사과가 터져 나왔다.


“미안!”

“앞으로 안 할게! 때리지만 말아줘!”


이제 녀석들도 함부로 남의 부모를 입에 올리지 못할 것이다.


예로부터 훈장님이고 선생님이고 괜히 매를 든 게 아니다. 이게 진정한 K-훈육이 아닐까?


나는 이 기회를 빌어 애들의 정신머리를 뜯어 고치기로 했다.


“애들아 다른 사람을 괴롭히면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그렇지. 맛있는 걸 사준다고 누구를 때리면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오늘의 교육이 모두에게 행복한 결과를 가져다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쟤네들은 빨리 철들어서 좋고, 다른 애들은 괴롭힘 안 당해서 좋고. 서로 윈윈 아닌가.


“자 애들아. 그럼 이제 눈 좀 감고 있어볼래?”

“왜...요?”

“걱정 마. 너희는 안 때릴 게. 잠시 눈 감고 쉬고 있어.”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초등학생이 보기엔 조금 과격할 수 있다.



이제 이 일의 주동자를 손 볼 시간이다.


일진들은 잘 모르고 따라온 죄밖에 없으니 이 정도로 끝나지만, 주동자들은 다르다.


작정하고 남의 부모를 들먹인 놈들이니 그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애들이 모두 눈을 감았음을 확인한 뒤, 이다빈을 향해 이동했다.


두 사람의 표정은 겁에 질렸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있다.


눈앞에서 26명이 쓰러지는 걸 본 만큼, 상황이 진즉에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있을 터.


“할 말 있는 사람?”


말 끝나기가 무섭게 이다빈이 손을 번쩍 들었다.


“상혁아 미안. 내가 잘못했어. 나도 엄마가 시켜서 한 거야. 다신 안 그럴게.”


꽤나 절박해 보인다. 바라던 대답을 들었으니, 녀석의 팔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끄아악! 사과 했잖아. 흑.”

“내가 물어보기 전에 했어야지. 아니면 내가 쟤들을 때려눕히기 전에 하거나.”


오늘 일로 다빈이는 2가지 교훈을 배울 것이다.


아가리는 상대를 봐 가면서 놀려야 한다는 점. 사과에도 때가 있다는 점.


모두 사회생활에 피가 되고 땀이 되는 교훈이니 나중에 나한테 감사할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나는 여전히 바닥에 누워 눈물을 흘리고 있는 다빈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일어서. 내가 일으켜줄게.”


다빈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났고, 나는 그의 허벅지에 로우킥을 날렸다.


“악! 용서해준 거 아니었어?”


아니다. 누워 있는 애를 때리기는 뭐 해서 일으켜 세웠을 뿐이다.


감히 누구보고 더럽게 돈을 번다고 했는데 고작 한 대로 넘어갈 생각을 했단 말인가.


지금 다빈의 표정에는 다양한 감정이 솟구치고 있다.


두려움, 억울함, 절망. 과연 저게 사과하고 싶다는 사람이 가질만한 마음가짐일까?


그 감정들이 모두 ‘미안함’으로 바뀔 때까지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 일어나.”

“싫어! 때릴 거잖아.”

“난 좋게 해결하려 그랬다? 주먹질을 선택한 건 너고.”


‘이게 어딜 책임을 전가하려고 수작질이야.’


몇 차례의 (육체의) 대화를 마친 뒤, 이다빈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낼 수 있었다.


자 이제 한 놈 남았다. 임도 어쩌구. 내가 다가가자 녀석은 풀썩 주저앉았다.


“살다보면 언제나 자기편이 꼭 착한 편인 건 아니더라고.”

“... 무슨 말이야.”

“너희 엄마 말이라고 무작정 믿지 말라는 이야기야.”


아들한테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부모는 드물다. 아이는 그 모습에 잘못된 가치관을 형성하고.


이건 진심 어린 충고였다. 녀석이 바르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하지만 8살짜리가 그 이치를 깨달을 리 없다.


“우리 엄마 욕하지 마! 아빠도 없는 게!”


그래. 그럴 줄 알았다. 그래서 충격요법도 준비해 두었다. 어려운 조언과 다르게 효과도 직빵이다.


“너도 아빠 없는 꼬마 되고 싶어?”

“뭐?”

“아빠랑 영영 못 만나게 해 줄까?”

“거짓말! 우리 아빠 진짜 세거든!”


거짓말 맞다. 감옥 갈 것도 아닌데 내가 사람을 왜 없앤단 말인가.


하지만 꼬맹이한테 겁을 주기에는 충분한 말이다.


나는 주변에서 굵은 나뭇가지 하나를 찾아 가져왔다. 성인들도 쉽게 부러트리지 못할 굵기였다.


“잘 봐. 끄으으으응!”


나뭇가지가 점차 휘어짐에 따라, 녀석의 입이 떡하니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뭇가지가 쩌적 소리를 내며 둘로 갈라졌다.


“다시 한 번 물을게. 너도 아빠 없는 집 꼬마 해볼래?”


대답은 녀석의 하반신에서 흘러 나왔다. 노란 액체와 함께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왔다.


“다른 사람의 가정사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거 아냐. 그것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훈계를 마치며 녀석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녀석은 머리를 붙잡으며 앞으로 쓰러졌는데, 안타깝게도 그곳엔 따뜻한 액체가 먼저 자리하고 있었다.


이걸로 서열 정리는 확실하게 끝이 났다.


저 녀석들은 두 번 다시 내게 이빨을 세우지 못할 것이다.


‘뭐. 또 이빨을 세워도 다시 부수면 그만이고.’


평안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에 한 걸음 다가갔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슬슬 선생님이 올 때가 된 거 같은데.”


과거로 돌아와서 가장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핸드폰을 못 들고 다닌다는 점이다.


슬슬 하나 둘 출시되곤 있지만 애들 손에 떨어질 정도로 흔한 물건은 아니다.


아쉬운 대로 두뇌에게 시계 역할을 시키고 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샘숭이 조금 더 힘내기를 바라야할 것 같다.


“자! 다들 눈 뜨고 일어난다 실시!”

“실시!”


슬슬 뒤처리를 하기 위해 녀석들을 일으켜 세웠다.


나는 연극 감독이라도 된 것처럼 녀석들의 배치나, 동작을 정해주었다.


주로 녀석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느낌이다.


이를 감상하던 나는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고, 내 몸을 흙바닥에 던졌다.


이 느낌 오랜만이다.


“갑자기 왜 저러지?”

“나도 몰라.”


꼬맹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지만, 나는 열심히 옷과 얼굴에 흙을 묻힐 뿐이다.


저 멀리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성인 여성과 꼬마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도 들렸다.


나는 두 사람이 현장에 도착할 시간을 계산하고, 속으로 타이밍을 쟀다.


그동안 숨겨왔던 내 연기력을 뽐낼 시간이다.


“애들아!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니?”


셋, 둘, 하나. 우리 담임 공아린이 현장을 목격했을 즈음. 나는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애들아! 괴롭히지 마! 으아아아아앙.”


28명이나 되는 꼬맹이의 표정이 하나같이 썩어들어갔다.


방금까지 쳐 맞기만 했는데, 어느새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저희가 안 했어요!”

“저희가 맞은 거에요!”


녀석들은 열심히 항변을 해봤지만 정신이 똑바로 박힌 어른이라면 1명이 28명을 때렸다는 말을 믿을 리가 없었다.


공아린 선생님의 얼굴이 빨개지며 분노로 물들었다.


“이 녀석들! 다들 손들고 서 있어!”


아직 열정이 넘치는 교사답게, 자기 학생이 괴롭힘 당하는 걸 보고만 있지 않았다.


어찌나 거세게 화를 내는지, 열기가 뜨끈뜨끈할 정도다.


‘아. 이 몸의 연기력이란.’


안 그래도 완벽한 사람이 연기까지 잘하다니 세상 참 불공평한 거 아닌가?


이러다 나중에 배우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 낄낄.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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